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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지 夷堅志 54

1.1.2.4.23 - 이견지 갑지 제2권 - 동파 소식과 산곡 황정견이 그림에 시를 쓰다

동파 소식과 산곡 황정견이 그림에 시를 쓰다東坡山谷題畵 연저(燕邸) 래주(萊州: 현재 산둥성 라이저우시)의 양천공(洋川公) 집안에서 고금(古今)의 그림을 10책(冊)으로 장황(裝潢: 작품의 보존을 위해 족자나 서책으로 만드는 것)하고 있었는데, 동파(東坡) 소식(蘇軾)이 공의 집을 지나다가 이를 위해 제첨(題簽: 책 따위의 표제)을 써주고, 아울러 책 뒤에 다음과 같이 썼다. "높다란 집과 깨끗한 벽 사이에 지내니 뜻을 펴거나 접는 일로 수고하지 아니하고, 밝은 창가와 깨끗한 의자에서 지내니 앉거나 눕는 일에 편안하다네."[高堂素壁 無舒卷之勞 明窗淨几 有坐臥之安] 그리고 왕애(王靄)의 그림인 '여래출산상(如來出山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머리털은 이리저리 흩어져 있고, 귀는 곧게 섰구나. 어느 곳에..

1.1.2.3.22 - 이견지 갑지 제2권 - 제의가가 어머니를 구하다

제의가가 어머니를 구하다齊宜哥救母 강음(江陰: 현재 장쑤성 장인현)에 사는 제삼(齊三)의 아내 구씨(歐氏)는 아이를 낳는 것이 순조롭지 못하여 거의 죽을 뻔하였으나 겨우 죽음을 면하였다. 부부에게는 의가(宜哥)라 불리는 자식이 하나 있었다. 나이는 여섯 살이었는데, 총명해서 사물의 이치에 밝았다. 의가는 자신의 어머니가 괴로워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의가는 한 노인을 찾아뵈어서, 어떤 방법을 쓰면 어머니가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여쭈었다.) 노인이 말하기를, "다만 도가(道家: 중국 선진 시대에 노장老莊 일파의 허무虛無ㆍ염담ㆍ무위無爲의 설을 따른 학자의 총칭)의 '구천생신장(九天生神章: 총칭은 영보자연구천생신삼보대유금서靈寶自然九天生神三寶大有金書로서, 도교 경전인 영보경靈寶經의 일부이..

1.1.2.2.21 - 이견지 갑지 제2권 - 종립본의 어린아이

종립본의 어린아이宗立本小兒 종립본(宗立本)은 등주(登州 )황현(黃縣: 현재 산둥성에 속함)사람이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행상(行商)으로 생업을 이루었는데, 그는 나이가 들도록 자식이 없었다. 소흥(紹興)28년(1158년) 한여름, 그와 그의 부인이 비단을 팔려고 유주(濰州): 현재 산둥성 웨이팡시)에 있으면서 장차 창락昌樂: 현재 산둥성에 속함)에 가고 있었다. 밤중에 수레를 몰고 길을 가다가 부득이 한 옛 사당에서 밤을 보냈다. 하인들은 몽둥이를 들고 경비를 섰다. 다음날 아침, 잠자리에서 식사를 마치고 길에 오르는데, 여섯 일곱 살 되어보이는 어린 아이가 앞에 막아서며 절을 하였다. 그 아이의 말은 영민하여 기뻐할만 하였다. 아이가 어느 집안 사람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었더니, 아이가 대답하였다. ..

1.1.2.1.20 - 이견지 갑지 제2권 - 장씨의 부인

​장씨의 부인張夫人 장자능(張子能)의 부인 정씨(鄭氏)는 참으로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그러나 장자능이 태상박사(太常博士)가 되었을 당시, 정씨는 병이 들어 죽고 말았다. 정씨가 죽기 전에 남편과 사별하며 말하였다. “제가 죽으면 서방님은 꼭 재혼을 하옵고, 다시는 저를 생각치 마세요.” 장자능이 울면서 말하였다. “어찌 차마 그렇게 하겠소.” 정씨가 말하였다. "경솔히 하신 말씀을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하늘을 두고 맹세하세요." 장자능이 말하였다. "나는 이 약속을 어기지 않으리다. 만일 어긴다면 마땅히 엄인閹人: 성불구자이 될 것이며 편안한 죽음도 맞이할 수 없을 것이오." 정씨가 말하기를, "내가 죽으면 그대가 변할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바라건대, 나의 시신을 빈 방에 두고, 한 사람도 지켜..

1.1.1.19.19 - 이견지 갑지 제1권 - 한군왕이 요속을 추천하다

한군왕이 요속僚屬을 추천하다韓郡王薦士 소흥紹興 중기, 한세충韓世忠이 추밀사樞柄직에서 해임되어, 집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항상 머리에 일자건一字巾을 쓰고, 잘 달리는 건강한 노새를 타고서 호산湖山 일대를 두루 노다니는데, 겨우 동복童僕 네다섯 사람을 데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다녔다. 그 당시 자字가 회숙晦叔인 이여회李如晦라는 자가 초주楚州 막료幕官의 신분으로 서울에 와서 진급을 하려는데, 추천자 한 명이 적어서 어찌할 바 몰라 안절부절하며 걱정했다. 당시는 마침 따듯한 봄날이라,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천축사天竺寺에 같이 유람하기로 약속하였는데, 이여회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사양하였다. 모두 말하기를, “야외에 나가 근심을 푸는 것도 좋을 것 같네.”라고 하며 강제로 그를..

1.1.1.18.18 - 이견지 갑지 제1권 - 흑풍대왕

흑풍대왕黑風大王 분음汾陰: 산시성 분양현후토사后土祠: 대지의 신 황지기를 모신 사당는 분수汾水남서쪽 10리 거리에 있다. 앞으로 황하洪河가 흐르고, 산에 의지하여 사당을 지었는데, 대체로 한당漢唐때의 옛 터이다. 궁궐宮闕이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소흥紹興연간에 금나라에 함락되었다. 여진女真통군統軍흑풍대왕黑風大王이라는 자가 군사 수만을 이끌고 양梁, 익益땅을 공격하고자 사당 앞에 주둔하였다. 이와중에 오물을 마구 버려 쌓인 것이 언덕과 같이 되었지만 금나라 병사들은 청소하지 않았다. 어느날 저녁에 흑풍대왕이 술에 취해 전각寢閣에 들어가 황지기의 모습을 보고 음란한 짓을 하려고 하였다. 좌우 사람들이 말렸으나 듣지 않았다. 그가 십여 명의 노예를 거느려 곧장 들어갔는데, 눈을 들기도 전에 불빛이 환하니 연기가 ..

1.1.1.17.17 - 이견지 갑지 제1권 - 왕천상

왕천상王天常 신종神宗 원풍元豐: 1078년~1093년에 쓰인 연호 연간, 서울京師에 왕천상王天常이라는 부자가 살았는데, 고노왕高魯王 집안의 사위였다. 어느날 밤 꿈에서 그는 두 사람에게 붙잡혀 한 곳에 이르렀다. 눈을 가리고 노천에 앉아 있게 해서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엿볼 수 없었다. 그들은 “우리는 문서를 조사한 후에 다시 오겠소.”라고 하고는 가버렸다. 왕천상이 두루 살펴보니 매우 높은 궐문 현판에 ‘삼곤성三坤城’이라고 쓰여있었다. 뜰에 형구를 찬 자들이 많았는데, 모두 승려, 도사, 비구니였고, 옥리들이 지키고 있었다. 다시 앉아 시간을 때우는데, 그들이 급히 달려와서는 같이 임금이 있는 공부公府에 들어갔다. 임금은 조복을 입고 앉았으며, 여러 관리들이 모시고 서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물었는데, ..

1.1.1.16.16 - 이견지 갑지 제1권 - 석씨의 딸

석씨의 딸石氏女 서울에 사는 석씨石氏라는 백성이 찻집을 열었는데, 어린딸을 시켜 차를 대접하게 하였다. 일찍이 정신병을 앓고 있는 거지가 있었는데, 몸에는 때가 끼고 옷도 남루하였다. 그가 가게에 들어와 음료를 구했다. 딸이 공경히 차를 대접하고서 찻값을 받지 않았다. 이렇게 한달이 지났는데, 아침마다 좋은 찻잎으로 대접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보고서 화를 내며 거지를 내쫓고, 딸을 때렸다. 딸은 개의치 않고 대접할 때에 주위를 살피기를 신중히 하였다. 다시 여러 날이 지나, 거지가 찾아 와서 딸에게 말하기를, “내가 남긴 찻물을 그대는 마실 수 있겠소?”라고 하였다. 딸은 그 차가 더러운 것이 싫어서, 잠시 땅바닥에 두었는데, 곧 기이한 향내음이 풍겨왔다. 이에 흔쾌히 마셔보니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건강..

1.1.1.15.15 - 이견지 갑지 제1권 - 개에 관한 기이한 일

개에 관한 기이한 일犬異 금나라 천회天會 14년1136년 4월 중경中京: 하북 평천 동북에 비가 조금 내렸는데, 크게 천둥이 울리고 벼락이 쳤다. 수십 마리의 개들이 강에 다투어 달려가 빠져 죽었는데, 구해낸 것이 겨우 한 두마리 뿐이었다. 원문 金國天會十四年四月,中京小雨,大雷震。群犬數十,爭赴土河而死,所可救者才一二耳。

1.1.1.14.14 - 이견지 갑지 제1권 - 술 담는 낙타와 향연 담는 거북

술 담는 낙타와 향연 담는 거북酒駝香龜 송나라 황제 휘종徽宗에게 옥으로 만든 낙타 모양 술병이 있었는데, 크기는 대략 12CM四寸 정도이고, 몇 말이나 술을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향을 담는 거북도 있었는데, 크기가 주먹만하고 자석영과 같이 빛이 났다. 매번 향을 피울 때에 거북의 입에 향불을 대면, 연기가 거북 안으로 다 들어갔다. 황제가 유람을 갈 때에는 꼭 두 보물을 밀랍으로 봉해서 가지고 갔다. 밀봉을 풀면 술병에서는 술을 따라서 마실 수 있고, 거북에서는 향이 품어져 나왔다. 궁궐에 원래부터 저러한 물건이 없었는데, 누군가는 도사道士 임영소林靈素가 바친 것이라 한다. 원문 徽廟有飲酒玉駱駝,大四寸許,貯灑可容數開。香龜小如拳,類紫石而瑩。每焚香以龜口承之,煙盡人其中。二器因以黃蠟,遇遊幸必懷以往。去窒蠟即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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