영락 16년 무술년 11월 초하루부터 여드레째 되는 갑인일에, 국왕 신(臣, 태종의 이름)이 재배하고 머리를 조아려 삼가 책문을 받들어 올립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성스럽고 신묘함은 비록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으나, 신하와 자식의 정으로 반드시 아름다운 칭호를 높여야 합니다. 이에 떳떳한 법도를 들어 효심을 펼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상왕 전하(태종)께서는 높으신 지혜는 하늘에 짝하고, 넓고 두터우심은 땅과 같습니다. 조상(태조)을 도와 나라를 여셨고, 적장자(嫡長子)를 높여 성업을 지키셨습니다. 덕은 모든 왕보다 으뜸이시니, 순(舜)임금과 문(文)왕의 본성과 같고, 공은 만대에 높으니, 탕(湯)왕과 무(武)왕과 더불어 부합합니다.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정성을 돈독히 하셨고, 큰 나라를 섬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