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永樂) 10년 임진년(壬辰年, 1412년) 6월 갑인삭(甲寅朔) 25일 무인일에 순덕대비(順德大妃)께서 훙서(薨逝)하셨다. 이에 8월 초8일 경신일에 후릉(厚陵)으로 좌정(座定, 신주를 모시는 것)하게 되니, 예(禮)에 따른 것이다. 빈궁(殯宮)은 새벽을 향하고, 영거(靈輴, 영구차)는 떠나려 하니, 별과 달이 처참하게 어지럽게 늘어서 있고, 의장(儀仗)은 엄숙하게 종횡으로 벌어져 있다. 우리 성상(聖上, 태종)께서는 왕후(王后)의 의(義)를 중히 생각하시고, 장례를 치르는 정성을 깊이 하셨다. 이에 책문(冊文)을 짓게 하여, 아름다운 명성(休聲)을 기록하게 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오직 우리 대비(大妃)께서는,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나셨네. 하늘이 내린 진실한 성품으로, 정숙하고 아름다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