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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전집(東坡前集) 권26(卷二十六) 표 16수, 계 11수

集賢堂 2024. 12.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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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제용도각학사표(謝除龍圖閣學士

)"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용도각 학사(龍圖閣學士)의 직책을 받고 항주(杭州)의 지주사(知州事)로 임명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성은(聖恩)을 입어, 신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지방관 요청에 따라, 특별히 신을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로 제수하셨습니다. 중금(中禁)의 보배로운 비축은 위로 규벽(奎璧)의 상(象)에 응하고, 선조의 모훈(謨訓)은 멀리 하락(河洛)의 부(符)와 같습니다. 그 사이에 직책을 맡게 되었으니, 스스로를 헤아려 보건대 감당할 만한 자리가 아닙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배움에 얻은 바가 없고, 어리석음이 변치 않습니다. 비록 과분한 명예를 받았으나, 끝내 쓸 만한 그릇이 되지 못합니다. 젊었을 때는 망령된 생각을 품고 일찍이 공업(功業)에 뜻을 두었으나, 만년에는 근심이 쌓여 다만 전원(田園)에서 편안히 지내고자 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임금의 운수에 힘입고, 특별한 발탁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만년의 작은 성취를 바라였으나, 갑자기 병들어 죽을 날이 가까워졌습니다. 힘써 한가로운 벼슬을 구하여, 넘어지고 엎어지는 것을 면하고자 하였습니다. 어찌 폐하께서, 넓고 너그러우신 성덕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시고, 하늘의 크신 은혜로 보살펴 주실 줄 알았겠습니까. 신의 재주가 부족함을 헤아리시고, 억지로 엄중한 자리에 두려 하지 않으셨으며, 신의 나아감이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아시고, 특별히 그 마침을 온전히 보전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이 직책을 더하여, 신의 행적을 빛내 주셨습니다. 신이 어찌 황제의 마지막 빛을 우러러 받들지 않겠으며, 더욱 평소의 지조를 굳게 지키지 않겠습니까. 어디를 간들 옳지 않겠으며,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니 편안합니다. 다만 죽지 않는 한, 반드시 보답할 날을 기약할 것입니다. 신은 하늘의 은혜와 임금의 성은에 감격하여, 간절하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소식이 황제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겸손하고 진솔한 어조가 특징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임명의 영광과 자신의 부족함: 소식은 황제의 특별한 은혜로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에 임명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합니다. "배움에 얻은 바가 없고, 어리석음이 변치 않습니다(學非有得,愚至不移)"라는 표현에서 겸손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과분한 명예를 받았으나, 끝내 쓸 만한 그릇이 되지 못합니다(雖叨過實之名,卒無適用之器)"라는 구절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겸허한 평가를 드러냅니다.
  • 과거의 포부와 현재의 상황: 소식은 젊었을 때는 공업에 뜻을 두었으나, 만년에는 근심이 쌓여 전원에서 편안히 지내고자 했다고 밝힙니다. 이는 그의 인생 여정과 심경 변화를 보여줍니다. 또한 병들어 죽을 날이 가까워졌다고 언급하며, 한가로운 벼슬을 구하고자 했던 과거를 회상합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 소식은 황제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도 특별히 배려해 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폐하께서, 넓고 너그러우신 성덕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시고, 하늘의 크신 은혜로 보살펴 주실 줄 알았겠습니까(豈謂皇帝陛下,聖度包荒,天慈委照)"라는 구절은 황제의 은덕을 찬양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신의 나아감이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아시고, 특별히 그 마침을 온전히 보전해 주셨습니다(知其進不由人,故特保全其終始)"라는 표현은 황제의 깊은 헤아림에 대한 감사를 나타냅니다.
  • 충성과 보답의 맹세: 소식은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어디를 간들 옳지 않겠으며,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니 편안합니다(往何之而不可,中無愧之為安)"라는 구절은 자신의 결백함과 충성심을 드러냅니다. "다만 죽지 않는 한, 반드시 보답할 날을 기약할 것입니다(但未死亡,必期報塞)"라는 표현은 황제에 대한 변치 않는 충성을 다짐하는 부분입니다.

이 표는 소식의 겸손함과 진솔함, 그리고 황제에 대한 깊은 감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한 그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특히, 문장 곳곳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표현과 비유는 이 표의 문학적 가치를 더욱 높여줍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제용도각학사표(謝除龍圖閣學士表)"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소식이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로 임명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자신의 과거 경험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언급이 더 두드러집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성은(聖恩)을 입어, 신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지방관 요청에 따라, 특별히 신을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로 제수하셨습니다. 북쪽 대궐의 맑고 은밀한 곳에서 오랫동안 헛된 녹봉을 받았고, 내각(內閣)의 깊고 엄숙한 곳에서 다시 특별한 은총을 입었습니다. 영화로움을 두려워하니, 부끄러움이 얼굴에 가득합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의 타고난 운명은 기박하여, 남들과 자주 어긋났습니다. 인종(仁宗)을 만나, 외람되이 현명한 선비의 반열에 들었습니다. 이어 영묘(英廟)의 깊은 지우(知遇)를 받았고, 더욱 유릉(裕陵, 신종)의 중용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유랑하니, 궁핍하고 박복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만년에 해와 달의 빛을 가까이하니, 항상 병(缾)과 술잔(罍)이 넘칠까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므로 한가로운 벼슬을 구하여, 재앙과 곤경을 피하고자 하였습니다. 어찌 태황태후 폐하께서, 하늘처럼 높이 계시면서 낮은 곳의 소리까지 들으시고, 땅처럼 두터우시어 만물을 실어 나르시는 줄 알았겠습니까. 신하를 아끼시기를, 진실로 자손과 다름없이 하시고, 관리들을 임명하시기를, 본래 조정 안팎을 구분하지 않으십니다. 이에 이 쇠약한 병에도, 맑고 화려한 지위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은 은총을 사양할수록 더욱 영광스럽고, 한가로움을 구할수록 더욱 바쁜 직책을 얻었습니다. 비록 다소 다툼의 땅에서 멀어졌다고는 하나, 오히려 끝내 오래 편안할 수 없을까 두렵습니다. 감히 무딘 것을 갈고 닦아 스스로를 수양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 경계할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외로운 절개를 온전히 하고, 조금이라도 특별한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신은 하늘의 은혜와 임금의 성은에 감격하여, 간절하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다음의 차이점과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과거의 경험과 정치적 상황 언급: 이 표에서는 소식의 과거 경험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언급이 더욱 구체적입니다. 인종, 영묘, 신종 세 황제를 거치면서 받은 은혜와 더불어, 자신의 운명이 기박하여 남들과 자주 어긋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그가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음을 암시합니다. 특히 "유랑(流離)"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불안정한 처지를 드러냅니다.
  • 태황태후에 대한 언급: 이 표에서는 태황태후에 대한 언급이 추가되었습니다. 태황태후의 넓은 아량과 신하를 아끼는 마음을 찬양하며, 그녀의 은덕 또한 강조합니다. 이는 당시 정치 상황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겸손과 우려의 심화: 첫 번째 표에 비해 이 표에서는 겸손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더욱 강하게 드러냅니다. "영화로움을 두려워하니, 부끄러움이 얼굴에 가득합니다(以榮為懼,有靦在顏)"라는 표현은 높은 지위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냅니다. 또한 "한가로움을 구할수록 더욱 바쁜 직책을 얻었습니다(求閑而得劇)"라는 역설적인 표현은 자신의 처지를 묘사하는 동시에 황제의 배려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다소 다툼의 땅에서 멀어졌다고는 하나, 오히려 끝내 오래 편안할 수 없을까 두렵습니다(雖云稍遠於爭地,尚恐終非其久安)"라는 구절은 정치적 불안감을 내비치는 동시에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다짐하는 부분입니다.
  • 자기 수양과 보답의 다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도리를 다하고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합니다. "감히 무딘 것을 갈고 닦아 스스로를 수양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 경계할 것입니다(敢不磨鈍自修,履冰知戒)"라는 표현은 자기 수양의 의지를 나타내며, "바라옵건대 외로운 절개를 온전히 하고, 조금이라도 특별한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庶全孤節,少荅殊私)"라는 구절은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표는 첫 번째 표와 함께 읽으면 소식의 심경 변화와 당시 정치 상황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과거 경험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언급, 태황태후에 대한 언급, 그리고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우려 등을 통해 소식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대의금대마표(謝賜對衣金帶馬表)"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황제로부터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 도금된 은 안장과 재갈 한 벌, 말 한 필을 하사받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황제의 자비로운 은혜를 입어, 특별히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 도금된 은 안장과 재갈 한 벌, 말 한 필을 하사받았습니다. 함에서 꺼낸 보물은 이미 낡은 저의 몸을 빛나게 하고, 말을 하사하신 은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눈을 밝게 합니다. 돌아보건대 제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토록 큰 은총을 받았겠습니까.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어려서는 어눌하고, 늙어서는 더욱 어리석습니다. 산야의 모습으로는, 화려한 문채가 미칠 바가 아니며, 지치고 둔한 자질로는, 비록 채찍질을 한들 무엇을 더하겠습니까. 바야흐로 한가로운 편안함을 기대하였는데, 더욱 번성한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는 대개 황제 폐하께서, 유학을 밝히시고, 인재를 널리 모으시기 때문입니다. 수레와 의복의 은총을 아끼지 않으시어, 관리와 백성들에게 우러러보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안장에 앉으니 부끄럽고, 옷을 입으니 영광임을 압니다. 감히 이를 받들어 백성을 다스리며, 영원히 해를 제거할 뜻을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큰 고을에 베풀어, 학정(虐政)의 해로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황제의 하사품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겸손한 어조와 함께 하사품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여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사품에 대한 감격: 소식은 의복, 허리띠, 안장과 재갈, 말 등의 하사품을 받고 매우 감격해합니다. 특히 "함에서 꺼낸 보물은 이미 낡은 저의 몸을 빛나게 하고, 말을 하사하신 은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눈을 밝게 합니다(出笥之珍,已華朽質;解驂之賜,益耀衆觀)"라는 표현은 하사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황제의 은혜가 널리 퍼져 백성들에게까지 미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 자신의 부족함 강조: 이전의 표들과 마찬가지로, 이 표에서도 소식은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합니다. "어려서 어눌하고, 늙어서는 더욱 어리석습니다(少而拙訥,老益疏愚)"라는 표현은 겸손함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표현입니다. 또한 "산야의 모습으로는, 화려한 문채가 미칠 바가 아니며, 지치고 둔한 자질로는, 비록 채찍질을 한들 무엇을 더하겠습니까(山野之姿,非文繡之所及;疲駑之質,雖鞭策以何加)"라는 구절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 화려한 하사품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겸손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 황제의 덕 칭송: 소식은 하사품을 통해 황제의 덕을 칭송합니다. "이는 대개 황제 폐하께서, 유학을 밝히시고, 인재를 널리 모으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緝熙儒術,網羅人材)"라는 구절은 황제가 유학을 장려하고 인재를 등용하는 데 힘쓰고 있음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수레와 의복의 은총을 아끼지 않으시어, 관리와 백성들에게 우러러보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不愛車服寵數之章,使為吏民瞻望之美)"라는 표현은 하사품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황제의 은덕을 보여주는 상징임을 강조합니다.
  • 직무에 대한 다짐: 하사받은 물건들을 통해 백성을 잘 다스리겠다는 다짐을 드러냅니다. "안장에 앉으니 부끄럽고, 옷을 입으니 영광임을 압니다(據鞍有愧,束衽知榮)"라는 표현은 하사품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책임감을 동시에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감히 이를 받들어 백성을 다스리며, 영원히 해를 제거할 뜻을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큰 고을에 베풀어, 학정의 해로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敢不奉以牧民,永思去害之指;施之大邑,庶無學製之傷)"라는 구절은 하사품을 받은 것을 계기로 더욱 백성을 위해 봉사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학정(虐政)의 해로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은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표는 단순한 사은 표를 넘어, 하사품을 매개로 황제의 덕을 칭송하고 자신의 충성심과 직무에 대한 다짐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문장과 적절한 비유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대의금대마표(謝賜對衣金帶馬表)"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소식이 황제로부터 의복, 허리띠, 안장과 재갈, 말 등의 하사품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하사품의 의미를 고대의 사례와 연결하여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직무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황제의 은혜를 입어, 특별히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 도금된 은 안장과 재갈 한 벌, 말 한 필을 하사받았습니다. 임금의 하사받은 옷은 이토록 훌륭하니, 시경(詩經)에서는 주 선왕(周宣王)의 덕을 노래하였고, 강후(康侯)가 하사품을 받은 일은, 주역(周易)에서는 왕모(王母)의 어진 마음을 칭송하였습니다. 은혜가 더해지니, 신하들은 권면받음을 압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의 자질은 낡고 둔하며, 학술은 텅 비고 거칩니다. 더구나 지금 쇠약하고 병든 이후이니, 어찌 다시 광채로운 영화를 바라겠습니까. 많은 은총을 입으니, 사람들은 영광으로 여기겠지만, 외롭고 쇠약한 제 모습을 돌아보니, 신은 오직 스스로 부끄럽습니다. 이는 대개 태황태후 폐하께서, 사람을 알아보시는 지혜는 요(堯) 임금과 같으시고, 만물을 두루 사랑하시는 어짊은 순(舜) 임금과 같으시기 때문입니다. 때맞춰 잘못을 보완할 신하를 보내시어, 지방에 나가 교화를 펼치는 임무를 맡기시는 것입니다. 자식의 옷을 편안하게 해 주시는 것은, 청하지 않아도 얻는 것이며, 저의 말이 쇠약한 것은, 수고로움을 아시고 하사하신 것임을 압니다. 감히 충성스러운 마음을 힘써 생각하고, 은혜에 보답하기를 힘쓰지 않겠습니까. 영원히 창고의 보물은, 백성의 힘이 아닌 것이 없음을 생각하고, 감옥과 저잣거리의 일들을 잊지 않아, 윗분의 마음에 부응하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하사품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 고대의 사례 인용: 이 표에서는 하사품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고대의 사례를 인용합니다. "임금의 하사받은 옷은 이토록 훌륭하니, 시경에서는 주 선왕의 덕을 노래하였고, 강후가 하사품을 받은 일은, 주역에서는 왕모의 어진 마음을 칭송하였습니다(命服斯皇,詩詠周宣之德;康侯用錫,易稱王母之仁)"라는 구절은 하사품을 받은 것이 고대 성군과 현명한 신하의 사례와 비견될 만큼 큰 영광임을 나타냅니다. 이는 하사품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황제의 은덕을 더욱 칭송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 태황태후의 덕 칭송 심화: 이전 표에서 언급되었던 태황태후에 대한 칭송이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이는 대개 태황태후 폐하께서, 사람을 알아보시는 지혜는 요 임금과 같으시고, 만물을 두루 사랑하시는 어짊은 순 임금과 같으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知人堯哲,徧物舜仁)"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지혜와 어짊을 요순 임금에 비견하며 극찬하는 내용입니다. 이는 태황태후의 은덕에 대한 감사를 더욱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직무에 대한 책임감 구체화: 하사품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직무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자식의 옷을 편안하게 해 주시는 것은, 청하지 않아도 얻는 것이며, 저의 말이 쇠약한 것은, 수고로움을 아시고 하사하신 것임을 압니다(子衣安吉,不待請而得之;我馬虺聵,蓋知勞而賜者)"라는 구절은 하사품 하나하나에 담긴 황실의 깊은 배려를 깨닫고 감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영원히 창고의 보물은, 백성의 힘이 아닌 것이 없음을 생각하고, 감옥과 저잣거리의 일들을 잊지 않아, 윗분의 마음에 부응하겠습니다(永惟廄庫之珍,莫非民力;無忘獄市之寄,以副上心)"라는 구절은 하사품이 백성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칠 것을 다짐하는 내용입니다. 이는 단순히 은혜에 감사하는 것을 넘어, 받은 은혜를 백성을 위한 봉사로 갚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번째 표는 첫 번째 표와 함께 읽으면 하사품에 대한 소식의 감사와 더불어 황실에 대한 존경, 그리고 백성을 위한 책임감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대의 사례를 인용하고, 태황태후의 덕을 극찬하며, 직무에 대한 책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방식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홀기(笏記)"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홀기(笏記)는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의 일종으로, 주로 사은(謝恩, 은혜에 대한 감사)이나 사죄(謝罪, 죄에 대한 사죄) 등의 내용을 담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임금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지만, 조정의 직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감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궁궐의 직책을 맡아, 중요한 임무를 받았습니다. 스스로 쇠약하고 낡았음을 아오니, 크신 은총에 누가 될까 두렵습니다. 이는 대개 황제 폐하께서, 모든 인재를 두루 살피시어, 작은 선(善) 하나도 버리지 않으시고, 완고하고 둔한 자까지도 거두어, 번갈아 맑고 훌륭한 자리에 두시기 때문입니다. 부질없이 풀과 나무 같은 마음만 기울일 뿐, 하늘과 땅 같은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짧은 홀기에는 소식의 겸손함과 황제에 대한 감사,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겸허한 인식이 드러나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직책에 대한 언급: "궁궐의 직책을 맡아, 중요한 임무를 받았습니다(隸職宸居,承流閫寄)"라는 구절은 소식이 조정의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宸居(신거)'는 황제가 거처하는 궁궐을 의미하며, '閫寄(곤기)'는 중요한 임무를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소식이 단순한 관직이 아닌, 임금의 측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인식: "스스로 쇠약하고 낡았음을 아오니, 크신 은총에 누가 될까 두렵습니다(自知衰朽,有玷寵光)"라는 구절은 소식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겸손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衰朽(쇠후)'는 쇠약하고 낡았다는 뜻으로, 자신의 노쇠함과 능력이 부족함을 겸손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또한 '玷寵光(점총광)'은 크신 은총에 누가 된다는 뜻으로, 임금이 베풀어준 은혜에 합당한 역할을 하지 못할까 염려하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 황제의 은덕 칭송: "모든 인재를 두루 살피시어, 작은 선 하나도 버리지 않으시고, 완고하고 둔한 자까지도 거두어, 번갈아 맑고 훌륭한 자리에 두시기 때문입니다(總攬羣材,靡遺片善;曲收頑鈍,迭處清華)"라는 구절은 황제의 뛰어난 통치력과 인재 등용의 공정성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總攬羣材(총람군재)'는 모든 인재를 두루 살핀다는 뜻이고, '靡遺片善(미유편선)'은 작은 선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한 '曲收頑鈍(곡수완둔)'은 완고하고 둔한 자까지도 거두어들인다는 뜻으로, 황제의 넓은 아량을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迭處清華(질처청화)'는 번갈아 맑고 훌륭한 자리에 둔다는 뜻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황제의 능력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 보답하지 못함에 대한 안타까움: "부질없이 풀과 나무 같은 마음만 기울일 뿐, 하늘과 땅 같은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徒傾草木之心,莫報乾坤之施)"라는 구절은 황제의 크나큰 은혜에 비해 자신이 보답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草木之心(초목지심)'은 풀과 나무처럼 미약한 마음을 의미하며, '乾坤之施(건곤지시)'는 하늘과 땅 같은 크나큰 은혜를 의미합니다. 이는 자신의 미약함을 강조하며 황제의 은혜를 더욱 부각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짧은 홀기는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소식의 겸손함과 감사, 그리고 충성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방식은 고대 중국의 사은 표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홀기(笏記)"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홀기는 첫 번째 홀기와 마찬가지로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이전의 영예로운 직책에 이어 또 다른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더욱 겸손하고 송구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이미 아름다운 직책을 맡았는데, 다시 중요한 지방의 임무까지 더럽히게 되었습니다. 과분한 영광과 은총에, 스스로를 돌아보니 부끄러움을 깨닫습니다. 이는 대개 태황태후 폐하께서, 인자하심이 초목에까지 미치시고, 밝으심은 깊고 미세한 것까지 비추시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은총의 표창을 내리시어, 깊은 은혜를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은혜와 정성에 보답할 길이 없고, 죽어도 잊을 수 없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짧은 홀기에는 소식의 겸손함과 송구함, 태황태후에 대한 칭송, 그리고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가 간결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이은 중책에 대한 송구함: "이미 아름다운 직책을 맡았는데, 다시 중요한 지방의 임무까지 더럽히게 되었습니다(既塵美職,復玷名藩)"라는 구절은 소식이 이전에 이미 영예로운 직책을 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중요한 지방의 임무까지 맡게 된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塵(진)'은 '더럽히다'라는 뜻으로 쓰였지만, 겸손하게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중요한 직책의 명예에 누가 될까 염려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名藩(명번)'은 중요한 지방의 임무, 즉 지방 장관의 직책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소식이 연이은 중책에 대해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과분한 영광에 대한 부끄러움: "과분한 영광과 은총에, 스스로를 돌아보니 부끄러움을 깨닫습니다(榮寵過情,省循知愧)"라는 구절은 자신이 받은 영광과 은총이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나 과분하다고 생각하며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過情(과정)'은 정도에 지나치다는 뜻으로, 자신이 받은 영광과 은총이 과분함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省循(성순)'은 자신을 돌아본다는 뜻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 칭송: "이는 대개 태황태후 폐하께서, 인자하심이 초목에까지 미치시고, 밝으심은 깊고 미세한 것까지 비추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仁均動植,明燭幽微)"라는 구절은 이러한 과분한 은총을 베풀어주신 것은 태황태후의 넓고 깊은 은덕 때문이라고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仁均動植(인균동식)'은 인자하심이 초목과 같은 미물에까지 미친다는 뜻으로, 태황태후의 넓은 아량을 칭송하는 표현입니다. '明燭幽微(명촉유미)'는 밝으심이 깊고 미세한 것까지 비춘다는 뜻으로, 태황태후의 뛰어난 통찰력을 칭송하는 표현입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자신의 임명이 태황태후의 깊은 뜻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와 보답의 어려움: "은혜와 정성에 보답할 길이 없고, 죽어도 잊을 수 없습니다(恩勤莫報,生死難忘)"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크나큰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그 은혜를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표현한 것입니다. '恩勤(은근)'은 은혜와 정성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태황태후가 베풀어준 모든 은혜를 의미합니다. '莫報(막보)'는 보답할 길이 없다는 뜻으로, 크나큰 은혜에 비해 자신이 보답할 길이 미약함을 나타냅니다. '生死難忘(생사난망)'은 죽어서도 잊을 수 없다는 뜻으로, 받은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를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이 짧은 홀기는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소식의 겸손함과 송구함, 태황태후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자신의 직무에 대한 책임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의 영예로운 직책에 이어 또 다른 중책을 맡게 된 상황에서 더욱 겸손하고 송구한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소식의 인품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항주사상표(杭州謝上表)"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용도각 학사(龍圖閣學士) 겸 항주 지주사(知杭州)로 임명받고 항주에 부임한 후 황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조서(制書)를 받들어, 신을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로 제수하신 것에 대해, 신은 이미 금월 3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쇠약하고 병들었으니, 어찌 가득 차서 넘치는 재앙이 아니겠습니까. 월주(越州)로 옮겨 보내 주시기를 청하였는데, 도리어 평생의 바람보다 지나친 항주를 얻게 되었습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폐출(廢黜)된 데서 일어나, 갑자기 높은 자리에 올랐습니다. 목숨을 다해 달려왔으나, 만 분의 일도 갚지 못했습니다. 편안히 물러나고자 하는 것은, 마땅한 바가 아닙니다. 대개 쓸모없는 재목은 도끼와 자귀에 쓰이지 못하고, 병든 말은 부질없이 여물만 축냅니다. 그러므로 외직(外職)을 구하여, 남은 여생을 다하고자 하였습니다. 어찌 은총을 피하려 했는데 더욱 영광스럽게 되고, 한가로움을 구했는데 더욱 바쁜 직책을 얻게 될 줄 알았겠습니까. 이는 대개 황제 폐하께서, 강건하고 바르시며, 밝고 밝은 덕을 이어가시기 때문입니다. 무위(無爲)는 요순(虞舜)의 어짊과 같고, 독실한 학문은 중니(仲尼, 공자)의 지혜와 같습니다. 그런데 신은 외람되이 말단의 재주로, 날마다 강론하는 자리에 모셨습니다. 엄숙한 위광이,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오직 옛사람들의 어려운 일을 맡기는 뜻을 생각하며, 매번 제 분수를 헤아리지 못하였습니다. 폐하께서 묻기를 좋아하시기 시작할 때, 갑자기 병으로 떠났습니다. 이치와 운수로 미루어 보면, 가히 기이하고 궁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치 않는 은혜를 입으니, 외람된 은혜와 영광이 더욱 무거워집니다. 비록 비와 이슬의 은혜는, 처음부터 땅을 가리지 않지만, 개와 말의 보답은, 목숨을 바치는 데 있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소식이 항주에 부임한 후 황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자신의 과거 행적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하며 황제의 은혜를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주 부임에 대한 감사: 소식은 항주 지주사로 임명받아 부임한 사실을 알리며 감사를 표합니다. 특히, 자신이 원래 월주로 옮겨 보내지기를 청했으나, 이보다 더 중요한 항주를 얻게 된 것에 대해 큰 감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월주로 옮겨 보내 주시기를 청하였는데, 도리어 평생의 바람보다 지나친 항주를 얻게 되었습니다(乞越得杭,又過平生之望)"라는 구절은 이러한 감정을 잘 드러냅니다.
  • 과거의 폐출과 현재의 중용: 소식은 과거에 폐출되었던 자신을 다시 중용한 황제의 은혜에 대해 언급합니다. "폐출된 데서 일어나, 갑자기 높은 자리에 올랐습니다(起自廢黜,驟登禁嚴)"라는 구절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키며 황제의 은혜를 더욱 부각하는 표현입니다. 또한, 자신이 과거에 황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을 언급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입니다. "목숨을 다해 달려왔으나, 만 분의 일도 갚지 못했습니다(畢命驅馳,未償萬一)"라는 구절에서 이러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외직을 구한 이유와 뜻밖의 중용: 소식은 원래 한가로운 외직을 구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더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놀라움과 감사를 표합니다. "쓸모없는 재목은 도끼와 자귀에 쓰이지 못하고, 병든 말은 부질없이 여물만 축냅니다(散材不任於斧斤,而病馬空糜於芻粟)"라는 비유는 자신의 처지를 겸손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어찌 은총을 피하려 했는데 더욱 영광스럽게 되고, 한가로움을 구했는데 더욱 바쁜 직책을 얻게 될 줄 알았겠습니까(豈期避寵而益榮,求閑而得劇)"라는 구절은 뜻밖의 중용에 대한 놀라움을 나타냅니다.
  • 황제의 덕 칭송과 보답의 맹세: 소식은 황제의 강건함과 바름, 밝은 덕을 칭송하며, 요순과 공자에 비견합니다. "강건하고 바르시며, 밝고 밝은 덕을 이어가시기 때문입니다. 무위는 요순의 어짊과 같고, 독실한 학문은 중니의 지혜와 같습니다(剛健中正,緝熙光明。無為蓋虞舜之仁,篤學有仲尼之智)"라는 구절은 황제의 덕을 극찬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자신이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다짐합니다. "비록 비와 이슬의 은혜는, 처음부터 땅을 가리지 않지만, 개와 말의 보답은, 목숨을 바치는 데 있습니다(雖雨露之施,初不擇地,而犬馬之報,期於殺身)"라는 구절은 충성을 맹세하는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이 표는 소식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키고, 외직을 구했던 이유와 뜻밖의 중용에 대한 감회를 밝히면서 황제의 은혜를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황제의 덕을 칭송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부분에서는 소식 특유의 문학적 표현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항주사상표(杭州謝上表)"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소식이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로 임명받고 항주에 부임한 후 황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자신의 심경과 태황태후의 은덕에 대한 언급이 더욱 강조된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조서(制書)를 받들어, 신을 용도각 학사 겸 항주 지주사로 제수하신 것에 대해, 신은 이미 금월 3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안으로 궁궐에서 모시고, 밖으로 지방의 임무를 맡게 되었으니, 모두 신하로서는 특별한 선택이고, 유자로서는 더욱 큰 영광입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과분한 은총을 받아, 근심이 쌓여 병이 되었습니다. 이미 물러나 편안히 쉬고자 생각하였고, 또한 가득 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하였습니다. 우러러 지극한 어짊을 입어, 작은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강산과 옛 나라는, 이르는 곳마다 고향과 같습니다. 고향의 어르신들과 남은 백성들은, 신과 서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조정에서 가까이 모시던 신하를 태수로 보낸 것을 아는 것은, 대개 성스러운 임금께서 천하를 한 집안처럼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형벌을 내리지 않았는데, 송사가 거의 끊어졌습니다. 신의 큰 행운은,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대개 태황태후 폐하께서, 하늘과 땅 같은 어짊으로,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함께 거두시고, 해와 달 같은 밝음으로, 사악함과 바름을 스스로 구분하시기 때문입니다. 매번 어리석고 답답한 저를 감싸주시고, 끝까지 보전해주고자 하셨습니다. 형제들이 외롭게 서 있을 때, 일찍이 직접 덕스러운 말씀을 받들었습니다. 죽음과 삶이 바뀌지 않으니, 더욱 굳건히 만년의 절개를 맹세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항주 부임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다음의 차이점을 보입니다.

  • 중책에 대한 감격과 부담감: "안으로 궁궐에서 모시고, 밖으로 지방의 임무를 맡게 되었으니, 모두 신하로서는 특별한 선택이고, 유자로서는 더욱 큰 영광입니다(入奉禁嚴,出膺方面。皆人臣之殊選,在儒者以尤榮)"라는 구절은 궁궐의 요직과 지방 장관이라는 중책을 동시에 맡게 된 것에 대한 감격과 함께 그에 따른 부담감을 드러냅니다.
  • 물러나고자 했던 심경: "과분한 은총을 받아, 근심이 쌓여 병이 되었습니다. 이미 물러나 편안히 쉬고자 생각하였고, 또한 가득 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자 하였습니다(受寵逾涯,積憂成疾。既思退就於安養,又欲少逃於滿盈)"라는 구절은 소식이 과거의 정치적 경험으로 인해 심신이 지쳐 물러나 쉬고 싶어 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滿盈(만영)'은 가득 차서 넘치는 것을 의미하며, 지나친 영예가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냅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에 대한 강조: 이 표에서는 태황태후의 은덕에 대한 언급이 더욱 강조됩니다. "이는 대개 태황태후 폐하께서, 하늘과 땅 같은 어짊으로,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함께 거두시고, 해와 달 같은 밝음으로, 사악함과 바름을 스스로 구분하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天地之仁,賢愚兼取;日月之照,邪正自分)"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넓은 아량과 뛰어난 통찰력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天地之仁(천지지인)'과 '日月之照(일월지조)'라는 비유를 통해 태황태후의 은덕을 극대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은혜에 대한 언급: "형제들이 외롭게 서 있을 때, 일찍이 직접 덕스러운 말씀을 받들었습니다(兄弟孤立,嘗親奉於德音)"라는 구절은 소식 형제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태황태후가 직접 보살펴주었던 개인적인 은혜를 언급하는 부분입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태황태후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죽음과 삶이 바뀌지 않으니, 더욱 굳건히 만년의 절개를 맹세합니다(死生不移,更誓堅於晚節)"라는 구절은 이러한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변치 않는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입니다.

이 두 번째 표는 첫 번째 표에 비해 소식의 개인적인 심경과 태황태후에 대한 감사가 더욱 강조되어 있습니다. 특히, 물러나고자 했던 심경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태황태후의 은덕을 극찬하며 개인적인 은혜를 언급하는 부분은 이 표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황실에 대한 충성심과 함께 개인적인 감사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항주사방죄표(杭州謝放罪表)"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항주 지주사로 재임하던 중 법령 외의 방법으로 처벌했던 백성 두 명(顏章, 顏益)을 황제의 특지로 석방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신이 근래 법령 외의 방법으로 본주(本州)의 백성 안장(顏章)과 안익(顏益) 두 사람을 자의적으로 처벌한 일에 대해, 상소문과 부합하는 죄목으로, 황제의 특별한 지시를 받들어 죄를 사면하게 되었습니다. 직책은 명령을 받들어 전달하는 데 있으니, 당연히 법의 규약을 따라야 하지만, 일이 백성의 이익과 손해에 관계되므로, 문득 모든 편의를 따랐습니다. 굽어 살피시는 하늘의 자비로운 은혜를 입어, 관리들의 의논을 따르지 않으셨습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어려서부터 강직하고 어눌하여, 여러 차례 근심과 걱정을 초래했습니다. 조정에서 쓰이면, 귀에 거슬리는 아룀이 말로 나타나고, 군현에 시행하면,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정치에 드러났습니다. 비록 어려움을 경계로 삼아야 함을 알았지만, 일에 임해서는 스스로 돌이키지 못했습니다. 진실로 해와 달 같은 밝음이 있어, 간과 쓸개를 비추어보지 않았다면, 신은 어찌 오늘날에 죄를 얻었을 뿐이겠습니까, 이미 오래전에 여러 사람의 비난을 받았을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제 폐하께서는, 뛰어난 지혜를 타고나시고, 맑고 밝으심이 널리 통달하십니다. 여러 신하에게 임무를 맡기시고, 부족한 점은 맡기지 않으시며, 인재를 아끼고 키우시어, 허물이 있을까 염려하십니다. 신이 한 지방의 폐단을 없애고자, 두 간신을 제거하여 백성들에게 보여주어야 함을 아셨습니다. 특별히 법령을 굽히시어 그릇으로 쓰일 저를 온전히 보전해주셨으니, 신이 어찌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삼가 조서를 받들지 않겠습니까. 이 선량한 백성들을 돌보시니, 스스로 한나라의 법을 범하지 않았고, 때로 용서하고 버려두심이 있으시니, 요 임금의 어진 마음을 더욱 넓히시는 것입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소식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황제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자신의 성격과 과거 행적을 언급하며 황제의 관대함을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건의 경위 설명: 소식은 자신이 법령 외의 방법으로 두 백성을 처벌한 사실과, 황제의 특별 지시로 그들을 석방하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신이 근래 법령 외의 방법으로 본주의 백성 두 사람을 자의적으로 처벌한 일에 대해, 상소문과 부합하는 죄목으로, 황제의 특별한 지시를 받들어 죄를 사면하게 되었습니다(臣近以法外刺配本州百姓二人,上章符罪,奉聖旨特放罪者)"라는 구절에서 사건의 개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성격과 과거 행적에 대한 반성: 소식은 자신의 강직하고 어눌한 성격 때문에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켰음을 반성합니다. "신은 어려서부터 강직하고 어눌하여, 여러 차례 근심과 걱정을 초래했습니다. 조정에서 쓰이면, 귀에 거슬리는 아룀이 말로 나타나고, 군현에 시행하면,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정치에 드러났습니다(臣早緣剛拙,屢致憂虞。用之朝廷,則逆耳之奏形於言;施之郡縣,則疾惡之心見於政)"라는 구절은 자신의 성격적 결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또한, 이러한 성격 때문에 여러 사람의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입니다.
  • 황제의 관대함과 현명함 칭송: 소식은 자신의 과오를 용서하고 백성을 석방하도록 지시한 황제의 관대함과 현명함을 칭송합니다. "황제 폐하께서는, 뛰어난 지혜를 타고나시고, 맑고 밝으심이 널리 통달하십니다. 여러 신하에게 임무를 맡기시고, 부족한 점은 맡기지 않으시며, 인재를 아끼고 키우시어, 허물이 있을까 염려하십니다(恭惟皇帝陛下,睿哲生知,清明旁達。委任羣下,退託於不能;愛養成材,惟恐其有過)"라는 구절은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신하를 아끼는 마음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자신의 행위가 백성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을 황제가 이해하고 용서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신이 한 지방의 폐단을 없애고자, 두 간신을 제거하여 백성들에게 보여주어야 함을 아셨습니다. 특별히 법령을 굽히시어 그릇으로 쓰일 저를 온전히 보전해주셨으니(知臣欲去一方之積弊,須除二猾以示民。特屈憲章以全器使)"라는 구절은 황제의 이러한 이해와 관대함을 잘 보여줍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백성들에 대한 배려: 소식은 자신의 과오를 용서해준 황제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며, 석방된 백성들에 대한 황제의 배려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이 선량한 백성들을 돌보시니, 스스로 한나라의 법을 범하지 않았고, 때로 용서하고 버려두심이 있으시니, 요 임금의 어진 마음을 더욱 넓히시는 것입니다(眷此善良,自不犯於漢法;時有貸捨,用益廣於堯仁)"라는 구절은 백성들을 생각하는 황제의 어진 마음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이 표는 소식이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황제의 관대함과 현명함에 대해 깊이 감사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자신의 성격적 결함과 과거 행적을 언급하며 황제의 은혜를 더욱 부각하는 방식은 이 표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황제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항주사방죄표(杭州謝放罪表)"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소식이 법령 외의 방법으로 처벌했던 백성 두 명(顏章, 顏益)을 황제의 특지로 석방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자신의 행위를 변호하고 태황태후의 관대함을 더욱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무리를 어지럽히는 자를 처벌하는 것은, 청하지 않고도 결정하였습니다. 대개 은혜와 위엄이 평소에 확립되지 못했기 때문에, 간사하고 교활한 자들이 감히 함부로 행동한 것입니다. 바야흐로 질책과 꾸지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찌 너그러이 용서받을 줄 기대했겠습니까.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법을 다스리는 관리의 그물은 촘촘한 것은, 대개 근년에 비롯된 것이고, 수령의 권한이 가벼운 것은, 오늘날보다 심한 때가 없습니다. 조종(祖宗)께서 신임하는 뜻을 살펴보면, 주군(州郡)의 일을 사람에게 맡기셨습니다. 어찌 스승과 장수의 어짊을 가리지 않고, 다만 법규로만 다스리겠습니까. 만약 평소에 겨우 법만 지킬 수 있다면, 위급한 때에 어떻게 백성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신은 재주가 없어, 감히 이를 논할 수 없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태황태후 폐하께서는, 너그러우심으로 여러 사람을 따르시고, 믿음과 순리로 하늘의 뜻을 얻으셨습니다. 한 몸의 지극히 공정한 마음을 미루어, 만방(萬方)을 죄 없음으로 받아들이십니다. 그런데 신은 시종일관 은혜를 입고, 안팎으로 은혜를 받았습니다. 일이 전적으로 해야 마땅한 바가 있다고 여기시고, 다른 뜻이 없어 용서할 만하다고 여기셨습니다. 그러므로 너그러이 용서하시어, 은총과 위로를 보여주셨습니다. 조정의 밝으심으로, 대략 신을 믿을 만하다고 여기시고, 관리와 백성들이 스스로 복종하니, 명령하지 않아도 따를 것입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보입니다.

  •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변호: 소식은 자신의 행위가 단순히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 백성을 다스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변호합니다. "무리를 어지럽히는 자를 처벌하는 것은, 청하지 않고도 결정하였습니다. 대개 은혜와 위엄이 평소에 확립되지 못했기 때문에, 간사하고 교활한 자들이 감히 함부로 행동한 것입니다(亂羣之誅,不請而決。蓋恩威之無素,致姦猾之敢行)"라는 구절은 자신의 행위가 백성들의 안녕을 위한 것이었음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당시의 상황이 법만으로는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암시합니다. "법을 다스리는 관리의 그물은 촘촘한 것은, 대개 근년에 비롯된 것이고, 수령의 권한이 가벼운 것은, 오늘날보다 심한 때가 없습니다. 조종께서 신임하는 뜻을 살펴보면, 주군의 일을 사람에게 맡기셨습니다. 어찌 스승과 장수의 어짊을 가리지 않고, 다만 법규로만 다스리겠습니까. 만약 평소에 겨우 법만 지킬 수 있다면, 위급한 때에 어떻게 백성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伏以法吏網密,蓋出於近年;守臣權輕,無甚於今日。觀祖宗信任之意,以州郡責成於人。豈有不擇師帥之良,但知繩墨之馭。若平居僅能守法,則緩急何以使民)"라는 구절은 당시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 태황태후의 관대함에 대한 극찬: 이 표에서는 태황태후의 관대함에 대한 칭송이 더욱 강조됩니다. "태황태후 폐하께서는, 너그러우심으로 여러 사람을 따르시고, 믿음과 순리로 하늘의 뜻을 얻으셨습니다. 한 몸의 지극히 공정한 마음을 미루어, 만방을 죄 없음으로 받아들이십니다(恭惟太皇太后陛下,寬仁從衆,信順得天。推一身之至公,納萬方於無罪)"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넓은 아량과 덕을 극찬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寬仁從衆(관인종중)', '信順得天(신순득천)', '至公(지공)', '無罪(무죄)' 등의 표현을 통해 태황태후의 관대함을 극대화하여 나타내고 있습니다.
  • 자신에 대한 신임에 대한 감사: 소식은 자신의 행위를 용서하고 여전히 자신을 신임해주는 조정(특히 태황태후)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조정의 밝으심으로, 대략 신을 믿을 만하다고 여기시고, 관리와 백성들이 스스로 복종하니, 명령하지 않아도 따를 것입니다(朝廷之明,粗以臣為可信;吏民自服,當不令而率從)"라는 구절은 자신에 대한 신임에 대한 감사와 함께 앞으로 더욱 백성을 위해 봉사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번째 표는 자신의 행위를 변호하고 태황태후의 관대함을 더욱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당시의 정치 현실을 언급하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태황태후의 덕을 극찬하는 부분은 이 표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변론을 펼치고, 태황태후에게 깊은 감사와 충성을 표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명당사서표(賀明堂赦書表)"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명당(明堂) 제례가 성공적으로 거행되고 대사령(大赦令)이 내려진 것을 경하하며 황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명당은 천자(天子)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며, 대사령은 국가의 큰 경사가 있을 때 죄인들을 사면하는 조치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종묘 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여러 왕조의 성대한 의식을 계승하였고, 단문(端門)에서 사면령을 내리시어, 온 세상의 기쁜 마음에 보답하셨습니다. 무릇 식견 있는 사람들은, 모두 기뻐 뛰는 마음이 더해졌습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기쁘고 기뻐서,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조종(祖宗)의 은혜와 신의가 미치는 바는, 비유하자면 하늘과 땅의 추위와 더위가 어긋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장차 재앙을 푸는 어진 정치를 펼치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드시 교외에서 제사 지내는 해에 이루어질 것이라 여겼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제 폐하께서는, 여섯 성인의 법도를 본받으시고, 삼령(三靈)의 도움을 받으십니다. 하느님께서 돌보시어 바람과 비가 때맞추어 내리고, 간사한 사람들이 물러가니 오랑캐들이 복종합니다. 큰 예식을 강론하시어, 넓은 하늘에 응답하시고, 모든 신을 어루만지시어, 오복(五福)을 누리게 하십니다. 큰 강이 복구되어, 동쪽으로 흐르는 물길을 바로잡았고, 제후의 옛 집을 돌보시어, 서쪽 궁궐에 큰 이름을 내리셨습니다. 신은 관리의 말석에 참여하여, 죄를 기다리는 지방 관리입니다. 멀리서나마 궁궐의 종소리를 듣고, 일찍이 임금을 모시는 영광을 입었습니다. 바닷가의 초목과 함께, 같은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명당 제례의 성공과 대사령의 반포를 경하하며 황제의 업적과 은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 특유의 문학적 표현과 비유가 돋보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명당 제례와 대사령의 의미 부여: 소식은 명당 제례를 여러 왕조의 성대한 의식을 계승한 것으로, 대사령을 온 세상의 기쁜 마음에 보답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합니다. "종묘 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여러 왕조의 성대한 의식을 계승하였고, 단문에서 사면령을 내리시어, 온 세상의 기쁜 마음에 보답하셨습니다(宗祀告成,修累朝之盛典;端門肆眚,荅萬宇之歡心)"라는 구절은 이러한 의미 부여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 조종의 은혜와 황제의 어진 정치: 소식은 조종의 은혜를 하늘과 땅의 법칙에 비유하며, 황제가 조종의 뜻을 이어받아 어진 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조종의 은혜와 신의가 미치는 바는, 비유하자면 하늘과 땅의 추위와 더위가 어긋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장차 재앙을 푸는 어진 정치를 펼치실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드시 교외에서 제사 지내는 해에 이루어질 것이라 여겼습니다(祖宗恩信之所被,譬如天地寒暑之不差。將推作解之仁,必在當郊之歲)"라는 구절은 이러한 사상을 잘 나타냅니다.
  • 황제의 업적과 덕 칭송: 소식은 황제의 업적과 덕을 여러 가지 비유와 고사를 활용하여 칭송합니다. "여섯 성인의 법도를 본받으시고, 삼령의 도움을 받으십니다. 하느님께서 돌보시어 바람과 비가 때맞추어 내리고, 간사한 사람들이 물러가니 오랑캐들이 복종합니다. 큰 예식을 강론하시어, 넓은 하늘에 응답하시고, 모든 신을 어루만지시어, 오복을 누리게 하십니다(憲章六聖,左右三靈。上帝眷而風雨時,壬人去而蠻夷服。講明大禮,對越昊天。懷柔百神,嚮用五福)"라는 구절은 황제의 뛰어난 통치력과 덕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六聖(육성)', '三靈(삼령)', '昊天(호천)', '五福(오복)' 등의 고사를 활용하여 황제의 업적을 더욱 빛내고 있습니다. 또한, "큰 강이 복구되어, 동쪽으로 흐르는 물길을 바로잡았고, 제후의 옛 집을 돌보시어, 서쪽 궁궐에 큰 이름을 내리셨습니다(大河修復,奏軌道於東流;藩邸顧懷,錫鴻名於西府)"라는 구절은 치수 사업과 관련된 황제의 업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 자신의 처지와 은혜에 대한 감사: 소식은 자신을 지방 관리로 낮추어 표현하면서도, 황제의 은혜가 자신에게까지 미치고 있음에 감사를 표합니다. "신은 관리의 말석에 참여하여, 죄를 기다리는 지방 관리입니다. 멀리서나마 궁궐의 종소리를 듣고, 일찍이 임금을 모시는 영광을 입었습니다. 바닷가의 초목과 함께, 같은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臣備員法從,待罪守臣。想聞路寢之鼓鐘,曾叨奉引;嘉與海隅之草木,同被恩私)"라는 구절은 겸손한 표현과 함께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이 표는 명당 제례와 대사령이라는 국가의 큰 경사를 맞아 황제의 업적과 은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 특유의 문학적 재능과 정치적 수완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비유와 고사를 활용하여 황제의 업적을 찬양하고, 자신의 겸손한 처지를 드러내면서도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방식은 소식의 표문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명당사서표(賀明堂赦書表)"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명당 제례의 성공적인 거행과 대사령의 반포를 경하하는 내용이지만, 태황태후의 겸손함과 덕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엄숙한 제례가 이루어지니, 백성들의 마음이 효도를 알게 되었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덕이 널리 퍼지니, 천하가 어짊에 귀의하게 되었습니다. 무릇 한 번 씻어내는 은혜를 입은 자들은, 모두 새로워지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기쁘고 크게 기뻐서, 머리 조아려 절하고 또 절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공은 종묘사직에 있으면서 그 예(禮)를 사양하고, 덕은 초목에까지 미치면서 그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셨으니, 이는 성인도 하기 어려운 일인데, 다행히 미천한 신이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태황태후 폐하께서는, 공훈은 임씨와 사씨보다 높으시고, 도는 당나라 요임금과 우나라 순임금에 비견됩니다. 다스림을 화평에 두셨으니, 누가 마음으로 보우하심에 귀의하지 않겠습니까. 온 궁궐이 복을 함께 누리니, 모든 성인의 글을 다 닦았고, 경사가 이루어짐을 고하니, 선후(先后)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으셨습니다. 신은 직책상 궁궐을 모시는 자리에 있지만, 몸은 멀리 조정에 있습니다. 이미 널리 퍼지는 은혜를 기뻐하며, 초목에까지 널리 적셔짐을 기뻐하고, 더욱 겸손한 빛의 아름다움을 기뻐하며, 예로부터 지금까지 으뜸이 되심을 기뻐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명당 제례와 대사령을 경하하는 내용이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보입니다.

  • 제례와 대사령의 효과 강조: 소식은 제례와 대사령이 백성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합니다. "엄숙한 제례가 이루어지니, 백성들의 마음이 효도를 알게 되었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덕이 널리 퍼지니, 천하가 어짊에 귀의하게 되었습니다. 무릇 한 번 씻어내는 은혜를 입은 자들은, 모두 새로워지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嚴配禮成,民心知孝;好生德洽,天下歸仁。凡蒙一洗之恩,舉有惟新之喜)"라는 구절은 제례와 대사령이 사회적으로 큰 효과를 가져왔음을 보여줍니다.
  • 태황태후의 겸손함과 높은 덕 강조: 이 표의 핵심은 태황태후의 겸손함과 높은 덕을 극찬하는 것입니다. "공은 종묘사직에 있으면서 그 예(禮)를 사양하고, 덕은 초목에까지 미치면서 그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셨으니, 이는 성인도 하기 어려운 일인데, 다행히 미천한 신이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功存廟社而辭其禮,德及草木而諱其名。此聖人之所難,幸微生之親見)"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겸손함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또한, 태황태후의 업적과 덕을 고대의 성현에 비견하며 극찬합니다. "태황태후 폐하께서는, 공훈은 임씨와 사씨보다 높으시고, 도는 당나라 요임금과 우나라 순임금에 비견됩니다. 다스림을 화평에 두셨으니, 누가 마음으로 보우하심에 귀의하지 않겠습니까(太皇太后陛下,勳高任姒,道配唐虞。顧惟致治於和平,孰不歸心於保佑)"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위대한 업적과 덕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任姒(임사)'는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와 아내를 가리키며, '唐虞(당우)'는 요임금과 순임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태황태후를 고대의 성현과 비교하여 그 덕을 높이고 있습니다.
  • 온 궁궐의 복과 태황태후의 겸손: "온 궁궐이 복을 함께 누리니, 모든 성인의 글을 다 닦았고, 경사가 이루어짐을 고하니, 선후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으셨습니다(合宮均福,畢修累聖之文;會慶告成,不居先后之位)"라는 구절은 명당 제례의 성공으로 온 궁궐이 복을 누리게 되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태황태후가 이러한 경사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先后之位(선후지위)'는 황후의 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태황태후가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겸손함을 보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자신의 기쁨과 태황태후의 위대함: 소식은 자신이 받은 은혜에 대한 기쁨과 함께 태황태후의 겸손함과 위대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표를 마무리합니다. "이미 널리 퍼지는 은혜를 기뻐하며, 초목에까지 널리 적셔짐을 기뻐하고, 더욱 겸손한 빛의 아름다움을 기뻐하며, 예로부터 지금까지 으뜸이 되심을 기뻐합니다(既欣渙汗之私,溥霑動植;更喜謙光之美,獨冠古今)"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은덕을 찬양하는 동시에 자신의 기쁜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이 두 번째 표는 태황태후의 겸손함과 높은 덕을 집중적으로 칭송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태황태후를 고대의 성현에 비견하고, 그 겸손함을 강조하는 부분은 이 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태황태후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더욱 깊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력일조서표(謝賜曆日詔書表)" 두 편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황제로부터 조서와 원우(元祐) 5년 역일(曆日, 달력) 한 권을 하사받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황상의 은혜를 입어, 특별히 신에게 조서와 원우 5년 역일 한 권을 내려주셨습니다. 도(道)를 논하고 기운을 조화롭게 하는 것은, 비록 대신(大臣)의 직책이지만, 때를 알려 정사를 펼치는 것 또한 군수(郡守)의 일상입니다. 그런데 신은 조정에서 모시며, 하나의 명령을 받들고 있습니다. 거처할 때는 임금을 대신하여 명령을 반포하고, 나갈 때는 백성들에게 농사에 힘쓰도록 권면합니다. 이 은혜와 영광을 입었으니, 어찌 받들어 따르지 않겠습니까. 신 소식은 삼가 황제 폐하를 생각하옵건대, 문명으로 옛것을 본받으시고, 뛰어난 지혜를 하늘로부터 받으셨습니다. 역상(曆象, 천문 현상)으로 백성을 가르치시는 것은, 본래 요순(堯舜)의 지혜이고, 수재와 한재에 자신의 허물을 돌이키시는 것은, 대개 우탕(禹湯)의 어짊입니다. 진실로 그 진심을 널리 펼치실 것이니, 어찌 단지 옛일을 받들어 행하는 데 그치겠습니까. 이에 새해를 맞이하여, 이미 왕의 말씀을 반포하셨으니, 누가 백성이 어리석다고 하겠습니까, 모두 황제의 힘을 알고 있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달력과 조서를 하사받은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의 겸손함과 황제에 대한 존경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사받은 물품에 대한 감사: 소식은 조서와 달력을 하사받은 사실을 명확히 언급하며 감사를 표합니다. "삼가 황상의 은혜를 입어, 특별히 신에게 조서와 원우 5년 역일 한 권을 내려주셨습니다(伏蒙聖恩,特賜臣詔書并元祐五年曆日一卷者)"라는 구절은 표의 서두에서 감사의 뜻을 분명히 밝히는 부분입니다.
  • 자신의 직책과 역할: 소식은 대신의 직책과 군수의 일상을 언급하며, 자신이 조정에서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백성을 교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도를 논하고 기운을 조화롭게 하는 것은, 비록 대신의 직책이지만, 때를 알려 정사를 펼치는 것 또한 군수의 일상입니다. 그런데 신은 조정에서 모시며, 하나의 명령을 받들고 있습니다. 거처할 때는 임금을 대신하여 명령을 반포하고, 나갈 때는 백성들에게 농사에 힘쓰도록 권면합니다(論道調元,雖大臣之職;授時賦政,亦郡守之常。而臣供奉內朝,使指一道。居則代言而頒令,出則勸民以務農)"라는 구절은 자신의 역할을 간략하게 요약한 부분입니다.
  • 황제의 덕 칭송: 소식은 황제의 덕을 고대의 성군인 요순과 우탕에 비견하며 극찬합니다. "문명으로 옛것을 본받으시고, 뛰어난 지혜를 하늘로부터 받으셨습니다. 역상으로 백성을 가르치시는 것은, 본래 요순의 지혜이고, 수재와 한재에 자신의 허물을 돌이키시는 것은, 대개 우탕의 어짊입니다(文明憲古,睿哲先天。歷象教民,本堯舜之智;水旱罪己,蓋禹湯之仁)"라는 구절은 황제의 지혜와 어짊을 높이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堯舜(요순)'과 '禹湯(우탕)'은 중국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통치자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들에 비견하는 것은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실로 그 진심을 널리 펼치실 것이니, 어찌 단지 옛일을 받들어 행하는 데 그치겠습니까. 이에 새해를 맞이하여, 이미 왕의 말씀을 반포하셨으니, 누가 백성이 어리석다고 하겠습니까, 모두 황제의 힘을 알고 있습니다(固將推廣其誠心,豈特奉行於故事。爰因歲首,已宣布於王言;孰謂民愚,咸識知於帝力)"라는 구절은 황제의 진심이 백성들에게 전달되고 있음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 은혜에 대한 감사와 겸손: 소식은 황제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표현으로 표를 마무리합니다. "이 은혜와 영광을 입었으니, 어찌 받들어 따르지 않겠습니까.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沐此恩榮,敢忘奉順。臣無任)"라는 구절은 감사의 마음과 함께 겸손한 태도를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이 표는 달력 하사를 계기로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의 문장력과 정치적 수완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대의 성군을 인용하여 황제의 덕을 높이고, 자신의 겸손한 처지를 드러내면서도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방식은 소식의 표문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력일조서표(謝賜曆日詔書表)" 두 편 중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황제로부터 조서와 원우(元祐) 5년 역일(曆日, 달력) 한 권을 하사받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시간을 중시하는 통치의 중요성과 태황태후의 덕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삼가 황상의 은혜를 입어, 특별히 신에게 조서와 원우 5년 역일 한 권을 내려주셨습니다.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옛것을 상고하는 임금은, 반드시 때를 알려주는 것을 급선무로 여겼습니다. 날짜를 어기지 않는 것은, 관리가 이미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고, 때를 앞서 어기지 않는 것은, 벌을 받아 용서받지 못함에 있습니다. 거듭 당부하는 조서로,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평소에 반포하고 시행하는 것을 보면, 단지 담당 관리의 일로 여겼지만, 그 실정을 살펴보면, 본래 성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신 소식은 삼가 태황태후 폐하를 생각하옵건대, 큰 공은 하늘에 있고, 성대한 덕은 예로부터 으뜸이십니다. 황제의 법도를 따르시니, 은혜와 위엄을 함께 쓰셨고, 만물과 더불어 봄을 이루시니, 대개 어질고 후덕함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신은 안으로 학문을 강론하는 일을 받들고, 밖으로 농민을 다스립니다. 삼가 조서를 널리 펴서, 마을에 모두 전합니다. 바라옵건대 덕스러운 말씀이 밝게 이르러, 다음 해의 풍성한 수확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앞선 표와 마찬가지로 달력 하사를 계기로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며 덕을 칭송하는 내용이지만, 시간의 중요성과 태황태후의 덕을 더욱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간을 중시하는 통치의 중요성 강조: 소식은 옛 성군들이 시간을 중시했던 점을 언급하며, 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통치의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합니다.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옛것을 상고하는 임금은, 반드시 때를 알려주는 것을 급선무로 여겼습니다. 날짜를 어기지 않는 것은, 관리가 이미 정해진 일을 하는 것이고, 때를 앞서 어기지 않는 것은, 벌을 받아 용서받지 못함에 있습니다. 거듭 당부하는 조서로,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을 전하셨습니다(竊惟稽古之君,必以授時為急。底日不失日,官既有常;先時不失時,罰在無赦。申以丁寧之詔,致其惻怛之誠)"라는 구절은 시간의 정확성이 통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특히, '授時(수시)'는 때를 알려주는 것을 의미하며, 고대 중국에서 농업 사회의 질서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 조서의 의미 부여: 소식은 하사받은 조서를 단순히 형식적인 문서가 아닌, 성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미를 부여합니다. "평소에 반포하고 시행하는 것을 보면, 단지 담당 관리의 일로 여겼지만, 그 실정을 살펴보면, 본래 성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習見頒行,止謂有司之故事;考其情實,則本聖人之用心)"라는 구절은 조서에 담긴 깊은 뜻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 태황태후의 덕 극찬: 이 표에서는 태황태후의 덕에 대한 칭송이 더욱 강조됩니다. "태황태후 폐하를 생각하옵건대, 큰 공은 하늘에 있고, 성대한 덕은 예로부터 으뜸이십니다. 황제의 법도를 따르시니, 은혜와 위엄을 함께 쓰셨고, 만물과 더불어 봄을 이루시니, 대개 어질고 후덕함으로 돌아가셨습니다(太皇太后陛下,元功在天,盛德冠古。順帝之則,雖並用於恩威;與物為春,蓋同歸於仁厚)"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업적과 덕을 극찬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元功在天(원공재천)', '盛德冠古(성덕관고)', '與物為春(여물위춘)' 등의 표현은 태황태후의 덕을 높이는 데 사용된 대표적인 문구입니다.
  • 자신의 역할과 포부: 소식은 자신이 조서를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았음을 밝히며, 이를 통해 풍성한 수확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신은 안으로 학문을 강론하는 일을 받들고, 밖으로 농민을 다스립니다. 삼가 조서를 널리 펴서, 마을에 모두 전합니다. 바라옵건대 덕스러운 말씀이 밝게 이르러, 다음 해의 풍성한 수확을 이루기를 바랍니다(而臣入奉講學,出牧農民。恭布詔書,悉傳閭里。庶德音之昭格,致嗣歲之豐穰)"라는 구절은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백성들을 위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이 두 번째 표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태황태후의 덕을 더욱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시간을 중시하는 통치의 의미를 되새기고, 태황태후의 덕을 다양한 표현으로 칭송하는 부분은 이 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황실에 대한 충성심과 백성을 위한 마음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흥룡절표(賀興龍節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흥룡절(興龍節)은 황제의 탄생일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이 표는 황제의 탄신일을 축하하며 그의 덕과 통치를 칭송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하늘이 백성을 돕기 위해 임금을 세우시니, 오직 덕으로써 보좌하시고, 하느님께서 상나라를 내시어 태자를 세우시니, 시작에는 반드시 먼저 하심이 있습니다. 앞으로 올 부귀와 장수를 받아들이는 것은, 실로 이 날에 기초를 두는 것입니다. 신 소식은 삼가 황제 폐하를 생각하옵건대, 뛰어난 문장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것이고, 거룩한 공경은 날로 높아지십니다. 옛것을 상고하는 마음으로, 위로는 왕의 길을 따르시고, 차마 사람을 해치지 못하는 정치를 행하시어, 아래로는 백성들의 말을 헤아리십니다. 신령의 들으심이 공경스럽고, 하늘의 수명이 평화롭고 바르게 이르렀습니다. 신은 오랫동안 관직의 말석에 있으면서, 지방의 임무를 맡아 다스리고 있습니다. 만년의 술잔을 받드나, 비록 아래에서 모시는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지만, 천년의 통치를 이으니, 오히려 태평성대를 보게 되었습니다. 초목의 마음과 같으니, 해와 달이 비추는 바와 같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황제의 탄신일을 축하하며 그의 덕과 통치를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 특유의 문장력과 비유적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임금의 존재 이유와 탄생의 의미 부여: 표의 시작 부분에서 소식은 하늘이 백성을 돕기 위해 임금을 세운다는 천명사상(天命思想)을 언급하며, 황제의 탄생이 국가의 번영과 직결된다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하늘이 백성을 돕기 위해 임금을 세우시니, 오직 덕으로써 보좌하시고, 하느님께서 상나라를 내시어 태자를 세우시니, 시작에는 반드시 먼저 하심이 있습니다. 앞으로 올 부귀와 장수를 받아들이는 것은, 실로 이 날에 기초를 두는 것입니다(天佑民而作君,惟德是輔;帝生商而立子,有開必先。納富壽於方來,實兆基於茲日)"라는 구절은 이러한 의미 부여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상나라의 건국 신화를 인용한 부분은 황제의 탄생을 신성시하는 의미를 더합니다.
  • 황제의 덕과 통치 칭송: 소식은 황제의 뛰어난 문장력과 날로 높아지는 거룩한 공경심을 칭송하며, 그의 통치가 백성을 위한 어진 정치임을 강조합니다. "뛰어난 문장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것이고, 거룩한 공경은 날로 높아지십니다. 옛것을 상고하는 마음으로, 위로는 왕의 길을 따르시고, 차마 사람을 해치지 못하는 정치를 행하시어, 아래로는 백성들의 말을 헤아리십니다(文思天縱,聖敬日躋。以若稽古之心,上遵王路;行不忍人之政,下酌民言)"라는 구절은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若稽古之心(약계고지심)'은 옛것을 본받아 통치하려는 마음을 의미하며, '不忍人之政(불인인지정)'은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어진 정치를 의미합니다. 또한, "신령의 들으심이 공경스럽고, 하늘의 수명이 평화롭고 바르게 이르렀습니다(神聽靖共,天壽平格)"라는 구절은 황제의 덕으로 인해 하늘의 축복이 내리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 자신의 처지와 감격: 소식은 자신을 관직의 말석에 있는 지방 관리로 낮추어 표현하면서도, 황제의 통치 아래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음에 감격하는 마음을 드러냅니다. "신은 오랫동안 관직의 말석에 있으면서, 지방의 임무를 맡아 다스리고 있습니다. 만년의 술잔을 받드나, 비록 아래에서 모시는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지만, 천년의 통치를 이으니, 오히려 태평성대를 보게 되었습니다. 초목의 마음과 같으니, 해와 달이 비추는 바와 같습니다(臣久塵法從,出領郡符。奉萬年之觴,雖阻陪於下列;接千歲之統,猶及見於昇平。草木之情,日月所照)"라는 구절은 겸손한 표현과 함께 황제의 통치에 대한 감사를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특히, '草木之情,日月所照(초목지정, 일월소조)'는 초목이 해와 달의 은혜를 받는 것처럼, 자신 또한 황제의 은혜를 받고 있다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이 표는 황제의 탄신일을 맞아 그의 덕과 통치를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의 뛰어난 문장력과 정치적 수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역사적 고사와 비유를 적절히 활용하여 황제의 업적을 찬양하고, 자신의 겸손한 처지를 드러내면서도 감격과 감사를 표현하는 방식은 소식의 표문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蘇軾(소식)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곤성절표(賀坤成節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곤성절(坤成節)은 태황태후(太皇太后)의 탄신일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이 표는 태황태후의 탄신일을 축하하며 그의 덕과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이 아뢰옵니다. 어짊은 오직 하늘의 도움에 달려 있고, 장수는 기도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은택은 백성들의 마음에 있으니, 말씀이 저절로 아송(雅頌, 시경의 아와 송)이 됩니다. 삼가 탄생하신 달을 맞이하여, 거룩한 날을 우러러 축원합니다. 비록 평범한 백성으로서 어찌 다 알겠습니까마는, 또한 신하의 마땅한 본분입니다. 삼가 태황태후 폐하를 생각하옵건대, 신령한 기운은 천지에 저장되어 있고, 나라는 조종(祖宗)에게 맡기셨습니다. 큰 공훈은 본래 무심(無心)에서 비롯되었고, 신령한 지혜는 실로 지극히 고요함에서 생겨났습니다. 함께 큰 그릇(나라)을 지키신 지, 이제 6년입니다. 억만 사람의 깃털(군사)을 놓아주는 것보다, 병사를 없애 어린아이(백성)를 온전히 하는 것만 같지 않고, 무수한 검은 옷(승려)을 먹이는 것이, 어찌 창고를 풀어 굶주린 백성을 살리는 것만 하겠습니까. 신은 몸소 지방의 임무를 맡아, 이 일을 직접 보았습니다. 멀리서 궁궐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술잔을 받들지 못합니다. 바닷가 사람들과 함께, 영지를 하사받은 것을 축하하는 축복을 함께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태황태후의 탄신일을 축하하며 그의 덕과 업적, 특히 백성을 위한 어진 정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두의 덕에 대한 언급: "어짊은 오직 하늘의 도움에 달려 있고, 장수는 기도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은택은 백성들의 마음에 있으니, 말씀이 저절로 아송이 됩니다(仁惟天助,壽不假於禱祈;澤在民心,言自成於雅頌)"라는 문장은 덕의 근원을 하늘의 도움과 백성들의 마음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는 태황태후의 어진 정치가 하늘의 뜻에 부합하고 백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아송(雅頌)은 시경의 일부로, 조정의 음악과 관련된 시가입니다. 태황태후의 은덕이 시로 칭송받을 만하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 태황태후의 덕과 업적 칭송: 표의 핵심은 태황태후의 덕과 업적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큰 공훈은 본래 무심에서 비롯되었고, 신령한 지혜는 실로 지극히 고요함에서 생겨났습니다(元勳本自於無心,神智實生於至靜)"라는 문장은 도가(道家)의 사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태황태후의 덕을 강조합니다. 또한, "억만 사람의 깃털(군사)을 놓아주는 것보다, 병사를 없애 어린아이(백성)를 온전히 하는 것만 같지 않고, 무수한 검은 옷(승려)을 먹이는 것이, 어찌 창고를 풀어 굶주린 백성을 살리는 것만 하겠습니까(放億萬之羽毛,未若消兵,以全赤子;飯無數之緇褐,豈如散廩以活饑民)"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업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칭송합니다. 이는 군사적인 업적보다 백성을 위한 정책, 특히 기근 해결에 힘쓴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羽毛(우모)'는 군사를 비유하는 표현이고, '赤子(적자)'는 어린아이, 즉 백성을 의미하며, '緇褐(치갈)'은 검은 옷을 입은 승려를 가리킵니다.
  • 자신의 경험과 감격: 소식은 자신이 지방 관리로서 태황태후의 은덕을 직접 목격했음을 언급하며 감격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신은 몸소 지방의 임무를 맡아, 이 일을 직접 보았습니다. 멀리서 궁궐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술잔을 받들지 못합니다. 바닷가 사람들과 함께, 영지를 하사받은 것을 축하하는 축복을 함께합니다(臣躬領郡符,目睹茲事。載瞻象闕,阻奉瑤觴。嘉與海隅之人,同慶華封之祝)"라는 구절은 겸손한 표현과 함께 태황태후의 은덕에 대한 감사를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象闕(상궐)'은 궁궐을 의미하며, '瑤觴(요상)'은 아름다운 술잔을 의미합니다. '華封之祝(화봉지축)'은 요임금이 화 땅을 순시할 때 화 땅의 사람들이 요임금에게 축복을 빌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영지를 하사받은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표는 태황태후의 탄신일을 맞아 그의 덕과 업적, 특히 백성을 위한 어진 정치를 칭송하는 내용으로, 소식의 뛰어난 문장력과 정치적 수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입니다. 특히, 도가 사상을 인용하여 태황태후의 덕을 칭송하고, 구체적인 업적을 언급하며 백성을 위한 마음을 강조하는 방식은 이 표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과거 시험의 시관(試官)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계(啓)입니다. 특히, 가을 과거(秋賦)의 시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과거 제도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생각하옵건대, 성인(聖人)이 글의 가르침을 베푸신 것은, 본래 백성을 다스리기 위함이었고, 군자(君子)가 시골에 있더라도, 또한 정치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악(禮樂)을 아는 자는 가르침을 논할 수 있고, 춘추(春秋)를 통달한 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데 능합니다. 이는 삼대(三代)에 항상 행해지던 바로, 육경(六經)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일을 제정하고, 자세하게 방비하였습니다. 학자들이 모두 그 마음을 밝힐 수 있게 하였으니, 천하를 손바닥 안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근세에 이르러, 두 갈래 길로 나뉘었습니다. 모든 왕의 정사는 형벌에 관한 책에서 나왔으므로, 유학(儒學)은 관리의 일에 통하지 못했습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은, 본래 학문에 근본하지 않았고, 학문하는 방법 또한 백성에게 쓰이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있는 자는 조정을 잊고, 법률을 읽는 자는 시와 부를 버렸습니다. 과거 시험의 후진들은, 기예(技藝)를 가지고 서로 자랑하고, 왕공대인들은, 조각하는 벌레(문장)를 돌아보며 스스로 비웃었습니다. 옛 학문은 쓸모없게 되었고, 옛 풍습은 마침내 잊혀졌습니다. 처음과 끝의 뜻은, 일찍이 서로 이어지지 않았고, 귀한 자와 천한 자 사이는, 또한 이로 인해 멀어졌습니다. 아래의 선비는 옛것을 배우려는 뜻은 있으나, 옛것을 배우는 공은 없고, 위의 사람은 유학을 쓰는 이름은 있으나, 유학을 쓰는 실질은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폐단을 생각하면, 항상 남몰래 탄식하였습니다. 진실로 당대의 큰 현인이 아니라면, 누가 선왕의 떨어진 법도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께서는, 뛰어난 재능으로 세상에 나오셨고, 백성을 구제하려는 뜻을 품으셨습니다. 예전에 평범한 선비였을 때, 천하의 일을 통달하셨고, 곧 중요한 직책에 오르시니, 또한 유학자의 종주가 되셨습니다. 정사를 밝게 익히셨으니, 모두 근본과 근원이 있고, 경전의 학문을 굳게 지키시니, 융통성 없이 고루하지 않으십니다. 세상의 기대는, 위에서 깊이 알고 있습니다. 조정을 떠나, 문장을 다스리는 권한을 맡기셨습니다. 시험 문제를 매우 쉽게 내셨으나, 불초한 자는 용납될 곳이 없고, 법을 쓰시되 지극히 너그러우시나, 명령을 어긴 자는 일찍이 구차하게 면하지 못했습니다. 그 질문을 살펴보면, 사람의 재능을 다 이끌어내기에 충분합니다. 선성(先聖)의 마음을 듣고자 하여, 시의 뜻을 시험하고, 옛 학문의 폐지를 깊이 슬퍼하여, 역사에 관한 책으로 질문하셨습니다. 임자(任子) 제도의 편리함을 논하고, 성균관(成均館)의 옛 일을 물으셨습니다. 옛것에만 매달리지 않고, 지금에만 치우치지 않으셨습니다. 어렵고 알기 어려운 문장을 내지 않으시고, 호방하고 구속받지 않는 선비를 보고자 하셨습니다.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글이 진실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음을 알게 하고, 음악의 가락으로는 관직에 나아갈 수 없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잘못한 자는 진실로 이로 인해 스스로 새로워지고, 얻은 자는 옛것을 버리기에 이르지 않게 하셨습니다. 평소에 탄식하던 바를, 이제는 마침내 잊게 되었습니다. 소식은 재주가 다른 장점은 없고, 학문으로 자신을 지킵니다. 글 솜씨는 서툴러,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맞추지 못하고, 과거 시험에 이름이 올라 있으니, 어진 사람의 거행을 욕되게 할까 매우 두렵습니다. 갑자기 날개를 받은 듯, 날아가는 새를 쫓아 함께 날고, 풍부하게 배와 노를 빌린 듯, 긴 강에 임하여 건너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큰 은혜를 입어, 겨우 하나의 이름을 이루었습니다. 바야흐로 문서와 쌀과 소금 사이에서 구구하게 지내고, 티끌과 형벌의 땅에서 바쁘게 지낼 것입니다. 비록 은혜의 근원을 알지만, 힘으로는 보답할 길이 없음을 돌아봅니다. 두려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기는 과거 시험의 시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단순한 감사를 넘어, 당시 과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글의 본질과 과거 제도의 문제점 지적: 소식은 글의 본질은 백성을 다스리는 데 있으며, 과거 제도가 이러한 본질에서 벗어나 기예(技藝)와 형식에 치우쳐 있음을 비판합니다. 과거 시험이 유학의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관리 선발의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학문이 실용성을 잃고 과거 급제만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학교에 있는 자는 조정을 잊고, 법률을 읽는 자는 시와 부를 버렸습니다(游庠校者忘朝廷,讀法律者捐詩賦)"라는 구절은 당시 교육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 이상적인 과거 제도 제시: 소식은 이상적인 과거 제도는 학문이 실용성을 가지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시관으로서 이러한 이상을 실현하고자 노력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 질문을 살펴보면, 사람의 재능을 다 이끌어내기에 충분합니다. 선성의 마음을 듣고자 하여, 시의 뜻을 시험하고, 옛 학문의 폐지를 깊이 슬퍼하여, 역사에 관한 책으로 질문하셨습니다(觀其發問於策,足以盡人之材。欲聞先聖之心,考其詩義;深悲古學之廢,訊以歷書)"라는 구절은 소식이 시관으로서 어떤 기준으로 시험을 출제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는 단순히 문장력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응시자의 경학(經學) 지식과 역사에 대한 이해, 그리고 현실 문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 자신의 겸손과 감사 표명: 소식은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며 겸손하게 감사를 표합니다. 동시에, 이번 시관 임명이 자신의 학문적 이상을 펼칠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소식은 재주가 다른 장점은 없고, 학문으로 자신을 지킵니다. 글 솜씨는 서툴러,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맞추지 못하고, 과거 시험에 이름이 올라 있으니, 어진 사람의 거행을 욕되게 할까 매우 두렵습니다(軾才無他長,學以自守。為文病拙,不能當世俗之心;奏籍有名,大懼辱賢人之舉)"라는 구절은 겸손한 표현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학문적 소신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계는 단순히 시관 임명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당시 과거 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소식의 생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소식은 과거 시험이 단순히 문장력을 겨루는 장이 아니라, 인재를 등용하여 세상을 다스리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이 글 곳곳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남성(南省), 즉 남쪽 지방의 과거 시험 주관자(主文)였던 구양수(歐陽脩)에게 보낸 다섯 편의 계(啓) 중 첫 번째 편입니다. 특히, 구양수가 주관한 과거 시험에서 자신이 합격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당시 문단의 폐단과 구양수의 역할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생각하옵건대 천하의 일은,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옛날 오대(五代) 이후로, 문교(文教)가 쇠락하고, 풍속이 문란해져, 날로 땅에 떨어졌습니다. 성상(聖上)께서 개탄하며 탄식하시고, 그 근원을 맑게 하고, 그 흐름을 소통시키고자 생각하시어, 천하에 명확한 조서를 내려, 그 뜻을 깨우쳐 알리셨습니다. 이에 용맹하고 뛰어나며, 돈후하고 박직한 선비들을 불러 모으고, 가볍고 아첨하며, 어지럽게 채색한 문장을 폐지하여, 양한(兩漢)의 남은 풍습을 쫓고, 삼대(三代)의 옛 모습을 점차 회복하려 하셨습니다. 사대부(士大夫)들이 천자의 마음을 깊이 깨닫지 못하고, 뜻을 지나치게 써서, 깊이를 추구하는 자는 혹은 너무 지나치게 나아가고, 기이함을 힘쓰는 자는 괴벽하여 읽을 수 없으니, 남은 풍습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폐단이 다시 생겨났습니다. 큰 것은 금석(金石)에 새겨, 오래도록 전하고, 작은 것은 서로 베껴 써서, 고문(古文)이라 일컬었습니다. 어지럽게 행해지니, 막거나 금지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대개 당나라의 고문은, 한유(韓愈)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한유를 배우되 제대로 이르지 못한 자는 황보식(皇甫湜)이고, 황보식을 배우되 제대로 이르지 못한 자는 손초(孫樵)입니다. 손초 이후로는, 볼 만한 것이 없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내한(內翰)께서는, 하늘이 선왕의 남긴 글을 거두어 정리하도록 맡기신 바이고, 천하 사람들이 학자들을 깨우쳐 주기를 기다리는 분입니다. 공손히 왕명을 받들어, 직접 문장을 다스리는 권한을 잡으시니, 그 뜻은 반드시 천하의 뛰어난 선비를 얻어, 밝은 조서를 채우려 하실 것입니다. 소식은 먼 지방의 비천한 사람으로,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지내며,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는데, 서울에 와서, 오랫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고, 장차 서쪽으로 돌아가려 하였는데, 뜻밖에 집사께서 두 번째로 뽑아 주셨습니다. 오직 평소에 쌓아온 것으로는, 사대부의 마음을 위로할 수 없었으므로, 무리 지어 비웃고 욕하는 자가, 수없이 많았습니다. 또한 오직 집사의 지혜와, 여러 군자들의 의논이 있음을 믿었기 때문에, 태연히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어시(御試)에서 담당 관리에게 배척받지 않아, 홀(笏)을 꽂고 꿇어앉아, 문하에서 은혜에 감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옛 사람의 말을 들으니, 선비는 어질든 어리석든, 오직 만나는 바에 달려 있다고 하였습니다. 대개 악의(樂毅)가 연나라를 떠나서는, 다시 한 번 싸우지 않았고, 범려(范蠡)가 월나라를 떠나서도, 또한 끝내 이룬 바가 없었습니다. 소식은 길이 아랫바람에 있으면서, 빈객의 말석에 있기를 원하며, 그 작은 마음을, 길이 펼칠 바가 있게 하려 합니다. 어찌 오직 소식의 다행일 뿐이겠습니까, 또한 집사께서 한두 사람을 취하려 하실 것입니다. 다 쓰지 못합니다. 삼가 아룁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기는 과거 합격에 대한 단순한 감사를 넘어, 당시 문단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구양수의 역할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당시 문단의 폐단 지적: 소식은 오대 이후 문교가 쇠퇴하고, 문장이 가볍고 아첨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음을 지적합니다. 특히, 한유 이후의 고문 운동이 오히려 새로운 폐단을 낳았다고 비판합니다. "사대부들이 천자의 마음을 깊이 깨닫지 못하고, 뜻을 지나치게 써서, 깊이를 추구하는 자는 혹은 너무 지나치게 나아가고, 기이함을 힘쓰는 자는 괴벽하여 읽을 수 없으니, 남은 풍습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폐단이 다시 생겨났습니다(士大夫不深明天子之心,用意過當,求深者或至於迂,務奇者怪僻而不可讀,餘風未殄,新弊復作)"라는 구절은 당시 문단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한유 이후의 고문 작가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진정한 고문 정신을 계승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 구양수의 역할 강조: 소식은 구양수가 이러한 문단의 폐단을 바로잡고, 진정한 고문 정신을 회복할 인물이라고 강조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내한께서는, 하늘이 선왕의 남긴 글을 거두어 정리하도록 맡기신 바이고, 천하 사람들이 학자들을 깨우쳐 주기를 기다리는 분입니다(伏惟內翰執事,天之所付以收拾先王之遺文,天下之所待以覺悟學者)"라는 구절은 구양수의 역할에 대한 소식의 기대를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즉, 구양수가 단순한 과거 시험 주관자가 아니라, 문단을 이끌어갈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자신의 합격에 대한 겸손과 감사: 소식은 자신이 변방의 무명한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양수의 눈에 띄어 합격하게 된 것에 대해 겸손하게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자신의 합격에 대한 주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구양수를 믿고 의지했음을 밝힙니다. "소식은 먼 지방의 비천한 사람으로,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지내며,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는데, 서울에 와서, 오랫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고, 장차 서쪽으로 돌아가려 하였는데, 뜻밖에 집사께서 두 번째로 뽑아 주셨습니다(軾也遠方之鄙人,家居碌碌,無所稱道,及來京師,久不知名,將治行西歸,不意執事擢在第二)"라는 구절은 자신의 겸손한 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구양수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이 계는 단순한 감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식은 이 글을 통해 당시 문단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구양수에게 문단의 개혁을 이끌어 줄 것을 기대하는 동시에, 자신을 등용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식의 정치적 감각과 문학적 식견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남성(南省)의 과거 시험 주관자(主文)였던 왕안석(王安石)에게 보낸 다섯 편의 계(啓) 중 두 번째 편입니다. 이전 편과 마찬가지로 과거 합격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도, 과거 제도 자체에 대한 논의와 왕안석의 역할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생각하옵건대, 선비를 취하는 도(道)는, 예로부터 그 전부를 만족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뛰어나고 출중한 인재를 구하고자 하면, 그 방탕함을 두려워하여, 혹은 정도를 넘어서게 되고, 규범과 법도에 맞는 선비를 구하고자 하면, 그 소심함을 걱정하여, 능히 이룰 바가 없게 됩니다. 진사과(進士科)는, 옛날에는 경박하고 표절하는 것으로 일컬어졌습니다. 본조(本朝, 송나라)에서 제도를 바꾸어, 점차 옛 풍습을 회복하였습니다. 책론(策論)을 널리 보아, 천하의 호걸과 준걸의 길을 열고, 시부(詩賦)를 정밀하게 취하여, 천하 영웅의 기개를 꺾었습니다. 소심한 자는 보고 감히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방탕한 자는 물러나서 제약을 받게 하였습니다. 이는 성인(聖人)이 천하의 숨어 있는 인재를 그물로 잡듯이 모으고, 선왕의 옛 자취를 회복하는 방법입니다. 원로 대신들은, 모두 이 길에서 나왔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내한(內翰)께서는, 하늘이 내린 뛰어난 재능을 지니셨고, 신령한 기운이 넘쳐흐르십니다. 뛰어난 문장과 높은 논의는, 크게는 법도에서 나오고, 운율을 맞추고 구절을 조화시키는 것은, 작게는 규범에 부합합니다. 대개 천하 사람들이 저울로 여기기를 바라므로, 밝은 임금이 내치고 등용하는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소식의 불초함은, 아랫바람에 있습니다. 산야의 보고 들은 것만 생각하니, 조정의 꺼리는 바를 어찌 알겠습니까. 소식 또한 집사의 뛰어난 감식을 믿어, 작은 일에는 구애받지 않으리라 여겼습니다. 집사 또한 장차 천하의 남겨진 인재를 거두어, 그 큰 강령이 있는 바를 보실 것입니다. 갑자기 특별한 대우를 하시니, 사방에 들립니다. 큰 나라의 인재 선발이, 단지 당시의 마음에 드는 것만 고려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하셨습니다. 보잘것없는 그릇은, 비록 많은 선비들의 떠들썩한 말을 이기지 못하지만, 뛰어난 큰 현인은, 능히 만 사람의 헛된 의논을 깨뜨리기에 충분합니다. 바야흐로 그 직책을 위해 힘쓰고, 마음을 다할 것입니다. 진실로 아침저녁의 허물이 없어, 지기(知己)를 욕되게 하지 않기를 바라며, 또한 만에 하나라도 작은 효험이 있다면, 지극한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합니다. 두려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기는 과거 제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함께 왕안석의 역할에 대한 칭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과거 제도의 어려움과 이상적인 방향 제시: 소식은 과거 제도가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는 동시에 부작용을 방지해야 하는 어려움을 지적하며, 송나라의 과거 제도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뛰어나고 출중한 인재를 구하고자 하면, 그 방탕함을 두려워하여, 혹은 정도를 넘어서게 되고, 규범과 법도에 맞는 선비를 구하고자 하면, 그 소심함을 걱정하여, 능히 이룰 바가 없게 됩니다(欲求倜儻超拔之才,則懼其放蕩,而或至於無度;欲求規矩尺寸之士,則病其齷齪,而不能有所為)"라는 구절은 인재 선발의 딜레마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책론을 널리 보아, 천하의 호걸과 준걸의 길을 열고, 시부를 정밀하게 취하여, 천하 영웅의 기개를 꺾었습니다(博觀策論,以開天下豪俊之塗;精取詩賦,以折天下英雄之氣)"라는 구절은 송나라의 과거 제도가 이러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 왕안석의 역할 강조: 소식은 왕안석이 이러한 이상적인 과거 제도를 실현할 적임자라고 칭송합니다. 특히, 그의 뛰어난 재능과 넓은 식견을 강조하며, 그가 인재 선발의 기준을 바로 세울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개 천하 사람들이 저울로 여기기를 바라므로, 밝은 임금이 내치고 등용하는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蓋天下望為權衡,故明主委之黜陟)"라는 구절은 왕안석의 역할이 단순한 시험 주관을 넘어, 인재 등용의 기준을 정하는 중요한 임무임을 나타냅니다.
  • 자신의 합격에 대한 겸손과 감사, 그리고 포부: 소식은 자신이 왕안석의 뛰어난 식견 덕분에 합격하게 되었음을 겸손하게 밝히며, 앞으로 직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소식 또한 집사의 뛰어난 감식을 믿어, 작은 일에는 구애받지 않으리라 여겼습니다(軾亦恃有執事之英鑒,以為小節之何拘)"라는 구절은 왕안석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줍니다. 또한, "바야흐로 그 직책을 위해 힘쓰고, 마음을 다할 것입니다. 진실로 아침저녁의 허물이 없어, 지기(知己)를 욕되게 하지 않기를 바라며, 또한 만에 하나라도 작은 효험이 있다면, 지극한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합니다(方將奔走厥職,厲精乃心。茍庶幾無朝夕之愆,以辱知己;亦萬一有毛髮之效,少荅至仁)"라는 구절은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부분입니다.

이 계는 단순한 감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식은 이 글을 통해 과거 제도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논하고, 왕안석에게 인재 선발의 기준을 바로 세워 줄 것을 기대하는 동시에, 자신을 발탁해 준 것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왕안석의 뛰어난 능력과 식견을 높이 평가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소식의 정치적 수완과 함께 뛰어난 문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매요신(梅堯臣)에게 보낸 계(啓)로, 과거 시험에서 시(詩)와 부(賦)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의 인재 선발 방식과 당시의 과거 제도를 비교하며 매요신의 인재 선발 방식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 하니, 옛날 군자(君子)는, 어떤 사람을 알고자 할 때, 그 말을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말로도 그 사람을 다 알 수 없을 때는, 시를 짓게 하여, 그 뜻을 살펴보았습니다. 춘추 시대에는, 사대부들이 모두 이를 이용하여, 그 사람의 길흉화복과 생사를 점쳤는데, 그 응함이 그림자와 메아리, 부절의 조화처럼 치밀하였습니다. 평생의 일을 하나의 시로 결정하였으니, 어찌 그 진실된 마음이 속에서 발현되어 스스로 가릴 수 없었겠습니까? 전(傳)에 이르기를, “높은 곳에 올라 시를 지을 수 있으면, 대부(大夫)가 될 만하다.”라고 하였습니다. 옛날에 사람을 취했던 것은, 어찌 그리 간략하고 요약되었던 것입니까. 후대의 세상은 풍속이 박하고 악하여, 점차 믿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나는 사람을 대할 때, 그 말을 듣고 그 행실을 본다.”라고 하셨습니다. 시와 부만으로는 그 사람의 평생을 결정할 수 없음을 아셨기 때문에, 논(論)으로 시험하여, 그 고인(古人)에 대한 시비를 살펴보았고, 책(策)으로 시험하여, 그 지금 세상에 대한 조치를 살펴보았습니다. 시와 부는, 혹 그 능하지 못한 바를 드러내기도 하고, 책론은, 혹 그 알지 못하는 바를 가리기도 합니다. 털끝만큼의 차이로도, 문득 내쳐 버리니, 후대에 사람을 취하는 것은, 어찌 그리 자세하고 어려웠던 것입니까. 간략하고 요약되었기 때문에, 천하의 선비들이 모두 돈후하고 충실하였고, 자세하고 어려웠기 때문에, 천하의 선비들이 허황하고 과격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용도(龍圖) 집사(執事)께서는, 강직한 대신이자, 조정의 원로이십니다. 천하를 걱정하고 근심하시어, 개연히 옛것을 회복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여러 선비들을 직접 시험하시되, 그 큰 줄거리를 보존하셨습니다. 시와 부는 장차 그 뜻을 살펴보는 데 쓰시되, 그 능하지 못한 바를 드러내는 데 쓰지 않으시고, 책론은 장차 그 재능을 살펴보는 데 쓰시되, 그 알지 못하는 바를 가리는 데 쓰지 않으십니다. 사대부들로 하여금 모두 너그럽게 그 마음을 다 펼칠 수 있게 하시고, 하루아침에 허둥지둥하고 어지러워, 우연히 얻고 우연히 잃는 탄식이 없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옛날에 가깝다고 여겼습니다. 소식은 초야에서 자라, 시속의 글을 배우지 못하여, 말과 글이 매우 소박하고, 꾸미는 바가 없습니다. 생각건대 집사께서는 허황하고 경박한 글을 억제하고자 하셨기 때문에, 차라리 이를 취하여 그 폐단을 바로잡으려 하셨을 것입니다. 사람의 행운이, 이에 이와 같으니, 감격하고 두려워하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계는 과거 시험에서 시와 부의 역할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글입니다. 특히, 과거의 인재 선발 방식과 당시의 과거 제도를 비교하며 매요신의 방식을 칭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과거의 인재 선발 방식과 그 장점: 소식은 춘추 시대에는 시를 통해 인물을 평가했던 간략하고 요약된 방식을 언급하며, 이러한 방식이 인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평생의 일을 하나의 시로 결정하였으니, 어찌 그 진실된 마음이 속에서 발현되어 스스로 가릴 수 없었겠습니까?(夫以終身之事而決于一詩,豈其誠發於中而不能以自蔽邪?)"라는 구절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즉, 시에는 그 사람의 진심이 드러나기 때문에, 굳이 복잡한 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인물을 평가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 당시 과거 제도의 문제점: 소식은 당시의 과거 제도가 지나치게 자세하고 어려워, 오히려 인재를 제대로 선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시와 부는, 혹 그 능하지 못한 바를 드러내기도 하고, 책론은, 혹 그 알지 못하는 바를 가리기도 합니다. 털끝만큼의 차이로도, 문득 내쳐 버리니, 후대에 사람을 취하는 것은, 어찌 그리 자세하고 어려웠던 것입니까.(而詩賦者,或以窮其所不能,策論者,或以掩其所不知。差之毫毛,輒以擯落,後之所以取人者,何其詳且難也.)"라는 구절은 당시 과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핵심 부분입니다. 지나치게 형식에 치우친 시험은 오히려 진정한 인재를 가려내지 못하고, 허황하고 과격한 풍조를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 매요신의 인재 선발 방식 칭찬: 소식은 매요신이 시와 부를 통해 인물의 뜻을 살피고, 책론을 통해 재능을 살피는 방식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을 칭찬합니다. 이는 과거의 간략한 방식과 당시의 지나치게 자세한 방식의 중간을 취하는 것으로, 인물의 본질을 파악하면서도 재능을 평가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평가합니다. "시와 부는 장차 그 뜻을 살펴보는 데 쓰시되, 그 능하지 못한 바를 드러내는 데 쓰지 않으시고, 책론은 장차 그 재능을 살펴보는 데 쓰시되, 그 알지 못하는 바를 가리는 데 쓰지 않으십니다.(詩賦將以觀其志,而非以窮其所不能;策論將以觀其才,而非以掩其所不知.)"라는 구절은 매요신의 방식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 자신의 겸손과 감사 표명: 소식은 자신의 글이 소박하고 꾸밈이 없음을 언급하며, 매요신이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자신을 뽑아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 계는 과거 제도에 대한 소식의 비판적인 시각과 이상적인 인재 선발 방식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과거와 현재의 인재 선발 방식을 비교하며 매요신의 방식을 칭찬하는 부분은 소식의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한사언(韓舍人)에게 보낸 계(啓)로, 과거 제도, 특히 은혜와 법의 균형, 그리고 인재 선발의 원칙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당시 조정의 인재 선발 방식, 특히 특별히 은혜를 베푸는 것과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 하니, 옛날 지극히 잘 다스려진 세상에는, 천자(天子)가 은혜를 베풀어, 천하의 기대를 모으고, 유사(有司, 관리)는 법을 집행하여, 천하의 요행을 막았습니다. 은혜를 베풀지 않으면 포용할 바가 없고, 법을 집행하지 않으면 요행을 바라는 자가 있게 됩니다. 유사가 은혜를 베풀어 명예를 구하면, 임금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이고, 천자가 법을 집행하여 실질을 책망하면, 백성의 기대를 잃는 것입니다. 임금이 되는 자는 항상 지나치게 살피는 것을 병통으로 여기고, 신하가 되는 자는 또한 너그러움을 잃습니다. 옛날의 밝은 천자는, 그 신하를 믿고 많은 말에 미혹되지 않았으므로, 유사가 법을 집행하되 꺼리는 바가 없었습니다. 옛날의 어진 유사는, 그 임금을 걱정하고 사사로운 계산을 염려하지 않았으므로, 천하가 원망을 돌려도 감히 사양하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인재를 선택하여 관직에 두는 것은, 장차 백성을 가르치고 임무를 맡기려는 것입니다. 오직 나라를 이롭게 하는 바만 생각해야 하니, 어찌 사사로운 은혜를 심는 것을 용납하겠습니까. 지금 성상(聖上)께서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베푸시어,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가 모두 그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게 하시고, 대신(大臣)은 지극히 밝은 법을 사용하여, 솜씨 있는 자와 서투른 자가 서로 뒤섞이는 데 이르지 않게 하십니다. 예전에 늙은 유학자들을 불쌍히 여겨, 특별히 천거하는 명령을 내리셨고, 연좌제를 근심하여, 또 다른 시험의 길을 여셨습니다. 이는 천하가 지극한 어짐을 노래하고, 성대한 덕을 기리는 이유입니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는, 어찌 같다고 하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사인(舍人) 집사(執事)께서는, 시대를 위해 인재를 구하시고, 나라를 걱정하시어 자신을 잊으십니다. 계획하시는 바가 매우 멀어, 장차 국가의 안위(安危)를 깊이 헤아리시고, 지극한 밝음을 스스로 믿으시어, 비방과 칭찬에 얽매이지 않으십니다. 구차하게 적당히 넘어가는 풍습을 바꾸고, 허황되고 거짓된 시끄러운 글을 없애셨습니다. 속된 유학자들을 내치시니, 그 수가 천 명에 이르렀고, 경전의 학문을 강론하여, 얻은 자가 아홉 명이었습니다. 이 작은 재주가, 우연히 특별한 선택을 받았습니다. 오직 천자께서 베푸시는 은혜가 이와 같이 두텁고, 오직 대신께서 법을 집행하시는 것이 이와 같이 굳셉니다. 장차 천하가 실제로 그 아름다운 공덕을 입을 것이니, 어찌 한 사람이 홀로 사사로운 소원을 이루겠습니까. 감격하고 격렬한 마음을, 스스로 이기지 못합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기는 은혜와 법의 균형, 그리고 인재 선발의 원칙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글입니다. 특히, 당시 조정의 인재 선발 방식, 특히 특별히 은혜를 베푸는 것과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은혜와 법의 균형 강조: 소식은 이상적인 통치는 은혜와 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은혜만 베풀면 기강이 해이해지고, 법만 엄격하게 집행하면 백성들의 마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혜를 베풀지 않으면 포용할 바가 없고, 법을 집행하지 않으면 요행을 바라는 자가 있게 됩니다. 유사가 은혜를 베풀어 명예를 구하면, 임금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이고, 천자가 법을 집행하여 실질을 책망하면, 백성의 기대를 잃는 것입니다.(蓋不推恩則無所兼容,不執法則有所僥倖。有司推恩而求名,則侵君之權;天子執法而責實,則失民之望.)"라는 구절은 이러한 주장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 당시 조정의 노력 칭찬: 소식은 당시 조정이 은혜와 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칭찬합니다. 특히, 늙은 유학자를 위한 특별 천거 제도와 연좌제를 고려한 별도 시험 제도를 언급하며, 이는 은혜와 법을 적절히 조화시킨 사례라고 평가합니다. "향자 애련 노유, 고위 특주지령; 민측 연좌, 우개 별시지도. 차천하 소이 영가지인, 고무 성덕.(向者哀憐老儒,故為特奏之令;憫惻連坐,又開別試之塗。此天下所以詠歌至仁,鼓舞盛德.)"라는 구절은 이러한 칭찬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 한사언의 역할 강조: 소식은 한사언이 이러한 균형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송합니다. 특히, 그의 공정하고 엄격한 법 집행을 강조하며, 이는 사사로운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공적인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유소리국, 기용 수은.(唯所利國,豈容樹恩.)"라는 구절은 이러한 주장을 간결하게 드러냅니다.
  • 자신의 합격에 대한 겸손과 감사: 소식은 자신이 이러한 훌륭한 제도와 관리 덕분에 합격하게 되었음을 겸손하게 밝히며,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이 계는 단순히 과거 합격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통치의 중요한 원칙인 은혜와 법의 균형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당시 조정의 노력을 칭찬하고 한사언의 역할을 강조하는 부분은 소식의 정치적 식견을 드러냅니다. 또한, 자신을 낮추고 공적인 원칙을 강조하는 태도는 그의 겸손함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범사언(范舍人)에게 보낸 계(啓)로, 인재 배출과 문풍(文風)의 형성에 있어 윗사람의 역할, 특히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격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촉(蜀) 지방의 문풍이 흥성하게 된 배경과 범사언을 비롯한 고향 출신 인사들의 공헌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 하니, 옛사람들은 “백성에게는 일정한 본성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비록 토지와 풍토에 따라 부여받은 바가 있지만, 그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윗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문장의 풍조는, 오직 한나라가 가장 성대하였습니다. 그리고 높은 지위에 올라 이름을 떨친 사람은, 촉나라 사람이 많았습니다. 대개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앞에서 이끌고, 왕포(王褒)가 뒤를 이었습니다. 높은 관을 쓰고 긴 띠를 드리우고, 큰 수레와 네 필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고향 마을을 거닐자, 촉나라 사람들은 비로소 글을 좋아하는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악기 연주와 노래 소리가, 추(鄒)나라와 노(魯)나라와 비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능히 천거하여 등용시킨 일이 있다고 들은 바가 없습니다. 일찍이 노인들에게 들으니, 맹씨(孟氏)가 조정에 들어온 이후, 백성들이 비로소 어깨를 쉬게 되었고,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고 부상자를 돌보느라 겨를이 없었으므로, 수십 년 동안, 학교가 쇠퇴하였습니다. 천성(天聖) 연간에, 백부(伯父)께서 관직을 그만두고 서쪽으로 돌아오시니, 고향 사람들이 탄식하고 감탄하였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길을 메웠습니다. 그 후에 집사(執事)와 여러 공(公)들이 잇따라 조정에 올라, 문장과 공업으로 천하에 이름을 떨치셨습니다. 이에 쟁기와 보습을 놓고 붓과 벼루를 잡는 자가, 열 집 중에 아홉 집이나 되었습니다. 서한(西漢)과 비교하면, 또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또 촉의 여러 군(郡)이 수십 개인데, 제가 감히 다른 곳까지 멀리 끌어대지는 않겠습니다만, 통의(通義)는 촉의 작은 고을이고, 미산(眉山)은 또 그 한 현(縣)인데, 지난해 예부(禮部)의 과거에 응시한 자가, 모두 사오십 명이었는데, 집사와 매공(梅公)께서, 직접 저울을 잡고 시험을 보시어, 합격한 자가 십삼 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곳은 가히 알 수 있습니다. 군자(君子)가 천하에 마음을 쓰는 것은, 진실로 사사로운 사랑이 없지만, 그 부모의 나라에, 진실로 얻은 바가 있다면, 그와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어찌 길을 가는 사람이 무심히 지나치는 것과 같겠습니까! 집사와 매공이 촉나라 사람들에게 한 것은, 처음에는 풍속을 일으키고 이끌어, 선왕의 도를 듣게 하였고, 마침내는 헤아리고 배치하여, 천자의 빛을 보게 하였으니, 사마상여와 왕포와는, 또 훨씬 뛰어납니다. 제가 십삼 명 중에 있으니, 삼가 문지기를 통해 나아가 뜰에서 절을 올려, 만에 하나라도 얻은 것에 감사드립니다. 또 집사의 고향 사람들이 얻은 자가 많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계(啓)는 단순히 과거 합격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것을 넘어, 문풍의 형성과 인재 배출에 있어 윗사람의 역할, 특히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격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문풍 형성에 있어 윗사람의 역할 강조: 소식은 문풍이 윗사람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촉 지방의 문풍이 사마상여와 왕포 같은 인물들의 활약으로 인해 흥성하게 되었음을 예로 들며, 윗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백성에게는 일정한 본성이 없다. 비록 토지와 풍토에 따라 부여받은 바가 있지만, 그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윗사람에게 달려 있다.(民無常性。雖土地風氣之所稟,而其好惡則存乎其上之人.)"라는 구절은 이러한 주장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 촉 지방의 문풍 흥성 배경 설명: 소식은 촉 지방의 문풍이 단순히 뛰어난 인물들의 출현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안정과 교육의 부흥과도 관련 있다고 설명합니다. 맹씨의 통치 이후 백성들이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학문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생겼고, 이후 범사언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의 노력으로 교육이 부흥하면서 촉 지방의 문풍이 더욱 흥성하게 되었다고 분석합니다.
  • 범사언과 매공의 공헌 칭송: 소식은 범사언과 매공이 촉 지방의 후학들을 이끌고 천거하여 조정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운 공헌을 높이 평가합니다. 특히, 단순히 개인적인 영달에 그치지 않고 고향 사람들을 격려하고 이끌어 준 점을 강조하며, 이는 과거의 사마상여와 왕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이라고 칭송합니다. "집사와 매공이 촉나라 사람들에게 한 것은, 처음에는 풍속을 일으키고 이끌어, 선왕의 도를 듣게 하였고, 마침내는 헤아리고 배치하여, 천자의 빛을 보게 하였으니, 사마상여와 왕포와는, 또 훨씬 뛰어납니다.(執事與梅公之於蜀人,其始風動誘掖,使聞先王之道,其終度量裁置,使觀天子之光,與相如、王褒,又甚遠矣.)"라는 구절은 이러한 칭송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 자신의 합격에 대한 겸손과 감사, 그리고 축하: 소식은 자신이 이러한 훌륭한 분들의 은혜로 합격하게 되었음을 겸손하게 밝히며,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고향 사람들이 많이 합격한 것을 함께 축하하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계는 단순히 과거 합격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문풍의 형성과 인재 배출에 있어 윗사람의 역할, 특히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격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소식의 생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범사언과 매공의 공헌을 칭송하는 부분은 소식의 뛰어난 문장력과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제과(制科) 시험에 합격한 후 보낸 계(啓)로, 인재 선발 방식의 어려움과 이상적인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시험(考試)과 천거(察舉)라는 두 가지 인재 선발 방식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고,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조화시킨 당시 제도의 우수성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아뢰옵니다. 이번 달 모일, 은혜를 입어 이전 관직을 제수받았습니다. 임금 앞에서 선비를 시험할 때, 특별하고 뛰어난 인재를 찾으셨고, 질문에 따라 의견을 올릴 때, 오랫동안 비어 있던 자리에 잘못 뽑히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좌현(佐縣)에서 발탁되어 형벌을 평정하는 관직에 임명되니, 스스로 부족함을 돌아보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지극한 다스림의 요체는, 오직 사람을 얻는 것이 어려운 데 있습니다. 법을 쓰는 자는 관리의 공정하지 못함을 두려워하므로, 평생의 행적을 버리고 단 하루의 일로 평가하고, 변화에 통달한 자는 인재를 다 얻지 못할까 염려하므로, 자세히 듣고 간략하게 임시로 처리합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대립되니, 모두 만족시키기가 어려웠습니다. 시험에만 의존하면, 갑작스러운 일로 가려지기 때문에, 사사로움이 없다고 하지만, 재능과 행적의 자취를 깊이 알 길이 없고, 천거에 맡기면, 오랜 기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하지만, 청탁의 풍습이 이로 인해 더욱 자라날 수 있습니다. 이는 수나라와 당나라의 진사과가 폐단이 있었던 이유이고, 위나라와 진나라의 중정제가 간사함이 많았던 이유입니다. 오직 현량방정(賢良方正)하고 재능이 뛰어난 과목은, 시험과 천거의 방법을 함께 사용합니다. 매년 가을이면 명확한 조서를 내려, 양제(兩制)로 하여금 각각 들은 바를 천거하게 합니다. 집에 있는 자는 효성스럽고 공손하며, 관직에 있는 자는 청렴하고 신중합니다. 환난으로 시험해도 변치 않고, 영화와 이익으로 유혹해도 돌아서지 않는 자를 천거합니다. 이미 행실의 큰 방향을 얻은 후에, 당세의 중요한 쓰임을 책망합니다. 학문이 넓은 자는 또한 간략함을 지킨 후에 취하고, 문장이 화려한 자는 쓰임이 적기 때문에 허물을 받기도 합니다. 특별히 만 명 중에서, 백 가지 온전한 아름다움을 구합니다. 무릇 중서성(中書省)의 부름을 받은 자는, 이미 천하의 선택받은 사람입니다. 또한 헤아릴 수 없는 논의가 있어, 그 묵묵히 아는 능력을 보고, 묻지 않는 것이 없는 정책 질문이 있어, 그 넓고 통달한 실력을 드러냅니다. 이에 이르러서도 제거되지 않으면, 그 사람을 가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어사(御史)로 하여금 그 허물을 찾게 하고, 간관(諫官)으로 하여금 그 평소의 행적을 살펴보게 합니다. 한 번 청의(淸議)에 빠지면, 문득 폐인이 됩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천거로 시작하되, 청탁이 공공연히 행해지는 사사로움이 없고, 마침내는 시험을 쓰되, 갑작스러워 자세히 살피지 못하는 근심이 없습니다. 대개 사람을 취하는 것이 이와 같이 치밀하니, 불초한 자가 어찌 용납될 수 있겠습니까. 소식의 재능은 남에게 미치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자신을 믿었습니다. 경전을 다스리는 것은 오직 가학(家學)으로 전해 받았고, 글을 짓는 것은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굶주림과 추위의 근심 때문에, 작은 녹봉을 구하러 나왔습니다. 여러 공들의 과분한 칭찬으로, 여러 호걸들과 함께 어울리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그 뜻을 행하려 하였습니다. 드디어 준수한 선비의 대열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기력의 미약함을 알지 못했습니다. 논하는 일은 우활하고,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하고, 책 읽기는 소략하여, 적에게 대항할 수 없었습니다. 취해진 것이 매우 부끄럽고, 얻으니 더욱 부끄럽습니다. 이는 대개 모 관(某官)을 만나 뵌 덕분인데, 덕망은 세상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고, 지위는 시대의 높은 곳에 있습니다. 명성이 미치는 바에, 사방에서 달려오지 않는 자가 없고, 논의가 한 번 더해지면, 많은 선비들이 나아가고 물러남을 여깁니다. 이 보잘것없는 사람도, 또한 함께 선택되었습니다. 그러나 뜻은 낮으나 높은 자리에 있고, 덕은 박하나 후한 은혜를 입었습니다. 지나간 선배들을 살펴보니, 이로 인해 임금을 섬기는 자본을 삼았으니, 감히 이 미천한 몸으로, 지금부터 나라에 헌신하는 시작으로 삼고자 합니다. 이 이후로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계(啓)는 소식이 제과 합격 후 감사를 표하는 형식을 빌려, 당시 인재 선발 제도의 장점과 이상적인 방향에 대해 논하는 심도 있는 글입니다. 특히, 시험과 천거라는 두 가지 방식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고, 당시 제도가 이 두 가지 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인재 선발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높였다고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시험과 천거의 장단점 비교: 소식은 시험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의해 인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수 있고, 천거는 인물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하지만 청탁의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시험에만 의존하면, 갑작스러운 일로 가려지기 때문에, 사사로움이 없다고 하지만, 재능과 행적의 자취를 깊이 알 길이 없고, 천거에 맡기면, 오랜 기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하지만, 청탁의 풍습이 이로 인해 더욱 자라날 수 있습니다.(一之於考試,而掩之於倉卒,所以為無私也,然而才行之跡,無由而深知;委之於察舉,而要之於久長,所以為無失也,然而請屬之風,或因而滋長.)"라는 구절은 이러한 비교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 당시 제도의 우수성 칭송: 소식은 당시 제도가 시험과 천거의 장점을 결합하여 단점을 보완하는 이상적인 형태라고 평가합니다. 즉, 천거를 통해 인물의 됨됨이를 먼저 평가하고, 시험을 통해 실력을 검증하는 방식을 통해 인재 선발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것입니다. "오직 현량방정하고 재능이 뛰어난 과목은, 시험과 천거의 방법을 함께 사용합니다.(惟是賢良茂異之科,兼用考試察舉之法.)"라는 구절은 이러한 주장을 간결하게 드러냅니다. 또한, 어사(御史)와 간관(諫官)의 역할을 언급하며, 제도적인 견제 장치를 통해 인재 선발의 공정성을 더욱 강화했음을 강조합니다.
  • 자신의 합격에 대한 겸손과 포부: 소식은 자신이 부족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합격하게 된 것에 대해 겸손하게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나라에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취해진 것이 매우 부끄럽고, 얻으니 더욱 부끄럽습니다.(取之甚愧,得而益慚.)"라는 구절은 겸손한 태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또한, "감히 이 미천한 몸으로, 지금부터 나라에 헌신하는 시작으로 삼고자 합니다.(敢以微軀,自今為許國之始.)"라는 구절은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부분입니다.

이 계는 단순한 감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식은 이 글을 통해 인재 선발 제도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논하고,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당시 제도의 우수성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험과 천거라는 두 가지 방식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를 조화롭게 결합한 당시 제도를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소식의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양용도(楊龍圖)에게 보낸 계(啓)로, 양용도가 사간원(司諫垣)의 직책을 맡게 된 것을 축하하며, 간쟁(諫諍)의 역할과 중요성, 그리고 양용도에 대한 기대와 존경을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간쟁은 단순히 직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의적절하게 지혜롭게 행해야 하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 하니, 새로 직책을 바꾸어, 사간원에 발탁되셨다고 합니다. 소문이 멀리까지 퍼져, 온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모두들 국가의 큰 복이라 여기며, 진정한 간쟁의 재능을 가진 인재를 등용했다고 합니다. 반드시 깊이 있는 말을 하여, 큰 교화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지금 조정에서는, 거리낌 없이 말한다고 하지만, 태평성대의 아름다움을 끝내 온전히 이룰 수 없고, 대간(臺諫)의 자리에, 해마다 사람이 부족하지 않지만, 여러 폐단의 근원은, 오히려 제거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찌 듣는 자는 단지 용납하기만 하고 쓰지는 못하며, 말하는 자는 단지 명예를 위할 뿐 공적을 위하지 않기 때문이겠습니까. 지나간 옛사람들의 충성을 살펴보면, 모두 당대의 상황에 따라 지혜를 썼습니다. 지나치게 곧은 것만 힘쓰지 않고, 반드시 실행되는 데 목표를 두었습니다. 우윤(右尹) 자혁(子革)은 고서(古書)를 인용하여 기도를 청하는 시를 말하였고, 좌사(左師) 촉룡(觸龍)은 죽을 먹는 이야기를 하다가 장안의 인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단지 간절한 뜻을 다하였을 뿐, 혁혁한 명성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어진 사람이 만물에 미치는 아름다운 공덕이고, 충신이 임금을 사랑하는 지극한 본분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근래에, 바뀐 사람이 몇 명입니까. 자리가 따뜻해지기도 전에 문득 옮겨 가고, 발꿈치를 맞대고 잇따라 떠나갔습니다. 한 몸의 비난은, 진실로 면할 수 있겠지만, 여러 해 동안 쌓인 병폐는, 마땅히 누가 제거해야 하겠습니까. 습관이 되어 당연하게 여길까 두려워, 마침내 인습에 따라 떨쳐 일어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비록 외지고 누추한 곳에 있지만, 항상 숨은 근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반드시 충성스럽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을 얻고, 또 지혜로워 임금의 뜻을 얻는 술책을 더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말이 진실로 쓰인다면, 나라는 거의 희망이 있을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간원 용도께서는, 재주가 세상에 뛰어나지만 항상 부족한 듯이 하시고, 절개가 남보다 뛰어나지만 일찍이 자신을 남다르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평소 변방의 일을 익히셨으므로, 군대의 교만함을 깊이 아시고, 얼마 전에는 인사권을 잡으셨으므로, 관리의 과다함을 실제로 아십니다. 반드시 큰 줄거리를 들고 작은 일은 논하지 않으시고, 실제 효험을 힘쓰고 허명(虛名)을 위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소식은 가장 깊은 지우(知遇)를 받았지만, 조금도 보답하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바야흐로 귀를 기울여 들으며, 간원의 글을 이어 쓰기를 원하고, 만약 기다렸다가 할 말이 있다면, 혹은 간쟁하는 신하의 논의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밖에 있어서, 문에 이를 길이 없습니다. 뛸 듯이 기쁜 마음은, 실로 다른 사람보다 갑절이나 됩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계(啓)는 단순히 축하의 인사를 전하는 것을 넘어, 간쟁의 본질과 역할, 그리고 양용도에 대한 소식의 깊은 기대와 존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글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쟁의 중요성과 어려움 강조: 소식은 간쟁이 국가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수행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단순히 직언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임금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지혜롭게 말해야 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어찌 듣는 자는 단지 용납하기만 하고 쓰지는 못하며, 말하는 자는 단지 명예를 위할 뿐 공적을 위하지 않기 때문이겠습니까.(豈聽之者徒能容而不能用,言之者但為名而不為功.)"라는 구절은 이러한 주장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또한, 자혁과 촉룡의 고사를 인용하여, 간쟁은 상황에 맞춰 지혜롭게 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당시 상황에 대한 우려 표명: 소식은 당시 대간의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합니다. 잦은 인사 이동으로 인해 대간이 직무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하고, 누적된 폐단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비판합니다. "자리가 따뜻해지기도 전에 문득 옮겨 가고, 발꿈치를 맞대고 잇따라 떠나갔습니다.(席未暖而輒遷,踵相躡而繼去.)"라는 구절은 이러한 우려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 양용도에 대한 기대와 칭송: 소식은 양용도가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진정한 간쟁의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의 뛰어난 재능과 겸손한 태도, 그리고 국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칭송하며, 그가 큰 줄거리를 잡고 실질적인 효과를 추구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재주가 세상에 뛰어나지만 항상 부족한 듯이 하시고, 절개가 남보다 뛰어나지만 일찍이 자신을 남다르게 여기지 않으십니다.(才雄於世,而常若不勝,節過於人,而未嘗自異.)"라는 구절은 양용도에 대한 소식의 높은 평가를 보여줍니다.
  • 자신의 지우에 대한 감사와 포부: 소식은 양용도에게 깊은 지우를 받았음에 감사하며, 앞으로 간쟁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 계는 단순한 축하 인사를 넘어, 간쟁의 본질과 중요성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역사적 고사를 인용하며 간쟁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양용도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기대를 표하는 부분은 소식의 뛰어난 식견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봉상(鳳翔)에 부임한 후 재상(執政)에게 올린 계(啓)로, 부임 사실을 알리고, 자신의 직무와 포부를 밝히며, 지역의 현안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성들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마음과 직무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아뢰옵니다. 대궐을 떠난 지, 어느덧 해가 바뀌었습니다. 바람을 향하여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찌 주리고 목마른 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지난달 14일에 부임하였고, 다음날 곧 인수인계를 마쳤습니다. 소식은 본래 평범한 재목인데, 잘못 선택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주현(州縣)에서 빈좌(賓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으니, 스스로를 헤아려 보건대, 어찌 부끄럽고 다행스럽지 않겠습니까. 삼가 부임한 이후로, 밤낮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비록 남보다 뛰어난 것은 없지만, 허물이 적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소문 상공(昭文相公)께서는, 평소에 보살펴 주시고, 특별히 천거해 주셨습니다. 이미 가장 깊은 은혜를 입었으니, 드디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맡은 직책은 서명(簽署) 한 부서이고, 겸하여 오조(五曹)의 문서를 관장합니다. 안에는 아사(衙司)가 있으니,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나무를 엮어 뗏목을 만들고 대나무를 엮어, 동쪽으로 황하와 위수(渭水)를 따라 내려보내고, 군량미를 실어 나르고 운반하여, 서쪽 변방으로 보냅니다. 황하에는 해마다 홍수 방비가 있고, 상업에는 면제되지 않는 세금이 있습니다. 백성들의 생업을 파탄시키는 것이, 마치 봄철의 얼음 녹듯이 갑작스럽습니다. 지금 비록 우대하고 가볍게 하며 보상하는 명칭이 있지만, 실제로는 지출된 비용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구제할 방법이 없어, 앉아서 스스로 부끄러워합니다. 오직 문서 처리를 고르게 하여, 우선 백성들이 노역에 불만이 없도록 할 뿐입니다. 이 이후로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계(啓)는 소식이 봉상 부임 후 재상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내용입니다. 특히,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부임 사실과 감사 인사: 소식은 먼저 봉상 부임을 알리고, 자신을 천거해 준 재상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갑자기 주현에서 빈좌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으니, 스스로를 헤아려 보건대, 어찌 부끄럽고 다행스럽지 않겠습니까.(忽從州縣,便與賓佐。捫躬自省,豈不愧幸.)"라는 구절은 겸손하면서도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 직무 소개와 포부: 소식은 자신이 맡은 직무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밤낮으로 직무에 힘쓰며 허물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삼가 부임한 이후로, 밤낮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비록 남보다 뛰어난 것은 없지만, 허물이 적기를 바라고 있습니다.(伏自到任已來,日夜厲精。雖無過人,庶幾寡過.)"라는 구절은 앞으로의 포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 지역 현안 문제 지적: 소식은 봉상 지역의 주요 현안 문제로 황하의 홍수 방비, 과도한 세금, 이로 인한 백성들의 어려움을 지적합니다. 특히, 과도한 비용 지출에 비해 보상이 미흡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백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백성들의 생업을 파탄시키는 것이, 마치 봄철의 얼음 녹듯이 갑작스럽습니다. 지금 비록 우대하고 가볍게 하며 보상하는 명칭이 있지만, 실제로는 지출된 비용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破蕩民業,忽如春冰。于今雖有優輕酬獎之名,其實不及所費百分之一.)"라는 구절은 현실의 어려움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 백성을 위한 정치 의지 표명: 소식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노역에 불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오직 문서 처리를 고르게 하여, 우선 백성들이 노역에 불만이 없도록 할 뿐입니다.(惟有署置之必均,姑使服勞而無怨.)"라는 구절은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 계는 소식이 부임 후 상황을 보고하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전형적인 형식을 따르면서도,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백성들의 어려움을 안타까워하는 마음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는 소식의 민본 사상을 잘 보여줍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오부추(吳副樞)에게 보낸 계(啓)로, 오부추가 상도(上都)의 요직에 임명된 것을 축하하며, 그의 능력과 인품을 칭송하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오부추의 능력이 중요한 시기에 국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얼마 전 휴명(休命, 인사 명령)을 듣고, 상도를 다스리게 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편안히 앉아 계시기도 전에, 이미 기쁜 소문이 퍼져 나갔습니다. 곧 소식을 여쭙고자 하여, 조금이나마 안부를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머지않아 반드시 특별한 소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기에, 감히 가볍게 서둘러 축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과연 들은 바와 같습니다. 정부(府事)의 번거로움을 벗어나, 금중(禁中)의 중요한 군사권을 총괄하게 되셨습니다. 소문이 사방에 퍼지니, 온 세상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오부추)께서는, 기략(機略)이 모든 상황에 능히 대처할 만하고, 소박하고 충성스러우며 침착하고 후덕한 도량을 갖추고 계십니다. 문채(文華)는 당세를 드러내기에 충분하고, 간소하고 질박하며 정직한 풍모를 지니고 계십니다. 대도회(都會)에 두면, 그 효과가 빠르고, 미치는 바가 청렴하며, 중요한 기밀을 다루는 자리에 두면, 그 성공이 더디지만, 미치는 바가 넓습니다. 깊이 생각하건대 현명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모두 때를 얻는 것을 가장 어렵게 여깁니다. 다행히 때를 얻어도, 이미 늙었을 수 있습니다. 지금 명공(明公, 오부추)의 지극히 왕성함은, 마치 큰 강물이 바야흐로 불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천하 사람들이 장차 아직 이루지 못한 일을, 모두 명공에게 맡기려 합니다. 명공께서는 마땅히 이 귀한 몸을 아끼시어, 그 능력을 다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작은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계(啓)는 오부추의 승진을 축하하는 형식을 빌려, 그의 능력과 인품을 칭송하고,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입니다.

  • 승진 소식과 축하의 지연 이유: 소식은 오부추의 승진 소식을 듣고 즉시 축하하지 않고 기다렸던 이유를 설명합니다. 즉, 더 중요한 임무가 주어질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신중하게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이는 오부추에 대한 소식의 높은 기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 오부추의 능력과 인품 칭송: 소식은 오부추의 뛰어난 기략과 도량, 문채와 풍모를 칭송합니다. 특히, 그의 능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그가 어떤 자리에 있든 국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기략이 모든 상황에 능히 대처할 만하고, 소박하고 충성스러우며 침착하고 후덕한 도량을 갖추고 계십니다. 문채는 당세를 드러내기에 충분하고, 간소하고 질박하며 정직한 풍모를 지니고 계십니다.(機略足以應無方,而有朴忠沉厚之量;文華足以表當世,而有簡素質直之風。)"라는 구절은 오부추의 능력과 인품을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은 것에 대한 기대: 소식은 오부추가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된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왕성한 기운을 큰 강물이 불어나는 것에 비유하며, 그가 국가의 중요한 과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 명공의 지극히 왕성함은, 마치 큰 강물이 바야흐로 불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천하 사람들이 장차 아직 이루지 못한 일을, 모두 명공에게 맡기려 합니다.(今以明公之至盛,正如大川之方增。天下方將以未獲之事,盡付於明公。)"라는 구절은 오부추에 대한 소식의 기대감을 잘 드러냅니다.
  • 건강 관리 당부와 마무리: 소식은 오부추에게 건강을 잘 관리하여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이 계는 단순한 축하 인사를 넘어,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은 인물에 대한 기대와 격려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오부추의 능력과 인품을 칭송하고, 그가 국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믿는 소식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글은 소식(蘇軾)이 허장원(許狀元)에게 보낸 답계(答啟)로, 허장원이 장원 급제한 것에 대한 축하에 대한 겸손한 답신입니다. 허장원의 뛰어난 재능을 칭송하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며 과분한 칭찬에 대한 겸손함을 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황(先皇帝)의 현명한 정치와 인재 등용에 대한 언급을 통해, 허장원의 등용이 국가의 큰 경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아뢰옵니다. 생각하옵건대 현명하고 준수한 선비는, 본래 지조를 굳게 지니고 있을 것이고, 부귀가 온다고 해서, 어찌 그 지조를 더하거나 뺄 수 있겠습니까. 옛날 가난하고 천한 치욕을 받았을 때에도, 지금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며, 하루아침에 뛰어난 인재의 맨 앞에 서게 되니, 사람들이 그 귀함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장원께서는 여러 관청의 판결과 평론에 두루 참여하시어,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질로, 뛰어난 재능을 지니셨습니다. 먼 곳에서 서울로 올라와, 단 하루 만에 천하에 이름을 떨치시니, 선비들은 이미 소문을 듣고 적수가 되지 못함을 알았고, 사람들은 모두 옷깃을 여미며 당연하다고 여겼으니, 진실로 평소에 교유하던 무리가 아니라면, 어찌 감히 가벼이 축하 인사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뜻밖에 겸손하게도, 변변치 못한 저를 과분하게 여겨 주셨습니다. 갑자기 편지를 받으니, 모두 듣고 전해 들은 것의 잘못입니다. 예의에 합당하지 않으니, 부끄러워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선황께서는 밝게 옷을 구하지 않으셨지만, 이미 지극한 다스림에 이르셨고, 손을 씻고 책상에 기대앉으셨지만, 오히려 어진 이를 선택하는 것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평범한 백성 중에서 어진 이를 등용하여, 뒷날의 성군에게 남기셨습니다. 비록 높은 벼슬의 부름을 기뻐하셨지만, 곧 활과 칼을 잃은 슬픔을 일으키셨습니다. 신하의 마음은, 멀거나 가깝거나 한결같습니다. 바로 오늘 이미 명을 받으셨음을 들으니, 장차 길을 떠나실 것입니다. 찾아뵐 날을 생각하니, 부질없이 바람을 향하여 영원히 바라볼 뿐입니다. 삼가 편지를 받들어 감사를 드리오니, 다 갖추 아뢰지 못합니다.

분석 및 설명:

이 답계는 허장원의 장원 급제에 대한 축하에 대한 답신으로, 겸손함과 존경, 그리고 국가에 대한 염려를 담고 있습니다.

  • 허장원의 뛰어난 재능 칭송: 소식은 허장원의 뛰어난 자질과 재능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성공은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합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질로, 뛰어난 재능을 지니셨습니다. 먼 곳에서 서울로 올라와, 단 하루 만에 천하에 이름을 떨치시니, 선비들은 이미 소문을 듣고 적수가 되지 못함을 알았고, 사람들은 모두 옷깃을 여미며 당연하다고 여겼으니(以粹美之質,負傑異之才。自遠方而游上都,以一日而蓋天下,士既望風而知不敵,人皆斂衽而謂當然。)"라는 부분은 허장원에 대한 극찬을 보여줍니다.
  • 자신의 겸손함 표현: 소식은 허장원의 과분한 칭찬에 대해 겸손하게 답하며, 자신이 그에 미치지 못함을 인정합니다. "뜻밖에 겸손하게도, 변변치 못한 저를 과분하게 여겨 주셨습니다. 갑자기 편지를 받으니, 모두 듣고 전해 들은 것의 잘못입니다. 예의에 합당하지 않으니, 부끄러워 감당할 수 없습니다.(不期謙抑,過錄庸虛。忽承箋牘之臨,皆自聽聞之誤。禮非所稱,愧靡自任。)"라는 부분은 소식의 겸손함을 잘 드러냅니다.
  • 선황의 현명한 정치와 인재 등용 언급: 소식은 선황의 업적을 언급하며, 허장원의 등용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허장원에 대한 존경심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선황께서는 밝게 옷을 구하지 않으셨지만, 이미 지극한 다스림에 이르셨고, 손을 씻고 책상에 기대앉으셨지만, 오히려 어진 이를 선택하는 것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평범한 백성 중에서 어진 이를 등용하여, 뒷날의 성군에게 남기셨습니다.(先皇帝未明求衣,久已格於至治;洮盥憑几,尚不忘於選賢。庸登哲民,以遺後聖。)"라는 부분은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떠나가는 허장원에 대한 아쉬움과 기원: 소식은 곧 임지로 떠날 허장원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며, 그의 앞날을 기원합니다.

이 답계는 단순히 축하에 대한 답신을 넘어, 뛰어난 인재에 대한 존경과 국가에 대한 염려, 그리고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글입니다. 특히, 선황의 업적을 언급하며 허장원의 등용을 국가적인 경사로 의미 부여하는 부분은 소식의 깊은 사려를 보여줍니다.

 


'表(표)'와 '啟(계)'는 모두 고대 중국에서 사용된 문서 양식으로, 현대 한국어로는 각각 '표', '계'로 읽습니다. 둘 다 상급자에게 올리는 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내용과 형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表 (표)

  • 의미: '겉 표'라는 뜻으로, 겉으로 드러내어 알리는 문서입니다. 주로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문, 사직서, 감사장, 또는 어떤 사실을 보고하는 문서 등에 사용되었습니다.
  • 특징:
    • 내용이 비교적 정중하고 공식적입니다.
    • 문장이 장중하고 격조 높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로 국가의 중요한 일이나 개인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 사용됩니다.
    • 예) 출사표(出師表), 사직표(辭職表), 감사표(感謝表) 등

啟 (계)

  • 의미: '열 계'라는 뜻으로, 아뢰어 여쭙는 문서입니다. 주로 신하가 임금에게, 또는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어떤 사실을 알리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사용되었습니다.
  • 특징:
    • 내용이 비교적 간략하고 실무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 문장이 표에 비해 비교적 평이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일상적인 업무 보고, 상황 보고, 의견 제시 등에 사용됩니다.
    • 예) 부임계(赴任啟), 사은계(謝恩啟), 보고계(報告啟) 등

표와 계의 차이점 비교:

 

구분 表 (표)啟 (계)

 

의미 겉으로 드러내어 알리는 문서 아뢰어 여쭙는 문서
대상 주로 임금 임금 또는 상급자
내용 정중하고 공식적, 중대한 사안 비교적 간략하고 실무적, 일상적인 업무
문장 장중하고 격조 높은 표현 비교적 평이한 표현
용도 상소, 사직, 감사, 보고 보고, 상황 전달, 의견 제시
 

현대적 의미:

현대에는 표와 계라는 용어를 문서 양식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표'는 '표창(表彰)', '표시(表示)' 등과 같은 단어에 남아 그 의미를 나타내고 있으며, '계'는 '계문(啓文)', '계달(啓達)' 등과 같은 단어에 남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식의 동파집에서 나타나는 표와 계:

소식의 동파집에는 다양한 표와 계가 실려 있으며, 이를 통해 당시 문서 양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소식은 표에서는 장중하고 격조 높은 문체를 사용하고, 계에서는 비교적 간결하고 명료한 문체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표에서는 주로 국가의 중요한 일이나 개인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 논하고, 계에서는 일상적인 업무 보고나 상황 전달, 의견 제시 등을 다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

'표'와 '계'는 모두 상급자에게 올리는 문서이지만, 그 내용과 형식, 용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표는 보다 공식적이고 중대한 사안에 사용되는 반면, 계는 보다 실무적이고 일상적인 사안에 사용됩니다. 소식의 동파집을 통해 이러한 차이점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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