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밀주사상표(密州謝上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밀주(密州)의 지주(知州)로 임명받은 후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謝恩表), 즉 감사를 표하는 글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어제 조칙을 받들어 밀주 군주사(密州軍州事)를 맡게 되었고, 이미 이번 달 3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풀과 같은 미천한 신이 감히 넓고 큰 은혜를 입었으니, 하늘과 땅처럼 넓으신 은덕으로 사사로운 소망까지 이루어주셨습니다. 명을 받아 몸을 돌이켜보니, 이미 스스로 부덕함을 알고 있었으나, 고을에 들어와 풍속을 물어보니, 또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신 소식은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의 가문은 대대로 가난하고, 자질은 매우 낮습니다.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으나, 본래 선조(先朝)의 진사(進士)로서, 전각(篆刻)의 문장과 시세에 맞지 않는 논설은 모두 낡고 진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성스러운 시대에 쓸모없는 재목으로 여겨졌습니다. 한번 조정(闕庭)을 떠난 이후로 여러 해를 보냈습니다. 책상과 붓에 먼지가 쌓여, 점차 옛 학문의 깊은 근원을 잊었고, 문서 업무에 매달리며, 겨우 소인배의 거짓된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백성과 나라를 위해 스스로 시험해보고자 하였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는 조정에서도 사사로운 소망을 폐하지 않으리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처자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을 때에는, 관직을 얻지 못할까 미리 걱정하였고, 동쪽 지방의 고을을 청한 것은 실로 아우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건대 얼마나 다행인지, 움직임마다 구하는 바를 얻었습니다. 비록 부형(父兄)께서 신을 대하신 것이 이와 같았으나, 그 요행은 이보다 더할 나위 없습니다. 비록 변방의 외직이라 하지만, 이러한 좋은 기회를 만났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지극히 성스러운 자질을 지니시고, 태평성대의 사업을 건설하시어, 사람됨이 어질든 어리석든 모두 쓸모가 있다고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신과 같은 무리라 할지라도, 오히려 다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신이 어찌 지극한 은혜에 보답하지 않고, 더욱 평소의 지조를 굳게 하지 않겠습니까. 중화(中和)의 정치를 널리 펼치고, 병들고 지친 백성을 어루만져 편안하게 할 것입니다. 요컨대 백성들이 신을 편안하게 여기도록 하는 것이, 곧 신의 보국(報國)입니다. 신은 하늘을 우러르고 성은(聖恩)을 받드는 격렬하고 두려운 마음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밀주 지주로 부임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시작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면서도, 황제의 은혜에 감격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 소식은 자신을 "풀과 같은 미천한 신(草芥賤微)"이라고 낮추어 표현하며, 가문이 가난하고 자질이 낮다고 언급합니다. 또한 과거의 학문이 “낡고 진부한 이야기(老生常談陳腐之說)”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겸손함을 강조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사대부의 겸양의 미덕을 보여주는 동시에, 황제의 은혜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황제의 은혜 강조: 소식은 자신의 임명이 “하늘과 땅처럼 넓으신 은덕(乾坤廣大)” 덕분이라고 언급하며, “성스러운 자질(上聖之資)”을 지닌 황제가 “사람됨이 어질든 어리석든 모두 쓸모가 있다고 여기시기 때문(人無賢愚,皆有可用)”이라고 칭송합니다. 이는 황제의 넓은 아량과 인재 등용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 개인적인 소망 피력: 소식은 처자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을 때 관직을 얻지 못할까 걱정했고, 동쪽 지방의 고을을 청한 것은 아우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밝힙니다. 이는 개인적인 소망까지 헤아려 준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더욱 진솔하게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 보국에 대한 다짐: 소식은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중화(中和)의 정치를 널리 펼치고, 병들고 지친 백성을 어루만져 편안하게 할 것(推廣中和之政,撫綏疲瘵之民)”이라고 다짐합니다. 또한 “백성들이 신을 편안하게 여기도록 하는 것이, 곧 신의 보국(報國) (要使民之安臣,則為臣之報國)”이라고 강조하며,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칠 것을 약속합니다.
- 격렬하고 두려운 마음 표현: 마지막으로 “하늘을 우러르고 성은(聖恩)을 받드는 격렬하고 두려운 마음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臣無任瞻天荷聖激切屏營之至)”라고 표현하며, 황제의 은혜에 대한 깊은 감격과 동시에 직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심정을 드러냅니다.
이 표문은 소식의 문장력과 겸손함, 그리고 충성심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진솔한 문체를 통해 황제에 대한 감사와 백성에 대한 책임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서주사상표(徐州謝上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서주(徐州)의 지주(知州)로 다시 임명받은 후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謝恩表), 즉 감사를 표하는 글입니다. 앞서 고밀(高密)의 지주를 지냈던 그가 서주라는 더 중요한 지역의 지주로 옮겨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고밀에 부절(符節, 지방 장관의 신표)을 나누어 받았을 때, 이미 명망 있는 고을을 맡게 되었었는데, 다시 명을 바꾸어 동쪽 서주를 맡게 되니, 다시 도독부(都督府)의 먼지를 덮어쓰게 되었습니다. 받은 은혜가 너무나 두터워, 어루만지며 부끄럽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신 소식은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은 밭에서 몸을 일으켜, 서책의 숲에 몸을 맡겼습니다. 도를 믿고 곧게 나아가, 일찍이 험난함을 피하지 않았고, 조정에서는 도움을 받지 못하여, 누가 먼저 하고 나중에 할 것을 헤아려 주겠습니까. 지난날 여러 차례 어리석은 말씀을 올리어, 우러러 성스러운 거울(聖鑒)을 더럽혔습니다. 어찌 일부러 남과 다르게 하려 했겠습니까, 다만 들은 바를 독실하게 믿었을 뿐입니다. 돌아보건대 우활하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말들이, 비록 많았으나 아무런 이익이 없었고, 오직 소박하고 충성스러운 본성만이, 이미 오래되었으나 오히려 굳건합니다. 멀리서도 임금을 잊지 않고, 차마 평소의 태도를 바꾸지 못하였으니, 말에 죄가 없다는 것을, 실로 지극하신 어짊(至仁)에 깊이 의지한 것입니다. 신을 아는 사람은 신이 임금을 사랑한다고 하고, 신을 모르는 사람은 신이 일을 많이 만든다고 합니다. 부질없이 이러한 마음을 품고 있으니, 누가 다시 밝게 알아주겠습니까. 삼가 바라옵건대 황제 폐하께서는, 해와 달처럼 밝게 비추시고, 하늘과 땅처럼 덮어주십니다. 외롭고 위태로운 것이 쉽게 무너짐을 살피시고, 어리석고 곧은 것이 다른 뜻이 없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허름한 이 몸을 안전하게, 좋은 땅에 맡겨 주셨습니다. 백성들의 인심은 순박하고 송사는 간략하니, 특별히 베풀 방법이 없고, 먹을 것이 넉넉하고 몸이 한가하니, 우러러 하늘의 크신 은혜(生成之賜)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힘껏 갚을 길이 없음을 생각하며, 외로운 충정을 품고 스스로 가엾게 여깁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서주 지주로 옮겨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이전의 고밀 지주 시절을 언급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겸손과 송구함의 표현: 소식은 "받은 은혜가 너무나 두터워, 어루만지며 부끄럽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荷恩深厚,撫已兢慚)"라고 시작하며,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과분한 은혜를 받았다고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신하의 자세를 보여주는 동시에, 황제의 은혜를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 직언으로 인한 오해 언급: 소식은 과거에 "어리석은 말씀을 올리어, 우러러 성스러운 거울(聖鑒)을 더럽혔습니다(屢獻瞽言,仰塵聖鑒)"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직언으로 인해 황제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합니다. 또한 "신을 아는 사람은 신이 임금을 사랑한다고 하고, 신을 모르는 사람은 신이 일을 많이 만든다고 합니다(知臣者謂臣愛君,不知臣者謂臣多事)"라는 구절을 통해 자신의 충정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받는 현실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황제만이라도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변함없는 충성심 강조: 소식은 "오직 소박하고 충성스러운 본성만이, 이미 오래되었으나 오히려 굳건합니다(惟有朴忠之素,既久而猶堅)"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충성심은 변치 않았음을 역설합니다. 또한 "멀리서도 임금을 잊지 않고, 차마 평소의 태도를 바꾸지 못하였으니, 말에 죄가 없다는 것을, 실로 지극하신 어짊(至仁)에 깊이 의지한 것입니다(遠不忘君,未忍改其常度;言之無罪,實深恃於至仁)"라는 구절을 통해 자신의 직언이 임금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며, 황제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 서주 부임에 대한 감사와 책임감: 소식은 자신을 좋은 땅인 서주에 맡겨준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며, "백성들의 인심은 순박하고 송사는 간략하니, 특별히 베풀 방법이 없고, 먹을 것이 넉넉하고 몸이 한가하니, 우러러 하늘의 크신 은혜(生成之賜)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民淳訟簡,殊無施設之方;食足身閑,仰愧生成之賜)"라고 언급합니다. 이는 서주가 다스리기 쉬운 곳임을 나타내는 동시에, 편안한 환경을 제공받은 것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힘껏 갚을 길이 없음을 생각하며, 외로운 충정을 품고 스스로 가엾게 여깁니다(顧力報之無所,懷孤忠而自憐)"라는 구절을 통해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외로운 충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이 표문은 소식의 정치적 고뇌와 심경 변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직언으로 인한 오해, 변함없는 충성심, 그리고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 등 다양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문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서주사장유표(徐州謝獎諭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서주(徐州)에서 성을 보수하고 물길을 막은 공로로 황제로부터 포상과 격려(獎諭)를 받은 후 감사를 표하는 사은표(謝恩表)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이번 달 4일에 내리신 조칙을 받드니, 신이 지난해 성을 보수하고 물을 막아, 겨우 재난을 막은 일로, 특별히 포상하고 격려하는 말씀을 내리셨습니다. 달려가 힘쓰는 것은, 신하의 당연한 일이요, 노고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은, 학자로서 지극한 영광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건대 어떤 사람이기에, 이에 이러한 말씀을 받았겠습니까.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은 배움에 스승의 가르침이 없고, 재능은 세상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경서에 대한 학문은 이미 깊지 못하고, 관리로서의 일 또한 부족한 바입니다. 여러 번 과분한 자리에 있었으나, 끝내 다른 칭찬을 받지 못했습니다. 관대함은 정원(定遠, 반초)의 말과 같으니, 평범하여 취할 만한 것이 없고, 졸렬함은 도주(道州, 원결)의 정치와 같으니, 아주 마땅한 일입니다. 이에 하수(河水)가 단연(澶淵)에서 터져, 피해가 회수(淮水)와 사수(泗水)에 흘러넘쳤습니다. 모든 성벽을 다시 쌓는 것은, 여러 관리들의 노고요, 세 겹의 판자가 가라앉지 않은 것은, 본래 조정의 위엄과 덕분입니다. 그러나 신은 아랫사람으로서 모든 아름다움을 가로채고, 위로는 하늘의 공을 탐냈습니다. 홀로 임금의 포상이라는 영광을 훔쳐, 사사로운 집의 보물로 여겼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하늘처럼 온 세상을 덮으시고, 만 백성을 자식처럼 기르시기 때문입니다. 죄 없이 재난을 만난 백성을 가엾이 여기시어, 특별히 사신을 보내어 문안하셨습니다. 이미 부세와 조세를 면제해 주셨고, 또한 굶주리고 추운 백성을 먹이고 입히셨습니다. 신의 작은 노고를 기록하신 것은, 장차 신에게 앞으로의 효력을 기대하시는 것입니다. 신이 어찌 몸소 흙덩이를 나르고, 더욱 금년의 방비를 닦지 않겠습니까. 유랑하는 백성을 편안히 모아, 평소의 생업을 모두 회복시키겠습니다. 바라옵건대 낡고 무딘 힘을 다하여,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치수 공로로 받은 포상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시작하여 공의 상당 부분을 동료 관리들과 조정의 덕으로 돌리면서도,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앞으로의 노력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와 공의 분배: 소식은 "달려가 힘쓰는 것은, 신하의 당연한 일이요(奔走服勤,人臣之常事)"라고 말하며, 자신의 노력을 신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낮춥니다. 또한 치수의 공을 "여러 관리들의 노고(僚吏之劬勞)"와 "조정의 위엄과 덕분(朝廷之威德)"으로 돌리며, 자신은 단지 "모든 아름다움을 가로채고, 위로는 하늘의 공을 탐냈(掠衆美,上貪天功)"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이는 공을 독차지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조정에 돌리는 겸양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 역사적 인물 인용을 통한 겸손 강조: 소식은 자신을 "관대함은 정원(반초)의 말과 같으니, 평범하여 취할 만한 것이 없고(寬如定遠之言,平平無取)"라고 비유하며, 뛰어난 공적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겸손했던 반초(班超)에 자신을 비견합니다. 또한 "졸렬함은 도주(원결)의 정치와 같으니, 아주 마땅한 일입니다(拙比道州之政,下下宜然)"라고 말하며, 청렴결백했지만 정치적 수완은 부족했던 원결(元結)에 자신을 비유하여 더욱 겸손한 자세를 취합니다.
- 황제의 은혜 강조: 소식은 재난을 당한 백성을 구휼한 것은 "황제 폐하께서, 하늘처럼 온 세상을 덮으시고, 만 백성을 자식처럼 기르시기 때문(天覆四海,子養萬民)"이라고 말하며, 모든 것이 황제의 은덕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신의 작은 노고를 기록하신 것은, 장차 신에게 앞으로의 효력을 기대하시는 것(錄臣之微勞,蓋將責臣之來效)"이라고 언급하며, 황제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 향후 노력에 대한 다짐: 소식은 "몸소 흙덩이를 나르고, 더욱 금년의 방비를 닦(躬親畚築,益修今歲之防)"고, "유랑하는 백성을 편안히 모아, 평소의 생업을 모두 회복시키(安集流亡,盡復平時之業)"겠다고 다짐하며, 백성을 위한 관료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마지막으로 "낡고 무딘 힘을 다하여,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殫朽鈍,少補絲毫)"라는 구절을 통해 겸손하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합니다.
이 표문은 소식의 겸손함과 충성심, 그리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진솔한 문체를 통해 황제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의 포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적 인물을 인용하여 자신의 겸손함을 강조하는 표현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서주하하평표(徐州賀河平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서주(徐州)의 지주(知州)로 있을 때, 황하(黃河)의 제방이 무너졌다가 다시 막힌 것을 축하하며 황제에게 올린 하례표(賀禮表)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듣자 하니 황하의 터진 곳이 이미 막혔다고 합니다. 성스러운 계책을 홀로 운용하시니, 하늘의 돌보심이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여러 나라의 백성들이 와서 편안히 지내니, 백성들은 병들었다고 호소하지 않습니다. 만 개의 망치가 우레처럼 움직였으나, 부역은 정해진 시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동북쪽의 큰 근심을 없애니, 그런 후에야 보리와 벼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후환 없이, 다시 태어난 듯 기뻐합니다. 신 소식은 삼가 생각하옵니다. 큰 강이 재앙이 되는 것은, 역대로 병폐였습니다. 우(禹) 임금이 연주(兗州)의 들을 다스리는 데, 십삼 년이 되어서야 다스려졌고, 한(漢)나라가 선방(宣房)의 궁궐을 지을 때, 이십여 년이 지나서야 안정되었습니다. 이미 무너진 사나운 물결을 거두고, 장차 막힐 곳을 옛 물길로 되돌린 적은 없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지니, 신속함이 이와 같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제 폐하께서는, 지극히 어진 은혜를 널리 베푸시고, 신령한 지혜는 끝이 없으십니다. 사방의 귀로 여러 사람의 말을 들으시고, 넓고 큰 효도로 종묘를 편안하게 하십니다. 물은 마땅히 아래로 흐르기에, 강은 넘쳐흐르지 않아야 합니다. 오랫동안 근심이 없었기에, 근심이 소홀한 곳에서 생겨났습니다. 막 터졌을 때에는, 본래 관리들이 방비를 소홀히 한 것이지, 하늘의 뜻이 아니었고, 다시 막히게 된 것은, 대개 하늘이 덕 있는 이를 도운 것이지, 사람의 공이 아닙니다. 예로부터 일찍이 없던 일이니, 온 세상이 함께 경하합니다. 오직 풍패(豐沛)의 큰 못은, 실로 변수(汴水)와 사수(泗水)가 모이는 곳입니다. 옛날에 물이 넘쳐흐를 때에는, 외로운 성이 마치 외로운 섬과 같았는데, 이제 평정되니, 가을 곡식이 구름처럼 무성합니다. 해가 넓으니 이로움이 많고, 근심이 깊으니 기쁨이 배가됩니다. 비록 관직의 직책이 한정되어, 외정(外庭)에 나아가 술잔을 올리며 축하하지는 못하지만, 백성들의 뜻이 같으니, 또한 아랫사람의 정을 펼쳐 송가를 지을 수 있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황하의 치수 성공을 축하하는 내용으로, 황제의 성덕을 칭송하고 백성들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치수의 어려움과 성공의 위대함 강조: 소식은 과거의 치수 사례(우 임금의 치수, 한나라의 선방궁 건설)를 언급하며, 치수가 얼마나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지를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이번 황하의 치수는 "이미 무너진 사나운 물결을 거두고, 장차 막힐 곳을 옛 물길로 되돌린(收狂瀾於既潰,復故道於將堙)" 전례 없는 신속한 성공임을 부각시킵니다.
- 황제의 성덕과 하늘의 도움 칭송: 소식은 이번 치수의 성공을 "성스러운 계책(聖謨)"과 "하늘의 돌보심(天眷)" 덕분이라고 말하며, 황제의 지혜와 덕, 그리고 하늘의 도움을 함께 칭송합니다. 특히 "막 터졌을 때에는, 본래 관리들이 방비를 소홀히 한 것이지, 하늘의 뜻이 아니었고, 다시 막히게 된 것은, 대개 하늘이 덕 있는 이를 도운 것이지, 사람의 공이 아닙니다(方其決也,本吏失其防,而非天意;及其復也,蓋天助有德,而非人功)"라는 구절은 치수의 실패는 관리의 잘못이지만, 성공은 하늘의 도움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모든 공을 황제에게 돌리는 표현입니다.
- 백성들의 기쁨과 안녕 강조: 소식은 치수로 인해 백성들이 "후환 없이, 다시 태어난 듯 기뻐한다(人無後患,喜若再生)"고 표현하며, 백성들의 안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해가 넓으니 이로움이 많고, 근심이 깊으니 기쁨이 배가된다(害既廣則利多,憂獨深而喜倍)"라는 구절을 통해 재난의 규모가 컸던 만큼, 치수 성공으로 인한 기쁨 또한 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축하의 마음과 송가: 소식은 비록 직접 외정(外庭)에 나아가 축하하지는 못하지만, 백성들의 마음을 담아 송가를 짓는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축하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이는 백성을 대표하여 황제의 치적을 기리는 신하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표문은 황하 치수의 성공을 통해 드러난 황제의 성덕을 칭송하고, 백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식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를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 비유를 적절히 활용하여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호주사상표(湖州謝上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호주(湖州)의 지주(知州)로 옮겨 임명받은 후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謝恩表)입니다. 이전의 임지에서 옮겨 새로운 곳으로 부임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이 표문은 소식이 ‘오대시안(烏臺詩案)’이라는 필화 사건으로 인해 탄핵을 받고 좌천되기 직전에 작성된 것으로, 그의 복잡한 심경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은혜를 입어 옮겨 임명받은, 이전의 차견(差遣)은, 이미 이번 달 20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풍속은 풍족하고 편안하여, 동남쪽에서 무사(無事)하다고 일컬어지며, 산수는 맑고 멀리 있어, 본래 조정에서 어진 이를 우대하는 곳입니다. 돌아보건대 어떤 사람이기에, 또한 이러한 선택을 받았겠습니까. 신 소식은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의 천성은 완고하고 비루하며, 명성과 자취는 미미합니다. 의론은 넓고 거칠며, 문학은 얕고 천박합니다. 범인은 반드시 한 가지 재능이 있으나, 신은 유독 한 치의 장점도 없습니다. 선제(先帝)의 잘못된 은혜를 입어, 삼관(三館)에 등용되었고, 폐하의 과분한 청취를 입어, 두 고을을 맡았습니다. 어찌 스스로 분발하여, 조금이라도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재능의 한계로, 공은 없고 과만 있었고, 법령은 갖추어져 있으나, 비록 부지런한들 무엇을 보태겠습니까. 죄는 진실로 많으니, 신 또한 이를 알고 있습니다. 어찌 차례를 뛰어넘는 명망 있는 고을을, 다시 허락하시어 자리를 빌려주고 드러내어 받게 하십니까. 돌아보건대 못난 신이, 어찌 은혜를 알지 못하겠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하늘처럼 모든 생물을 덮으시고, 바다처럼 만 백성을 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쓰심에 완벽함을 구하지 않으시고, 잘하는 것을 기리시고 못하는 것을 가엾이 여기십니다. 어리석어 시대에 맞지 않음을 아시고, 새로운 인재들을 따라가기 어려움을 아시며, 늙어 일을 만들지 않음을 살피시고, 혹 작은 백성을 다스릴 수 있음을 아십니다. 신이 지난날 전당(錢塘)에 있을 때, 그 풍토와 물고기와 새의 본성을 즐겨, 이미 강호(江湖)에서 스스로 만족하였습니다. 오월(吳越)의 사람들도, 또한 신의 가르침과 명령을 편안히 여겼습니다. 어찌 법을 받들고 직무에 부지런하지 않으며, 송사를 그치게 하고 형벌을 공평하게 하지 않겠습니까. 위로는 조정의 어진 마음을 넓히고, 아래로는 부로(父老)의 기대를 위로하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호주 지주로 부임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대시안’ 직전에 쓰여진 글로, 곧 닥칠 불행을 예감하는 듯한 불안감과 겸손함, 그리고 충성심이 혼재되어 나타납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지나친 겸손과 자기 비하: 소식은 자신을 “천성은 완고하고 비루하며, 명성과 자취는 미미하다(性資頑鄙,名跡堙微)”라고 표현하는 것을 넘어, “범인은 반드시 한 가지 재능이 있으나, 신은 유독 한 치의 장점도 없다(凡人必有一得,而臣獨無寸長)”라고 극단적으로 자신을 낮춥니다. 이는 곧 닥칠 정치적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전의 관직 생활을 회상하며 “공은 없고 과만 있었다(有過無功)”라고 자책하는 모습에서 그의 심리적 고통을 엿볼 수 있습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송구함: 소식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시 관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어찌 은혜를 알지 못하겠습니까(豈不知恩)”라고 말하며, 황제의 은혜에 거듭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동시에 “죄는 진실로 많으니, 신 또한 이를 알고 있습니다(罪固多矣,臣猶知之)”라는 구절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으며, 황제의 너그러움에 송구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 정치적 상황에 대한 암시: 소식은 “어리석어 시대에 맞지 않음을 아시고, 새로운 인재들을 따라가기 어려움을 아시며(知其愚不適時,難以追陪新進)”라는 구절을 통해 자신이 정치적으로 소외되어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당시 조정의 분위기와 자신의 입지를 고려할 때, 앞으로 닥칠 어려움을 예감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백성을 위한 정치에 대한 의지 표명: 소식은 마지막으로 “법을 받들고 직무에 부지런하지 않으며, 송사를 그치게 하고 형벌을 공평하게 하지 않겠습니까(敢不奉法勤職,息訟平刑)”라고 다짐하며, 백성을 위한 관료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황제에게 자신의 충성심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표문은 소식의 복잡한 내면세계와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형식적으로는 사은표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안감과 충성심, 그리고 백성을 위한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는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나친 겸손과 자기 비하는 곧 닥칠 ‘오대시안’이라는 불행을 예감하는 그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도황주사표(到黃州謝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오대시안(烏臺詩案)’이라는 필화 사건으로 인해 황주(黃州) 단련부사(團練副使)로 좌천된 후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謝恩表)입니다.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좌천이라는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지난해 12월 29일에 조칙을 받으니, 신에게 검교상서수부원외랑(檢校尙書水部員外郎)의 관직을 내리고, 황주 단련부사로 임명하여, 본주에 안치하며, 공무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신은 이미 이번 달 1일에 본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광망하고 어리석어 죄를 지었으니, 본래 정해진 형벌이 있습니다. 인자하고 성스러우신 폐하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특별히 가벼운 형벌을 내리셨습니다. 반드시 죽어야 할 죄를 사면해 주시고, 새로워질 기회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삼가 훈계를 받들어, 오직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중사(中謝)]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은 일찍 과거를 통해 벼슬길에 들어섰고, 잘못으로 높은 벼슬을 더럽혔습니다. 직접 밝고 지혜로운 시대의 흥성함을 만나, 마침내 공명을 이루고자 하는 뜻을 품었습니다. 또한 일찍이 변전(便殿)에서 불러 질문을 받으며, 배운 바를 시험받았고, 세 고을의 수령을 지내며, 행한 바의 실정을 살펴보셨습니다. 그러나 신은 마음을 쓰는 것이 지나쳐, 날로 미혹에 빠졌습니다. 운명이 쇠하고 궁핍해지니, 하늘이 그 정신을 빼앗았고, 의리와 이치를 어기니, 은혜와 사정을 저버렸습니다. 아득히 술 취한 꿈속과 같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비록 지극한 어진 마음으로 여러 차례 사면해 주셨으나, 여러 사람의 의논이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죄를 조사하고 정상을 헤아려보니, 진실로 저잣거리에서 형벌을 받아야 마땅하고, 은혜를 베풀어 법을 굽히셨으나, 오히려 삼위산(三危山)에서 귀신을 막아야 할 정도입니다. 어찌 외람되게 한가한 관직을 더럽히고, 다시 좋은 땅을 받았겠습니까. 승냥이와 다람쥐가 사는 들에 던져졌으나, 가죽나무와 상수리나무 같은 보잘것없는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습니다. 신은 비록 지극히 어리석으나, 어찌 다행인 줄 모르겠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덕과 형벌을 함께 쓰시고, 선과 악을 모두 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법을 행하여 은혜를 알게 하고자 하시어, 작은 징계로 큰 경계를 삼으신 것입니다. 하늘과 땅은 능히 덮어주고 실어주지만, 법도 밖으로 용납할 수는 없고, 부모는 능히 낳아주지만, 죽음 가운데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삼가 이 은혜를 생각하오니, 무엇으로 보답하겠습니까. 오직 채소만 먹으며 여생을 마치고, 문을 닫고 허물을 생각할 뿐입니다. 여러 해 동안의 잘못을 깊이 깨닫고, 영원히 많은 선비들의 경계가 되겠습니다. 성스러운 시대를 그리워하여, 감히 목숨을 끊지 못하고, 남은 생애가, 버려진 물건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만약 매질 아래에서 힘을 다할 기회를 얻는다면, 반드시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하늘에 맹세하고 마음에 새기니, 죽어도 변치 않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오대시안’이라는 필화 사건으로 인해 사형을 면하고 좌천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사형을 면한 것에 대한 감격과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극도의 겸손과 죄책감 표출: 소식은 “광망하고 어리석어 죄를 지었으니, 본래 정해진 형벌이 있습니다(狂愚冒犯,固有常刑)”라고 시작하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형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아득히 술 취한 꿈속과 같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茫如醉夢之中,不知言語之出)”라는 구절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지 않고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진실로 저잣거리에서 형벌을 받아야 마땅하고, 은혜를 베풀어 법을 굽히셨으나, 오히려 삼위산(三危山)에서 귀신을 막아야 할 정도입니다(案罪責情,固宜伏斧鑕於兩觀;推恩屈法,猶當禦魑魅於三危)”라는 과장된 표현을 통해 사형에 해당하는 큰 죄를 지었음을 강조하며, 황제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부각시킵니다. 삼위산은 험준한 곳으로, 귀양지나 변방을 의미합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 소식은 사형을 면하고 좌천된 것을 “반드시 죽어야 할 죄를 사면해 주시고, 새로워질 기회를 허락해 주셨습니다(赦其必死,許以自新)”라고 표현하며, 황제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하늘과 땅은 능히 덮어주고 실어주지만, 법도 밖으로 용납할 수는 없고, 부모는 능히 낳아주지만, 죽음 가운데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天地能覆載之,而不能容之於度外;父母能生育之,而不能出之於死中)”라는 구절을 통해 황제의 은혜가 하늘과 부모의 은혜보다 더 크다고 비유하며, 극적인 감사를 표합니다.
- 남은 생에 대한 다짐과 충성 맹세: 소식은 “오직 채소만 먹으며 여생을 마치고, 문을 닫고 허물을 생각할 뿐입니다(惟當蔬食沒齒,杜門思愆)”라고 말하며, 남은 생애 동안 조용히 반성하며 살 것을 다짐합니다. 또한 “만약 매질 아래에서 힘을 다할 기회를 얻는다면, 반드시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치겠습니다(若獲盡力鞭箠之下,必將捐軀矢石之間)”라는 구절을 통해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목숨을 바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합니다. “하늘에 맹세하고 마음에 새기니, 죽어도 변치 않겠습니다(指天誓心,有死無易)”라는 마지막 문장은 이러한 충성 맹세를 더욱 강조합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극적인 상황에서 느꼈을 감정과 앞으로의 다짐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사형을 면한 것에 대한 안도감과 황제에 대한 깊은 감사,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충성 맹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감동적인 문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과장된 표현과 비유를 통해 황제의 은혜를 부각시키는 방식은 그의 문장력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오대시안(烏臺詩案)에 대한 추가 설명:
오대시안은 소식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입니다. 1079년, 소식이 호주(湖州) 지사로 있을 때 그의 시들이 조정의 정책을 비방한다는 모함을 받아 투옥되었고, 사형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오대(烏臺)’는 어사대(御史臺)의 별칭으로, 어사들이 검은 관복을 입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즉, 어사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의미입니다.
오대시안의 개요
- 발생 시기: 1079년 (북송 원풍 2년)
- 배경: 당시 북송은 왕안석(王安石)의 주도로 신법(新法)이 추진되고 있었고, 이를 둘러싸고 조정 내에 격렬한 당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소식은 신법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시에는 이러한 정치 상황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담겨 있었습니다.
- 사건의 발단: 소식이 호주(湖州)의 지사로 부임하면서 황제에게 올린 사은 표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표문의 내용이 조정과 황제를 풍자하고 모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 전개: 이 사건을 계기로 소식의 과거 시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들이 문제가 되었고, 결국 소식은 어사대(御史臺), 즉 '오대(烏臺)'에 구금되어 조사를 받게 됩니다. '오대'는 당시 관리들의 비리를 감찰하는 기관이었기에, '오대'에 잡혀 들어간다는 것은 큰 죄를 지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 결과: 소식은 사형까지 고려될 정도로 심각한 처벌 위기에 놓였으나,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황주(黃州)로 유배되는 것으로 감형되었습니다.
소식과 오대시안의 영향
- 소식의 삶: 오대시안은 소식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유배형으로 감형되었지만,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소식은 여러 곳으로 유배를 떠돌아다니며 불우한 만년을 보냈습니다.
- 소식의 문학: 오대시안은 소식의 문학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배 생활의 고독과 울분,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은 그의 후기 작품들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특히 황주 유배 시절에 지은 「적벽부(赤壁賦)」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인생의 무상함과 자연의 웅대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 후대의 평가: 오대시안은 후대에 소식의 억울함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여겨지며, 그의 문학적 업적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대시안은 소식이라는 한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북송 시대의 정치 상황과 문학 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소식의 인간적인 고뇌와 그의 문학이 가진 깊이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실각찰요적방죄표(謝失覺察妖賊放罪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表)는 소식이 과거 서주(徐州) 지사로 있을 때 발생한 모반 사건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한 죄를 사면받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당시 소식은 이 사건으로 인해 조사를 받았으나, 결국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이 표는 그 사면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과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 소식은 아룁니다. 지난해 12월 15일, 회남(淮南) 운수사(轉運司)의 공문에 의거하여, 성지(聖旨)를 받들어 관리를 파견하여 조사하게 하였으니, 신이 전임 서주 지사로 있을 때 백성 이탁(李鐸)과 곽진(郭進) 등의 모반 사건을 알아차리지 못한 일입니다. 신은 곧 상세한 보고서를 올렸으니, 재임 시절 의주(沂州) 백성 정비(程棐)를 선발하여 흉악한 역적들을 체포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정비가 앞서의 요적(妖賊)들을 체포하게 되었으므로, 이에 의거하여 조사하여 시행해 주시기를 청원하였고, 올해 7월 2일에 다시 운수사의 공문에 의거하여, 상서형부(尙書刑部)의 공문에 따라, 성지를 받들어, 소식을 상서형부에 보내어 다시 조사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도적이 일어난 곳을 다스리는 수신(守臣)은 당연히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죄가 의심스러울 때는 용서하는 것이 성스러운 임금께서 은혜를 널리 베푸시는 까닭입니다. 스스로 폐출되어 쫓겨난 나머지에도 오히려 불쌍히 여기는 대상에 포함되었으니,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 조아려 거듭 머리 조아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신은 일찍이 특별한 은혜를 입어 큰 고을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위로는 도(道)로 백성을 교화하여 충효를 관할하는 지역에 미치게 하지 못하였고, 아래로는 형벌로 만물을 다스려 간사하고 흉악한 무리를 미연에 없애지 못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망령되고 용렬한 자들이 감히 외람되고 거역하는 일을 꾀하게 하였으니, 그 불찰을 따지자면 어찌 주벌을 면하겠습니까. 하물며 이 작은 도랑 속에서 거듭 천둥 같은 질책을 만났으니, 깎을 관직도 없어 이미 위태로움을 알았습니다. 도적 무리를 체포하고 베는 공에 이르러서는, 이는 단지 이웃의 한 백성의 힘입니다. 그 시작을 자세히 말하자면, 우연히 신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비록 나라를 위해 간사한 자를 단속하는 일을 감독하였지만, 항상 이러한 뜻을 품고 있었고, 다른 사람으로 인해 일을 이루었으니 어찌 수고로움을 말하겠습니까. 겨우 작은 티끌에 자신을 견주어, 조금이나마 형벌을 너그럽게 해 주시기를 바랐습니다. 어찌 이처럼 넓고 큰 은택을 베풀어 다시 추궁하지 않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흩어져 잃었던 놀란 혼백을 거두어들이고, 남은 목숨의 짧은 시간을 빌려 주셨으니, 물러나 스스로를 생각하건대, 다행함이 어찌 이리 많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요순(虞舜)의 방패를 휘두르시어 사람을 죽이지 않음을 보이시고, 탕왕(湯王)의 그물을 치시어 만물과 더불어 삶을 구하시는 것을 뵈옵니다. 그 사이에 형벌을 쓰는 것은 본래 부득이한 것이고, 조금이라도 용서할 만한 일이 있으면 너그럽게 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모름지기 사실을 조사하고 실정을 헤아리는 데 힘쓰시니, 어찌 허물을 기록하고 선함을 잊으시겠습니까. 더욱 지난날의 죄를 받게 된 것이 모두 미천한 신이 스스로 초래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감격하고 부끄러워 평생토록 갚을 길이 없습니다. 베옷을 입고 채소를 먹으며, 혹 기한(饑寒)에 죽지는 않을 것이고, 돌 같은 마음과 나무 같은 창자로, 충의를 잊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사건의 경위와 사면의 은혜 (1-3문단): 사건의 발단부터 조사 과정, 그리고 사면받기까지의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사면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합니다. 특히, "죄의즉사(罪疑則赦), 성주소이광은(聖主所以廣恩)"이라는 구절은 죄가 의심스러울 때는 용서하는 것이 성군의 은덕임을 강조합니다.
- 자신의 과오와 반성 (4-5문단): 과거 서주 지사로서 백성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던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이로 인해 모반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합니다. 또한, 자신이 도적을 잡는 데 기여한 바가 미미하다고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 황제의 은덕에 대한 찬양과 충성 맹세 (6-7문단): 자신을 사면해 준 황제의 은덕을 요순과 탕왕의 고사를 인용하여 찬양하고, 앞으로 충의를 다할 것을 맹세하며 표를 마무리합니다. 특히, "무재고실이원정(務在考實而原情), 하상기과이망선(何嘗記過而忘善)"이라는 구절은 황제가 사실을 조사하고 실정을 헤아리는 데 힘쓰며, 허물을 기록하고 선함을 잊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중요 내용에 대한 분석:
- 사건의 성격: 이 표를 통해 소식이 서주 지사 시절 발생한 모반 사건에 연루되었으나, 직접적인 가담이 아닌 사건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한 책임으로 조사를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소식의 태도: 소식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동시에, 사면의 은혜에 대해 깊이 감사하는 겸손한 태도를 보입니다. 또한, 황제의 은덕을 높이 찬양하며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을 통해 당시 정치 상황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지키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 표의 문체: 이 표는 사면의 은혜에 감사하는 내용의 표문(表文)으로, 격조 높은 문체와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황제의 은덕을 찬양하고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표를 통해 우리는 소식이 겪었던 정치적 시련의 일면과 그에 대한 그의 대응 방식, 그리고 당시의 정치 문화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황제의 은덕을 찬양하는 균형 잡힌 태도는 소식의 정치적 감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량이어주표(謝量移汝州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황주(黃州)에서 이어주(汝州)로 이배(移配), 즉 유배지를 옮기게 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謝恩表)입니다. 완전한 복직은 아니지만, 유배지가 조금 더 수도에 가까운 곳으로 옮겨진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처지와 심경을 토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정월 25일에 내리신 고명(誥命)을 받으니, 특별히 신에게 이어주 단련부사(汝州團練副使)의 관직을 내리고, 본주에 안치하며, 공무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조금이나마 안으로 옮겨 주시어, 끝내 버리지 않으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죄는 이미 만 번 죽어도 마땅하지만, 은혜는 실로 다시 태어난 것과 같습니다. 삼가 훈계를 받들어, 오직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은 지난날 이름이 실제보다 지나쳤고, 녹봉은 남들보다 과분했습니다. 형제들이 모두 현명한 과거에 급제하여, 의관(衣冠)을 세상에서는 성대한 일로 여겼습니다. 이윽고 책부(冊府)에서 나와 군의 부절(符節)을 거느렸습니다. 한 조각의 선행도 털끝만큼이라도 기록할 만한 것이 없는데, 중죄로 형벌을 받아 저잣거리에서 죽어야 마땅합니다. 비록 은혜를 입어 사면받았으나, 평생에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외로운 그림자 스스로 가엾게 여기니, 목숨은 강호(江湖) 위에 맡겨져 있고, 놀란 혼은 아직 안정되지 못하여, 감옥 속을 헤매는 꿈을 꿉니다. 초췌한 모습은 사람이 아니며, 미치광이처럼 뜻을 잃었습니다. 처자들은 몰래 비웃고, 친한 친구들은 심지어 절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질병이 여러 해 이어지니, 사람들은 모두 신이 이미 죽었다고 전하고, 굶주림과 추위가 날마다 겹치니, 신 또한 스스로 남은 생을 싫어했습니다. 어찌 풀과 나무 같은 미천한 신을, 오히려 조정에서 기록하는 번거로움을 끼치겠습니까.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을 여시고, 다시 거두어 주심을 허락하셨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탕왕(湯王)의 덕은 날로 새로워지시고, 요임금(堯任)의 어진 마음은 하늘처럼 덮으시기 때문입니다. 원묘(原廟)를 세워 조상들을 편안하게 하시고, 육궁(六宮)을 바로잡아 법도를 닦으십니다. 모든 폐지되었던 일들이 다시 일어나고, 많은 선비들이 이에 모입니다. 갓끈을 털고 인끈을 매며, 함께 천 년에 한 번의 만남을 기뻐하고, 얼굴을 가리고 구석을 향하며, 한 사람의 눈물도 차마 보지 못하십니다. 그러므로 작은 물방울까지 미치게 하시어, 마른 풀까지 적셔 주십니다. 돌아보건대 죽음으로 갚을 길이 없고, 목숨을 끊은들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다시 하늘에 외쳐 스스로 변명하려 하나, 말만 앞세우면 궁지에 몰릴 뿐입니다. 다만 이러한 마음을 품고, 훗날을 기약할 뿐입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황주에서 이어주로 유배지가 옮겨진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여전히 유배 상태이지만, 조금이나마 나아진 상황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지난날을 회고하고 현재의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비참한 처지 대비: 소식은 과거 “이름이 실제보다 지나쳤고, 녹봉은 남들보다 과분했습니다(名過其實,食浮於人)”라고 회상하며, 형제들과 함께 과거에 급제하여 명성을 얻었던 과거를 언급합니다. 이는 현재 유배 생활로 인해 “외로운 그림자 스스로 가엾게 여기니, 목숨은 강호(江湖) 위에 맡겨져 있고, 놀란 혼은 아직 안정되지 못하여, 감옥 속을 헤매는 꿈을 꿉니다(隻影自憐,命寄江湖之上;驚魂未定,夢游縲紲之中)”와 같이 비참한 처지와 대비됩니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현재의 고통과 황제의 은혜를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변화 언급: 소식은 유배 생활로 인해 “처자들은 몰래 비웃고, 친한 친구들은 심지어 절교하기에 이르렀습니다(妻孥之所竊笑,親友至於絕交)”라고 언급하며, 인간 관계의 단절로 인한 고독감과 슬픔을 드러냅니다. 또한 “질병이 여러 해 이어지니, 사람들은 모두 신이 이미 죽었다고 전하고, 굶주림과 추위가 날마다 겹치니, 신 또한 스스로 남은 생을 싫어했습니다(疾病連年,人皆相傳為已死;饑寒併日,臣亦自厭其餘生)”라는 구절을 통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황제의 은혜와 조정의 분위기 묘사: 소식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유배지를 옮겨준 황제의 은혜를 “작은 물방울까지 미치게 하시어, 마른 풀까지 적셔 주십니다(推涓滴,以及焦枯)”라는 비유를 통해 극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원묘(原廟)를 세워 조상들을 편안하게 하시고, 육궁(六宮)을 바로잡아 법도를 닦으십니다. 모든 폐지되었던 일들이 다시 일어나고, 많은 선비들이 이에 모입니다. 갓끈을 털고 인끈을 매며, 함께 천 년에 한 번의 만남을 기뻐하고, 얼굴을 가리고 구석을 향하며, 한 사람의 눈물도 차마 보지 못하십니다(建原廟以安祖考,正六宮而修典刑。百廢具興,多士爰集。彈冠結綬,共欣千載之逢;掩面向隅,不忍一夫之泣)”라는 구절을 통해 조정의 분위기가 일신되고 있음을 묘사하며, 자신에게도 희망이 생길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 향후에 대한 기대와 다짐: 소식은 “죽음으로 갚을 길이 없고, 목숨을 끊은들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다시 하늘에 외쳐 스스로 변명하려 하나, 말만 앞세우면 궁지에 몰릴 뿐입니다. 다만 이러한 마음을 품고, 훗날을 기약할 뿐입니다(顧惟效死之無門,殺身何益,更欲呼天而自列,尚口乃窮。徒有此心,期於異日)”라는 구절을 통해 현재 상황에서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훗날을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감사를 표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정치적 복귀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유배 생활의 고통과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복합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비참함을 대비시키고, 섬세한 감정 묘사와 비유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조정의 분위기 변화를 언급하며 정치적 복귀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부분은 그의 정치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걸상주거주표(乞常州居住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유배지인 이어주(汝州)로 가는 도중 생활고로 인해 상주(常州)에 머무르기를 청하는 표문입니다. 황주(黃州)에서 이어주로 이배되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계 유지를 위해 상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신이 듣기에 성인(聖人)이 법을 행하심은, 마치 우레가 초목을 흔드는 것과 같아, 위엄과 분노가 비록 심하나, 결국에는 그들을 살리고자 함에 귀결됩니다. 임금이 죄인을 다스리심은, 마치 부모가 자손을 꾸짖는 것과 같아, 매질이 매우 엄하나, 차마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습니다. 신은 떠돌아다니는 버려진 물건과 같아, 마른 나무처럼 남은 생을 보냅니다. 피눈물을 흘리며 글을 쓰고, 하늘에 부르짖어 목숨을 구합니다. 해와 달의 빛이 다시 비추어, 해바라기 같은 신의 마음을 밝혀 주시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말씀을 아침에 듣는다면, 저녁에 죽어도 유감이 없을 것입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 신은 옛날 일찍이 변전(便殿)에서 임금을 모시고, 어진 말씀을 직접 들었습니다. 마치 성스러운 지혜로,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음을 아신 듯 했습니다. 그러나 경솔하고 방자하게 행동하여, 위로는 임금의 은혜와 사정을 저버렸습니다. 이미 여러 관청에서 모두 죽여야 한다고 여겼으니, 비록 밝은 임금이라도 홀로 사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의 관청의 의논을 따라, 5년 동안 폐지된 채 지냈습니다. 쌓인 근심이 마음을 태우니, 놀라 이와 머리카락이 먼저 변했고, 사무치는 한이 뼈에 새겨지니, 간신히 붙어 있는 살갗만 남았습니다. 가까운 날에 은혜를 입어, 이어주로 이배되었고, 삼가 훈계를 읽으니, “인재는 실로 얻기 어려우니, 차마 끝까지 버리지는 못한다”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어찌 홀로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만 알겠습니까, 또한 저녁 해에 희망을 두게 될 것입니다. 다만 죽지 않았으니, 마침내 하늘의 해와 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어찌 감히 다시 늙고 쇠함을 한탄하며, 다시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내겠습니까. 다만 녹봉이 오랫동안 비어, 의식이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길이 멀고 짐이 무거워, 배를 타고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황주를 떠난 이후로, 풍랑에 놀라고 두려워, 온 가족이 중병에 걸렸고, 한 아들을 잃었습니다. 지금 비록 사주(泗州)에 이르렀으나, 자산이 바닥나, 이어주까지는 아직 멀어, 육로로 가기가 어렵습니다. 거처할 집이 없고, 먹을 밭이 없어, 20여 명의 식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굶주림과 추위의 근심이, 바로 눈앞에 닥쳐 있습니다. 억지로 얼굴을 꾸미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러 사람에게 구걸하느니, 임금과 아버지께 목숨을 맡기고 정성을 다해, 하소연하는 것만 못합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이어주로 가는 도중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상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이전의 사은표들과는 달리, 개인적인 고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인의 법과 임금의 은혜 비유: 소식은 표문의 서두에서 “성인이 법을 행하심은…결국에는 그들을 살리고자 함에 귀결됩니다(聖人之行法也…而歸於欲其生)”라고 말하며, 임금의 처벌이 궁극적으로 백성을 위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임금이 죄인을 다스리심은…차마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습니다(人主之罪人也…而不忍致之死)”라는 비유를 통해 황제의 은혜를 부각시키고,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표현합니다.
- 과거의 영화와 현재의 고통스러운 상황 대비: 소식은 과거 “변전(便殿)에서 임금을 모시고, 어진 말씀을 직접 들었습니다(嘗對便殿,親聞德音)”라고 회상하며, 총명한 군주 아래에서 중용되었던 과거를 언급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떠돌아다니는 버려진 물건과 같아, 마른 나무처럼 남은 생을 보냅니다(漂流棄物,枯槁餘生)”와 같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대비시켜 보여줍니다. 이러한 대비는 현재의 고통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 유배 여정의 고난과 가족의 불행 언급: 소식은 “황주를 떠난 이후로, 풍랑에 놀라고 두려워, 온 가족이 중병에 걸렸고, 한 아들을 잃었습니다(自離黃州,風濤驚恐,舉家重病,一子喪亡)”라고 언급하며, 유배 여정에서 겪은 고난과 가족의 불행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아들의 죽음을 언급한 부분은 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합니다. 또한 “거처할 집이 없고, 먹을 밭이 없어, 20여 명의 식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굶주림과 추위의 근심이, 바로 눈앞에 닥쳐 있습니다(無屋可居,無田可食,二十餘口,不知所歸,饑寒之憂,近在朝夕)”라는 절박한 상황 묘사는 그의 간청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줍니다.
- 직접적인 간청과 호소: 소식은 “억지로 얼굴을 꾸미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러 사람에게 구걸하느니, 임금과 아버지께 목숨을 맡기고 정성을 다해, 하소연하는 것만 못합니다(與其強顏忍恥,干求於衆人;不若歸命投誠,控告於君父)”라고 말하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기보다는 직접 황제에게 호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음을 밝힙니다. 이는 그의 절박한 상황과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이 표문은 이전의 표문들과는 달리, 정치적인 언급을 최소화하고 개인적인 어려움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유배 생활의 고통과 가족의 불행,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상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간절히 간청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 유배 여정의 고난과 아들의 죽음을 언급한 부분은 그의 고통을 극대화하여 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걸상주거주표(乞常州居住表)"의 뒷부분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부분은 앞부분에 이어 상주(常州)에 거주하기를 간청하는 내용을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자신의 공적을 언급하여 은혜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뒤에 신에게는 상주 의흥현(宜興縣)에 약간의 밭이 있어, 겨우 죽을 끓여 먹을 정도이니,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상주에 거주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 죄가 너무나 무거워, 편안히 지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실까 염려하여, 이에 작은 공로를 서술하여, 은혜를 입기를 바랍니다. 신이 먼저 서주(徐州)의 지사로 있을 때, 황하의 물이 성을 침수시켜, 거의 함락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신이 밤낮으로 지키고 막아, 우연히 안전을 얻었으니, 일찍이 조정에서 조칙을 내려 장려하고 타이르셨습니다. 또 일찍이 기주(沂州) 백성 정비(程棐)를 선발하여, 흉악한 무리를 체포하게 하니, 모반을 꾀한 요사스러운 도적 이탁(李鐸), 곽진(郭進) 등 17명을 체포하였으니, 또한 성은을 입어 죄를 밝히고 풀어주셨습니다. 모두 신하의 마땅한 본분이니, 티끌만큼이라도 말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외람되게 스스로 진술하는 것은, 궁핍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바라건대 이러한 인연으로 요행을 바라며, 공과를 서로 상쇄하기를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옥에 갇힌 신세에서 벗어나, 편한 대로 따르기를 바랍니다. 거듭 생각하건대 신은 타고난 성품이 강직하고 편협하며, 운명은 기박하고 궁합니다. 이미 하늘에 죄를 얻었고, 아래로부터 도움도 없습니다. 원망과 원한이 서로 쌓이고, 죄악이 함부로 생겨납니다. 여러 사람의 말이 혹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되고, 외로운 충성이 마침내 의심받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비록 부끄러움이 없으나, 감히 스스로 밝히지는 못합니다. 지난날 임금께서 홀로 보전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신의 미약한 목숨이 어찌 오늘에 이르렀겠습니까. 삼가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황제 폐하께서는, 성스럽고 신령함은 하늘이 내리셨고, 문무(文武)의 지식은 날 때부터 아셨습니다. 천하의 영재를 얻으시어, 이미 세 가지 즐거움을 온전히 하셨고, 백성들을 인자하고 장수하는 세상에 이르게 하시어, 한 사람의 백성도 버리지 않으십니다. 갑자기 중흥을 이루시니, 가히 지극히 잘한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신은 백 년의 긴 한숨을 안고, 한 끼의 배부름도 기약할 수 없음을 슬퍼하며, 가난과 질병이 번갈아 공격하니, 죽고 사는 것을 보전할 수 없습니다. 비록 오리와 기러기가 날아 모이지만, 어찌 조정에서 헤아릴 만하겠습니까, 그러나 개와 말이라도 휘장을 덮어주듯이, 오히려 폐하께 구할 것이 있습니다. 감히 인자하고 성스러우신 폐하께,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신은 한 번 면전에서 물러난 이후, 남경(南京)에 이르기까지, 조정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히 하늘의 위엄을 범하오니,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부분은 소식이 상주 거주를 간청하는 이유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자신의 과거 공적을 언급하여 황제의 은혜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앞부분의 간청에 이어, 더욱 절박한 상황과 함께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주 거주 희망의 구체적인 이유 제시: 소식은 상주에 약간의 밭이 있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상주 거주를 희망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신에게는 상주 의흥현에 약간의 밭이 있어, 겨우 죽을 끓여 먹을 정도이니,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상주에 거주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臣有薄田在常州宜興縣,粗給饘粥,欲望聖慈許於常州居住)”라는 문장은 그의 간청이 단순한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 과거의 공적 언급을 통한 은혜 구걸: 소식은 서주 지사 시절의 치수 공적과 반역자 체포 공적을 언급하며, 자신의 공로를 내세워 황제의 은혜를 구합니다. “신이 먼저 서주의 지사로 있을 때…일찍이 조정에서 조칙을 내려 장려하고 타이르셨습니다(臣先任徐州日…曾蒙朝廷降敕獎諭)” 및 “또 일찍이 기주 백성 정비를 선발하여…또한 성은을 입어 죄를 밝히고 풀어주셨습니다(又嘗選用沂州百姓程棐…亦蒙聖恩保明放罪)”라는 문장은 과거의 공적을 상기시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호소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곧이어 “모두 신하의 마땅한 본분이니, 티끌만큼이라도 말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皆臣子之常分,無涓埃之可言)”라고 덧붙이며, 자신의 공적을 과장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억울함 호소: 소식은 “타고난 성품이 강직하고 편협하며, 운명은 기박하고 궁합니다…외로운 충성이 마침내 의심받는 상황에 빠졌습니다(受性剛褊,賦命奇窮…孤忠遂陷於疑似)”라고 말하며,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여러 사람의 말이 혹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되고…마음속으로는 비록 부끄러움이 없으나, 감히 스스로 밝히지는 못합니다(羣言或起於愛憎…中雖無愧,不敢自明)”라는 구절은 당시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억울하게 모함을 받고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찬양과 간청의 마무리: 소식은 황제의 성덕을 칭송하며, 다시 한번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간청합니다. “황제 폐하께서는…한 사람의 백성도 버리지 않으십니다…조정에서 헤아릴 만하겠습니까, 그러나 개와 말이라도 휘장을 덮어주듯이, 오히려 폐하께 구할 것이 있습니다(皇帝陛下…不棄一夫…猶有求於陛下)”라는 문장은 황제의 넓은 아량과 은혜를 강조하며, 자신과 같은 미천한 존재에게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은 앞부분의 간청을 보충하고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과거의 공적과 현재의 고통을 함께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억울함을 암시하는 부분과 황제의 은혜를 찬양하는 부분은 그의 정치적인 감각과 처세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또한 가족의 생계 문제와 얽힌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함으로써, 황제의 동정심을 유발하고 간청의 절실함을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도상주사표(到常州謝表) 이수(二首)" 중 첫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황주(黃州)와 이어주(汝州)를 거쳐 마침내 상주(常州)에 거주하게 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입니다. 여러 차례의 간청 끝에 상주에 머무르는 것이 허락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심경을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먼저 은혜를 입어 이어주 단련부사에 임명되어, 본주에 안치되었고, 이어서 상주에 거주하기를 청하는 표문을 올렸습니다. 성지를 받으니, 청한 대로 윤허하시어, 신은 이미 이번 달 22일에 상주에 도착하였습니다. 쌓인 허물은 씻기지 않았으나, 지극한 어진 마음은 감동시키기 쉬워, 곧 편안히 지내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삼가 크나큰 은혜를 받드니, 오직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중사(中謝)]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의 지은 죄는, 본래 죽임을 당해야 마땅합니다. 지난날 선제(先帝)의 지극히 밝으심이 아니었다면, 어찌 오늘날까지 남은 목숨이 있었겠습니까. 은혜를 갚지 못하고, 뜻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미 죽을 몸으로 여기고, 남은 해골을 귀신에게 맡겼었는데, 어찌 땅을 가려, 저녁 해를 뽕나무와 느릅나무 아래에서 거두어들일 것을 기대했겠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인자함과 효도는 날 때부터 아시고, 총명함은 하늘이 내리셨기 때문입니다. 삼가 하늘의 크나큰 명령을 받드시고, 여러 성인의 이루신 계획을 이어 닦으십니다. 이 보잘것없는 신을 생각하시어, 거의 벼슬아치로 지내던 옛날처럼 대해 주십니다. 밭에서 편안히 지내게 하시어, 조금이나마 옥에 갇힌 신세에서 벗어나게 하셨습니다. 배불리 먹고 아무 생각이 없이, 다만 날마다 새로운 교화에 젖고, 문을 닫고 스스로 반성하며, 마땅히 지난 허물을 더욱 생각하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여러 차례의 간청 끝에 마침내 상주에 거주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간략하게 표현한 내용입니다. 이전의 표문들에 비해 비교적 간결하고 감정을 절제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략한 경과 보고와 감사 표현: 소식은 이어주에 안치되었다가 상주 거주를 청원하여 허락받은 경과를 간략하게 보고하며,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먼저 은혜를 입어 이어주 단련부사에 임명되어…곧 편안히 지내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先蒙恩授汝州團練副使…許即便安)”라는 문장은 간결하게 상황을 요약하고 있으며, “삼가 크나큰 은혜를 받드니, 오직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祗荷寵靈,惟知感涕)”라는 문장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 과거의 죄와 선제의 은혜 회상: 소식은 자신의 죄가 죽어 마땅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선제의 은혜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음을 회상합니다. “신의 지은 죄는, 본래 죽임을 당해야 마땅합니다. 지난날 선제의 지극히 밝으심이 아니었다면, 어찌 오늘날까지 남은 목숨이 있었겠습니까(臣所犯罪戾,本合誅夷。向非先帝之至明,豈有餘生於今日)”라는 문장은 과거의 일을 상기시키며, 현재의 은혜가 더욱 크게 느껴지도록 하는 효과를 냅니다.
- 황제의 성덕 찬양과 앞으로의 다짐: 소식은 황제의 인효(仁孝)와 총명함을 찬양하며, 자신을 다시 거두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합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여러 성인의 이루신 계획을 이어 닦으십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述修累聖之成謀)”라는 문장은 황제의 성덕을 높이는 동시에, 자신의 처우가 황제의 넓은 은혜 덕분임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또한 “배불리 먹고 아무 생각이 없이, 다만 날마다 새로운 교화에 젖고, 문을 닫고 스스로 반성하며, 마땅히 지난 허물을 더욱 생각하겠습니다(飽食無思,但日陶於新化;杜門自省,當益念於往愆)”라는 문장을 통해 앞으로 조용히 반성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드러냅니다.
이 표문은 이전의 표문들에 비해 비교적 짧고 간결하며, 감정 표현도 절제되어 있습니다. 여러 차례의 간청 끝에 소망을 이루게 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조용히 지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이전의 표문에서 나타났던 극적인 호소나 비통한 감정은 비교적 덜 드러나며, 안정된 상황 속에서 감사와 반성의 마음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도상주사표(到常州謝表) 이수(二首)" 중 두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문은 첫 번째 표문에 이어, 상주(常州)에 거주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표문보다 더욱 간결하고 함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먼저 은혜를 입어 이어주 단련부사에 임명되어, 본주에 안치되었고, 이어서 상주에 거주하기를 청하는 표문을 올렸는데, 성지를 받으니, 청한 대로 윤허하시어, 신은 이미 이번 달 22일에 상주에 도착하였습니다. 죄는 크고 사람은 미약하여, 스스로 영원히 버려질 것을 달게 여겼었는데, 가난한 식구는 많아, 편안함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갑자기 내리신 윤허의 말씀을 받으니, 오직 성상의 독단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우러러 은혜를 받으니, 저절로 눈물이 흐르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중사(中謝)] 삼가 생각하옵니다. 신은 외람되이 평범한 재주로, 일찍이 벼슬길에 더럽혀졌습니다. 태평성대의 성스러운 시대를 만났으나, 홀로 변치 않는 어리석음을 안고 있었습니다. 폐지되어 버려진 지 6년, 이미 전원에서 자신의 모습을 잊었고, 만 리를 거슬러 올라가고 따라 내려오며, 우연히 강가에서 목숨을 건졌습니다. 어찌 이 생에 편한 대로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실으시고, 지극한 어진 마음으로 하늘을 대신하시기 때문입니다. 봄에 싹트게 하시고 가을에 이루게 하심은, 본래 초목에 마음을 두신 것이 아니고, 바람이 불고 우레가 움직임은, 저절로 벌레와 물고기에게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 이 어둡고 완고한 신에게까지, 또한 은혜와 용서를 입게 하셨습니다. 밭을 갈고 우물을 파며, 겨우 평범한 백성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고, 머리를 부수고 간을 꺼내는 형벌을 받았더라도, 아직 어디에서 죽을지 알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상주에 거주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더욱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특히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첫 번째 표문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절제하고 있으며, 상황 보고보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략한 경과 보고와 감격적인 감사 표현: 소식은 상주에 도착한 사실을 간략하게 보고하며, 윤허가 성상의 독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합니다. “갑자기 내리신 윤허의 말씀을 받으니, 오직 성상의 독단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우러러 은혜를 받으니, 저절로 눈물이 흐르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忽奉俞音,出於獨斷;仰銜恩施,不覺涕零)”라는 문장은 예상치 못한 은혜에 대한 감격과 놀라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 자신의 과거와 현재 상황의 대비: 소식은 과거 6년 동안 폐지되어 전원에서 지냈던 일과 만 리를 유랑하며 고생했던 일을 간략하게 언급하며, 현재 상주에서 편안히 지내게 된 상황과 대비시킵니다. “폐지되어 버려진 지 6년, 이미 전원에서 자신의 모습을 잊었고, 만 리를 거슬러 올라가고 따라 내려오며, 우연히 강가에서 목숨을 건졌습니다(廢棄六年,已忘形於田野;泝沿萬里,偶脫命於江潭)”라는 문장은 그의 고난했던 과거를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 강조: 이 표문의 가장 큰 특징은 태황태후의 은덕을 집중적으로 찬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실으시고, 지극한 어진 마음으로 하늘을 대신하시기 때문입니다…이 어둡고 완고한 신에게까지, 또한 은혜와 용서를 입게 하셨습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亦叨恩宥)”라는 부분은 태황태후의 넓은 아량과 은혜가 자신에게까지 미쳤음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자연 현상에 비유하여 태황태후의 은덕을 묘사한 부분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봄에 싹트게 하시고 가을에 이루게 하심은, 본래 초목에 마음을 두신 것이 아니고, 바람이 불고 우레가 움직임은, 저절로 벌레와 물고기에게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春生秋成,本無心於草木;風行雷動,自有信於蟲魚)”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은덕이 자연의 섭리와 같이 광대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겸손한 태도와 감사의 마무리: 소식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어둡고 완고한(幽頑)” 존재로 낮추어 표현하며, 이러한 자신에게까지 은혜를 베풀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머리를 부수고 간을 꺼내는 형벌을 받았더라도, 아직 어디에서 죽을지 알지 못할 정도였습니다(碎首刳肝,尚未知其死所)”라는 과장된 표현을 통해 과거의 위태로운 상황을 강조하며, 현재의 안락함에 대한 감사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 표문은 첫 번째 표문보다 더욱 간결하고 함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연 현상에 비유한 표현을 통해 태황태후의 은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겸손한 태도와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며 표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등주사상표(登州謝上表) 이수(二首)" 중 첫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등주(登州) 지주사(知州事)로 임명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올린 사은표입니다. 오랜 유배 생활 끝에 다시 관직에 복귀하게 된 것에 대한 감격과 감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고명(告命)을 받으니, 신에게 조봉랑(朝奉郎)의 관직을 내리고 등주 군주사(軍州事)를 맡기셨습니다. 신은 이미 이번 달 15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등주는 비록 작은 고을이나, 땅은 극변이라 일컬어집니다. 감옥살이의 남은 고통에 놀라던 차에, 갑자기 백성과 사직의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차례를 뛰어넘는 은혜를 입으니,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중사(中謝)] 신이 듣기에 신하가 기밀을 지키지 못하면 몸을 망치고, 신은 몸을 온전히 할 지혜가 없습니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안 되지만, 신은 배우지 않는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허물을 쌓았으니, 본래 만 번 죽어야 마땅합니다. 6년 동안의 귀양살이를 달게 받았으니, 마치 맛있는 음식과 같았습니다. 북을 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오직 편안히 지내기만을 구했고, 양선(陽羨)에 밭을 사서, 남은 생을 마치고자 맹세했습니다. 어찌 마르고 썩은 가운데, 이러한 뜻밖의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겠습니까. 흩어진 혼백을 거두어, 다시 평범한 사람으로 만드시고, 더러운 허물을 씻어, 모두 옛 모습으로 돌려주셨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안으로는 증삼(曾參)과 민자건(閔子騫)의 효도를 행하시고, 밖으로는 우왕(禹王)과 탕왕(湯王)의 어진 마음을 베푸시기 때문입니다. 해가 막 뜨니 온 세상이 밝고, 하늘이 바야흐로 봄이니 만물이 생겨납니다. 그 무리 중에서 허물을 살펴보시되, 신이 혹 임금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여기시고, 단점 중에서 장점을 찾으시어, 신이 조금이나마 고을을 다스리는 데 익숙하다고 아셨습니다. 이에 이러한 특별한 은총을 내리시어, 갑자기 재능 없는 신에게까지 미치게 하셨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선제(先帝)께서는 여러 사람의 분노로 반드시 죽을 신을 온전히 보전해 주셨고, 폐하께서는 한가한 관직에 영원히 버려진 신을 다시 일으켜 주셨습니다. 목숨을 다 바쳐도 갚기 어려우니, 머리를 부수어 갚을 날을 기약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오랜 유배 생활을 마치고 등주 지주사로 복귀하게 된 것에 대한 감격과 감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동시에, 선제와 현 황제의 은혜를 찬양하며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복귀에 대한 놀라움과 감사: 소식은 등주라는 변방의 작은 고을에 임명되었지만, 유배 생활에서 벗어나 다시 관직을 맡게 된 것에 큰 감격과 놀라움을 표현합니다. “감옥살이의 남은 고통에 놀라던 차에, 갑자기 백성과 사직의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차례를 뛰어넘는 은혜를 입으니, 감격하여 눈물을 흘릴 뿐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自驚縲絏之餘,忽有民社之寄。拜恩不次,隕涕何言)”라는 문장은 그의 놀라움과 감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줍니다.
- 과거의 잘못과 반성: 소식은 과거의 잘못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신하가 기밀을 지키지 못하면 몸을 망치고…배우지 않는 어리석음이 있습니다…본래 만 번 죽어야 마땅합니다(臣不密則失身…不學之愚…本當萬死)”라는 문장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겸허한 자세를 취하는 표현입니다. 또한 유배 생활을 “맛있는 음식과 같았다(甘如五鼎之珍)”라고 표현한 것은, 비록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선제와 현 황제의 은혜 찬양: 소식은 자신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주고 다시 관직에 등용해 준 선제와 현 황제의 은혜를 극진히 찬양합니다. “선제께서는 여러 사람의 분노로 반드시 죽을 신을 온전히 보전해 주셨고, 폐하께서는 한가한 관직에 영원히 버려진 신을 다시 일으켜 주셨습니다(先帝全臣於衆怒必死之中,陛下起臣於散官永棄之地)”라는 문장은 두 임금의 은혜를 대비시켜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특히 현 황제를 “안으로는 증삼과 민자건의 효도를 행하시고, 밖으로는 우왕과 탕왕의 어진 마음을 베푸시기 때문입니다(內行曾、閔之孝,外發禹、湯之仁)”라고 칭송한 부분은 그의 정치적 수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증삼과 민자건은 효의 대표적인 인물이고, 우왕과 탕왕은 어진 임금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 앞으로의 충성 다짐: 소식은 마지막으로 목숨을 바쳐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합니다. “목숨을 다 바쳐도 갚기 어려우니, 머리를 부수어 갚을 날을 기약합니다(沒身難報,碎首為期)”라는 문장은 그의 충성심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유배 생활에서 벗어나 다시 관직에 복귀하게 된 것에 대한 감격과 감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과 두 임금의 은혜를 찬양하는 내용, 그리고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을 통해,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한 그의 진심 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등주사상표(登州謝上表) 이수(二首)" 중 두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문은 첫 번째 표문에 이어, 등주(登州) 지주사(知州事)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표문보다 더욱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고명(告命)을 받으니, 신에게 조봉랑(朝奉郎)의 관직을 내리고 등주 군주사(軍州事)를 맡기셨습니다. 신은 이미 이번 달 15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내리신 은총이 너무나 과분하고, 훈계의 말씀은 더욱 두터우시니, 신의 어리석고 둔한 것으로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황송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 신이 다스리게 된 주는, 아래로 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순박하고 일은 간략하며, 땅은 척박하고 백성은 가난합니다. 고을에 들어와 농사를 물으니, 맨 먼저 어르신들을 뵈었습니다. 흰 머리에 지팡이를 짚고, 다투어 신의 말 앞으로 왔습니다. 모두 말하기를, “마르고 썩은 나머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비록 시골에 있어도, 또한 식견이 있습니다. 삼가 성모(聖母, 태황태후)께서는 지극히 밝으시고 자애로우시며, 뒤를 이은 황상(皇上)께서는 지극히 어질고 효성스러우심을 들었습니다. 매번 호령을 내리실 때마다,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립니다. 바라건대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부지하여, 새롭게 다스리는 정치를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말은 비록 매우 서툴지만, 뜻은 알 수 있습니다. 조정에서 오랫동안 버려진 신을 발탁한 것을 보고, 신의 어리석음이 반드시 조금이라도 그 책임을 채울 것이라고 여깁니다. 혹시나 위(황상)의 뜻을 널리 펼쳐, 작은 백성을 은혜롭게 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신은 천성이 둔하고 완고하며, 학문은 부족하고 얕습니다. 마음은 이미 많은 어려움으로 소모되었고, 재능은 자기 한 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합니다. 장차 무엇으로 위(황상)의 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 백성의 소망을 위로하겠습니까. 삼가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태황태후 폐하께서는, 임씨(任氏)와 사씨(姒氏)의 지위로, 요임금(堯任)과 순임금(舜任)의 어진 정치를 행하십니다. 나라를 부지런히 다스리시고 집안을 검소하게 하시니, 영원히 모든 임금의 훌륭한 본보기가 되시고, 때에 맞춰 세금을 가볍게 하시니, 이로써 온 세상의 기쁜 마음을 얻으셨습니다. 어찌 깜박이는 작은 불빛(신)이, 다시 해와 달의 밝음(태황태후의 덕)을 더하겠습니까. 다만 법을 받들 줄만 알고, 이름을 구하지는 않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등주 지주사로 부임한 후, 백성들의 환영과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표문보다 더욱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백성들의 기대와 그에 대한 부담감: 소식은 등주에 도착하여 백성들을 만난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그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냅니다. 특히 백성들이 “마르고 썩은 나머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새롭게 다스리는 정치를 기다리겠습니다(枯朽之餘,死亡無日…以待維新之政)”라고 말한 부분은, 소식에 대한 백성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느끼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암시합니다. 또한 “조정에서 오랫동안 버려진 신을 발탁한 것을 보고…혹시나 위(황상)의 뜻을 널리 펼쳐, 작은 백성을 은혜롭게 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깁니다(見朝廷擢臣於久廢之中…或能推廣上意,惠康小民)”라는 문장은 백성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단순한 행정적인 능력을 넘어, 황제의 뜻을 백성에게 전달하고 그들을 보살펴 줄 것을 바라는 마음임을 나타냅니다.
- 자신의 부족함과 어려움 토로: 소식은 백성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자신의 부족함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합니다. “신은 천성이 둔하고 완고하며, 학문은 부족하고 얕습니다. 마음은 이미 많은 어려움으로 소모되었고, 재능은 자기 한 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합니다. 장차 무엇으로 위(황상)의 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 백성의 소망을 위로하겠습니까(臣天資鈍頑,學問寡淺。心已耗於多難,才不周其一身。將何以上荅聖知,下慰民願)”라는 문장은 겸손한 표현이지만, 동시에 그가 느끼는 어려움과 고충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에 대한 찬양과 겸손한 마무리: 소식은 다시 한번 태황태후의 은덕을 찬양하며, 자신의 역할은 그 은덕을 받들어 법을 지키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태황태후 폐하께서는…온 세상의 기쁜 마음을 얻으셨습니다. 어찌 깜박이는 작은 불빛(신)이, 다시 해와 달의 밝음(태황태후의 덕)을 더하겠습니까. 다만 법을 받들 줄만 알고, 이름을 구하지는 않습니다(太皇太后陛下…故得萬國之歡心。豈煩爝火之微,更助日月之照。但知奉法,不敢求名)”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은덕을 해와 달에 비유하여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 빛에 비추어 법을 받드는 작은 불빛에 불과하다고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등주 부임 후 백성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태황태후의 은덕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표문보다 더욱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부분이 특징적입니다. 또한 태황태후의 은덕을 해와 달에 비유하여 강조함으로써, 그의 정치적 감각과 처세술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면기거사인제일장(辭免起居舍人第一狀)"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기거사인(起居舍人)이라는 관직에 제수되었으나, 이를 사양하는 내용의 첫 번째 상소문입니다. 자신이 부족하여 그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 소식은 각문(閣門)의 고보(告報)를 받으니, 이미 고명(告命)이 내려와, 신을 이전의 관직에 따라 기거사인으로 제수한다고 합니다. 신은 재주가 얕고 식견이 좁으며, 일을 처리함에 있어 우활하고 소략합니다. 죄를 받고 폐지된 가운데에서 일어났으니, 아직 티끌만 한 공효도 없습니다. 갑자기 맑은 관직에 오르게 되면, 반드시 비난의 말이 있을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허명(虛名)으로 내리신 은혜를 거두어 주시어, 헛되이 녹만 먹는 부끄러움을 면하게 해 주십시오. 모든 고신(告身)은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문은 소식이 기거사인이라는 관직을 사양하는 이유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고, 이로 인해 직책을 감당할 수 없음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결한 상황 보고: 소식은 각문(閣門)의 고보(告報)를 통해 기거사인에 제수되었음을 알게 된 사실을 간략하게 보고합니다. “오른쪽의 신 소식은 각문의 고보를 받으니, 이미 고명이 내려와, 신을 이전의 관직에 따라 기거사인으로 제수한다고 합니다(右軾准閣門告報,已降告命,除臣依前官守起居舍人者)”라는 문장은 상황을 명확하게 전달하며, 상소문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 자신의 부족함 강조: 소식은 자신이 재주가 부족하고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기거사인의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신은 재주가 얕고 식견이 좁으며, 일을 처리함에 있어 우활하고 소략합니다(臣受材淺薄,臨事迂疏)”라는 문장은 그의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또한 “죄를 받고 폐지된 가운데에서 일어났으니, 아직 티끌만 한 공효도 없습니다(起於罪廢之中,未有絲毫之效)”라는 문장은 과거의 과오를 언급하며, 현재의 영전이 과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 직책 수행의 어려움 및 부정적 결과 예측: 소식은 자신이 기거사인의 직책을 맡게 되면, 오히려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은혜를 거두어 줄 것을 간청합니다. “갑자기 맑은 관직에 오르게 되면, 반드시 비난의 말이 있을 것입니다(驟陞清職,必致煩言)”라는 문장은 자신의 사임 요청에 대한 중요한 이유를 제시하는 부분입니다. 즉,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직책을 맡는 것이 오히려 폐단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 겸손한 어조와 사임의 간청: 소식은 “바라옵건대 허명으로 내리신 은혜를 거두어 주시어, 헛되이 녹만 먹는 부끄러움을 면하게 해 주십시오(願回虛授之恩,庶免素餐之愧)”라는 문장을 통해 겸손한 어조로 사임을 간청합니다. “모든 고신(告身)은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所有告身,不敢祗受)”라는 마지막 문장은 그의 단호한 사임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상소문은 소식이 기거사인의 직책을 사양하는 이유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고, 이로 인해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며, 겸손한 어조로 사임을 간청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치적인 상황이나 다른 복잡한 이유를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부족함을 이유로 들어 사임하는 모습에서, 그의 신중하고 겸손한 성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면기거사인제이장(辭免起居舍人第二狀)"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기거사인(起居舍人) 관직을 사양하는 두 번째 상소문입니다. 첫 번째 상소에도 불구하고 사임이 허락되지 않자, 더욱 간곡한 어조로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설명하며 재차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은 얼마 전 기거사인 은명을 사면해 주시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상서성(尚書省)의 자문(劄子)에 의거하여 성지(聖旨)로 사면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늘의 위엄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감히 조금이라도 어긋날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명령에 자식은 오직 동쪽으로 가라면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라면 서쪽으로 가는 것이 도리입니다. 하물며 이처럼 오랫동안 폐지되었던 이후에, 어찌 감히 따르지 않을 뜻이 있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신은 타고난 성품이 좁고 고집스러우며, 운명은 기박하고 궁합니다. 이미 일찍이 과거에 합격하는 것을 도둑질하듯 하였고, 다시 외람되이 조정의 관부에까지 올랐습니다. 천하의 공기(公器)를 너무 많이 취하였고, 또 여러 사람이 다투는 자리에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고서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던 적은, 예로부터 없었습니다. 지금은 아홉 번 죽을 고비에서 벗어나, 비로소 다시 살아날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태로운 흔적이 겨우 안정되었고, 놀란 혼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갑자기 분수에 넘치는 은총을 받게 되면, 혹 다른 뜻밖의 근심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설령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 없더라도, 반드시 귀신의 책망이 있을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하늘과 땅을 포용하는 넓은 도량으로, 부모의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헤아려 주십시오. 그 진실로 지극한 정성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아주시고, 다만 허물없이 지내고자 할 뿐임을 알아주십시오. 새로운 명령을 거두어 주시고, 다시 다른 인재를 선택해 주십시오. 그로 하여금 분수를 알아 몸을 편안히 하도록 하는 것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은총을 받는 것보다 어찌 낫지 않겠습니까. 다시 간절한 부탁을 드리오니, 엎드려 무거운 벌을 기다리겠습니다. 모든 고신(告身)은 신이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문은 첫 번째 상소에도 불구하고 기거사인 사임이 허락되지 않자, 소식이 더욱 절박하고 간곡한 어조로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설명하며 재차 사임을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상소보다 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자신의 진심을 호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명령에 대한 복종 의사 표명과 재차 간청의 불가피성 강조: 소식은 먼저 성지를 거역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재차 사임을 청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강조합니다. “하늘의 위엄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감히 조금이라도 어긋날 수 없습니다…어찌 감히 따르지 않을 뜻이 있겠습니까(天威在顏,不違咫尺…敢有不回之意)”라는 문장은 황제의 명령에 대한 존경과 복종의 의사를 나타내는 동시에, 이어지는 사임 요청이 단순한 거역이 아님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겸손한 태도 재차 강조: 소식은 자신의 타고난 성품과 운명이 불우하며, 과거의 영달 또한 과분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신은 타고난 성품이 좁고 고집스러우며, 운명은 기박하고 궁합니다…천하의 공기를 너무 많이 취하였고, 또 여러 사람이 다투는 자리에 있습니다(臣受性褊狷,賦命奇窮…多取天下之公器,又處衆人之所爭)”라는 문장은 자신의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의 상황이 과거의 과분함에 대한 응보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현재의 불안한 심경과 미래에 대한 우려 구체적으로 제시: 소식은 유배 생활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며, 다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지금은 아홉 번 죽을 고비에서 벗어나, 비로소 다시 살아날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혹 다른 뜻밖의 근심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설령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 없더라도, 반드시 귀신의 책망이 있을 것입니다(今者出於九死之地,始有再生之心…恐別生意外之憂。縱無人災,必有鬼責)”라는 문장은 그의 불안한 심경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사임 요청의 진정성을 더합니다. 특히 “귀신의 책망(鬼責)”이라는 표현은 그의 심리적인 부담감이 매우 컸음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 간곡한 어조로 재차 사임 간청 및 대안 제시: 소식은 황제의 넓은 도량과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헤아려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며, 새로운 명령을 거두고 다른 인재를 선택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다른 인재를 선택해 주십시오(伏望聖慈…更選異材)”라는 문장은 그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또한 “그로 하여금 분수를 알아 몸을 편안히 하도록 하는 것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은총을 받는 것보다 어찌 낫지 않겠습니까(使之識分以安身,孰與包羞而冒寵)”라는 문장은 자신의 사임이 단순히 벼슬을 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자신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하는 논리적인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이 상소문은 첫 번째 상소보다 더욱 간절하고 구체적인 어조로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불안한 심경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황제의 넓은 도량과 은혜를 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사임이 국가와 자신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하는 부분은, 그의 지혜롭고 신중한 면모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면기거사인제이장(辭免起居舍人第二狀)"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기거사인(起居舍人) 관직을 사양하는 두 번째 상소문입니다. 첫 번째 상소에도 불구하고 사임이 허락되지 않자, 더욱 간곡한 어조로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설명하며 재차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은 얼마 전 기거사인 은명을 사면해 주시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상서성(尚書省)의 자문(劄子)에 의거하여 성지(聖旨)로 사면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늘의 위엄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감히 조금이라도 어긋날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명령에 자식은 오직 동쪽으로 가라면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라면 서쪽으로 가는 것이 도리입니다. 하물며 이처럼 오랫동안 폐지되었던 이후에, 어찌 감히 따르지 않을 뜻이 있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신은 타고난 성품이 좁고 고집스러우며, 운명은 기박하고 궁합니다. 이미 일찍이 과거에 합격하는 것을 도둑질하듯 하였고, 다시 외람되이 조정의 관부에까지 올랐습니다. 천하의 공기(公器)를 너무 많이 취하였고, 또 여러 사람이 다투는 자리에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고서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던 적은, 예로부터 없었습니다. 지금은 아홉 번 죽을 고비에서 벗어나, 비로소 다시 살아날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태로운 흔적이 겨우 안정되었고, 놀란 혼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갑자기 분수에 넘치는 은총을 받게 되면, 혹 다른 뜻밖의 근심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설령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 없더라도, 반드시 귀신의 책망이 있을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하늘과 땅을 포용하는 넓은 도량으로, 부모의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헤아려 주십시오. 그 진실로 지극한 정성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아주시고, 다만 허물없이 지내고자 할 뿐임을 알아주십시오. 새로운 명령을 거두어 주시고, 다시 다른 인재를 선택해 주십시오. 그로 하여금 분수를 알아 몸을 편안히 하도록 하는 것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은총을 받는 것보다 어찌 낫지 않겠습니까. 다시 간절한 부탁을 드리오니, 엎드려 무거운 벌을 기다리겠습니다. 모든 고신(告身)은 신이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는 첫 번째 상소에도 불구하고 기거사인의 사임이 허락되지 않자, 소식이 더욱 간절하고 구체적인 어조로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설명하며 재차 사임을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상소보다 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자신의 진심을 호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명령에 대한 복종 의사 표명과 재차 간청의 불가피성 강조: 소식은 먼저 성지를 거역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재차 사임을 청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강조합니다. “하늘의 위엄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감히 조금이라도 어긋날 수 없습니다…어찌 감히 따르지 않을 뜻이 있겠습니까(天威在顏,不違咫尺…敢有不回之意)”라는 문장은 황제의 명령에 대한 존경과 복종의 의사를 나타내는 동시에, 이어지는 사임 요청이 단순한 거역이 아님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유교적인 군신 관계의 질서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겸손한 태도 재차 강조: 소식은 자신의 타고난 성품과 운명이 불우하며, 과거의 영달 또한 과분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신은 타고난 성품이 좁고 고집스러우며, 운명은 기박하고 궁합니다…천하의 공기를 너무 많이 취하였고, 또 여러 사람이 다투는 자리에 있습니다(臣受性褊狷,賦命奇窮…多取天下之公器,又處衆人之所爭)”라는 문장은 자신의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의 상황이 과거의 과분함에 대한 응보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천하의 공기(公器)”라는 표현은 관직을 의미하며, 자신이 과분하게 높은 자리에 올랐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현재의 불안한 심경과 미래에 대한 우려 구체적으로 제시: 소식은 유배 생활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며, 다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지금은 아홉 번 죽을 고비에서 벗어나, 비로소 다시 살아날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혹 다른 뜻밖의 근심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설령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 없더라도, 반드시 귀신의 책망이 있을 것입니다(今者出於九死之地,始有再生之心…恐別生意外之憂。縱無人災,必有鬼責)”라는 문장은 그의 불안한 심경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사임 요청의 진정성을 더합니다. 특히 “귀신의 책망(鬼責)”이라는 표현은 그의 심리적인 부담감이 매우 컸음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는 단순히 겸손한 표현을 넘어, 과거의 정치적 풍파를 겪으면서 겪은 정신적인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 간곡한 어조로 재차 사임 간청 및 대안 제시: 소식은 황제의 넓은 도량과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자신을 헤아려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며, 새로운 명령을 거두고 다른 인재를 선택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다른 인재를 선택해 주십시오(伏望聖慈…更選異材)”라는 문장은 그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또한 “그로 하여금 분수를 알아 몸을 편안히 하도록 하는 것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은총을 받는 것보다 어찌 낫지 않겠습니까(使之識分以安身,孰與包羞而冒寵)”라는 문장은 자신의 사임이 단순히 벼슬을 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자신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하는 논리적인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자신이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는 것입니다.
이 상소는 첫 번째 상소보다 더욱 간절하고 구체적인 어조로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불안한 심경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황제의 넓은 도량과 은혜를 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사임이 국가와 자신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하는 부분은, 그의 지혜롭고 신중한 면모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또한 단순히 개인적인 겸손함을 넘어, 과거의 정치적 경험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상소는 소식의 심리 상태와 당시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중서사인표(謝中書舍人表) 이수(二首)" 중 첫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중서사인(中書舍人)이라는 관직에 제수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과거의 경력과 관직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황제의 은혜에 감격하고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제명(制命)을 받으니, 신에게 시험 중서사인(試中書舍人)의 관직을 내리시고, 아울러 하사하신 의복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우사(右史)의 기록에 이르기를, 이미 높은 자리에 뽑혔다고 하였고, 서원(西垣)에서 조칙을 작성하는 일은, 다시 가까운 반열을 더럽혔다고 하였습니다. 이 모두는 유자(儒者)의 지극한 영광이니, 어찌 평생에 바랐던 바였겠습니까. 신 소식은 진실로 감격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사명(詞命)의 직책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일입니다. 단지 글재주만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고, 장차 일을 처리하는 능력으로 시험하는 것입니다. 기무(機務)에 이르러서는, 또한 혹 참여하여 듣기도 합니다. 비록 사호(四戶)가 권력을 제멋대로 휘둘렀다는 것은, 당시의 공정한 의논이 아니었지만, 오화(五花)가 일을 판단했다는 것은, 또한 이전 시대의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세 글자로 관직을 제수하는 것은, 곧 모든 정치의 근본입니다. 다만 내조(內朝)의 법도만 따른다고 여기지만, 어찌 재상(宰相)의 속관(屬官)인 줄 알겠습니까. 이미 임무가 훈사(訓詞)에 그치니, 권력은 서리(胥吏)에게 옮겨졌습니다. 태연히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습관이 되어 예전의 관례로 여깁니다. 선황제(先皇帝)께서는 도(道)가 모든 임금보다 뛰어나시고, 법은 만세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육관(六官)을 세워 옛 제도를 닦으시고, 삼성(三省)을 열어 뛰어난 인재를 기다리셨습니다. 법령과 제도를 일신하시니, 명분과 실질이 모두 바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사금(四禁)을 분명히 하시고, 육조(六曹)에 나누어 맡기셨습니다. 멀리로는 직각(直閣)의 직책을 따르고, 가까이로는 통검정(通檢正)의 임무를 통괄합니다. 비록 정사(政事)는 듣지 못했으나 일(事)은 들었으니, 반드시 덕이 있고 말이 있어야 합니다. 신의 어리석음으로는, 하나도 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초안을 작성하고 윤색하는 것은, 이미 정나라(鄭國)의 재목이 아니고, 제수하는 조서의 아름다운 말씀은, 또한 당나라 사람의 명예가 부족합니다. 갑자기 이러한 선택을 당하니, 그 까닭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성스러움과 어짊을 함께 갖추시고, 지혜로우시면서 은혜로우시기 때문입니다. 비록 3년 동안 말씀하지 않으시는 때에 계시지만, 이미 열흘 동안 함께 비추는 빛이 있습니다. 신이 날마다 가까이 이영전(邇英殿)을 모시며, 직접 도(道)를 묻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러러 하늘의 위엄이 매우 가까움을 알고, 성스러운 살피심을 피하기 어려움을 압니다. 신이 일찍이 선조(先朝)의 지우를 받았으나, 실로 좌우에서 돕는 일이 없다고 여기십니다. 과거의 허물을 버리시고, 장래의 공효를 기대하십니다. 신이 어찌 더욱 평소의 마음을 가다듬지 않고, 옛 학문을 잊겠습니까. 위로는 주공(周公)의 번거롭고 자세한 가르침을 본받고, 한나라(漢家)의 심오하고 두터운 문장을 돕겠습니다. 진실로 관직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다면, 어찌 감히 보답을 말하겠습니까.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중서사인의 제수를 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과거의 경력과 관직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황제의 은혜에 감격하고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관직 제수에 대한 감격과 겸손한 표현: 소식은 중서사인이라는 중요한 관직에 제수된 것에 대해 큰 감격을 표하며, 동시에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을 낮춥니다. “이 모두는 유자의 지극한 영광이니, 어찌 평생에 바랐던 바였겠습니까. 신 소식은 진실로 감격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皆儒者之至榮,豈平生之所望。臣軾誠感誠懼,頓首頓首)”라는 문장은 그의 감격과 겸손한 태도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 중서사인의 중요성과 역사적 의미 언급: 소식은 중서사인이라는 관직이 예로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언급하며,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깁니다. 특히 “사호(四戶)가 권력을 제멋대로 휘둘렀다”는 고사와 “오화(五花)가 일을 판단했다”는 고사를 인용하여, 중서사인의 역할이 시대에 따라 달랐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세 글자로 관직을 제수하는 것은, 곧 모든 정치의 근본입니다(及夫三字之除,乃是一切之政)”라는 문장은 관직 임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 선황제와 현 황제의 업적 찬양: 소식은 선황제와 현 황제의 업적을 찬양하며, 특히 현 황제의 지혜와 은혜를 높이 평가합니다. “선황제께서는 도가 모든 임금보다 뛰어나시고, 법은 만세에 드리워져 있습니다…법령과 제도를 일신하시니, 명분과 실질이 모두 바르게 되었습니다(先皇帝道冠百王,法垂萬世…典章一新,名實皆正)”라는 문장은 선황제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입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성스러움과 어짊을 함께 갖추시고, 지혜로우시면서 은혜로우시기 때문입니다…이미 열흘 동안 함께 비추는 빛이 있습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將聖與仁,能哲而惠…已有十日並照之光)”라는 문장은 현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3년 동안 말씀하지 않으시는 때(三年不言之際)”라는 표현은 《논어(論語)》의 “무위이치(無爲而治)” 사상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부족함과 앞으로의 충성 다짐: 소식은 다시 한번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며, 앞으로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신의 어리석음으로는, 하나도 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신이 어찌 더욱 평소의 마음을 가다듬지 않고, 옛 학문을 잊겠습니까(如臣之愚,無一而可…臣敢不益勵素心,無忘舊學)”라는 문장은 겸손한 표현과 함께 충성심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특히 “위로는 주공의 번거롭고 자세한 가르침을 본받고, 한나라의 심오하고 두터운 문장을 돕겠습니다(上體周公煩悉之誥,助成漢家深厚之文)”라는 문장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황제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중서사인이라는 중요한 관직에 제수된 것에 대한 감격과 감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력과 관직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두 황제의 업적을 찬양하고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을 통해,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한 그의 진심 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중서사인표(謝中書舍人表) 이수(二首)" 중 두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문은 첫 번째 표문에 이어, 중서사인(中書舍人) 제수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표문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다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삼가 제명(制命)을 받으니, 신에게 시험 중서사인(試中書舍人)의 관직을 내리시고, 아울러 하사하신 의복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성스러운 결단으로, 조정에서 명령을 내리셨고, 쇠약하고 병든 신에게 빛을 더하시어, 조정의 우측에 과분한 명예를 넘치도록 주셨습니다. 훈계의 말씀이 무거우니, 선비들의 논의에서 영광으로 여깁니다. 신 소식은 진실로 감격하고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또 조아립니다. 신이 듣기에 “마음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옛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이유입니다. “많은 비방이 뼈를 녹인다”고 하였으니, 성스러운 임금이 아니면 능히 온전히 보전할 수 없습니다. 신은 본래 유릉(裕陵, 선황제)의 지우를 받았고, 또한 일찍이 나라의 선비로 대우받았습니다. 곧음을 좋아함을 가상히 여기시고, 글재주가 있다고 허락하셨습니다. 비록 귀양살이와 유랑 생활의 남은 고통이 있지만, 애처롭게 여기고 거두어 주시려는 뜻은, 끝까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활과 칼을 안고 오랫동안 탄식하며, 벼슬을 영원히 버릴 것으로 여겼습니다. 어찌 만년에 이러한 만남이, 다시 처음의 마음을 넘어서리라고 기대했겠습니까. 더구나 외제(外制)의 깊고 엄중함과, 서원(西垣)의 맑고 중요한 자리에 임명된 것을 생각합니다. 당나라의 융성했던 시대에는, 마주(馬周)와 잠문본(岑文本)을 얻은 것을 어진 인재를 얻은 것으로 여겼고, 근세에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양억(楊億)과 구양수(歐陽脩)의 고사가 있습니다. 시험하지 않고 등용하는 것은, 지금 몇 사람이나 있겠습니까. 드디어 같은 반열의 사람들보다 앞서게 되었고, 멀리 이전의 현인들의 뒤를 잇게 되었습니다. 어찌 이리도 완고하고 둔한 신에게, 이러한 뜻밖의 만남이 있었겠습니까.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나라를 걱정하시어 집안을 잊으시고,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근심이 깊으므로 그 일을 맡은 사람을 중히 여기시고, 사랑이 지극하므로 그에 대한 염려 또한 깁니다. 어진 사람을 널리 구하시어, 돌아가신 성인을 대신하게 하십니다. 이 때문에 겸하여 거두어 함께 쓰시니, 혹 그 가운데에서 얻는 바가 있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신이 어찌 그 능력을 다하지 않고, 부끄러움이 없기를 기약하겠습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맹세하니, 항상 도(道)로써 임금을 섬기고, 위태로움이 같지 않으면, 반드시 위태로움을 보고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중서사인 제수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두 번째 표문으로, 첫 번째 표문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다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수에 대한 감격과 함께 태황태후의 은덕 강조: 소식은 중서사인 제수에 대한 감격을 표하는 동시에, 이 모든 것이 태황태후의 은덕 덕분임을 강조합니다. “성스러운 결단으로, 조정에서 명령을 내리셨고, 쇠약하고 병든 신에게 빛을 더하시어…훈계의 말씀이 무거우니, 선비들의 논의에서 영광으로 여깁니다(聖神獨斷,出成命於省中;衰病增光,溢虛名於朝右…訓詞之重,士論所榮)”라는 문장은 제수에 대한 감격을 표현하는 동시에, 태황태후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쇠약하고 병든 신(衰病增光)”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과거 유배 생활을 암시하며, 이러한 자신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를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 연결: 소식은 과거의 경험(선황제의 지우, 유배 생활)을 언급하며, 현재의 상황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회임을 강조합니다. “신은 본래 유릉(裕陵, 선황제)의 지우를 받았고…어찌 만년에 이러한 만남이, 다시 처음의 마음을 넘어서리라고 기대했겠습니까(臣本受知於裕陵…豈期晚遇,又過初心)”라는 문장은 과거의 은혜를 언급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감격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활과 칼을 안고 오랫동안 탄식하며, 벼슬을 영원히 버릴 것으로 여겼습니다(抱弓劍以長號,分簪履之永棄)”라는 문장은 유배 생활의 고통과 절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현재의 영광이 얼마나 뜻밖의 일인지를 강조합니다.
- 역사적 고사 인용을 통한 관직의 중요성 부각 및 자신의 과분함 강조: 소식은 마주, 잠문본, 양억, 구양수 등 역사적 인물들을 언급하며, 중서사인이라는 관직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자신이 이러한 자리에 오른 것이 얼마나 과분한 일인지를 강조합니다. “당나라의 융성했던 시대에는, 마주와 잠문본을 얻은 것을 어진 인재를 얻은 것으로 여겼고…시험하지 않고 등용하는 것은, 지금 몇 사람이나 있겠습니까(在唐之盛,以馬周、岑文本為得人…不試而用,于今幾人)”라는 문장은 관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의 과분함을 드러내는 효과를 냅니다.
- 태황태후의 깊은 뜻과 자신의 충성 맹세 강조: 소식은 다시 한번 태황태후의 깊은 뜻을 찬양하며,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맹세합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혹 그 가운데에서 얻는 바가 있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庶幾有得於其間)”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깊은 뜻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특히 “근심이 깊으므로 그 일을 맡은 사람을 중히 여기시고, 사랑이 지극하므로 그에 대한 염려 또한 깁니다(憂深故任其事者重,愛極故為之慮也長)”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백성을 향한 깊은 사랑과 염려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신이 어찌 그 능력을 다하지 않고, 부끄러움이 없기를 기약하겠습니까…반드시 위태로움을 보고 목숨을 바치겠습니다(臣敢不盡其所能,期於無愧…則必見危而授命)”라는 문장은 자신의 충성심을 맹세하는 부분으로, 태황태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표문은 소식이 중서사인 제수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두 번째 표문으로, 첫 번째 표문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다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역사적 고사를 적절히 활용하여, 현재의 상황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태황태후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면한림학사제일장(辭免翰林學士第一狀)"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한림학사(翰林學士) 지제고(知制誥)에 제수되었으나, 이를 사양하는 첫 번째 상소문입니다. 자신이 부족하여 그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겸손한 이유를 내세우며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은 각문(閣門)의 보고를 받으니, 이미 고명(告命)이 내려와, 신을 한림학사 지제고로 제수한다고 합니다. 신이 가만히 생각하건대 서쪽의 부서(西掖, 중서성)에서 곧바로 내제(內制, 한림원)로 승진하는 것은, 비록 조종(祖宗)의 옛 제도이기는 하나, 근래에는 이러한 사례가 매우 드물어, 높은 재능과 중후한 덕망과 뛰어난 명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러한 선택을 받지 않습니다. 신이 스스로 헤아려 보건대 이 세 가지 모두 다른 사람에 미치지 못하므로, 갑자기 특별한 발탁을 받으니, 실로 스스로 편안하지 않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신의 지극한 정성을 살펴주시고, 구차하게 사양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셔서, 특별한 은혜를 거두어 주시어, 공론(公論)을 만족시켜 주십시오. 삼가 기록하여 아뢰어 듣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는 소식이 한림학사 지제고라는 중요한 관직에 제수되었지만, 이를 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고, 이로 인해 직책을 감당할 수 없음을 호소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결한 상황 보고 및 관례 언급: 소식은 각문의 보고를 통해 한림학사 지제고에 제수되었음을 알게 된 사실을 간략하게 보고합니다. 동시에, 서쪽 부서(중서성)에서 바로 내제(한림원)로 승진하는 것이 조종의 옛 제도이기는 하지만 근래에는 드문 일임을 지적합니다. “신이 가만히 생각하건대 서쪽의 부서에서 곧바로 내제로 승진하는 것은, 비록 조종의 옛 제도이기는 하나, 근래에는 이러한 사례가 매우 드물어(臣竊謂自從西掖,直遷內制,雖祖宗故事,而近歲以來,少有此比)”라는 문장은 상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자신의 승진이 이례적인 일임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자신의 사임 요청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로 작용합니다.
- 자신의 부족함 강조 및 과분한 발탁에 대한 불안감 표출: 소식은 자신이 높은 재능, 중후한 덕망, 뛰어난 명망 이 세 가지 모두 다른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고 겸손하게 표현하며, 갑작스러운 발탁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냅니다. “높은 재능과 중후한 덕망과 뛰어난 명망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러한 선택을 받지 않습니다. 신이 스스로 헤아려 보건대 이 세 가지 모두 다른 사람에 미치지 못하므로, 갑자기 특별한 발탁을 받으니, 실로 스스로 편안하지 않습니다(非高材重德雅望,不在此選。臣自量三者皆不迨人,驟當殊擢,實不自安)”라는 문장은 그의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여기서 언급된 ‘높은 재능(高材)’, ‘중후한 덕망(重德)’, ‘뛰어난 명망(雅望)’은 한림학사라는 직책에 요구되는 중요한 자질들입니다. 소식은 자신이 이러한 자질들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이 직책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지극한 정성 강조 및 사임 간청: 소식은 자신의 사임 요청이 단순히 겸손한 말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강조하며, 특별한 은혜를 거두어 줄 것을 간청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신의 지극한 정성을 살펴주시고, 구차하게 사양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셔서, 특별한 은혜를 거두어 주시어, 공론을 만족시켜 주십시오(伏望聖慈,察臣至誠,非苟辭避,追還異恩,以厭公論)”라는 문장은 그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특히 “공론(公論)”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사임이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고려한 것이기도 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사임이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조정의 안정과 질서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상소는 소식이 한림학사 지제고라는 중요한 관직을 사양하는 이유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고, 과분한 발탁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며, 진심으로 사임을 간청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인 상황이나 다른 복잡한 이유를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부족함을 이유로 들어 사임하는 모습에서, 그의 신중하고 겸손한 성격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례적인 승진에 대한 세간의 이목을 고려하는 모습에서, 그의 정치적인 감각 또한 엿볼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면한림학사제이장(辭免翰林學士第二狀)"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한림학사 지제고(翰林學士知制誥)의 제수를 사양하는 두 번째 상소문입니다. 첫 번째 상소에도 불구하고 사임이 허락되지 않자, 더욱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재차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은 얼마 전 한림학사 지제고의 은명을 사면해 주시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엎드려 조칙이 내려 사면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늘과 땅의 은혜는, 의리상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부모의 가르침은, 이치상 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은 지극히 어리석어, 오히려 자신의 소견을 지키려 합니다. 다시 간절한 부탁을 드리오니, 무거운 벌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학문이 거칠고 엉성하며, 문사가 비루하고 천박하여, 이미 시험해 보았으나 효과가 없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전 상소에서 아뢴 바와 같습니다. 실로 오랜 수고가 아직 많으니, 반드시 ‘쌓인 섶나무’라는 비난이 있을 것이고, 형제가 함께 나아가니, 어찌 ‘잇달아 나는 풀’이라는 의심이 없겠습니까. 진실로 스스로 편안하지 않으니, 감히 거짓으로 꾸미는 것이 아닙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그 진심을 헤아려 주시어, 특별히 거두어 주시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바라옵건대 사람들의 비난을 면하고, 스스로 공을 세울 기회를 얻게 해 주십시오. 모든 고명은, 신이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기록하여 아뢰어 듣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는 첫 번째 상소에도 불구하고 한림학사 지제고 사임이 허락되지 않자, 소식이 더욱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재차 사임을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상소에서 자신의 능력 부족을 주로 언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주변의 시선과 정치적인 상황까지 고려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황은에 대한 감사와 재차 간청의 불가피성 언급: 소식은 먼저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면서도,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다시 사임을 간청할 수밖에 없음을 밝힙니다. “하늘과 땅의 은혜는, 의리상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부모의 가르침은, 이치상 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은 지극히 어리석어, 오히려 자신의 소견을 지키려 합니다. 다시 간절한 부탁을 드리오니, 무거운 벌을 피하지 않겠습니다(天地之恩,義無所謝;父母之訓,理不可違。而臣至愚,尚守所見。再傾微懇,不避重誅)”라는 문장은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이어지는 사임 요청이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단순히 벼슬을 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이유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 능력 부족 외의 구체적인 이유 제시: 소식은 자신의 능력 부족 외에 두 가지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사임의 정당성을 주장합니다. 첫째는 “오랜 수고가 아직 많으니, 반드시 ‘쌓인 섶나무’라는 비난이 있을 것이다(勞舊尚多,必有積薪之誚)”라는 부분입니다. 이는 자신이 과거 오랜 기간 동안 여러 관직을 거치면서 이미 충분한 영예를 누렸기 때문에, 또다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한 주변의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쌓인 섶나무(積薪)’는 장작이 많이 쌓이면 불이 붙기 쉽다는 비유로, 지나치게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형제가 함께 나아가니, 어찌 ‘잇달아 나는 풀’이라는 의심이 없겠습니까(兄弟並進,豈無連茹之嫌)”라는 부분입니다. 이는 자신과 동생 소철(蘇轍)이 함께 고위 관직에 오르는 것에 대한 세간의 의심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잇달아 나는 풀(連茹)’은 풀뿌리가 이어져 함께 뽑히는 것을 비유하는 것으로, 형제가 함께 요직에 오르는 것이 권력 남용이나 파벌 형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입니다.
- 진심 강조 및 사임 허락 간청: 소식은 자신의 주장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강조하며, 사임을 허락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진실로 스스로 편안하지 않으니, 감히 거짓으로 꾸미는 것이 아닙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그 진심을 헤아려 주시어, 특별히 거두어 주시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바라옵건대 사람들의 비난을 면하고, 스스로 공을 세울 기회를 얻게 해 주십시오(誠不自安,非敢矯飾。伏望聖慈亮其悃愊,特許追還。庶免人言,俾得自效)”라는 문장은 그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특히 “사람들의 비난을 면하고(免人言)”라는 표현은 자신의 사임이 주변의 시선을 고려한 정치적인 판단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또한 “스스로 공을 세울 기회를 얻게 해 주십시오(俾得自效)”라는 부분은 현재의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국가에 기여할 의사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상소는 첫 번째 상소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사임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능력 부족을 넘어서, 주변의 시선과 정치적인 상황까지 고려하는 모습을 통해, 소식의 신중하고 현실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사임이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와 조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강조하는 논리를 통해, 그의 지혜로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선소입원장이수(謝宣召入院狀二首)" 중 첫 번째 상소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상소는 소식이 황제의 부름을 받아 입궐하여 학사(學士)의 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면서도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은 금월 모일 서두공봉관(西頭供奉官)으로 대조(待詔)를 겸하는 동사륭(董士隆)이 신의 거처에 이르러, 성스러운 뜻을 받들어, 신을 불러 입궐하여 학사로 임명하신다고 전하였습니다. 조서의 말씀은 봄처럼 따뜻하여, 두 번이나 명령하시며 몸을 굽히셨고, 황제의 사자가 하늘에서 내려오듯 하여, 한 번의 절로 달려왔습니다. 옛 제도에도 일찍이 들었으나, 어찌 평생에 감히 바라보았겠습니까. 스스로 돌이켜 생각하니 과분하여, 부끄러움과 땀이 함께 깊어집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조칙을 작성하는 관직은, 당나라 때부터 융성하였습니다. 비록 직책이 지극히 중요하고 은밀하여, 북문학사(北門學士)의 영광으로 일컬어지지만, 녹봉은 박하고 지위는 낮아, 경조윤(京兆尹)의 속관이 되기를 청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 어찌 지금의 성대한 시대와 같겠습니까, 한번 떨쳐 일어나 유학의 기풍을 진작시키시니. 단지 좋은 벼슬만 주는 것이 아니라, 큰 음식을 제공하는 것까지 겸합니다. 옥당(玉堂)에 인장을 하사하시니, 순화(淳化) 연간의 아름다운 문물을 우러러 흠모하고, 보배로운 허리띠에 많은 금을 더해 주시니, 원풍(元豐) 연간의 새로운 은혜를 받습니다. 이미 예우를 두터이 하셨으니, 더욱 그 사람됨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신은 텅 비고 거칠며 쓸모없는 재목으로, 쇠약하고 병들어 유랑한 이후입니다. 만 리를 돌아와 살아 돌아왔고, 앉아서 세 번이나 옮겨지는 것을 겪었습니다. 측근의 비호 때문이 아니라, 어질고 뛰어난 사람들 위에 외람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타고난 자질이 문무를 겸비하시고, 하늘이 성스러운 지혜를 내려주셨기 때문입니다. 비록 상중(亮陰)이라 말씀을 삼가시지만, 오히려 고종(高宗)의 덕을 숨기고 계시고, 인재를 구하여 도움을 청하시는 것은, 이미 성왕(成王)의 마음을 여신 것입니다. 먼저 보필할 신하를 선택하시고, 다음으로 법도를 따를 사람을 구하십니다. 인재를 얻기 어려움을 아시고, 헛된 명성을 취하여 신을 쓰시는 것입니다. 감히 더욱 처음의 마음을 가다듬어, 이후의 공효를 힘써 도모하지 않겠습니까. 재능은 옛사람에 미치지 못하나, 비록 내상(內相)의 이름이 부끄럽지만, 뜻은 항상 백성에게 있으니, 바라건대 사사로운 비난을 면하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는 황제의 부름을 받아 입궐하여 학사 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겸손, 그리고 앞으로의 충성 다짐이라는 세 가지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극진한 감사 표현: 소식은 황제의 부름과 파격적인 대우에 대해 매우 감격해하며, 이를 하늘의 은혜에 비유할 정도로 높이 평가합니다. “조서의 말씀은 봄처럼 따뜻하여…한 번의 절로 달려왔습니다…어찌 평생에 감히 바라보았겠습니까(詔語春溫…一節以趨…豈平生之敢望)”라는 문장은 황제의 은혜에 대한 그의 깊은 감사를 드러냅니다. 특히 사자를 통해 전해진 황제의 말씀을 “봄처럼 따뜻하다(春溫)”라고 표현한 것은, 황제의 따뜻한 마음씨와 배려를 강조하는 효과를 줍니다. 또한 “옥당(玉堂)에 인장을 하사하시니…원풍(元豐) 연간의 새로운 은혜를 받습니다(玉堂賜篆…佩元豐之新渥)”라는 문장은 하사품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황제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세심한지를 보여줍니다.
-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부족함 강조: 황제의 극진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소식은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합니다. “스스로 돌이켜 생각하니 과분하여, 부끄러움과 땀이 함께 깊어집니다…텅 비고 거칠며 쓸모없는 재목으로, 쇠약하고 병들어 유랑한 이후입니다(省循非稱,愧汗交深…空疏冗散之材,衰病流離之後)”라는 문장은 그의 겸손함을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특히 “텅 비고 거칠며 쓸모없는 재목(空疏冗散之材)”이라는 표현은 자신을 낮추는 겸사(謙辭)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만 리를 돌아와 살아 돌아왔고, 앉아서 세 번이나 옮겨지는 것을 겪었습니다(生還萬里,坐閱三遷)”라는 문장은 자신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간략하게 언급하며, 이러한 자신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황제의 현명함 칭송 및 충성 다짐: 소식은 황제의 현명함을 높이 칭송하는 동시에, 앞으로 황제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이미 성왕의 마음을 여신 것입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已啟成王之心)”라는 문장은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현명함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고종과 성왕의 고사를 인용한 것은, 황제가 어진 임금의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강조하는 효과를 줍니다. “감히 더욱 처음의 마음을 가다듬어, 이후의 공효를 힘써 도모하지 않겠습니까…뜻은 항상 백성에게 있으니, 바라건대 사사로운 비난을 면하겠습니다(敢不益勵初心,力圖後效…志常在民,庶免私人之誚)”라는 문장은 그의 충성심과 포부를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특히 “뜻은 항상 백성에게 있다(志常在民)”라는 표현은, 자신이 개인적인 영달이 아닌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상소는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겸손, 그리고 앞으로의 충성 다짐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담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적 고사를 적절히 활용하여, 황제의 현명함과 자신의 포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다시 한번 조정에 복귀하여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정치 활동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선소입원장이수(謝宣召入院狀二首)" 중 두 번째 상소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상소는 첫 번째 상소에 이어, 황제의 부름을 받아 입궐하여 학사(學士)의 직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상소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다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은 금월 모일 서두공봉관(西頭供奉官)으로 대조(待詔)를 겸하는 동사륭(董士隆)이 신의 거처에 이르러, 성스러운 뜻을 받들어, 신을 불러 입궐하여 학사로 임명하신다고 전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소식을 전하며, 직접 조칙을 전하는 사자가 왔음을 알렸고, 사사로운 집에서 공손히 절하며, 황제의 은혜로운 말씀을 받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옛날의 영화로운 일을 이야기하지만, 신은 하는 일 없이 녹만 먹는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간절히 사양하는 말씀을 드렸지만, 내려진 명령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조정의 논의에서 높이 여기는 것은, 금림(禁林, 한림원)이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글 솜씨만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 장차 재상(宰相)이 될 만한 인재를 비축하는 곳입니다. 동료들보다 뛰어난 예우를 베푸시니, 배도(裴度)와 이덕유(李德裕)가 높은 자리에 앉았던 일을 탄식하고, 변방에서 공을 세우니, 염파(廉頗)와 이목(李牧)이 궁궐 안에서 대우받았던 일을 얻었습니다. 마땅히 뛰어난 인재가 있어, 이러한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신은 고집스럽고 어리석음을 믿으며, 고집이 세고 곧아서 굽히지 않습니다. 선황제(先皇帝)께서는 그 외로운 충성심을 가엾이 여기시어, 부르려 하셨으나 이루지 못하셨고, 폐하께서는 홀로 결단하시어, 결연히 쓰시되 의심하지 않으십니다.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세 관직을 거치게 되었고, 백 가지 일을 시험해 보았으나, 하나도 잘하는 것이 없습니다. 목숨을 보전한 것만으로도 다행인데, 어찌 등용하시는 명목이 있겠습니까.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덕이 하늘과 사람에게 부합하시고, 마음은 나라와 백성에게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성자(聖子, 황제)의 부탁을 받아 천하를 다스리시고, 신손(神孫, 황제의 아들)을 안고 제후들을 조현받으십니다. 높고도 높으시니 그 성공이 있으시되, 다스린 흔적은 드러내지 않으시고, 굳세고도 굳세시니 다른 재주는 없으시되, 오로지 노성(老成)한 사람을 쓰십니다. 그 뜻을 미루어 신에게까지 미치시니, 신이 무슨 능력이 있어 이 자리에 있겠습니까. 충의로써 보답하는 것은, 죽으나 사나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는 소식이 학사로 임명된 것에 대한 두 번째 감사 표문으로, 첫 번째 표문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다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황제의 부름에 대한 상황 묘사 및 겸손한 표현: 소식은 황제의 부름을 받은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동시에 자신의 과분함을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소식을 전하며, 직접 조칙을 전하는 사자가 왔음을 알렸고, 사사로운 집에서 공손히 절하며, 황제의 은혜로운 말씀을 받들었습니다(里巷傳呼,親臨詔使;私庭望拜,恭被德音)”라는 문장은 황제의 부름이 얼마나 성대하고 영광스러운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옛날의 영화로운 일을 이야기하지만, 신은 하는 일 없이 녹만 먹는 부끄러움이 있습니다(人言稽古之榮,臣有素餐之愧)”라는 문장은 고사에 나오는 영광스러운 사례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간절히 사양하는 말씀을 드렸지만, 내려진 명령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懇詞雖至,成命莫回)”라는 문장은 앞서 사임 상소를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이제는 황제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음을 나타냅니다.
- 한림원의 중요성 및 자신의 과분함 강조: 소식은 한림원이 단순한 문관의 자리가 아니라, 장차 재상이 될 만한 인재를 키우는 중요한 자리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이러한 자리에 오른 것이 얼마나 과분한 일인지를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조정의 논의에서 높이 여기는 것은, 금림(禁林, 한림원)이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글 솜씨만으로 뽑는 것이 아니라, 장차 재상이 될 만한 인재를 비축하는 곳입니다(伏以朝論所高,禁林為重。非徒翰墨之選,乃是將相之儲)”라는 문장은 한림원의 위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배도와 이덕유, 염파와 이목 등 역사적 인물들을 언급한 것은, 한림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과 변방에서 공을 세운 명장들을 대비시켜, 한림원이 문무를 겸비한 인재를 배출하는 곳임을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마땅히 뛰어난 인재가 있어, 이러한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신은 고집스럽고 어리석음을 믿으며, 고집이 세고 곧아서 굽히지 않습니다(宜有異人,來膺此選。而臣顓愚自信,狂直不回)”라는 문장은 자신이 이러한 중요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임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 칭송 및 충성 맹세: 소식은 이 모든 것이 태황태후의 은덕 덕분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충성심을 굳건히 맹세합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오로지 노성한 사람을 쓰십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專用老成)”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덕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높고도 높으시니 그 성공이 있으시되, 다스린 흔적은 드러내지 않으시고, 굳세고도 굳세시니 다른 재주는 없으시되, 오로지 노성한 사람을 쓰십니다(巍巍其有成功,不見治跡;斷斷而無他技,專用老成)”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겸손함과 지혜로움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충의로써 보답하는 것은, 죽으나 사나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忠義之報,死生不移)”라는 문장은 그의 변치 않는 충성심을 맹세하는 부분으로, 태황태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이 상소는 첫 번째 상소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부각시키고, 자신의 충성심을 더욱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역사적 고사를 더욱 풍부하게 활용하여, 자신의 과분함과 태황태후의 현명함을 효과적으로 대비시키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상소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한림학사표이수(謝翰林學士表二首)" 중 첫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한림학사 지제고(翰林學士知制誥)에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표현과 함께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은혜를 입어 신을 한림학사 지제고로 제수하셨습니다. 이름은 미천하여 직책에 어울리지 않는데, 내리신 은총이 너무나 커서 놀라울 따름입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경서에 대한 학문이 텅 비고 거칠며, 관리로서의 능력은 부족하고 얕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스스로 지켜온 바가 있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에는 쓰임이 없었고, 나라를 떠났다가 살아 돌아오니, 마침 옛것을 구하는 때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어찌 보탬이 된다고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마는, 갑자기 특별한 은혜를 입어 거두어 주셨습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문무(文武)를 타고나시어 아시고, 총명함이 하늘에서 내려주신 덕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늘과 땅의 넓은 운행을 본받으시고, 해와 달이 미세한 곳까지 비추는 것을 체득하십니다. 과분하게 헛된 명성을 채택하시어, 신으로 하여금 변변치 못한 재주를 펼치게 하십니다. 감히 만년(晩節)을 더욱 격앙시켜, 처음의 마음을 갈고 닦지 않겠습니까. 비록 큰 은혜를 갚기 어렵지만, 미천한 목숨을 다한 뒤에야 그만두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한림학사 지제고에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겸손, 감사, 포부라는 세 가지 핵심적인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 소식은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름은 미천하여 직책에 어울리지 않는데, 내리신 은총이 너무나 커서 놀라울 따름입니다(名微不稱,寵至若驚)”라는 문장에서부터 이러한 겸손함이 드러납니다. “경서에 대한 학문이 텅 비고 거칠며, 관리로서의 능력은 부족하고 얕습니다(經術空疏,吏能短淺)”라는 구절은 자신의 학문적 깊이와 실무 능력이 부족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겸손함을 더욱 부각합니다. “젊은 시절부터 스스로 지켜온 바가 있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에는 쓰임이 없었고, 나라를 떠났다가 살아 돌아오니, 마침 옛것을 구하는 때를 만났습니다(少年自守,無用於作新;去國生還,適逢於求舊)”라는 부분은 자신의 과거 행적, 즉 신법 반대로 인해 지방으로 좌천되었던 경험을 간략하게 언급하며, 새로운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자신이 등용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자신의 등용이 능력 때문만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도 관련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더욱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찌 보탬이 된다고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마는, 갑자기 특별한 은혜를 입어 거두어 주셨습니다(初何云補,遽辱甄收)”라는 문장은 자신이 특별히 뛰어난 공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특별한 은혜를 입어 등용되었음을 강조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동시에 겸손함을 유지합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 소식은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등용한 황제의 은혜에 대해 깊은 감격을 표합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문무(文武)를 타고나시어 아시고, 총명함이 하늘에서 내려주신 덕분이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文武生知,聰明天縱)”라는 문장은 황제의 뛰어난 자질을 칭송하며, 이러한 현명한 군주가 자신을 등용한 것에 대한 감격을 드러냅니다. “하늘과 땅의 넓은 운행을 본받으시고, 해와 달이 미세한 곳까지 비추는 것을 체득하십니다(法乾坤之廣運,體日月之照微)”라는 구절은 황제의 통치 이념을 칭송하는 부분으로, 황제가 넓은 시야와 세심한 통찰력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분하게 헛된 명성을 채택하시어, 신으로 하여금 변변치 못한 재주를 펼치게 하십니다(過采虛名,使陳薄技)”라는 문장은 자신의 명성이 과분한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황제가 자신에게 기회를 주려 한다는 점에 감격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 앞으로의 포부와 충성 다짐: 소식은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히 만년(晩節)을 더욱 격앙시켜, 처음의 마음을 갈고 닦지 않겠습니까(敢不激昂晚節,砥礪初心)”라는 문장은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황제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만년(晩節)’은 노년, 즉 늦은 나이를 의미하며, 늦게 얻은 기회인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비록 큰 은혜를 갚기 어렵지만, 미천한 목숨을 다한 뒤에야 그만두겠습니다(雖洪造之難酬,盡微生而後已)”라는 문장은 황제의 은혜가 너무나 커서 다 갚을 수 없을지라도, 죽는 날까지 충성을 다하겠다는 굳은 맹세를 나타냅니다.
이 표문은 겸손한 자기 평가,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와 충성 다짐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과거 경험을 간략하게 언급하며 현재의 상황과 연결시키는 방식은, 겸손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줍니다. 또한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통치 이념을 칭송하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감사를 표하는 것을 넘어 황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포부와 충성심을 맹세하는 부분에서는,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며 표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한림학사표이수(謝翰林學士表二首)" 중 두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에 이어, 한림학사 지제고(翰林學士知制誥)에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직책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은혜를 입어 신을 한림학사 지제고로 제수하셨습니다. 내리신 은총이 분수에 넘치어, 영광과 부끄러움이 함께 마음속에 자리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본래 소략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멀리 떨어진 변방에서 일어났습니다. 학문에 뜻을 두었으나, 모두 과거 시험의 헛된 글에 불과하고, 하는 말은 시대에 맞지 않으니, 어찌 조정의 통론이 되겠습니까. 근심과 걱정 속에 늙어, 높은 벼슬은 바라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모든 정치의 큰 줄기를 총괄하여 살피시고,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을 밝게 아시기 때문입니다. 조종(祖宗)의 옛 제도를 회복하시고, 문무(文武)의 자질을 겸비한 인재를 두루 거두어들이십니다. 과분하게 어리석은 충성을 기록하시어, 엷어진 풍속을 돈독하게 하려 하십니다. 또한 은총에 임하여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어, 직책의 어려움을 생각합니다. 감히 공명에 뜻을 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죄와 후회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는 소식이 한림학사 지제고에 임명된 것에 대한 두 번째 감사 표문으로,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겸손, 감사, 포부라는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지만, 태황태후의 은덕과 직책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의 심화: 첫 번째 표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이번 표에서는 자신의 출신과 과거 행적까지 언급하며 겸손함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신은 본래 소략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멀리 떨어진 변방에서 일어났습니다(臣本以疏愚,起於遐陋)”라는 문장은 자신의 미천한 출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겸손함을 강조합니다. “학문에 뜻을 두었으나, 모두 과거 시험의 헛된 글에 불과하고, 하는 말은 시대에 맞지 않으니, 어찌 조정의 통론이 되겠습니까(學雖篤志,皆場屋之空文;言不適時,豈朝廷之通論)”라는 구절은 자신의 학문과 주장이 현실 정치와 동떨어져 있음을 인정하며, 자신이 조정의 중용을 받을 만한 인물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근심과 걱정 속에 늙어, 높은 벼슬은 바라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老於憂患,望絕縉紳)”라는 문장은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간략하게 언급하며, 이러한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 강조: 첫 번째 표에서는 황제의 은덕을 칭송했지만, 이번 표에서는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모든 정치의 큰 줄기를 총괄하여 살피시고,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을 밝게 아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總覽政綱,灼知治體)”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뛰어난 정치적 역량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조종(祖宗)의 옛 제도를 회복하시고, 문무(文武)의 자질을 겸비한 인재를 두루 거두어들이십니다(恢復祖宗之舊,兼收文武之資)”라는 구절은 태황태후의 정책 방향을 칭송하며,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자신이 등용되었음을 나타냅니다. “과분하게 어리석은 충성을 기록하시어, 엷어진 풍속을 돈독하게 하려 하십니다(過錄愚忠,以敦薄俗)”라는 문장은 태황태후가 자신의 어리석은 충성까지도 높이 평가하여 등용함으로써, 사회 풍속을 바로잡으려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자신이 개인적인 능력이 아닌, 태황태후의 큰 뜻에 의해 등용되었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직책에 대한 책임감 강조: 첫 번째 표에서는 앞으로의 포부를 다짐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표에서는 직책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은총에 임하여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어, 직책의 어려움을 생각합니다(也不臨寵而懼,職思其憂)”라는 문장은 황제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과 동시에,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감히 공명에 뜻을 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죄와 후회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非敢有意於功名,庶幾少逃於罪悔)”라는 문장은 자신이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맡은 직책을 잘 수행하여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단순히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공직 생활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부각시키고,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강조하는 동시에, 직책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자신의 등용이 개인적인 영달이 아닌, 태황태후의 큰 뜻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맡은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여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대의금대마표이수(謝賜對衣金帶馬表二首)" 중 첫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입궐한 것을 기념하여 황제로부터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으로 도금한 은 안장과 굴레가 갖춰진 말 한 필을 하사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면서도, 하사품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신이 입궐한 것을 기념하여, 특별히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으로 도금한 은 안장과 굴레가 갖춰진 말 한 필을 하사하셨습니다. 삼품(三品)의 복장을 입혀 주시니, 이는 군자가 그 훌륭한 덕을 드러내는 바입니다. 여섯 필의 준마(駿馬)를 나누어 주시니, 이는 조정에서 공 있는 사람을 표창하는 바입니다. 돌이켜 생각하옵건대 어떤 사람이기에, 이와 같은 은총을 함께 누리겠습니까. 은혜에 감사하여 몸을 숙여 절하니, 흐르는 땀이 함께 겹칩니다. 신 소식은 가운데에서 감사드립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지위가 미천하고 처지가 외롭고 가난하며, 성품은 고루하고 재능은 부족합니다. 베옷을 입고 스스로 천거하였으나, 우연히 벼슬자리에 더럽혀졌고, 낡은 말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였으니, 마침내 시골 밭에서 편안히 지내려 하였습니다.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이처럼 풍성한 하사품을, 쇠약하고 병든 몸에 받게 될 줄을.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모든 장인(匠人)을 총괄하시어, 재화를 이루어 큰 교화를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지극한 정성으로 베푸시기를 즐거워하시니, 검은 옷을 입은 어진 사람을 좋아하시는 옛날의 임금과 같으시고,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시어 드러내시니, 빈 골짜기에 있는 흰 망아지를 버려두지 않으시는 것과 같습니다. 외롭고 가난함을 꺼리지 않으시고, 또한 빛나는 은혜를 내려 주셨습니다. 허리띠를 잡고 생각하니, 마침내 단금(斷金)의 의리를 깨닫겠고, 채찍을 들고 스스로 맹세하니, 감히 기린을 타고 달리려는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황제로부터 하사품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하사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겸손, 그리고 하사품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하사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및 그 의미 부여: 소식은 하사받은 물품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각각의 물품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으로 도금한 은 안장과 굴레가 갖춰진 말 한 필(衣一對,金腰帶一條,金鍍銀鞍轡馬一疋)”이라는 문장은 하사받은 물품들을 나열하며, 황제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세심한지를 보여줍니다. “삼품(三品)의 복장을 입혀 주시니, 이는 군자가 그 훌륭한 덕을 드러내는 바입니다(被三品之服章,君子所以昭令德)”라는 문장은 하사받은 의복이 단순히 옷 이상의 의미, 즉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물임을 강조합니다. “여섯 필의 준마(駿馬)를 나누어 주시니, 이는 조정에서 공 있는 사람을 표창하는 바입니다(分六閑之駔駿,朝廷所以旌有功)”라는 문장은 하사받은 말이 공로를 인정받은 신하에게 주어지는 상징물임을 나타냅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의 지속: 앞선 표문들과 마찬가지로, 소식은 이번 표문에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신은 지위가 미천하고 처지가 외롭고 가난하며, 성품은 고루하고 재능은 부족합니다(臣人微地寒,性迂才短)”라는 문장은 자신의 미천한 신분과 부족한 능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베옷을 입고 스스로 천거하였으나, 우연히 벼슬자리에 더럽혀졌고, 낡은 말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였으니, 마침내 시골 밭에서 편안히 지내려 하였습니다(襲布韋而自薦,偶忝縉紳;駕款段以言歸,終安畎畝)”라는 문장은 자신의 과거 행적을 간략하게 언급하며, 한때 벼슬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이처럼 풍성한 하사품을, 쇠약하고 병든 몸에 받게 될 줄을(豈謂便蕃之錫,萃於衰病之軀)”이라는 문장은 자신이 이러한 큰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음을 강조하며,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 하사품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충성 맹세: 소식은 하사받은 물품들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황제에 대한 충성을 맹세합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빈 골짜기에 있는 흰 망아지를 버려두지 않으시는 것과 같습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無白駒於空谷)”라는 문장은 황제의 넓은 아량과 인재를 아끼는 마음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검은 옷을 입은 어진 사람(緇衣之好賢)”과 “빈 골짜기에 있는 흰 망아지(白駒於空谷)”라는 고사를 인용한 것은, 황제가 어진 인재를 등용하는 데 힘쓰는 현명한 군주임을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허리띠를 잡고 생각하니, 마침내 단금(斷金)의 의리를 깨닫겠고, 채찍을 들고 스스로 맹세하니, 감히 기린을 타고 달리려는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攬佩以思,遂識斷金之義;舉鞭自誓,敢忘希驥之心)”라는 문장은 하사받은 허리띠와 말을 통해 충성을 맹세하는 부분입니다. “단금(斷金)”은 굳은 우정을 의미하며, “기린(驥)”은 천리마를 의미합니다. 즉, 허리띠를 받은 것을 계기로 황제와의 굳건한 신의를 지킬 것을 다짐하고, 말을 받은 것을 계기로 천리마처럼 황제를 위해 헌신할 것을 맹세하는 것입니다.
이 표문은 하사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과 그에 담긴 의미 부여, 겸손한 자기 평가, 그리고 충성 맹세라는 세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담고 있습니다. 특히 고사를 적절히 활용하여, 황제의 은혜와 자신의 충성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식은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 더욱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표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대의금대마표이수(謝賜對衣金帶馬表二首)" 중 두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에 이어, 황제로부터 의복, 금 허리띠, 금도금 은 안장과 굴레가 갖춰진 말을 하사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부각시키면서도, 하사받은 물품을 통해 앞으로 조정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신이 입궐한 것을 기념하여, 특별히 의복 한 벌, 금 허리띠 한 개, 금으로 도금한 은 안장과 굴레가 갖춰진 말 한 필을 하사하셨습니다. 하사받은 의복이 상자에서 나오니, 온 조정의 신하들이 영광스러워하며 감동하였습니다. 하사받은 말이 조정 뜰에 서 있으니, 그 빛이 무리를 비추어 빛나게 합니다. 덕이 하사받은 물건에 미치지 못하니, 부끄러워 몸 둘 곳이 없습니다. 신 소식은 가운데에서 감사드립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쇠약하고 늙어 공로가 없고, 어리석고 둔하여 배움이 없습니다. 이미 제 몸만 겨우 보전하는 처지임을 알고 있었으니, 어찌 벼슬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피하겠습니까. 다시 이 은혜를 생각하오니,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지극히 신령하시고 넓으신 운용으로, 성대한 덕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시기 때문입니다. 주공(周公)의 근면함으로 몸소 일하시면서도, 위임에는 뛰어나시고, 노자(老子)의 자애로움과 검소함을 본받으시면서도, 어진 이를 예우하는 데는 후하십니다. 이처럼 큰 영광을, 미천하고 보잘것없는 신에게까지 내려 주셨습니다. 슬프고도 감격스럽게 말고삐를 잡으니, 감히 조정을 맑게 하려는 뜻을 두지 않을 수 있겠으며, 몸을 단정히 하여 조정에 서 있으니, 오히려 빈객(賓客)들에게 이야기할 만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소식이 황제로부터 하사품을 받은 것에 대한 두 번째 감사 표문으로,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하사품에 대한 언급, 겸손, 충성 맹세라는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지만,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부각시키고, 하사받은 물품을 통해 앞으로 조정에 헌신할 것을 구체적으로 다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하사품의 의미를 넘어선 주변의 반응 묘사: 첫 번째 표에서는 하사품 자체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 집중했지만, 이번 표에서는 하사품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묘사하며, 하사품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사받은 의복이 상자에서 나오니, 온 조정의 신하들이 영광스러워하며 감동하였습니다(命服出笥,榮動搢紳)”라는 문장은 하사품이 소식 개인의 영광뿐 아니라 조정 전체의 영광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사받은 말이 조정 뜰에 서 있으니, 그 빛이 무리를 비추어 빛나게 합니다(左驂在廷,光生徒馭)”라는 문장 역시 하사받은 말이 조정을 빛내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묘사를 통해 소식은 자신이 받은 하사품이 황제의 큰 은혜의 표현이자 조정의 경사임을 강조하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 겸손함과 함께 자신의 처지를 더욱 명확히 제시: 소식은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의 현재 처지를 더욱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신은 쇠약하고 늙어 공로가 없고, 어리석고 둔하여 배움이 없습니다(臣衰朽無功,蠢愚不學)”라는 문장은 자신의 노쇠함과 무능함을 더욱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이미 제 몸만 겨우 보전하는 처지임을 알고 있었으니, 어찌 벼슬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피하겠습니까(已分鵜梁之刺,敢逃負乘之譏)”라는 문장은 자신의 처지가 위태로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벼슬이 얼마나 과분한 것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앞으로 더욱 조심하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함을 암시합니다. 여기서 ‘제 몸만 겨우 보전하는 처지(鵜梁之刺)’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물새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배에 구멍을 내는 것을 비유하여, 자신의 처지가 매우 위태로움을 의미합니다. ‘벼슬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비난(負乘之譏)’ 역시 ‘주역(周易)’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능력이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비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구체적으로 칭송하며 조정에 헌신할 것을 다짐: 소식은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구체적으로 칭송하며, 하사받은 물품을 통해 앞으로 조정에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어진 이를 예우하는 데는 후하십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而侈於禮賢)”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뛰어난 통치 능력과 인재 등용에 대한 정책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주공과 노자의 고사를 인용한 것은, 태황태후가 성군(聖君)의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슬프고도 감격스럽게 말고삐를 잡으니, 감히 조정을 맑게 하려는 뜻을 두지 않을 수 있겠으며, 몸을 단정히 하여 조정에 서 있으니, 오히려 빈객들에게 이야기할 만합니다(慨然攬轡,敢有意於澄清;束以立朝,尚可言於賓客)”라는 문장은 하사받은 말을 통해 조정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부분입니다. ‘조정을 맑게 하다(澄清)’는 것은 혼탁한 정치를 바로잡는다는 의미로, 소식이 앞으로 조정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빈객들에게 이야기할 만하다(言於賓客)’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는 의미로,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표문은 하사품에 대한 의미 부여를 넘어 주변의 반응까지 묘사함으로써, 하사품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위태로운 처지를 고사를 통해 더욱 명확하게 제시하며,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구체적으로 칭송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사받은 물품을 통해 앞으로 조정에 헌신할 것을 구체적으로 다짐하며 표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홀기이수(笏記二首)"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홀기(笏記)는 신하가 조정에서 임금에게 아뢰는 내용을 적은 글입니다. 이 글은 소식이 한림원에 발탁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나라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금림(禁林, 한림원)의 선발은, 많은 선비들이 영광으로 여기는 바입니다. 단지 문장 솜씨가 뛰어난 사람만을 뽑아, 오로지 글 쓰는 일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법도와 모범이 될 만한 노련한 사람을 뽑아, 조정을 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신과 같이 텅 비고 거친 사람은, 어찌 마땅히 이러한 영광을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강건하고 순수하시며, 밝고 빛나시는 덕으로, 이미 버려진 재목까지도 두루 찾으시어, 무궁한 사업을 이루려 하시기 때문입니다. 돌아보건대 부족하고 천박함을 부끄러워하오니, 장차 어찌 성스러운 밝으심에 보탬이 되겠습니까. 오직 순박한 충성만이 있으니, 죽음과 삶 앞에서도 변치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홀기는 한림원 발탁에 대한 감사와 겸손, 그리고 충성 맹세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 한림원의 중요성과 자신의 과분함 강조: 소식은 먼저 한림원이 단순한 문관의 자리가 아니라, 조정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이러한 자리에 오른 것이 얼마나 과분한 일인지를 나타냅니다. “금림(禁林, 한림원)의 선발은, 많은 선비들이 영광으로 여기는 바입니다(禁林之選,多士所榮)”라는 문장은 한림원이 많은 선비들에게 선망의 대상임을 보여줍니다. “단지 문장 솜씨가 뛰어난 사람만을 뽑아, 오로지 글 쓰는 일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법도와 모범이 될 만한 노련한 사람을 뽑아, 조정을 중하게 하는 것입니다(非獨文章之工,俾專翰墨;當屬典刑之老,以重朝廷)”라는 구절은 한림원의 역할이 단순히 문장 작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고 모범을 보이는 데 있음을 강조합니다. 즉, 덕망과 경륜을 갖춘 노련한 인물을 선발하는 것이 한림원 선발의 중요한 기준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신과 같이 텅 비고 거친 사람은, 어찌 마땅히 이러한 영광을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如臣空疏,豈宜塵冒)”라는 문장은 이러한 중요한 자리에 자신이 발탁된 것이 과분함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텅 비고 거칠다(空疏)’는 표현은 자신의 학문과 덕행이 부족함을 의미하며, ‘더럽히다(塵冒)’는 표현은 과분한 영광을 받음으로써 오히려 그 가치를 떨어뜨릴까 염려하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 황제의 은혜와 훌륭한 통치 칭송: 소식은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등용한 황제의 은혜와 훌륭한 통치를 칭송합니다.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강건하고 순수하시며, 밝고 빛나시는 덕으로, 이미 버려진 재목까지도 두루 찾으시어, 무궁한 사업을 이루려 하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剛健純粹,緝熙光明。曲搜已棄之材,將建無窮之業)”라는 문장은 황제의 뛰어난 덕과 넓은 도량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강건하고 순수하다(剛健純粹)’는 표현은 황제의 굳건한 의지와 순수한 마음을 나타내며, ‘밝고 빛나다(緝熙光明)’는 표현은 황제의 밝은 지혜와 덕을 나타냅니다. ‘이미 버려진 재목까지도 두루 찾으시어(曲搜已棄之材)’라는 구절은 황제가 인재를 가리지 않고 두루 등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비록 과거에 중용받지 못했던 자신까지도 발탁한 황제의 은혜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무궁한 사업을 이루려 하시기 때문입니다(將建無窮之業)’라는 구절은 황제의 큰 포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러한 훌륭한 군주를 모시게 된 것에 대한 감격을 나타냅니다.
- 충성 맹세로 마무리: 소식은 마지막으로 나라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돌아보건대 부족하고 천박함을 부끄러워하오니, 장차 어찌 성스러운 밝으심에 보탬이 되겠습니까. 오직 순박한 충성만이 있으니, 죽음과 삶 앞에서도 변치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顧慙淺陋,將何補於聖明;惟有朴忠,誓不回於生死)”라는 문장은 자신의 능력 부족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겸손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오직 충성심으로 황은에 보답할 것을 다짐하는 부분입니다. ‘순박한 충성(朴忠)’이라는 표현은 꾸밈없는 진실된 마음으로 나라에 충성할 것을 의미하며, ‘죽음과 삶 앞에서도 변치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誓不回於生死)’라는 구절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충성심을 맹세하는 것으로, 자신의 굳은 의지를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이 홀기는 한림원 발탁에 대한 감사와 겸손, 그리고 충성 맹세라는 세 가지 주제를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황제의 덕과 통치를 칭송하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감사를 표하는 것을 넘어 황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마지막에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앞으로 나라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홀기이수(笏記二首)" 중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홀기는 첫 번째 홀기에 이어 한림원에 발탁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며, 자신의 미약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미력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서쪽의 곁에서 임금의 말씀을 대신 전하는 일은, 이미 한 시대의 높은 선발로 부끄럽게 여겼는데, 북쪽 대궐 문에서 조칙을 작성하는 일은, 또 여러 선비들의 지극한 영광을 더럽히게 되었습니다. 어찌 쇠약하고 낡은 여생에, 이러한 특별한 만남이 있겠습니까.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땅의 근원과 같이 바르고 이로우시며, 하늘의 창조와 같이 사사로움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갖추기를 요구하지 않으시고, 장차 만물을 두루 이루려 하십니다. 문장이라는 작은 재주는, 비록 작은 먼지나 티끌만큼의 효용이 있을 수 있겠으나, 풀과 나무와 같은 미천한 생명은, 끝내 비와 이슬 같은 은혜에 보답하기 어렵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홀기는 첫 번째 홀기와 마찬가지로 한림원 발탁에 대한 감사와 겸손, 그리고 충성 맹세라는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지만,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미약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한림원 직책의 중요성과 자신의 과분함 재차 강조: 소식은 다시 한번 한림원의 직책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그리고 자신이 이러한 자리에 오른 것이 얼마나 과분한 일인지를 강조합니다. “서쪽의 곁에서 임금의 말씀을 대신 전하는 일은, 이미 한 시대의 높은 선발로 부끄럽게 여겼는데, 북쪽 대궐 문에서 조칙을 작성하는 일은, 또 여러 선비들의 지극한 영광을 더럽히게 되었습니다(西掖代言,已愧一時之高選,北門視草,又忝諸生之極榮)”라는 문장은 한림원의 두 가지 직책, 즉 임금의 말씀을 대신 전하는 일(代言)과 조칙을 작성하는 일(視草)을 언급하며, 이 두 가지 모두 매우 중요한 임무임을 나타냅니다. ‘부끄럽게 여겼다(已愧)’와 ‘더럽히게 되었다(又忝)’라는 표현은 자신이 이러한 중요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겸손한 마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황제의 은혜가 얼마나 과분한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여러 선비들의 지극한 영광(諸生之極榮)’이라는 표현은 한림원이 많은 선비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는 자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어찌 쇠약하고 낡은 여생에, 이러한 특별한 만남이 있겠습니까(豈伊衰朽之餘,有此遭逢之異)”라는 문장은 자신의 노쇠함을 언급하며, 이러한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이 얼마나 뜻밖의 일인지를 나타냅니다.
- 태황태후의 넓은 도량과 현명한 통치 칭송: 첫 번째 홀기에서는 황제의 덕을 칭송했지만, 이번 홀기에서는 태황태후의 넓은 도량과 현명한 통치를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땅의 근원과 같이 바르고 이로우시며, 하늘의 창조와 같이 사사로움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坤元利正,天造無私)”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덕을 극존칭을 사용하여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땅의 근원과 같이 바르고 이롭다(坤元利正)’는 표현은 태황태후의 덕이 만물의 근원과 같이 근본적이고 바르다는 의미이며, ‘하늘의 창조와 같이 사사로움이 없다(天造無私)’는 표현은 태황태후의 통치가 사심 없이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갖추기를 요구하지 않으시고, 장차 만물을 두루 이루려 하십니다(靡求備於一人,將曲成於萬物)”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넓은 도량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모든 사람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살려 나라에 기여하도록 하는 태황태후의 통치 철학을 나타냅니다. 이는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등용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미력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 표명: 소식은 자신의 미약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도, 미력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표명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문장이라는 작은 재주는, 비록 작은 먼지나 티끌만큼의 효용이 있을 수 있겠으나, 풀과 나무와 같은 미천한 생명은, 끝내 비와 이슬 같은 은혜에 보답하기 어렵습니다(文章小技,縱有效於涓埃;草木微生,終難酬於雨露)”라는 문장은 자신의 능력이 미약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작은 먼지나 티끌(涓埃)’은 극히 작은 것을 의미하며, ‘풀과 나무(草木)’는 미천한 생명을 의미합니다. ‘비와 이슬(雨露)’은 하늘의 은혜를 비유하는 것으로, 자신이 받은 은혜가 너무나 커서 자신의 미약한 능력으로는 다 갚을 수 없음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 속에는 비록 미약하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홀기는 첫 번째 홀기보다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미약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나라에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면시독상(辭免侍讀狀)"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상소는 소식이 시독(侍讀)이라는 직책에 임명되었으나, 이를 사양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표현과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며, 직책을 감당할 만한 다른 사람에게 맡겨줄 것을 청원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의 신(臣)은 금월 26일에,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의 보고를 받들어, 은혜를 입어 신을 겸임 시독으로 제수하셨습니다. 가까이에서 임금을 모시는 일은, 그 선발이 지극히 중요합니다. 단지 글의 구절을 해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임금의 자문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신의 학술은 얕고 천박하여, 그 사람이 아닐까 두렵습니다. 하물며 신은 한림원에 있으면서, 본래 관리로서의 책임이 없습니다. 또 더하여 녹봉의 후함까지 받으니, 더욱 무능하게 녹만 축내는 근심을 지게 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신의 진심을 살피시어, 새로 내리신 명령을 거두어 주시고, 능한 사람에게 맡겨 주십시오. 삼가 기록하여 아뢰오니, 엎드려 조칙을 기다립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상소는 시독 임명에 대한 사양의 뜻을 전하는 내용으로, 겸손, 사양의 이유, 그리고 청원이라는 세 가지 핵심적인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 시독의 중요성 강조: 소식은 먼저 시독이라는 직책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를 강조합니다. “가까이에서 임금을 모시는 일은, 그 선발이 지극히 중요합니다(入侍邇英,其選至重)”라는 문장은 시독이 임금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중요한 직책임을 나타냅니다. ‘가까이에서 임금을 모시다(入侍邇英)’라는 표현은 시독이 임금의 측근에서 보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선발이 지극히 중요하다(其選至重)’라는 표현은 시독을 신중하게 선발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단지 글의 구절을 해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임금의 자문에 대비하는 것입니다(非獨分擿章句,實以仰備顧問)”라는 문장은 시독의 역할이 단순히 경전을 강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의 질문에 답하고 국정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중요한 역할임을 나타냅니다. 즉,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정치적 식견과 판단력 또한 요구되는 자리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 사양의 이유 명확히 제시: 소식은 자신이 시독 직책을 감당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신의 학술은 얕고 천박하여, 그 사람이 아닐까 두렵습니다(臣學術淺陋,恐非其人)”라는 문장은 자신의 학문적 능력이 부족하여 시독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까 우려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얕고 천박하다(淺陋)’라는 표현은 자신의 학문적 깊이가 부족함을 겸손하게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하물며 신은 한림원에 있으면서, 본래 관리로서의 책임이 없습니다. 또 더하여 녹봉의 후함까지 받으니, 더욱 무능하게 녹만 축내는 근심을 지게 됩니다(況臣待罪禁林,初無吏責。又加廩賜之厚,益負尸素之憂)”라는 문장은 자신이 한림원에 있으면서 본래 실무적인 책임이 없었음을 언급하며, 시독이라는 새로운 직책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음을 나타냅니다. ‘무능하게 녹만 축내는 근심(尸素之憂)’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나라의 녹봉만 낭비하게 될까 염려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매우 겸손한 표현입니다.
- 능력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줄 것을 청원: 소식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진심을 살펴 새로운 명령을 거두어주고, 능력이 있는 다른 사람에게 시독 직책을 맡겨줄 것을 청원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스러운 자비로, 신의 진심을 살피시어, 새로 내리신 명령을 거두어 주시고, 능한 사람에게 맡겨 주십시오(伏望聖慈,察其誠心,追回新命,以授能者)”라는 문장은 자신의 사양의 뜻이 진심임을 강조하며, 현명한 군주라면 자신의 뜻을 헤아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합니다. ‘능한 사람(能者)’이라는 표현은 자신이 아닌 다른 유능한 인재가 시독 직책을 맡아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삼가 기록하여 아뢰오니, 엎드려 조칙을 기다립니다(謹錄奏聞,伏候敕旨)”라는 문장은 상소를 마무리하는 정형적인 표현으로, 겸손하고 공손한 태도를 나타냅니다.
이 상소는 시독 임명에 대한 사양의 뜻을 명확하고 정중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겸손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사양의 진정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지막에 능력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줄 것을 청원함으로써, 자신의 사양의 뜻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제시독표이수(謝除侍讀表二首)" 중 첫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시독(侍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면서도, 황제의 은혜에 감격하고 앞으로 직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금월 1일에 은혜를 입어 신을 겸임 시독으로 제수하셨습니다. 학술은 본래 소략한데, 늙으니 더욱 말까지 어눌해졌습니다. 벼슬이 임금과 가까워질수록, 직책은 오로지 토론에 있습니다. 물러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살펴보니,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가운데에서 감사드립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하늘의 위엄이 지척에 있으니, 변변치 못한 재주로 어찌 (임금을) 보필할 수 있겠습니까. 성스러운 경의가 날로 높아지시니, 어찌 여러 신하들이 감히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장우(張禹)와 관중(寬中)의 돈독한 학문이 아니고, 무량(無量)과 회소(懷素)의 아름다운 문장이 아니라면, 어떻게 천자(天子)의 다섯 가지 배움의 유람을 받들고, 왕족(王人)의 많은 것을 듣는 이익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신과 같이 어리석고 어두운 자가, 어찌 이러한 선발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탁월하게 나면서부터 아시고, 배움을 좋아하시는 덕을 더하셨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고종(高宗)의 공손하고 묵묵하심 이후에, 바로 선제(宣帝)의 정신을 가다듬으시는 초기에 있습니다. 여러 신하들의 논의를 나란히 펼치시어, 그 진실과 거짓을 모두 밝게 살피시고, 옛 책을 한 번 훑어보시어, 이미 나라의 흥망성쇠를 모두 아십니다. 신의 쇠약하고 병들어 구하는 것이 없음을 살피시고, 가히 가까이 모시되 허물이 적을 것이라 여기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에 발탁하시어, 갑자기 쇠약하고 둔한 신에게까지 미치셨습니다. 신이 어찌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아, 대략 관청의 직무를 처리하지 않겠으며,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쳐, 더욱 다른 날의 충성을 바치지 않겠습니까.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시독 임명에 대한 감사와 함께 겸손, 황제의 칭송, 그리고 직무에 대한 충실한 이행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와 직책의 중요성 강조: 소식은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면서도, 시독이라는 직책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를 부각합니다. “학술은 본래 소략한데, 늙으니 더욱 말까지 어눌해졌습니다(學術本疏,老復加於謇訥)”라는 문장은 자신의 학문적 깊이가 부족하고 나이가 들어 말까지 어눌해졌음을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벼슬이 임금과 가까워질수록, 직책은 오로지 토론에 있습니다(官聯愈近,職專在於討論)”라는 문장은 시독이 임금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학문과 정치에 대해 토론하는 중요한 직책임을 나타냅니다. “물러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살펴보니,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退省其愚,莫知所措)”라는 문장은 이러한 중요한 직책을 자신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겸손함을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통치 칭송: 소식은 자신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발탁한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통치를 칭송합니다. “하늘의 위엄이 지척에 있으니, 변변치 못한 재주로 어찌 (임금을) 보필할 수 있겠습니까(天威咫尺,顧末技以何施)”라는 문장은 황제의 위엄을 높이면서 자신의 능력이 미약함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성스러운 경의가 날로 높아지시니, 어찌 여러 신하들이 감히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聖敬日躋,豈羣臣之可望)”라는 문장은 황제의 덕이 날로 높아져 신하들이 감히 따르지 못할 정도임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장우(張禹)와 관중(寬中)의 돈독한 학문이 아니고, 무량(無量)과 회소(懷素)의 아름다운 문장이 아니라면, 어떻게 천자(天子)의 다섯 가지 배움의 유람을 받들고, 왕족(王人)의 많은 것을 듣는 이익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非張禹、寬中之篤學,無量、懷素之懿文,則何以奉天子五學之游,求王人多聞之益)”라는 문장은 역대 현인들의 뛰어난 학문과 문장을 언급하며, 시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이 그러한 현인들에 미치지 못함을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탁월하게 나면서부터 아시고, 배움을 좋아하시는(卓然生知,附以好學)”이라는 표현은 황제가 뛰어난 지혜와 끊임없는 학구열을 가지고 있음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여러 신하들의 논의를 나란히 펼치시어, 그 진실과 거짓을 모두 밝게 살피시고, 옛 책을 한 번 훑어보시어, 이미 나라의 흥망성쇠를 모두 아십니다(衆論並陳,悉洞照其情偽;陳編一覽,已周知於廢興)”라는 문장은 황제의 뛰어난 통찰력과 역사적 지식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신의 쇠약하고 병들어 구하는 것이 없음을 살피시고, 가히 가까이 모시되 허물이 적을 것이라 여기셨습니다(察臣衰病而無求,庶可親近而寡過)”라는 문장은 황제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여 시독으로 임명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황제의 배려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부분입니다.
- 직무에 대한 충실한 이행 다짐: 소식은 마지막으로 시독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신이 어찌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아, 대략 관청의 직무를 처리하지 않겠으며,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쳐, 더욱 다른 날의 충성을 바치지 않겠습니까(臣敢不溫故知新,粗辦有司之職;見危致命,更輸異日之忠)”라는 문장은 앞으로 시독으로서 학문을 연마하고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나라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하는 부분입니다.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溫故知新)’는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며,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見危致命)’는 충성심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이 표문은 시독 임명에 대한 감사와 함께 겸손, 황제에 대한 칭송, 그리고 직무에 대한 충실한 이행 다짐이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대 현인들을 언급하며 시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과, 황제의 뛰어난 자질과 통치를 구체적으로 칭송하는 부분은 이 표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제시독표이수(謝除侍讀表二首)" 중 두 번째 표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첫 번째 표에 이어, 시독(侍讀)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태황태후의 은덕을 강조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미력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금월 1일에 은혜를 입어 신을 겸임 시독으로 제수하셨습니다. 북쪽 대궐 문에서 조칙을 작성하는 일은, 이미 유학자로서의 지극한 영광을 받았는데, 서쪽에서 어진 이를 모시는 일은, 다시 신하로서의 높은 선발을 더럽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돌이켜 살펴보니 직책에 합당하지 않아, 부끄러움과 송구함이 마음에 가득합니다. 가운데에서 감사드립니다.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경전을 강론하는 신하는, 다만 말로써 직무를 삼습니다. 공적을 평가하여 관리를 고과하는 데에는, 기록할 만한 뛰어난 일이 없고, 선을 진술하고 간사함을 막는 데에는, 은택이 은밀히 스며듭니다. 어찌 신의 어리석고 보잘것없음으로도, 또한 능히 감당하지 못하겠습니까.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근심하시는 생각이 깊고 기시며, 덕업이 오래고 크시기 때문입니다. 선제(先帝)께서 어려운 일을 맡기신 부탁을 받으시어, 신성한 손자(황제)를 위해 멀리까지 내다보는 계책을 세우십니다. 그러므로 좌우와 전후의 사람을 뽑으시되, 어진 선비가 아닌 이가 없고, 나라의 흥망성쇠와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의 결과를 알게 하심에는, 많이 듣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여기십니다. 신은 비록 남보다 뛰어난 재능은 없지만, 신이 대략 임금을 속이지 않는 진실함은 있음을 아십니다. 그러므로 아침저녁으로 토론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긴긴 낮의 맑고 한가로운 시간을 받드오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미천한 목숨을 다하여 힘쓰니, 마침내 이 마음을 바치고자 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시독 임명에 대한 두 번째 감사 표문으로, 첫 번째 표와 마찬가지로 감사, 겸손, 충성 맹세라는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지만,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미력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한림원과 시독의 직책을 비교하며 겸손함 강조: 소식은 한림원에서의 조칙 작성과 시독으로서의 임무를 비교하며 자신의 과분함을 더욱 강조합니다. “북쪽 대궐 문에서 조칙을 작성하는 일은, 이미 유학자로서의 지극한 영광을 받았는데, 서쪽에서 어진 이를 모시는 일은, 다시 신하로서의 높은 선발을 더럽히게 되었습니다(北門視草,已叨儒者之極榮;西學上賢,復玷侍臣之高選)”라는 문장은 한림원에서의 조칙 작성(北門視草)도 큰 영광이지만, 시독으로서 어진 이를 모시는 일(西學上賢)은 더욱 높은 영예임을 나타냅니다. ‘더럽히게 되었다(玷)’라는 표현은 자신이 이러한 높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겸손한 마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황제의 은혜가 얼마나 과분한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자신을 돌이켜 살펴보니 직책에 합당하지 않아, 부끄러움과 송구함이 마음에 가득합니다(省循非稱,愧汗交懷)”라는 문장은 자신의 능력 부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러한 중요한 직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 시독의 역할과 태황태후의 은덕 구체적으로 언급: 소식은 시독의 역할과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경전을 강론하는 신하는, 다만 말로써 직무를 삼습니다. 공적을 평가하여 관리를 고과하는 데에는, 기록할 만한 뛰어난 일이 없고, 선을 진술하고 간사함을 막는 데에는, 은택이 은밀히 스며듭니다(竊惟講讀之臣,止以言語為職。考功課吏,無殿最之可書;陳善閉邪,有膏澤之潛潤)”라는 문장은 시독의 직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으로, 직접적인 공적을 드러내기보다는 임금에게 학문과 도리를 강론하여 은연중에 나라에 이바지하는 역할임을 나타냅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많이 듣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여기십니다(此蓋伏遇太皇太后陛下…莫若多聞)”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깊은 생각과 큰 덕업을 칭송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선제께서 어려운 일을 맡기신 부탁(先帝投艱之託)’과 ‘신성한 손자를 위해 멀리까지 내다보는 계책(為神孫經遠之謀)’이라는 표현은 태황태후가 선제의 유지를 받들어 어린 황제를 보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많이 듣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莫若多聞)’는 고사를 인용한 것은, 태황태후가 학문을 중시하고 현명한 신하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현명한 통치자임을 나타내는 효과를 냅니다. “신은 비록 남보다 뛰어난 재능은 없지만, 신이 대략 임금을 속이지 않는 진실함은 있음을 아십니다(謂臣雖無大過人之才,知臣粗有不欺君之實)”라는 문장은 태황태후가 자신의 진실함을 알아보고 발탁했음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부분입니다.
- 미력이나마 충성을 다할 것을 더욱 강조: 소식은 마지막으로 미력이나마 충성을 다할 것을 더욱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그러므로 아침저녁으로 토론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긴긴 낮의 맑고 한가로운 시간을 받드오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미천한 목숨을 다하여 힘쓰니, 마침내 이 마음을 바치고자 합니다(故使朝夕與於討論。奉永日之清閑,未知所報;畢微生於盡瘁,終致此心)”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학문 연구와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맹세하는 부분입니다. ‘미천한 목숨을 다하여 힘쓴다(畢微生於盡瘁)’는 표현은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충성을 다할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매우 간곡한 표현입니다.
이 표문은 시독 임명에 대한 감사와 함께 태황태후의 은덕을 더욱 구체적으로 칭송하고, 자신의 미력이나마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시독의 역할과 태황태후의 상황을 연결하여 설명하는 부분은 이 표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사어서시표(謝賜御書詩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동궁(東宮, 태자의 거처)에서 연회를 받은 후, 황제로부터 직접 쓴 시 한 수를 하사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면서도 하사받은 어서(御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금월 15일에 동궁에서 연회를 받았는데,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성스러운 은혜로 중서사인(中使, 황제의 사신)을 보내시어 신에게 어서(御書, 황제의 친필) 시 한 수를 하사하셨습니다. 옥으로 만든 술잔과 금으로 만든 술통에서 내리는 은혜는, 마치 구름과 하늘의 은택과 같고, 보배로운 글씨와 황제의 친필은, 빛나는 규벽(奎璧, 아름다운 옥)의 문양과 같습니다. 기쁨이 얼굴에 넘치고, 빛이 품속에서 솟아납니다. 신 소식은 진심으로 감사하고 진심으로 두려워하며, 머리 조아려 감사드립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은 변변치 못한 재주로, 외람되이 맑은 흐름(관직)에 참여하였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운수가 기박하여, 이미 강호(江湖)의 위에서 늙었고, 남은 여생에 어찌 다행히, 해와 달의 빛(황제의 은혜)에 의지하게 되었습니까. 연회에 들어가 모시면서, 강학(講學)에 참여하였습니다. 환영(桓榮)의 사업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루어졌고, 유기(劉洎)의 평상에 오르는 것은, 신이 어찌 감히 하겠습니까. 하물며 어찌 이러한 귀한 하사까지, 미천한 신에게까지 미치겠습니까. 이는 삼가 황제 폐하께서, 도(道)는 나면서부터 아시고, 재능은 오직 하늘로부터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문장은 유(游, 자하), 하(夏, 자하)보다 뛰어나지 않으시고, 글씨는 이미 종요(鍾繇), 왕희지(王羲之)에 가깝습니다. 마음으로 본받고 손으로 쫓으니, 문황제(文皇帝, 문제)가 배움으로 말미암은 것을 부족하게 여기시고, 붓을 마음대로 휘두르시고 글자를 크게 쓰시니, 송 무제(宋武帝, 유유)의 미숙함을 비웃으십니다. 신의 곤경을 아시고, 노년을 드러내어 영광스럽게 하고자 하십니다. 금석(金石)에 새기시어, 뭇 사람들에게 전하여 감상하게 하시고, 자손에게 전하여, 대대로 충성을 바치게 하십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황제로부터 어서 시를 하사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 자신의 겸손, 어서의 가치 칭송이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적인 묘사: 소식은 하사받은 어서에 대한 감격을 시각적,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황제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강조합니다. “옥으로 만든 술잔과 금으로 만든 술통에서 내리는 은혜는, 마치 구름과 하늘의 은택과 같고, 보배로운 글씨와 황제의 친필은, 빛나는 규벽의 문양과 같습니다(玉斝金尊,霈若雲天之澤,寶章宸翰,煥乎奎璧之文)”라는 문장은 하사받은 연회와 어서를 하늘의 은택과 아름다운 옥에 비유하여 그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기쁨이 얼굴에 넘치고, 빛이 품속에서 솟아납니다(喜溢心顏,光生懷袖)”라는 문장은 어서를 받은 기쁨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효과를 냅니다.
- 겸손한 자기 평가와 과거의 어려움 언급: 소식은 황제의 큰 은혜를 받은 것에 비해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표현하며,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언급하여 현재의 상황에 대한 감격을 더합니다. “신은 변변치 못한 재주로, 외람되이 맑은 흐름(관직)에 참여하였습니다(臣猥緣末技,獲玷清流)”라는 문장은 자신의 재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관직에 나아간 것을 겸손하게 표현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운수가 기박하여, 이미 강호의 위에서 늙었고, 남은 여생에 어찌 다행히, 해와 달의 빛(황제의 은혜)에 의지하게 되었습니까(早歲數奇,已老江湖之上;餘生何幸,得依日月之光)”라는 문장은 젊은 시절의 불우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현재 황제의 은혜를 받게 된 것에 대한 감격을 더욱 강조합니다. “환영(桓榮)의 사업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루어졌고, 유기(劉洎)의 평상에 오르는 것은, 신이 어찌 감히 하겠습니까(卒桓榮之業,因人而成;登劉洎之牀,則臣豈敢)”라는 문장은 역사적 인물을 인용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겸손하게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환영은 후한(後漢)의 명신으로, 학문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성공했다고 하며, 유기는 당나라의 충신으로, 간언하다가 죽임을 당한 인물입니다. 이들의 고사를 인용함으로써, 소식은 자신이 감히 이들과 비견될 수 없음을 겸손하게 나타내는 것입니다.
- 어서의 가치 칭송과 영구 보존의 의미 부여: 소식은 하사받은 어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영구히 보존하고자 하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황제 폐하께서…송 무제(宋武帝, 유유)의 미숙함을 비웃으십니다(此蓋伏遇皇帝陛下…笑宋武之未工)”라는 문장은 황제의 뛰어난 문장력과 서예 실력을 칭송하는 부분으로, 유하, 자하, 종요, 왕희지, 문제, 유유 등 역사 속 유명한 문인과 서예가를 언급하며 황제의 재능이 그들에 비견될 만함을 강조합니다. 특히 송 무제의 서예 실력을 언급하며 ‘비웃으신다(笑)’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황제의 서예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하는 효과를 냅니다. “신의 곤경을 아시고, 노년을 드러내어 영광스럽게 하고자 하십니다. 금석에 새기시어, 뭇 사람들에게 전하여 감상하게 하시고, 자손에게 전하여, 대대로 충성을 바치게 하십니다(知臣遭遇之難,欲以顯榮其老。鏤之金石,庶傳玩於人人;付與子孫,俾輸忠於世世)”라는 문장은 황제가 자신의 처지를 헤아려 어서를 하사했음을 언급하며, 하사받은 어서를 금석에 새겨 영구히 보존하고 후대에까지 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이는 어서가 단순한 시 한 수가 아니라, 황제의 큰 은혜와 자신의 충성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표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 표문은 황제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겸손한 자기 평가, 그리고 어서의 가치 칭송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역사적 인물을 인용하여 자신의 겸손함을 표현하는 부분과, 어서의 영구 보존을 강조하는 부분은 이 표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삼복조출원표(謝三伏早出院表)"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과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표는 소식이 삼복(三伏) 더위에 평소보다 일찍 관청에서 퇴근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태황태후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미력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면서도 배려에 대한 감격과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신(臣) 소식(軾)은 아뢰옵니다. 임금은 편안하고 신하는 수고로운 것은, 진실로 위와 아래의 분수이고, 금(金, 가을) 기운이 엎드리고 화(火, 여름) 기운이 나타나는 것은, 또한 소멸과 성장의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이에 특별한 은혜로, 일찍 퇴근하는 것을 허락받았습니다. [가운데에서 감사드립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신 등은 잘못 변변치 못한 재주로, 한림원에서 죄인의 몸으로 있습니다. 별을 이고 조정을 향하니, 비록 대략 그 부지런함과 서투름을 바치지만, 온종일 힘을 다해도, 끝내 실오라기만큼의 보탬도 없습니다. 갑자기 사사로운 은혜를 입어, 편안히 지내는 즐거움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는 삼가 태황태후 폐하께서, 자신을 공손히 하심에는 엄격하시고, 신하를 다스리심에는 너그러우시기 때문입니다. 정사는 이미 맑은 마음으로 살피시니, 날은 저절로 나라를 교화하는 데 길어집니다. 아침에 조회하고 저녁에는 하지 않으니, 앞서 조용히 다스리던 풍습을 따르고,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일찍 돌아가니, 아래로는 거칠고 어리석은 본성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정밀 분석 및 설명:
이 표문은 삼복 더위에 조기 퇴근을 허락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천지의 이치 언급, 태황태후의 은덕 칭송, 그리고 겸손과 감격 표출이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 천지의 이치를 언급하며 상황의 자연스러움 강조: 소식은 먼저 군신 관계와 계절의 변화라는 자연의 이치를 언급하며, 조기 퇴근이 특별한 은혜임을 강조하기 위한 배경을 설정합니다. “임금은 편안하고 신하는 수고로운 것은, 진실로 위와 아래의 분수이고, 금 기운이 엎드리고 화 기운이 나타나는 것은, 또한 소멸과 성장의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君逸臣勞,固上下之分;金伏火見,亦消長之常)”라는 문장은 군신 관계의 본질과 계절의 순환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간결하게 표현합니다. 이는 신하로서의 노고는 당연한 것이며, 더운 여름에 일찍 퇴근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은혜임을 강조하기 위한 서론의 역할을 합니다.
- 태황태후의 은덕을 구체적으로 칭송: 소식은 조기 퇴근을 허락한 태황태후의 은덕을 구체적으로 칭송합니다. “자신을 공손히 하심에는 엄격하시고, 신하를 다스리심에는 너그러우시기 때문입니다(嚴於恭己,恕以馭臣)”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인품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구절로,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신하들에게는 너그러운 성품을 칭송합니다. “정사는 이미 맑은 마음으로 살피시니, 날은 저절로 나라를 교화하는 데 길어집니다(事既省於清心,日自長於化國)”라는 문장은 태황태후의 현명한 통치를 칭송하는 부분으로, 맑은 마음으로 정사를 돌보니 나라가 저절로 잘 다스려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침에 조회하고 저녁에는 하지 않으니, 앞서 조용히 다스리던 풍습을 따르고,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일찍 돌아가니, 아래로는 거칠고 어리석은 본성을 따르게 되었습니다(朝而不夕,前追靜治之風;伏當早歸,下遂疏愚之性)”라는 문장은 조기 퇴근을 허락한 것이 고대의 이상적인 정치 형태를 따르는 것이자, 신하들의 심신을 배려하는 조치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거칠고 어리석은 본성을 따르게 되었다(下遂疏愚之性)’라는 표현은 조기 퇴근으로 인해 편안한 시간을 얻게 된 것에 대한 겸손한 감사를 나타냅니다.
- 겸손과 감격, 그리고 앞으로의 충성 다짐: 소식은 자신의 미력함을 겸손하게 표현하면서도, 태황태후의 배려에 대한 감격과 앞으로의 충성을 다짐합니다. “신 등은 잘못 변변치 못한 재주로, 한림원에서 죄인의 몸으로 있습니다. 별을 이고 조정을 향하니, 비록 대략 그 부지런함과 서투름을 바치지만, 온종일 힘을 다해도, 끝내 실오라기만큼의 보탬도 없습니다(臣等誤緣末技,待罪禁林。戴星而朝,雖粗輸其勤拙;窮日之力,卒無補於絲毫)”라는 문장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한림원에서의 생활이 고되고 힘든 일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냅니다. “갑자기 사사로운 은혜를 입어, 편안히 지내는 즐거움을 이루게 되었습니다(遽蒙假借之私,得遂委蛇之樂)”라는 문장은 조기 퇴근이라는 특별한 은혜를 받게 된 것에 대한 감격을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편안히 지내는 즐거움(委蛇之樂)’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심신의 안정과 여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의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臣無任)”는 상소를 마무리하는 정형적인 표현이지만, 여기서는 큰 은혜에 대한 감격과 앞으로 더욱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표문은 삼복 더위에 조기 퇴근을 허락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으로, 자연의 이치 언급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태황태후의 은덕을 구체적으로 칭송하며, 자신의 겸손과 감격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황태후의 인품과 통치를 칭송하는 부분과, 조기 퇴근이 신하들에게 주는 의미를 강조하는 부분은 이 표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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