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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시호 옥책문(숙종 7년 신유년)

集賢堂 2024. 12. 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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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維歲次) 신유년(辛酉年, 1681년) 12월 경진삭(庚辰朔) 초이레 병술일(丙戌日)에 효증손(孝曾孫) 사왕(嗣王) 신(臣, 숙종의 이름)이 삼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말씀을 올립니다.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아름다운 이름을 내리는 것은, 남긴 은택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음을 보이는 것이고, 절의와 은혜로 시호를 올리는 것은, 이미 신주를 옮긴 뒤에 빠진 의식을 추행(追行)하는 것입니다. 책보(冊寶)가 이에 진열되었으니, 신과 사람이 모두 기뻐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공정온인순효대왕(恭靖溫仁順孝大王, 정종의 시호)께서는 어려운 시기에 업적을 이루셨고, 중화(重華, 요순시대의 태평성대)에 합당한 도를 행하셨습니다. 나라의 큰 계획을 도우시어, 온갖 어려움과 험난함을 겪으셨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려는 큰 용기를 품으시고, 겸손하고 공손하게 물러나 지키셨습니다. 위엄 있는 이름은 정벌(征伐)의 때에 드러났고, 아름다운 명성은 몸을 닦으시는 때에 나타났습니다. 왕실에 어려움이 많을 때, 다행히 나라의 큰 보배(왕위)가 돌아갈 곳이 있었습니다. 옥송(獄訟)과 노래(백성들의 즐거움)는, 으뜸가는 어진 이(元良, 태종)에게 의지한 것입니다. 깊이 침묵하고 휴식하심은, 순수한 믿음이 저절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크게 드러내고 크게 이으심은, 효자의 뜻을 이으려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때로는 숨고 때로는 나아가심은, 성인의 상황에 맞는 지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왕위를 내려놓고 한가로이 지내심은, 지극한 덕은 태백(泰伯, 주나라 태왕의 장남으로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함)에 비할 데가 없고, 어려움을 무릅쓰고 큰일을 남기심은, 태평성대가 이미 진왕(晉王, 사마의)에게 속하게 된 것과 같습니다. 팔짱을 끼고서 만세의 편안함을 정하시고, 짚신을 벗어 던지듯 왕위를 내려놓고 20년의 즐거움을 누리셨습니다.

돌아보건대 신령한 공적은 전후에 드물고, 겸손한 빛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으셨으나, 묘제(廟制)는 여전히 부족하고, 아름다운 칭호 또한 빠져 있었습니다. 왕의 법도가 갖추어지지 않음은, 비록 여러 대에 걸쳐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나, 종묘의 일은 지극히 엄중하니, 어찌 평범한 법도를 함부로 바꿀 수 있겠습니까? 남은 백성들의 바람은 예로부터 있었고,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는 것은 지금에 있습니다. 예에 어긋나는 일이 없어야 백성들이 의혹하지 않을 것이니, 진실이 있는 자는 이름이 반드시 얻어지는 것이니, 여러 사람의 억눌렸던 마음이 이제야 펼쳐집니다. 무공(武烈)과 문덕(文謨)을, 어찌 네 글자로 다 형용할 수 있겠습니까? 깊은 인(仁)과 큰 생각은, 오히려 여러 종친들에게 드러내어 밝히기를 원합니다. 옛 문헌을 참고하여 정성을 다하고, 감추어진 기록을 바로잡아 아름다움을 돌려드립니다.

삼가 신 의정부(議政府) 영의정(領議政) 김수항(金壽恒)을 보내어 옥책(玉冊)을 받들어 존시(尊諡)를 더하여 의문장무(懿文莊武)라 하고, 묘호(廟號)를 정종(定宗)이라 합니다. 바라옵건대 밝은 거울을 드리우시어, 신의 작은 정성을 헤아려 주시어, 우리 자손을 보우하시어, 신령한 은혜를 베푸시되 어긋남이 없게 하시고, 마치 그 좌우에 계신 듯이, 밝은 빛을 끝없이 비추어 주소서. 아! 슬프도다! 삼가 말씀드립니다.

대제학(大提學) 신 이민서(李敏叙)가 짓다.

추가 설명:

  • 추상 시호(追上諡號): 이미 내려진 시호에 추가로 시호를 올리는 것.
  • 유세차(維歲次): 해의 차례를 나타내는 의례적인 문구.
  • 효증손(孝曾孫): 효성스러운 증손자. 숙종이 정종의 증손자임을 나타내는 표현.
  • 기조(旣祧): 신주를 종묘에서 옮겨 모신 뒤. 왕의 신주는 종묘에 영구히 모셔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시게 된다.
  • 중화(重華): 요순시대의 태평성대를 비유하는 말.
  • 원량(元良): 으뜸가는 어진 사람, 여기서는 태종을 가리킨다.
  • 태백(泰伯): 주나라 태왕의 장남으로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한 고사 속 인물.
  • 진왕(晉王): 사마의. 삼국시대 위나라의 권신으로, 후에 손자인 사마염이 진나라를 건국하였다.
  • 탈사(脫屣): 짚신을 벗어 던지듯 왕위를 내려놓는 것을 비유하는 말.
  • 이 기(二紀): 24년. 1기는 12년이므로, 2기는 24년이다. 정종이 상왕으로 지낸 기간을 의미한다.
  • 묘제(廟制): 종묘의 제도.
  • 휘칭(徽稱): 아름다운 칭호, 여기서는 시호를 의미한다.
  • 왕장(王章): 왕의 법도.
  • 누조(累朝): 여러 대의 임금.
  • 종사(宗事): 종묘의 일.
  • 유민(遺民): 남은 백성.
  • 욕의(縟儀): 성대한 의식.
  • 미침(微忱): 작은 정성.
  • 영광(靈貺): 신령한 은혜.
  • 불칙(不忒): 어긋남이 없음.
  • 소경광(昭耿光): 밝은 빛을 비춤.

이 옥책문은 숙종이 정종에게 시호를 추가하고 묘호를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종의 공덕을 기리는 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시호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이제라도 제대로 된 시호와 묘호를 올리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 정종의 겸손함과 덕,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종묘의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제라도 의례에 맞게 정종을 기리게 되어 다행이라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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