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관직계(謝館職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관직 임명에 대한 사의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겸손함과 송구스러움, 그리고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제 재능이 보잘것없음을 말씀드리려 하니, 내려주신 명령이 너무나 과분합니다. 나아가서는 친구들의 비난을 받을까 두렵고, 물러나서는 임금의 하문(下問)을 감당할까 걱정됩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리에 나아가니, 제 처지를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나라에서 인재를 등용하는 문은 매우 많지만, 그중에서도 제과(制科, 과거의 한 종류)가 으뜸으로 여겨집니다. 인재를 기르는 곳 또한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책부(冊府, 국가의 서적을 관리하는 기관)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합니다. 그곳에서 인재를 대우하는 바를 살펴보면, 가히 지극하다고 할 만합니다. 구슬과 옥이 귀하고 얻기 어렵지만 깨지기 쉬운 것을 알기에, 상자에 넣어 그 온전함을 기르고, 가래나무와 녹나무가 오랜 세월이 흘러야 큰 재목이 되는 것을 알기에, 심어서 그 성장을 기다립니다. 은혜를 베푸심이 하늘과 땅과 같고, 은혜가 부모와 스승과 같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선제(先帝)께서 즉위하신 이후 41년 동안, 발탁하신 현량방정(賢良方正, 덕행과 재능이 뛰어난 인재)한 선비가 15명이나 됩니다. 그 뜻은 모두 밝은 임금을 삼대의 융성함에 이르게 하고자 하였고, 그 말은 모두 천하를 태산처럼 굳건하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크게는 예악(禮樂)을 일으켜 후세의 본보기를 삼고자 하였고, 작게는 수술(數術, 정치, 군사 등에 관한 책략)을 운용하여 사방의 오랑캐를 다스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아감에는 선후가 있고, 이름에는 드러남과 숨겨짐이 있으며, 운명에는 궁함과 통함이 있고, 시대에는 중요함과 가벼움이 있습니다. 혹은 이미 조정의 높은 자리에 올랐고, 혹은 이미 임금을 모시는 반열에 들었습니다. 혹은 도리어 먼 고을로 유배되었고, 혹은 아직 작은 관직에 머물러 있습니다. 혹은 삶과 죽음의 어긋남이 이미 지나간 일이 되었고, 혹은 죄를 지어 내쳐져 겨우 평민이 되었습니다. 비록 공명과 부귀로 나아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또한 훼손과 영예, 얻음과 잃음이 반드시 다투는 곳입니다. 이름이 무거우면 실질이 따르기 어렵고, 논의가 높으면 세상과 자주 어긋납니다. 그러므로 비록 뛰어난 자질을 가졌더라도, 오히려 감당하지 못할까 두려워합니다.
저 소식의 내면을 돌이켜보면, 어찌 스스로를 알지 못하겠습니까. 성품은 제 고집대로 곧장 나아가고, 배움은 제 마음만을 스승으로 삼아 법도가 없습니다. 처음 붓을 잡을 때부터, 시대에 맞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종백(宗伯, 예부의 장관)의 선발을 만나, 당시 문장의 폐단을 비판하였습니다. 뛰어난 등급에 발탁되어 사방에 풍속을 바로잡았습니다. 넘치는 것을 근심할 줄 모르고, 다시 어진 사람의 추천을 더럽혔습니다. 어진 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임무를 짊어지고, 온 세상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다투었습니다. 그 어리석음이 가히 위태롭고 두려울 만합니다. 이 때문에 한 번 빈막(賓幕, 지방 관아의 막료)에 참여할 때마다, 문책을 받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미 깊은 문책을 받아 이름이 걸려 있었으니, 오늘날까지 온전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물며 밝은 임금께서 대를 이으시어, 모든 제도를 새롭게 하셨습니다. 재정을 다스리고 군대를 훈련함에, 오랑캐를 채찍질할 뜻을 가지고 계시고, 신상필벌(信賞必罰)함에, 조상의 풍습을 따르고자 하십니다. 무릇 사람을 쓸 때에는 그 능력을 시험하여, 진실로 일을 그르치면 반드시 용서하지 않으십니다. 이는 태평성대를 기대할 만한 날이니, 어찌 불초한 자가 함께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그러하건만 어찌하여 현명하고 뛰어난 사람들을 뛰어넘어, 구차하게 미천한 자를 거두셨습니까. 비록 힘써 사양하여 낮은 자리에 나아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마땅히 분수에 넘치는 줄 알고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이는 삼가 모 관(某官)의 뜻이 백성에게 있고, 어짊을 자신의 임무로 삼으심을 엎드려 뵈옵니다. 큰일을 처리하고자 하시어, 작은 재능이라도 겸하여 쓰고자 하시고, 많은 것을 구하고자 하시어, 작은 도움이라도 이끌고자 하십니다. 이에 외람됨에 이르러, 등급과 윤리를 넘었습니다. 은혜에 보답할 인연이 없으니, 어찌 완고하고 비루한 자에게서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은총을 입고 두려워하니, 게으르고 나태함에 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분석 및 설명:
- 겸손과 송구함: 시종일관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며, 과분한 은혜에 대한 송구스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재능이 보잘것없음(無取)", "과분한 명령(過優)", "부끄러움을 무릅쓰고(靦顏)", "놀라울 따름(若驚)", "어리석음(蠢愚)"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사: 선제의 업적과 현재 임금의 훌륭한 정치를 칭송하며, 그 은혜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재 등용의 중요성과 국가의 발전에 대한 임금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자신의 성격과 과거에 대한 언급: 자신의 직설적인 성격과 과거의 경험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등용한 것에 대한 놀라움과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성품은 제 고집대로 곧장 나아가고(性任己以直前)", "처음 붓을 잡을 때부터, 시대에 맞지 않음을 알았습니다(自始操筆,知不適時)" 등의 표현이 이를 나타냅니다.
- 미래에 대한 다짐: 마지막으로,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게으르지 않고 성실하게 직무에 임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은총을 입고 두려워하니, 게으르고 나태함에 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遇寵知懼,庶不至於惰媮)"라는 구절에서 이러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관직 임명에 대한 사의를 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임금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충성심을 드러내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겸손한 태도와 진솔한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한승상계(賀韓丞相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한(韓) 승상의 임명을 축하하는 내용으로, 그의 뛰어난 능력과 덕망을 칭송하며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오니, 천자의 책명을 받으시어 모든 신하의 으뜸이 되셨다 하니, 온 세상이 우러러보고 온 백성이 함께 경하드립니다. 천하의 다행이요, 천하의 다행입니다. 예로부터 옛날을 살펴보면, 다스려진 시대는 적고 혼란한 시대가 많았습니다. 대저 하늘이 장차 세상을 크게 편안하게 하려 할 때에는, 반드시 뛰어난 인물이 세상에 나옵니다. 백성들로 하여금 마음을 돌이켜 도(道)를 향하게 하는 것은, 평범한 관리의 능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한나라와 당나라를 넘어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을 따르려 합니다. 넓고 크신 성스러운 임금의 뒤를 이어, 하나의 덕을 지닌 신하를 간절히 찾으셨습니다. 생각건대 공(公, 한 승상)만한 분이 없기에, 드디어 정사를 맡기셨습니다. 음악을 사광(師曠)에게 맡기셨으니, 누가 감히 능력을 다투겠으며, 말고삐를 왕량(王良)에게 맡기셨으니, 앉아서도 멀리까지 갈 것입니다. 목을 길게 빼고 바라보니, 하루하루를 일 년처럼 기다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소문상공(昭文相公, 한 승상의 이전 칭호)께서는, 온전한 덕은 이름으로 다 표현하기 어렵고, 큰 재능은 한 가지 그릇에 담을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신백(申伯, 주나라의 명신)의 기대를 받으시고, 당당한 풍모는 한나라 재상의 풍모를 지니셨습니다. 세 조정을 출입하시면서, 험난함과 평탄함에도 절개를 굳건히 지키셨습니다. 작디작은 종(種)나라와 강(羌)나라의 반명(叛命)에, 의연히 조정에 나아가 출정(出行)을 청하셨습니다. 위엄 있는 소리가 더해지니, 오랑캐의 더러움이 저절로 사라졌습니다. 회수와 채나라가 이미 평정되자 배도(裴度)가 재상이 되었고, 서쪽 지방이 돌아오지 않자 소호(召虎)가 돌아왔습니다. 설령 남은 무리가 먼 변방에 있고, 떠도는 혼이 사막에 있다 하더라도, 비유하자면 옴이나 부스럼과 같으니, 어찌 긁을 만하겠습니까. 반드시 장수를 훈련시키고 장수를 선택하여 군대의 규모를 내려주시고, 곡식을 쌓고 성을 굳게 하여 세월을 보내실 것입니다. 도끼가 부러지는 재앙이 네 나라에 미치자, 실로 주공(周公)의 빠른 귀환을 바라셨고, 채찍을 꺾어 적미(赤眉)를 치셨으니, 등우(鄧禹)가 오랫동안 밖에 있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천하가 이를 바라니, 어찌 한 사람뿐이겠습니까. 지금 변방의 추위가 심한데, 문안은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나라를 위하여, 건강을 잘 조절하시기를 바랍니다. 삼가 기거를 여쭙는 글을 올립니다.
분석 및 설명:
- 뛰어난 능력과 덕망에 대한 칭송: 한 승상의 뛰어난 능력과 높은 덕망을 극찬하고 있습니다. "천하의 다행(天下幸甚)", "뛰어난 인물(異人)", "온전한 덕(全德)", "큰 재능(巨才)", "당당한 풍모(堂堂之風)" 등의 표현을 통해 그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광, 왕량, 신백, 배도, 소호, 주공, 등우 등 역사 속 명신들의 고사를 인용하여 그의 능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 나라의 안녕과 태평성대 기원: 한 승상의 임명을 통해 나라가 안정되고 태평성대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크게 편안하게 하다(措世於大安)", "백성들로 하여금 마음을 돌이켜 도를 향하게 하다(回心而向道)", "한나라와 당나라를 넘어 요임금과 순임금을 따르려 하다(方陋漢唐,將追堯舜)"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염원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겸손한 어조와 존경심 표현: 축하의 글이지만, 겸손한 어조를 유지하며 한 승상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삼가 듣자오니(伏審)", "삼가 생각하옵건대(恭以)"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변방의 안위와 건강 염려: 마지막으로, 변방의 상황을 염려하며 한 승상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승상을 칭송하는 것을 넘어, 그의 뛰어난 능력과 덕망을 통해 나라가 안정되고 태평성대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역사적 고사를 적절히 활용하여 글의 품격을 높였으며, 겸손하면서도 진심 어린 어조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합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증학사계(荅曾學士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증(曾) 학사의 책부(冊府) 승진에 대한 답신으로, 축하와 함께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오니, 조서의 은혜를 받으시어, 책부에 영광스럽게 승진하셨다 하니, 조정의 논의에도 부합하고, 사림(士林, 선비들의 세계)에 빛을 더하셨습니다. 삼가 기쁘고 위로드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성스럽고 신령하신 임금께서 다스리시니, 정치가 새롭게 바뀌고 있습니다. 현명한 인재를 구함에 막힘이 없으시니, 어찌 어진 이를 뽑아 기다리게만 하시겠습니까. 비천하기가 신야(莘野, 은나라 탕왕이 등용하기 전 이윤이 살던 곳)와 같더라도, 오히려 임금의 자리에서 귀하게 여겨지고, 멀리 있기가 부암(傅巖, 은나라 고종이 등용하기 전 부열이 살던 곳)과 같더라도, 모두 등용의 범위 안에 들었습니다. 하물며 아름다운 옥과 같은 자질을 지니고, 가까이 명문대가에서 태어나셨으니, 진실로 임금의 간절한 구함에 먼저 부응하시어, 이로써 엄숙하고 화평한 교화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부판학사(府判學士, 증 학사의 관직)께서는, 타고난 자질이 순수하고 아름다우시며, 유학에 대한 학문이 밝고 명확하십니다. 이전에는 낮은 관직에 계셨으나, 이는 의심을 피하고 스스로를 숨기신 것입니다. 문자의 노쇠함을 청하는 것을 들으시고, 소옹(少翁, 한나라 무제 때의 방사)의 가장 어진 점을 살피셨습니다. 노성함을 생각하시어, 이에 의로운 가르침을 구하셨습니다. 어찌 단순히 높이 기리는 성대한 의식일 뿐이겠습니까, 진실로 영특한 인재를 기르려 하시는 것입니다.
저의 부족하고 허약함을 돌아보니, 외람되게 같은 관청에 있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서신을 받는 욕됨을 입으니, 더욱 겸손한 덕의 빛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 승진에 대한 축하: 증 학사의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습니다. "영광스럽게 승진(榮升)", "조정의 논의에 부합(允厭朝論)", "사림에 빛을 더하다(增輝士林)", "기쁘고 위로드립니다(慶慰)"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임금의 현명함과 인재 등용 강조: 현명한 임금이 인재를 등용하는 데 힘쓰는 것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신야와 부암의 고사를 인용하여, 비천한 출신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등용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증 학사의 뛰어난 자질과 명문 출신임을 언급하며 그의 승진이 당연한 일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증 학사의 인품과 학문 칭송: 증 학사의 뛰어난 인품과 학문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자질이 순수하고 아름다우시다(天資粹美)", "유학에 대한 학문이 밝고 명확하시다(儒術講明)", "의심을 피하고 스스로를 숨기신 것이다(避嫌而自晦)" 등의 표현을 통해 그의 겸손함과 뛰어남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 자신의 겸손함과 송구함 표현: 자신을 낮추고 증 학사의 승진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의 부족하고 허약함(庸虛)", "외람되게 같은 관청에 있게 되었습니다(獲聯齋舍)", "겸손한 덕의 빛(謙德之光)", "기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喜愧于心),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踧踖無措)"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승진을 축하하는 내용에 그치지 않고, 임금의 현명함과 인재 등용, 그리고 증 학사의 뛰어난 인품과 학문을 함께 칭송하며, 자신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정중한 표현을 통해 격조 높은 축하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구양소사치사계(賀歐陽少師致仕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구양수(歐陽脩) 소사(少師)의 치사(致仕, 벼슬에서 물러남)를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세상의 일반적인 행태와는 달리 깨끗하게 물러나는 그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듣자오니, 상소를 올려 사직을 허락받으시고, 관직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신다 하니, 하늘의 은혜가 비록 두텁더라도, 이미 정하신 뜻을 빼앗지는 못하였고, 선비들의 무리는 탄식하며, 함께 그 본받기 어려운 풍모를 높이 여깁니다. 무릇 그 은혜 아래 있는 사람들이, 함께 경사스러운 마음을 더합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천하의 공통된 근심을 품는 것은 쉽지만, 군자로서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알고, 서로 비웃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도(道)는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사사로이 자신을 위합니다. 임금과 신하의 은혜는, 앞을 가로막고, 처자식의 계책은, 뒤에서 잡아당깁니다. 산림에 은거하는 선비조차, 늙어서 뜻을 굽히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조정의 옛 신하로서, 한창 나이에 관록을 버리려 하겠습니까. 말은 있으나 마음이 없고, 마음은 있으나 결단이 없습니다. 어리석은 자나 지혜로운 자나 모두 이러한 것에 가려져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등용됨과 버려짐, 나아감과 물러남은, 공자께서 안회에게만 허락하셨고, 존망과 진퇴는, 주역에서도 현인에게 미치지 못합니다. 지혜가 충분히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인(仁)이 충분히 자신을 아끼며, 도(道)가 충분히 사물의 득실을 잊고, 뜻이 충분히 기운의 성쇠를 하나로 여길 수 있지 않다면, 누가 재앙과 복의 징조를 미리 보고, 세상의 티끌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항상 이 세상에서 그러한 사람을 보지 못할까 두려워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치정관문소사(致政觀文少師, 구양수의 관직)께서는, 온전한 덕은 이름으로 다 형용하기 어렵고, 큰 재목은 한 가지 그릇에 담을 수 없습니다. 사업은 세 조정을 섬기며 기대를 받았고, 문장은 백세의 스승입니다. 공은 사직에 있었지만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몸소 어려움을 겪으면서 절개가 드러났습니다. 설령 노년이 되어 늙고 병들더라도, 오히려 나아가 가르침을 청해야 마땅합니다. 그러하건만 힘써 아직 나이가 되지 않았는데 사직하시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그만두셨습니다. 큰 용기는 겁내는 것과 같고,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과 같습니다. 지극히 귀함은 높은 벼슬이 없어도 영광스럽고, 지극히 어짊은 억지로 이끌지 않아도 장수합니다. 그 얻은 바를 비교해 보면, 예전보다 얼마나 많겠습니까.
저 소식은 은혜를 가장 깊이 받았고, 도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 비록 겉으로는 천하 사람들이 노성한 분이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만, 사적으로는 현명한 분이 몸의 온전함을 보존함을 기뻐합니다. 더위가 거의 끝나가는데, 문안은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시대를 위하여 자신을 소중히 여기시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분석 및 설명:
- 구양수의 결단에 대한 찬양: 세상의 일반적인 행태와 달리 깨끗하게 물러나는 구양수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하신 뜻을 빼앗지는 못하였고(莫奪已行之志)", "본받기 어려운 풍모(難繼之風)", "한창 나이에 관록을 버리려 하겠습니까(欲使辭祿於當年)", "큰 용기는 겁내는 것과 같고,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과 같습니다(大勇若怯,大智如愚)" 등의 표현을 통해 그의 고결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세속적인 욕망과 대비되는 고결한 삶: 세속적인 욕망에 얽매여 물러나지 못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대비하여, 구양수의 고결한 삶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도(道)는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사사로이 자신을 위합니다(道不勝欲,私於為身)", "말은 있으나 마음이 없고, 마음은 있으나 결단이 없습니다(有其言而無其心,有其心而無其決)" 등의 표현을 통해 이러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역사적 고사와 인용: 안회, 주역 등의 고사를 인용하여 구양수의 결단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의 지혜와 인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존경과 안타까움의 표현: 구양수로부터 받은 은혜를 언급하며, 그의 은퇴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시에 그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은혜를 가장 깊이 받았고, 도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軾受知最深,聞道有自)", "현명한 분이 몸의 온전함을 보존함을 기뻐합니다(明哲得保身之全)"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은퇴를 축하하는 글을 넘어, 구양수의 고결한 인품과 결단을 찬양하고, 세속적인 가치관과 대비되는 그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고사와 적절한 비유를 활용하여 글의 설득력을 높였으며, 개인적인 존경과 안타까움을 진솔하게 표현하여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한승상재입계(賀韓丞相再入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한(韓) 승상이 다시 재상 자리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이전의 공적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삼가 조서를 보니, 옛 덕을 다시 등용하셨습니다. 온 세상에 소문이 퍼지니, 온 백성이 기뻐하는 말이 하나입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임금과 신하 사이는, 예나 지금이나 그 도리가 다릅니다. 법에만 맡기고 사람에게 맡기지 않으면, 책임은 가볍고 근심은 얕으니, 평범한 사람들이 편안히 여기는 바입니다. 사람에게 맡기고 법에 맡기지 않으면, 책임은 무겁고 근심은 깊으니, 현명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바입니다. 무릇 우리 임금께서 마음을 다해 자신을 잊고, 모든 것을 묻지 않으시고, 그 하는 바를 들으시는 것은, 대개 그 뒤에는 반드시 보답을 책망하고 공을 거두어, 3년 안에 성공하여, 지극한 다스림에 이르게 하려는 것입니다. 스스로 헤아림이 충분히 만물을 포용하고, 지혜가 충분히 사람을 알아보고, 힘이 충분히 어려움을 구제하고, 용기가 충분히 취하고 버림을 결단할 수 있지 않다면, 어떻게 백성의 기대를 먼저 받고, 힘써 임금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사관상공(史館相公, 한 승상의 이전 칭호)께서는, 충성심이 하늘에 있고, 덕망이 세상에서 으뜸입니다. 건괘(乾卦)의 중정(中正)함과 같아, 굳건하고 순수하며 정미롭고, 곤괘(坤卦)의 육이(六二)와 같아, 너그럽고 바르며 크고 넓습니다. 세 조정을 거치면서 등용됨과 버려짐을 겪으셨고, 사방을 출입하시면서 험난함과 평탄함을 겪으셨습니다. 지친 백성들은 마음을 의지하고, 식 있는 사람들은 목을 빼고 기다립니다. 반드시 그 쌓아두신 것을 발휘하여, 차례로 시행하실 것입니다. 처음에는 형벌을 늦추어 백성을 너그럽게 하시고, 마침내는 형벌을 바로잡아 예(禮)를 융성하게 하실 것입니다. 저 소식은 문하에 출입한 지 가장 오래되었고, 보살핌을 받은 것 또한 깊습니다. 기쁘고 기쁜 마음이, 실로 다른 사람보다 배나 됩니다.
분석 및 설명:
- 다시 등용된 것에 대한 축하와 기대: 한 승상이 다시 재상의 자리에 오른 것을 축하하며, 그의 능력을 다시 한번 발휘하여 나라를 잘 다스려 줄 것을 기대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룹니다. "옛 덕을 다시 등용(登庸舊德)", "온 백성이 기뻐하는 말이 하나(歡喜一辭)", "지극한 다스림에 이르게 하다(底於至治)"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와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임금과 신하의 관계에 대한 논의: 임금과 신하의 관계를 논하며, 특히 현명한 신하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법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여 일을 맡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이는 큰 책임과 근심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길임을 설명합니다. "임법이불임인(任法而不任人)則 책경이우천(責輕而憂淺), 임인이불임법(任人而不任法)則 책중이우심(責重而憂深)"이라는 대구를 통해 이러한 점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 한 승상의 덕망과 경륜 칭송: 한 승상의 높은 덕망과 풍부한 경험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역의 괘상을 인용하여 그의 인품을 비유적으로 묘사하고, 세 조정을 거치면서 겪은 풍상을 언급하며 그의 경륜을 높이 평가합니다. "충성심이 하늘에 있고, 덕망이 세상에서 으뜸(忠誠在天,德望冠世)", "건괘의 중정함과 같아(如乾之中正)", "곤괘의 육이와 같아(如坤之六二)", "세 조정을 거치면서(更練三朝)"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적인 기쁨과 존경심 표현: 한 승상과의 오랜 인연을 언급하며, 그의 재등용에 대한 개인적인 기쁨과 존경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문하에 출입한 지 가장 오래되었고, 보살핌을 받은 것 또한 깊습니다(軾登門最舊,荷顧亦深)", "기쁘고 기쁜 마음이, 실로 다른 사람보다 배나 됩니다(喜忭之懷,實倍倫等)"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재등용을 축하하는 글을 넘어, 현명한 신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 승상의 능력과 경험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비유와 인용을 통해 글의 품격을 높였으며, 개인적인 친분을 언급하며 진심 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밀주도임사집정계(密州到任謝執政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밀주(密州)에 부임한 후 조정의 집정(執政)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면서도,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은혜를 입어 이전의 임무를 받들어, 이미 이번 달 3일에 부임을 마쳤습니다. 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절개를 지키는 고을이라 불리지만, 저는 병이 많고 공이 없어, 오랫동안 쓸모없는 인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받은 임무가 제 능력에 걸맞지 않으니, 부끄럽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물며 지금은 다스림을 원하는 때라, 바야흐로 현명한 인재를 구하는 것을 급선무로 여기고 있습니다. 마땅히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를 얻어야, 정력을 기울여 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뜻에 부합할 것입니다. 저 소식과 같은 사람은, 하늘이 어리석은 충성심을 주었고,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것은 순박한 학문뿐입니다. 논의는 세속의 더러움을 비판하는 데 그치고, 교유하는 사람들은 낡은 사람들이라 일컬어집니다. 지방 관아의 일을 도운 지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비록 겨우 법망의 화를 벗어났지만, 결국 털끝만큼의 칭찬도 받지 못했습니다. 어찌 큰 은총이라 하겠습니까, 우연히 재능이 부족하고 둔한 저에게까지 미쳤을 뿐입니다. 이는 삼가 모 관(某官, 집정)께서, 성스러운 임금을 보좌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시고, 만방의 스승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태평하고 지극한 다스림의 풍조를 드높이고자 하시어, 널리 인재를 거두어 등용하는 길을 여셨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인재를 놓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어, 특별히 변방의 작은 고을을 내어 저를 거두어 주셨습니다. 받은 은혜가 지극히 깊으니, 무엇으로 보답하겠습니까. 삼가 낡고 둔한 재능을 갈고 닦고, 지치고 둔한 말을 채찍질하여 독려할 것입니다. 비록 공명을 바라지는 않지만, 죄를 조금이라도 피하기를 바랍니다. 이후로는 어떻게 처리하실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 겸손과 송구함: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며, 과분한 은혜에 대한 송구스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병이 많고 공이 없어(多病無功)", "쓸모없는 인재(散材)", "능력에 걸맞지 않다(非所稱)", "부끄럽고 감당할 수 없다(愧靡自任)", "재능이 부족하고 둔하다(衰鈍)"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 현명한 인재 등용의 중요성 강조: 당시 조정의 상황을 언급하며,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스림을 원하는 때(願治之辰)", "현명한 인재를 구하는 것을 급선무(求賢為急)",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敏銳兼人之器)", "정력을 기울여 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뜻(厲精更化之懷)"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강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집정의 덕망과 은혜 칭송: 자신을 등용한 집정의 높은 덕망과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임금을 보좌하는 중추적인 역할(股肱元聖)", "만방의 스승(師表萬邦)", "널리 인재를 거두어 등용하는 길을 여셨다(開兼收並采之路)", "특별히 변방의 작은 고을을 내어 저를 거두어 주셨다(特捐支郡以見收)"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직무에 대한 다짐: 마지막으로,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직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낡고 둔한 재능을 갈고 닦고(鐫磨朽鈍)", "지치고 둔한 말을 채찍질하여 독려할 것이다(箠策疲駑)", "죄를 조금이라도 피하기를 바랍니다(庶少逃於罪戾)"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부임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겸손한 어조와 진솔한 표현을 통해 집정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 조정의 인재 등용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양둔전계이수(荅楊屯田啟二首)" 중 첫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양(楊) 둔전(屯田)의 방문과 서신에 대한 답신으로, 감사의 마음과 겸손한 태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일부러 방문해 주시고, 긴 서신을 보내 주시는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예의가 지나치게 융숭하시니, 제가 함부로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문장의 뜻이 깊고 두터우니, 쇠퇴하고 졸렬한 저에게 큰 빛이 됩니다. 반복하여 자세히 살펴보니, 부끄러움과 땀이 함께 솟아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통판(通判) 둔전께서는, 경서(經書)에 대한 학문이 깊으시고, 이름이 추천을 받은 선비들 중에서 무겁습니다. 얼마 전 검각(劍閣) 바깥의 작은 고을에 잠시 임하시게 된 것은, 이미 조정에서 은혜를 받은 한 사람의 수에 든 것입니다. 어찌 우연한 만남이라 하겠습니까, 또 이렇게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그 말씀을 들어보니, 어진 분의 넓고 큰 마음을 알 수 있고, 이 고을에 계시니, 대부(大夫) 중의 현명한 분이십니다. 귀한 선물에 보답하고자 하나, 마침 문서 업무의 번거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말을 꾸미지 않는 것이, 영원히 좋은 것으로 여깁니다.
분석 및 설명:
- 방문과 서신에 대한 감사: 양 둔전의 방문과 서신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방문해 주시고(枉顧)", "긴 서신을 보내 주시는 은혜(寵示長書)", "예의가 지나치게 융숭하시니(禮數過隆)"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사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자신의 겸손함 표현: 양 둔전의 높은 평가에 대해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함부로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既匪妄庸之稱)", "쇠퇴하고 졸렬한 저(衰拙)", "부끄러움과 땀이 함께 솟아납니다(愧汗交集)"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겸손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양 둔전의 학문과 인품 칭송: 양 둔전의 깊은 학문과 고결한 인품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경서에 대한 학문이 깊으시고(學深經術)", "이름이 추천을 받은 선비들 중에서 무겁습니다(名重薦紳)", "어진 분의 넓고 큰 마음(仁人之溥)", "대부 중의 현명한 분(大夫之賢者)"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간결하고 진솔한 표현: 형식적인 꾸밈없이 간결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말을 꾸미지 않는 것이, 영원히 좋은 것으로 여깁니다(言之不文,永以為好)"라는 마지막 구절에서 이러한 태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답신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자신의 겸손함을 동시에 드러내는 전형적인 소식의 문체(文體)를 보여줍니다. 특히, 과장된 표현을 피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태도가 인상적입니다. 또한, 당시 사대부(士大夫)들의 교류 방식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양둔전계이수(荅楊屯田啟二首)" 중 두 번째 편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앞선 편지와 마찬가지로 양(楊) 둔전(屯田)에게 보내는 답신입니다. 방문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다시 만날 것을 기대했으나 떠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지난번에 잊지 않고 특별히 일부러 방문해 주시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거문고와 좋은 술이 없어, 저의 귀한 손님을 즐겁게 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다만 곧고 밝으며 많이 들은 분이시라, 진실로 옛날의 좋은 벗이라 여겼습니다. 장차 이로써 다시 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찌 뜻밖에 갑자기 떠나시게 될 줄 알았겠습니까. 삼가 가르침의 말씀을 읽어보니, 오직 감탄할 뿐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통판 둔전께서는, 재능과 도량이 뛰어나시고, 학문이 깊고 순수하십니다. 단지 동쪽 고을의 훌륭한 인재일 뿐 아니라, 장차 조정의 종묘에 쓰일 귀한 보배가 되실 분입니다. 잠시 변방의 임무를 맡으셨지만, 중요한 자리를 거치고 계십니다. 저는 일찍이 텅 비고 소략하며, 게다가 쇠약하고 병들어 있습니다. 한직(閑職)에 있었기 때문에 파면당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분수를 지켜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어야 할 것입니다. 이로부터 드디어 출처(出處, 나아가고 물러남)에 소원함이 있을까 염려되므로, 종이에 임하여 차마 허전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없을 수 없습니다. 오직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시어, 아랫사람의 정을 조금이나마 부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분석 및 설명:
- 지난 방문에 대한 회상과 감사: 지난번 양 둔전의 방문을 회상하며,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과 감사를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고 특별히 일부러 방문해 주시는 은혜(特蒙枉顧)", "거문고와 좋은 술이 없어, 저의 귀한 손님을 즐겁게 해 드리지 못했습니다(愧無琴瑟旨酒,以樂我嘉賓)"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양 둔전의 뛰어남을 다시 한번 칭송: 앞선 편지와 마찬가지로, 양 둔전의 뛰어난 재능과 학문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재능과 도량이 뛰어나시고(才猷通敏)", "학문이 깊고 순수하시다(學術深純)", "조정의 종묘에 쓰일 귀한 보배(清廟璠璵之寶)"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쪽 고을의 훌륭한 인재(東州杞梓之珍)"라는 표현은 양 둔전이 지방에 머무르기에는 아까운 인재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다시 만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 다시 만날 것을 기대했으나 양 둔전이 떠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장차 이로써 다시 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찌 뜻밖에 갑자기 떠나시게 될 줄 알았겠습니까(謂將繼此而得見,豈意闕然而有行)", "출처에 소원함이 있을까 염려되므로(恐遂有出處之疏)", "허전하고 안타까운 마음(悵惘之意)"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상황에 대한 겸손한 언급: 자신의 쇠약한 건강과 한직에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양 둔전과의 교류가 이어지지 못할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일찍이 텅 비고 소략하며, 게다가 쇠약하고 병들어 있습니다(軾早以空疏,加之衰病)", "분수를 지켜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어야 할 것입니다(引分以歸耕)"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두 번째 편지는 첫 번째 편지보다 더욱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양 둔전에 대한 존경과 더불어,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처지에 대한 겸손한 언급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나타내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감사천거계(謝監司薦舉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감사(監司)의 천거(薦舉, 추천)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면서도, 천거해 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보잘것없고 허약한 저에게, 과분한 은혜를 베풀어 알아주셨습니다. 이미 허물을 벗겨 주셨는데, 또다시 천거해 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스스로 외롭고 위태로운 처지임을 알고 있으며, 게다가 쇠약하고 병들어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소박하고 거친 성품을 받았고, 어리석어 화와 복의 기미를 알지 못합니다. 다만 자신에게 맡겨진 바를 곧게 나아갈 뿐, 다시는 두루 살피고 뒤를 염려하지 않습니다. 행동은 시기를 거스르고, 말은 몸의 재앙이 됩니다. 내쫓으면 공이 있고, 이끌어 들이면 또한 후회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익과 녹봉을 마음에 두지 않고, 인자하고 후덕함을 마음으로 삼지 않는다면, 저처럼 둔하고 완고한 사람을 누가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감사)께서는, 세상의 존경이 지극히 무거우시고, 사람을 알아보시는 안목이 이미 깊으십니다. 바야흐로 여러 인재를 키우려 하시고, 오로지 작은 허물을 덮어 감싸는 데 힘쓰고 계십니다. 저의 삶을 꾸리는 솜씨가 매우 서투름을 불쌍히 여기시어, 나아가면 절망적이고 물러서면 돌아갈 곳이 없음을 아시고, 저의 정치가 비록 우회적이지만, 해는 남음이 있고 날은 부족함을 아십니다. 특별히 세속의 잣대를 바로잡아, 저를 아껴 주셨습니다. 저 소식은 감히 공손히 천거의 글을 두려워하고, 더욱 스스로를 수양하고 삼가할 것입니다. 어찌 은덕에 보답한다고 하겠습니까, 부디 알아주신 은혜를 욕되게 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후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 과분한 은혜에 대한 감사와 겸손: 자신을 천거해 준 것에 대한 감사와 동시에, 자신이 부족한 사람임을 강조하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잘것없고 허약한 저(庸虛)", "과분한 은혜(過蒙知遇)", "외롭고 위태로운 처지(孤危)", "소박하고 거친 성품(朴野之性)", "어리석어 화와 복의 기미를 알지 못합니다(愚不識禍福之機)", "둔하고 완고한 사람(鈍頑)"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성격과 처지에 대한 설명: 자신의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행동은 시기를 거스르고, 말은 몸의 재앙이 됩니다(動觸時忌,言為身災)", "내쫓으면 공이 있고, 이끌어 들이면 또한 후회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擠而去之,則為有功;引而進之,亦或招悔)"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감사의 덕망과 혜안 칭송: 자신을 천거해 준 감사의 높은 덕망과 뛰어난 안목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존경이 지극히 무거우시고(時望至重)", "사람을 알아보시는 안목이 이미 깊으십니다(主知已深)", "여러 인재를 키우려 하시고(長育於羣材)", "작은 허물을 덮어 감싸는 데 힘쓰고 계십니다(掩覆於小過)"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특별히 세속의 잣대를 바로잡아, 저를 아껴 주셨습니다(特矯世俗,惜之齒牙)"라는 표현은 감사가 세상의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자신을 높이 평가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보답에 대한 다짐과 겸허한 마무리: 천거해 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감히 공손히 천거의 글을 두려워하고, 더욱 스스로를 수양하고 삼가할 것입니다(軾敢不祗畏簡書,益自修飭)", "부디 알아주신 은혜를 욕되게 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茍不辱知)", "이후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過此以還,未知所措)"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의지와 겸허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천거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자신의 성격과 처지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감사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겸손한 어조와 진솔한 표현을 통해 감사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서주사양부계(徐州謝兩府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서주(徐州) 태수로 임명된 것에 대해 조정의 재상들(兩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면서도, 백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하중(河中)으로 옮겨 수령이 된 것도 이미 뛰어난 승진이라 부끄럽게 여겼는데, 다시 사상(泗上, 서주를 가리킴)에 임하게 되니, 여전히 변방의 중요한 지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미 백성들을 만나보고, 풍속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지형은 요충지로서, 동남쪽의 수륙 교통의 요충지에 해당하고, 백성들의 생활은 어려우니, 바로 봄과 여름 가뭄과 메뚜기 재해가 겹친 때입니다. 마땅히 한 시대의 훌륭한 관리(循吏)를 얻어, 천 리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 저 소식과 같은 사람은 재능이 남들보다 못하고, 학문이 실제 쓰임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일찍이 조정에 있었지만, 스스로 졸렬하고 강직하여 편안하기 어려움을 알았습니다. 여러 번 지방 수령의 임무를 청한 것은, 그저 편안하게 지내는 좋은 계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 고을을 왕래한 지, 처음부터 끝까지 7년입니다. 발은 위기를 밟았고, 겨우 풍파의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마음은 관리의 일에 있었고, 모두 학문의 근원을 잊었습니다.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을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감히 다시 좋은 곳을 구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재상들)께서는, 만물을 저울질하시고, 높고 낮음을 한 마음으로 헤아리십니다. 완고하고 거칠고 굳센 자들을, 참으로 녹여 다듬는 힘을 들이셨고, 쓸모없는 재목과 거칠고 못난 저에게, 헛되이 키워주시는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삼가 지치고 둔한 말을 채찍질하고, 낡고 둔한 것을 갈고 닦을 것입니다. 위로는 하늘의 뜻에 보답하고, 다음으로는 자신을 알아준 은혜에 보답할 것입니다.
분석 및 설명:
- 겸손과 송구함: 서주 태수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뛰어난 승진이라 부끄럽게 여겼는데(愧超陞之異)", "재능이 남들보다 못하고(才不逮人)", "학문이 실제 쓰임에 적합하지 않습니다(學非適用)", "졸렬하고 강직하여 편안하기 어려움(拙直之難安)", "쓸모없는 재목과 거칠고 못난 저(散材疏惡)"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서주의 상황에 대한 언급: 서주의 지리적 중요성과 당시 백성들이 겪고 있던 어려움을 언급하며, 자신이 맡은 임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남쪽의 수륙 교통의 요충지(東南水陸之衝)", "봄과 여름 가뭄과 메뚜기 재해(春夏旱蝗)", "천 리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安千里之疲氓)"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상황 인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자신의 과거 경험에 대한 회고: 과거 여러 고을의 수령으로 지냈던 경험을 회고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백성을 위해 노력했음을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세 고을을 왕래한 지, 처음부터 끝까지 7년(往來三郡,首尾七年)", "발은 위기를 밟았고, 겨우 풍파의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足蹈危機,僅脫風波之險)", "마음은 관리의 일에 있었고, 모두 학문의 근원을 잊었습니다(心存吏役,都忘學術之源)"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회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재상들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다짐: 자신을 등용한 재상들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며,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만물을 저울질하시고, 높고 낮음을 한 마음으로 헤아리십니다(權衡萬物,高下一心)", "녹여 다듬는 힘을 들이셨고(陶熔之力)", "키워주시는 은혜(封殖之恩)", "지치고 둔한 말을 채찍질하고, 낡고 둔한 것을 갈고 닦을 것입니다(箠策疲駑,鐫磨朽鈍)", "위로는 하늘의 뜻에 보답하고, 다음으로는 자신을 알아준 은혜에 보답할 것입니다(上酬天造,次荅己知)"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사와 다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임명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자신이 처한 상황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겸손한 어조 속에서도 백성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려부추계(賀呂副樞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여(呂) 부추(副樞, 부추밀사)가 추밀원(樞密院)의 고위직에 임명된 것을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역사적 고사를 인용하며 여 부추의 뛰어난 능력과 덕망을 칭송하고,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얼마 전 고명을 받으시어, 추밀원의 중요한 기밀 업무를 총괄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조정 안팎에서 모두 주목하고, 조정의 위엄이 더해졌습니다. 삼가 경하드립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옛날의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는, 권력이 사람을 쓰는 데 있었습니다. 덕이 두터운 사람은, 그 재능을 도와 명성이 더욱 높아지고, 덕망이 높은 사람은,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도 사람들이 저절로 복종합니다. 이로써 회남왕(淮南王)이 반역을 꾀했을 때, 먼저 장유(長孺)에게서 모의를 그만두게 하였고, 분양왕(汾陽王)과 같은 원로도, 오히려 공권(公權)의 의견에 따라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술잔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적을 막을 수 있었으니, 변변치 않은 음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아, 이러한 훌륭한 풍류가 이어지지 않으니, 오래도록 쓸쓸하고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늘도 평범한 인재에 싫증을 내어, 위에서 다시 옛 덕을 생각하셨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추밀시랑(樞密侍郎, 여 부추의 이전 직함)께서는, 천성이 인의롭고, 대대로 충성스럽고 아름다운 행실을 쌓으셨습니다. 어찌 맑은 절개로 세상을 진정시키는 것뿐이겠습니까, 진실로 바른 말로 세상의 병폐를 지적하셨습니다. 여러 고을을 다스리셨는데, 마치 평생 그곳에서 지내실 것처럼 하셨습니다. 소인배들은 이를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지만, 군자들은 다시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처럼 높은 벼슬에 오르신 것은,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그러나 세 조정과 두 세대의 은혜를 받았으니, 춘추 시대의 현자와 같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천거해도 물러나지 않으니, 그 어려움이 두렵습니다. 백옥(伯玉)을 천거하고 자하(子瑕)를 물리치기를, 사람들이 모두 문하에서 기대하고 있고, 상앙(桑羊)을 삶아 죽이고 번쾌(樊噲)를 베었던 것처럼, 공께서는 옛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을 것입니다. 모름지기 옛날의 말씀을 모두 행하신다면, 거의 천하의 기대를 크게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소식은 문하에 출입한 지 가장 오래되었지만, 축하드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기뻐 뛰는 마음이, 실로 다른 사람들보다 배나 됩니다.
분석 및 설명:
- 높은 지위에 오른 것에 대한 축하: 여 부추가 추밀원의 고위직에 임명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습니다. "고명을 받으시어, 추밀원의 중요한 기밀 업무를 총괄하게 되셨다(入總樞機)", "조정 안팎에서 모두 주목하고, 조정의 위엄이 더해졌다(中外聳觀,朝廷增重)", "경하드립니다(慶慰)"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역사적 고사 인용을 통한 칭송: 과거 현명한 인물들의 고사를 인용하여 여 부추의 능력과 덕망을 높이 칭송하고 있습니다. 회남왕의 반역을 막은 장유, 분양왕의 생각을 바꾼 공권 등의 고사를 통해, 여 부추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백옥과 자하, 상앙과 번쾌의 고사를 통해, 여 부추가 공정하고 단호하게 직무를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사 인용은 글의 권위를 높이고, 여 부추에 대한 존경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 여 부추의 인품과 경력에 대한 칭찬: 여 부추의 인의로운 성품, 충성스러운 가문 내력, 청렴한 절개, 직언을 서슴지 않는 용기 등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고을을 다스린 경험을 언급하며 그의 행정 능력 또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천성이 인의롭고, 대대로 충성스럽고 아름다운 행실을 쌓으셨습니다(性資仁義,世濟忠嘉)", "맑은 절개로 세상을 진정시키는 것뿐이겠습니까, 진실로 바른 말로 세상의 병폐를 지적하셨습니다(豈惟清節以鎮浮,固已直言而中病)"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나라를 위한 큰 역할 기대: 여 부추가 앞으로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춘추 시대의 현자와 같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當春秋賢者之責)", "옛날의 말씀을 모두 행하신다면, 거의 천하의 기대를 크게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莫若盡行疇昔之言,庶幾大慰天下之望)"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개인적인 친분과 기쁨 표현: 여 부추와의 오랜 인연을 언급하며, 그의 승진에 대한 개인적인 기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문하에 출입한 지 가장 오래되었지만(軾登門最舊)", "기뻐 뛰는 마음이, 실로 다른 사람들보다 배나 됩니다(踊躍之懷,實倍倫等)"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승진을 축하하는 글을 넘어, 역사적 고사를 풍부하게 활용하여 상대방의 능력과 덕망을 칭송하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전형적인 소식의 문체를 보여줍니다. 특히, 고사를 적절하게 인용함으로써 글의 깊이를 더하고,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자대자치사계(賀趙大資致仕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조 대자(趙大資)의 치사(致仕, 관직에서 물러남)를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부귀영화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즐거움과 대절(大節, 큰 절개)을 온전히 지키는 어려움을 강조하며, 조 대자의 덕망과 결정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상소를 올려 관직에서 물러나심을 허락받으시고, 책봉의 말씀을 받들어 고향으로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벼슬아치들은 모두 주목하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 축하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부귀는 지극한 즐거움이 아니고, 공명은 그리 얻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즐거움 중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이 없고, 어려움 중에 큰 절개를 온전히 지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지금의 높은 벼슬아치들을 살펴보면, 다른 나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예로부터 충성스럽고 현명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온전하게 삶을 마친 경우가 적습니다.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사람은 많고, 여우 가죽옷을 입고 어린 양의 소매를 단 사람도 있습니다. 조 대자께 이르러서는 모든 행실이 원만하고, 오복(五福)을 순수하게 갖추셨으니,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분이, 공이 아니고 누구이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치정(致政, 벼슬에서 물러남)하신 대자 소보(大資少保)께서는, 도의 마음이 정밀하고 심오하시고, 덕망이 넓고 멀리까지 미치십니다. 베풀지 못할 것이 없으시지만, 특히 간쟁(諫爭)하는 풍모가 높으시고, 임하신 곳마다 명성이 있으시니, 오(吳)나라와 촉(蜀)나라의 정치에 가장 적합하셨습니다. 재능이 크게 쓰이지 못함은, 운명이 백성에게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때와 함께 나아가고, 옳지 않으면 그만두십니다. 옛 친구를 만나 한 번 웃으시니, 넉넉한 즐거움이 있으시고, 평생의 모든 행위를 생각하시니, 조금도 후회할 것이 없습니다. 바야흐로 둘이 아닌 진리에 깊이 들어가시고, 아무것도 없는 경지에서 홀로 노니실 것입니다. 묵묵히 찬가(粲可)의 풍모를 따르시고, 편안히 앉아 굳건한 소나무의 장수를 누리실 것입니다. 저 소식은 평소부터 알아주신 은혜를 입었지만, 녹봉을 탐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잊었습니다. 난새와 학처럼 높이 날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새장을 그리워하며 영원히 탄식합니다. 칭송하는 마음을 다 쏟아내니, 펼쳐 쓰기를 다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 치사에 대한 축하와 찬양: 조 대자의 치사를 축하하며, 그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벼슬아치들은 모두 주목하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 축하하고 있습니다(搢紳聳觀,閭里相慶)", "즐거움 중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이 없고, 어려움 중에 큰 절개를 온전히 지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樂莫樂於還故鄉,難莫難於全大節)"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와 찬양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당대 현실과 대비되는 조 대자의 고결함 강조: 당시 고위 관료들의 행태와 대비하여 조 대자의 고결함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사람은 많고, 여우 가죽옷을 입고 어린 양의 소매를 단 사람도 있습니다(錦衣而夜行者多矣,狐裘而羔袖者有之)"라는 표현은 겉으로는 고귀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부정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조 대자는 모든 행실이 원만하고 오복을 갖춘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조 대자의 덕망과 능력 칭송: 조 대자의 뛰어난 덕망과 능력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도의 마음이 정밀하고 심오하시고, 덕망이 넓고 멀리까지 미치십니다(道心精微,德望宏遠)", "간쟁하는 풍모가 높으시고(尤高臺諫之風)", "임하신 곳마다 명성이 있으시니, 오나라와 촉나라의 정치에 가장 적합하셨습니다(所臨有聲,最宜吳蜀之政)"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조 대자의 결정을 존경하는 마음 표현: 조 대자가 때에 맞춰 물러난 결정을 존경하며, 그의 여유로운 삶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때와 함께 나아가고, 옳지 않으면 그만두십니다(與時偕行,不可則止)", "옛 친구를 만나 한 번 웃으시니, 넉넉한 즐거움이 있으시고(見故人而一笑,綽有餘歡)", "바야흐로 둘이 아닌 진리에 깊이 들어가시고, 아무것도 없는 경지에서 홀로 노니실 것입니다(方將深入不二,獨游無何)", "묵묵히 찬가의 풍모를 따르시고, 편안히 앉아 굳건한 소나무의 장수를 누리실 것입니다(默追粲可之風,坐致喬松之壽)"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존경과 축복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 토로: 조 대자와 대비하여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평소부터 알아주신 은혜를 입었지만, 녹봉을 탐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잊었습니다(軾荷知有素,貪祿忘歸)", "난새와 학처럼 높이 날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새장을 그리워하며 영원히 탄식합니다(慕鸞鵠之高翔,眷樊籠而永歎)"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안타까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치사를 축하하는 글을 넘어, 부귀영화보다 중요한 가치를 역설하고, 조 대자의 고결한 인품과 현명한 결정을 칭송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조 대자에 대한 존경과 찬양을 아끼지 않는 소식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진재랑계(荅陳齋郎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진 재랑(陳齋郎)의 영전을 축하하는 답신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시작하지만, 진 재랑의 뛰어난 자질과 학문, 그리고 고결한 인품을 칭송하며 그의 앞날을 축복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삼가 존경하는 명령을 받으시고, 영광스럽게 높은 벼슬길을 밟으셨다고 합니다. 집안에서는 경사가 가득하여, 보는 사람들까지 기쁜 소리가 넘쳐나고, 벗들에게 보내는 서신에는, 빛나는 문장들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돌아보건대 이처럼 쇠약하고 병든 저는, 실로 이러한 경사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재랑께서는, 타고난 자질이 깊고 무성하시며, 학문이 깊고 넓으십니다. 경서(經書)와 행실(行實)이 모두 순수하시고, 궁핍함과 영달함에 한결같은 지조를 지니셨습니다. 오랫동안 아전들의 좁은 법도에 갇혀 지내시다가, 물러나 늙은 농부처럼 전원에서 지내셨습니다. 녹만 축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셨다는 것은, 듣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하셨습니다. 늠름한 유직(遺直, 남긴 곧은 절개)은, 오직 공만이 지니셨으니, 다른 사람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습니다. 잠시 한 관직을 빌려, 천 리 길의 시작을 여셨습니다. 두건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두 노인의 풍류를 따르기를 원하시고, 높은 집 큰 문에서는, 여러 아들들의 부귀를 편안히 바라보실 것입니다. 기뻐 칭송하는 마음이 지극하니, 붓과 혀로는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분석 및 설명:
- 축하와 겸손한 시작: 진 재랑의 영전을 축하하면서도,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어조로 글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명령을 받으시고, 영광스럽게 높은 벼슬길을 밟으셨다(祗膺寵命,榮踐亨塗)", "집안에서는 경사가 가득하여, 보는 사람들까지 기쁜 소리가 넘쳐나고(拜慶庭闈,溢歡聲於觀者)", "돌아보건대 이처럼 쇠약하고 병든 저는, 실로 이러한 경사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顧此衰羸,實難當捧)"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진 재랑의 뛰어난 자질과 학문 칭송: 진 재랑의 타고난 자질과 깊은 학문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자질이 깊고 무성하시며, 학문이 깊고 넓으십니다(天資深茂,學術淹通)", "경서와 행실이 모두 순수하시고, 궁핍함과 영달함에 한결같은 지조를 지니셨습니다(經行兩純,窮達一操)"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행양순(經行兩純)"은 학문과 행실 모두 흠잡을 데 없이 순수함을 의미하며, "궁달일조(窮達一操)"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굳은 절개를 지켰음을 의미합니다.
- 진 재랑의 고결한 인품 강조: 진 재랑이 과거 벼슬에서 물러나 전원에서 지냈던 일을 언급하며, 그의 고결한 인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아전들의 좁은 법도에 갇혀 지내시다가, 물러나 늙은 농부처럼 전원에서 지내셨습니다(久困有司之尺度,退從老圃於丘園)", "녹만 축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셨다는 것은, 듣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하셨습니다(陋彼素餐,是聞也,非達也)", "늠름한 유직은, 오직 공만이 지니셨으니, 다른 사람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습니다(凜然遺直,惟有之,則似之)"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강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직(遺直)"은 후세에 남긴 곧은 절개를 의미하며, 이는 진 재랑의 인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 진 재랑의 밝은 미래 축복: 진 재랑이 다시 관직에 나아가 큰 뜻을 펼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것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잠시 한 관직을 빌려, 천 리 길의 시작을 여셨습니다(假道一官,權輿千里)", "두건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두 노인의 풍류를 따르기를 원하시고, 높은 집 큰 문에서는, 여러 아들들의 부귀를 편안히 바라보실 것입니다(幅巾藜杖,願為二老之風流;甲第高門,坐看諸郎之富貴)"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폭건려장(幅巾藜杖)"은 은퇴한 선비의 모습을 의미하며, "갑제고문(甲第高門)"은 높은 벼슬과 부귀를 누리는 집안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표현들을 통해 진 재랑이 앞으로 관직에서 성공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 칭송의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 마지막으로, 진 재랑에 대한 칭송의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기뻐 칭송하는 마음이 지극하니, 붓과 혀로는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欣頌之至,筆舌難周)"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진 재랑의 영전을 축하하는 답신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축하에 그치지 않고, 그의 뛰어난 자질과 고결한 인품을 깊이 칭송하고, 그의 밝은 미래를 진심으로 축복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표현을 통해,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문태위계(賀文太尉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문 태위(文太尉)의 높은 관직 임명을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역사적 인물들을 비유하며 문 태위의 뛰어난 공적과 덕망을 찬양하고, 그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훌륭한 명성이 조정에 드높이 알려져, 임금께서 직접 사신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소부(少府)의 절월(節鉞, 군권을 상징하는 물건)을 받으시고, 재계하는 제단에서 임명받으셨다고 합니다. 오랑캐와 중국 사람들이 모두 주목하고, 군인과 백성들이 함께 경하하고 있습니다. 대개 공업이 성대하면, 지극히 높은 명예와 지위를 주어 그 공을 칭송하고, 오직 덕망이 넓고 멀리 미쳐야, 부귀를 마치 없는 것처럼 여기는 것입니다. 훌륭히 세 세대에 걸친 종신(宗臣, 나라의 중신)이 되셨으니, 어찌 단지 한때의 성대한 일뿐이겠습니까.
삼가 생각하옵건대 유수(留守) 문 태위께서는, 도는 하늘과 합치되고, 덕은 사람들의 스승이 되십니다. 믿음은 삼천(三川)의 돼지와 물고기에게까지 미치고, 위엄은 하수(河水) 양쪽의 초목에까지 더해집니다. 몸소 나라의 휴척(休戚, 기쁨과 슬픔)을 책임지시고, 말씀은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합니다. 처음에는 마치 장량(張良)과 같아, 젊은 나이에 고조(高祖)를 만났고, 만년에는 태공망(太公望)과 같아, 백발이 되어 무왕(武王)을 도우셨습니다. 이미 책봉의 말씀을 받으셨으니, 더욱 백성들의 이목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바야흐로 북쪽 오랑캐에게 위엄을 떨치시어, 목에 긴 끈을 매어 사로잡으실 것이고, 하백(河伯, 황하의 신)을 단속하시어, 흐르는 물길을 옛 도랑으로 돌리실 것입니다. 그런 후에 조정에 들어가 이윤(伊尹)과 부열(傅說)과 같은 역할을 하시고, 고향으로 돌아가 송자(松子)와 왕자교(王子喬)와 같은 신선처럼 노니실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기대가 그러하니, 이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 소식은 귀양살이하는 신분이라, 나아가 모실 기회가 없습니다. 기뻐 뛰는 마음을,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분석 및 설명:
- 높은 임명에 대한 축하와 찬양: 문 태위의 높은 관직 임명을 축하하며, 그의 뛰어난 공적과 덕망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명성이 조정에 드높이 알려져, 임금께서 직접 사신을 보내셨다(孚號揚庭,臨軒遣使)", "오랑캐와 중국 사람들이 모두 주목하고, 군인과 백성들이 함께 경하하고 있다(夷夏聳觀,兵民交慶)", "공업이 성대하면, 지극히 높은 명예와 지위를 주어 그 공을 칭송하고, 오직 덕망이 넓고 멀리 미쳐야, 부귀를 마치 없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功業盛大,則極名器而後稱;惟德度宏遠,故舉富貴而若無)"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와 찬양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역사적 인물들을 비유하여 문 태위의 위대함 강조: 장량, 태공망, 이윤, 부열 등 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들을 비유하여 문 태위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뛰어난 군주를 만나 큰 공을 세운 장량, 늙어서도 현명한 계략으로 나라를 도운 태공망, 현명한 재상으로서 임금을 보필한 이윤과 부열 등의 고사를 인용함으로써, 문 태위 역시 그에 못지않은 훌륭한 인물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문 태위의 업적과 앞으로의 활약 기대: 문 태위가 과거에 세운 업적과 앞으로 북쪽 오랑캐를 제압하고 황하의 치수를 다스리는 등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삼천의 돼지와 물고기에게까지 미치고, 위엄은 하수 양쪽의 초목에까지 더해진다(信及三川之豚魚,威加兩河之草木)", "북쪽 오랑캐에게 위엄을 떨치시어, 목에 긴 끈을 매어 사로잡으실 것이고, 하백을 단속하시어, 흐르는 물길을 옛 도랑으로 돌리실 것이다(威懷北虜,係頸長纓;約束河公,軌流故道)"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문 태위의 은퇴 후 삶 축복: 문 태위가 모든 공적을 이룬 후에는 신선처럼 여유로운 삶을 누릴 것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송자와 왕자교와 같은 신선처럼 노니실 것이다(歸躡松喬之游)"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축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축하의 마음 표현: 귀양살이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직접 축하를 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문 태위에 대한 진심 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귀양살이하는 신분이라, 나아가 모실 기회가 없습니다(軾謫官有限,趨侍無緣)", "기뻐 뛰는 마음을,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踴躍之心,宣寫難盡)"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높은 관직 임명을 축하하는 글을 넘어, 역사적 고사를 풍부하게 활용하여 상대방의 위대함을 칭송하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다양한 비유와 과장법을 사용하여 문 태위에 대한 존경심과 찬양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등주사양부계(登州謝兩府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등주(登州) 태수로 임명된 것에 대해 조정의 재상들(兩府)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면서도, 임지에 부임한 소감과 함께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은혜를 입어 앞의 관직(등주 태수)을 제수받고, 이미 이번 달 15일에 임지에 도착하였음을 보고드립니다. 저의 우둔함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폐출되었던 이후, 고향으로 돌아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어찌 조정의 중임을 다시 맡게 되어, 마른 나무와 같은 저에게 영화가 갑자기 찾아올 줄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이 동주를 돌아보니, 아래로는 북쪽 변방에 임해 있습니다. 풍속은 제(齊)나라와 노(魯)나라의 후덕함에 가깝고, 자취는 모두 진(秦)나라와 한(漢)나라의 오래된 것들입니다. 해 뜨는 것을 여초(麗譙)에서 바라보면, 산천이 밝게 빛나고, 저녁 봉화를 해교(海嶠)에서 전하면, 북소리와 나팔 소리가 맑고 한가롭습니다. 다만 조용히 즐기는 것이 이름 붙이기 어렵고, 제가 허망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이는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재상들)께서, 임금의 중요한 신하로서, 만백성의 스승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재능이 온전하시면서도 덕을 드러내지 않으시고, 임무는 무거우시면서도 도는 더욱 멀리까지 미치십니다. 공을 세우게 하는 것보다 허물을 살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시어, 허물을 살피는 것으로도 인(仁)을 알 수 있다고 보십니다. 특별히 저를 등용하시어, 날개가 되어 주셨습니다. 저 소식은 감히 부지런히 행정 업무에 힘쓰고, 공손히 조정의 명령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저는 둔한 말을 채찍질하고 무딘 칼을 갈듯이, 조금이나마 과분한 은혜에 보답하고, 형벌을 받은 사람처럼 조심하며 살아, 쓸모없는 몸을 조금씩 회복할 것입니다. 이후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 겸손과 감사의 표현: 등주 태수로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부족함을 강조하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의 우둔함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迂愚之守,沒齒不移)", "폐출되었던 이후, 고향으로 돌아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廢逐之餘,歸田已幸)", "마른 나무와 같은 저에게 영화가 갑자기 찾아올 줄 생각이나 했겠습니까(忽為枯朽之榮)", "제가 허망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여깁니다(笑妄庸之竊據)"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등주의 풍경과 상황 묘사: 등주의 지리적 위치와 풍속, 풍경 등을 간략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래로는 북쪽 변방에 임해 있습니다(下臨北徼)", "풍속은 제나라와 노나라의 후덕함에 가깝고, 자취는 모두 진나라와 한나라의 오래된 것들입니다(俗近齊魯之厚,跡皆秦漢之陳)", "해 뜨는 것을 여초에서 바라보면, 산천이 밝게 빛나고, 저녁 봉화를 해교에서 전하면, 북소리와 나팔 소리가 맑고 한가롭습니다(賓出日於麗譙,山川炳煥;傳夕烽於海嶠,鼓角清閑)" 등의 표현에서 등주의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재상들의 덕망과 은혜 칭송: 자신을 등용한 재상들의 높은 덕망과 은혜를 칭송하고 있습니다. "임금의 중요한 신하로서, 만백성의 스승이 되시기 때문입니다(股肱元聖,師保萬民)", "재능이 온전하시면서도 덕을 드러내지 않으시고, 임무는 무거우시면서도 도는 더욱 멀리까지 미치십니다(才全而德不形,任重而道愈遠)", "공을 세우게 하는 것보다 허물을 살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시어, 허물을 살피는 것으로도 인을 알 수 있다고 보십니다(謂使功不如使過,而觀過足以知仁)", "특별히 저를 등용하시어, 날개가 되어 주셨습니다(特借齒牙,曲成羽翼)"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과족이지인(觀過足以知仁)"은 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로, 재상들이 사람을 평가할 때 공적뿐만 아니라 허물까지 살펴 그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안목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 업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업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감히 부지런히 행정 업무에 힘쓰고, 공손히 조정의 명령을 두려워할 것입니다(軾敢不服勤簿領,祗畏簡書)", "둔한 말을 채찍질하고 무딘 칼을 갈듯이, 조금이나마 과분한 은혜에 보답하고, 형벌을 받은 사람처럼 조심하며 살아, 쓸모없는 몸을 조금씩 회복할 것입니다(策蹇磨鉛,少荅非常之遇;息黥補劓,漸收無用之身)"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다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식경보기(息黥補劓)"는 형벌을 받은 사람처럼 조심하며 살아간다는 뜻으로, 자신을 다시 등용한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등주 태수로 부임한 소식을 보고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등주에 대한 인상, 재상들에 대한 존경,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 등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진솔한 표현을 통해,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중서사인계(謝中書舍人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중서사인(中書舍人)이라는 높은 관직에 임명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시작하여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논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언급하면서도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은혜를 입어 앞의 관직(중서사인)을 제수받았습니다. 귀양살이하던 곳에서 일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높은 자리에 발탁되어, 조정의 중요한 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돌이켜보니 가진 것이 없는데, 과분한 은혜를 입으니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인재의 등용과 물러남 사이에는, 실로 풍속의 융성과 쇠퇴의 조짐이 있습니다. 반드시 태평성대를 이루고자 한다면, 어진 인재를 쌓는 데 달려 있습니다. 비록 설거주(薛居州) 한 사람일지라도, 제나라의 말로는 초나라를 움직일 수 없지만, 범무자(范武子)를 등용하면, 진나라의 도둑도 보내어 진나라를 치게 할 수 있습니다. 최염(崔琰)이 등용되자 청렴하고 검소한 풍속이 이루어졌고, 양완(楊綰)이 등용되자 음란하고 사치스러운 풍속이 바뀌었습니다. 진실로 나라의 근본이 먼저 정해지면, 비록 백성이 흩어져도 다시 모을 수 있습니다. 띠뿌리를 뽑을 때는 함께 이어진 뿌리까지 뽑고, 마구간에 붙어 있는 말은 반드시 그 곧은 말부터 먼저 가려냅니다. 등용과 버림이 이미 드러나면, 좋고 싫음이 저절로 분명해집니다. 사람들이 나아갈 바를 알면, 형세가 반드시 그렇게 됩니다. 지금 조정에서는 바야흐로 당대의 중요한 일을 논의하고, 힘써 전대의 융성함을 따르려 합니다. 비록 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일을 편리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에는 부족하고, 부역을 너그럽게 하는 것은,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풍속을 이루기에는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덕망 높은 노인들을 등용하고, 뛰어난 인재들을 찾고 있습니다. 장차 선비들로 하여금 나아갈 방향을 알게 하고, 백성들 또한 부끄러움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 소식과 같은 사람은 산림에 묻혀 지내는 하찮은 선비이자, 조정에서 버려진 재목입니다. 어려서는 글을 배웠지만, 본래 성률(聲律)과 같은 하찮은 기예에 불과했고, 벼슬에 나아가서는, 고집이 세고 남에게 반항하는 어리석음이 있었습니다. 도랑에서 굶어 죽는 것도 원하지 않았고, 부잣집에서 밥을 얻어먹을 생각도 없었습니다. 잘못 거두어 주심을 입었으니, 이미 과분한 은혜입니다. 거듭하여 중요한 자리에 오르니, 본래 바라던 바가 아닙니다. 이는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재상들)께서, 덕은 옛 현인들과 짝하고, 명망은 조정에 드높으십니다. 이름은 귀한 구슬과 같아, 위로는 조정의 일에 도움을 주시고, 말씀은 점치는 거북 껍데기와 같아, 아래로는 여러 신하들의 계책과 같습니다. 남는 말씀으로 저에게 더해 주시니, 헛된 명성이 더해졌습니다. 변치 않는 충심이 아직 남아 있음을 알아주시고, 늙어 돌아갈 곳이 없음을 가엾이 여기셨습니다. 특별히 은혜로운 빛을 빌려 주시어, 쇠약하고 병든 저를 너그럽게 대해 주셨습니다. 임무는 재능보다 높고, 은혜는 보답하기에 무겁습니다. 바른길로만 행하면, 어리석고 불초한 제 분수를 편안하게 지키는 것이 아닐까 두렵고, 그저 자리에만 있으면, 여러 경대부들의 근심을 풀기에 부족합니다. 밤낮으로 생각하니,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이 모두 어렵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석 및 설명:
- 겸손과 놀라움의 표현: 높은 관직에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겸손함과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돌이켜보니 가진 것이 없는데, 과분한 은혜를 입으니 놀랍기 그지없습니다(省躬無有,被寵若驚)", "귀양살이하던 곳에서 일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높은 자리에 발탁되어, 조정의 중요한 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起於貶所,未及朞年;擢置周行,遽參法從)"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재 등용의 중요성 강조: 국가의 흥망성쇠는 인재 등용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사적 사례를 인용하여 논지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설거주, 범무자, 최염, 양완 등의 고사를 통해, 인재 등용이 풍속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재의 등용과 물러남 사이에는, 실로 풍속의 융성과 쇠퇴의 조짐이 있습니다(人材進退之間,實為風俗隆替之漸)", "반드시 태평성대를 이루고자 한다면, 어진 인재를 쌓는 데 달려 있습니다(必欲致治,在於積賢)"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주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당대 정치 상황에 대한 언급: 당시 조정의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하며,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풍속을 바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 조정에서는 바야흐로 당대의 중요한 일을 논의하고, 힘써 전대의 융성함을 따르려 합니다(今朝廷方講當世之務,力追前代之隆)", "비록 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일을 편리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에는 부족하고, 부역을 너그럽게 하는 것은,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풍속을 이루기에는 부족합니다(雖改定法令,足以便事,而未足以安民;寬弛賦役,足以安民,而未足以成俗)" 등의 표현에서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소식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부족함과 재상들의 은혜 강조: 자신을 등용한 재상들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 소식과 같은 사람은 산림에 묻혀 지내는 하찮은 선비이자, 조정에서 버려진 재목입니다(如軾者山林下士,軒冕棄材)", "잘못 거두어 주심을 입었으니, 이미 과분한 은혜입니다(誤蒙收拾,已出優恩)", "임무는 재능보다 높고, 은혜는 보답하기에 무겁습니다(任隆才下,恩重報輕)"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앞으로의 포부와 걱정 표현: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면서도, 자신의 능력 부족에 대한 걱정을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른길로만 행하면, 어리석고 불초한 제 분수를 편안하게 지키는 것이 아닐까 두렵고, 그저 자리에만 있으면, 여러 경대부들의 근심을 풀기에 부족합니다(直道而行,恐非所以安愚不肖之分;充位而已,又不足以解卿大夫之憂)", "밤낮으로 생각하니,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이 모두 어렵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早夜以思,進退惟谷。恐懼戰越,不知所裁)"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심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임명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글을 넘어, 당시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인재 등용의 중요성에 대한 주장을 담고 있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재상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강직한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한림학사계(謝翰林學士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소식이 한림학사(翰林學士)라는 높은 관직에 임명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어조로 시작하여 자신의 노쇠함과 부족함을 언급하면서도, 자신을 등용한 재상(某官)의 높은 덕망과 넓은 도량을 칭송하고, 그 은혜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외람되게도 큰 은혜를 입어, 궁궐의 가까운 곳에 높은 관직을 제수받았습니다. 맡은 임무가 제 그릇(능력)을 넘어서니, 근심과 부끄러움이 함께 일어납니다. 안으로 쇠약하고 늙었음을 돌아보니, 물러나 한가롭게 지내는 것이 마땅합니다. 어찌 만년에 다시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일하게 될 줄 기대했겠습니까. 이는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재상)께서, 덕은 옛 현인들과 짝하고, 명망은 많은 선비들 중에서 가장 높으십니다. 지극한 정성으로 함께 인물에 대한 평가를 나누시며, 넓은 도량으로 저와 같은 하찮은 사람까지 너그럽게 등용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낡고 무딘 저까지, 높은 벼슬을 밟게 되었으니, 마땅히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서신을 보내 주시어 염려해 주셨습니다. 그 은혜에 감격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글로 다 펼쳐 말하기 어렵습니다.
분석 및 설명:
- 겸손과 감사의 표현: 높은 관직에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와 동시에, 자신의 부족함과 노쇠함에 대한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람되게도 큰 은혜를 입어, 궁궐의 가까운 곳에 높은 관직을 제수받았습니다(叨奉寵恩,擢居禁近)", "맡은 임무가 제 그릇을 넘어서니, 근심과 부끄러움이 함께 일어납니다(任逾器表,憂與愧并)", "안으로 쇠약하고 늙었음을 돌아보니, 물러나 한가롭게 지내는 것이 마땅합니다(內自顧於衰遲,宜退安於冗散)"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유기표(任逾器表)"는 맡은 임무가 자신의 능력보다 과분함을 의미하며, "의퇴안어용산(宜退安於冗散)"은 늙고 병든 자신은 물러나 편안히 지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으로, 겸손함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 재상의 높은 덕망과 넓은 도량 칭송: 자신을 등용한 재상(某官)의 높은 덕망과 넓은 도량을 극찬하고 있습니다. "덕은 옛 현인들과 짝하고, 명망은 많은 선비들 중에서 가장 높으십니다(德配先民,望隆多士)", "지극한 정성으로 함께 인물에 대한 평가를 나누시며, 넓은 도량으로 저와 같은 하찮은 사람까지 너그럽게 등용해 주셨습니다(至誠樂與,共推人物之評;雅量兼容,曲借齒牙之末)"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성락여(至誠樂與)"는 지극한 정성으로 인재를 알아보는 것을 즐긴다는 뜻이며, "아량겸용(雅量兼容)"은 넓은 도량으로 모든 사람을 포용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곡차치아지말(曲借齒牙之末)"은 자신과 같은 하찮은 사람까지 등용해 주었다는 겸손한 표현입니다.
- 재상의 배려에 대한 깊은 감사: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기도 전에 서신을 보내어 염려해 준 재상의 배려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서신을 보내 주시어 염려해 주셨습니다(方修問之未遑,遽移書之見及)"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감사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감격과 존경의 마음 표현: 재상의 은혜에 대한 감격과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 은혜에 감격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글로 다 펼쳐 말하기 어렵습니다(其為感佩,難盡敷陳)"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한림학사라는 높은 관직에 임명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감사의 인사를 넘어, 자신을 등용한 재상에 대한 존경과 칭송, 그리고 그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표현을 통해,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시관직인계(荅試館職人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시험을 주관하는 관직에 있는 사람(試館職人)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상대방의 뛰어난 능력과 학식을 칭찬하고, 자신을 격려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옥당(玉堂, 학술 기관)에서 시험을 주관하시어, 바야흐로 뛰어난 문장들을 감상하시고, 천록각(天祿閣, 도서관)에서 문서를 교정하시어, 마침내 유림(儒林, 유학자들의 세계)을 빛내셨다고 합니다. 동료들은 더욱 빛나고, 벼슬아치들은 함께 경하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현명한 인재를 구하는 방법은, 반드시 한가하고 일이 없을 때에 하는 것이고, 현명한 사람이 나라에 보답하는 공은, 곧 위급하고 중요한 때에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있습니다. 평소에 키워 두지 않으면, 갑자기 쓰고자 할 때 어떻게 쓸 수 있겠으며, 비상한 대우를 하면, 일을 당하여 사양하고자 해도 사양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영준한 인재들이 서로 따르는 곳에 두어, 세상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책으로 그들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단지 그들의 학업을 넓히고 재능을 이루게 할 뿐만 아니라, 장차 그들의 경험이 깊어지고 명망이 높아지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모 관(某官, 시험 주관 관리)께서는 학문이 뛰어나 벼슬길에 나아가셨고, 행실은 명성보다 훌륭하십니다. 말씀은 여유롭고 차분하며, 논의는 강개합니다. 정시(正始, 위진 시대의 문학 사조)를 되살리시니, 문장이 일신되었고, 도성에 전해지니, 종이와 먹이 거의 갑자기 귀해졌습니다. 인재를 얻은 기쁨은, 제가 감히 사사로이 독차지할 수 없습니다. 저 소식은 쇠약하고 병이 점점 깊어지고, 문장은 거칠어졌습니다. 한림원에 있으니, 마땅히 정책을 논하고 사양할 수 없지만, 식견이 뛰어난 유학자가 아니기에, 인물 평론에 부합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과분하게도 염려해 주시고, 서신으로 격려해 주시니, 영원히 소중히 간직할 것이며, 그 은혜에 보답할 만한 훌륭한 것이 없어 부끄럽습니다.
분석 및 설명:
- 상대방의 능력과 업적 칭찬: 시험을 주관하는 관리의 뛰어난 능력과 학식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옥당에서 시험을 주관하시어, 바야흐로 뛰어난 문장들을 감상하시고, 천록각에서 문서를 교정하시어, 마침내 유림을 빛내셨다(射策玉堂,方觀筆陣;校文天祿,遂秀儒林)", "말씀은 여유롭고 차분하며, 논의는 강개하다(詞令從容,議論慷慨)", "정시를 되살리시니, 문장이 일신되었고, 도성에 전해지니, 종이와 먹이 거의 갑자기 귀해졌다(追還正始,文章為之一新;傳寫都城,紙墨幾於驟貴)"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추환정시(追還正始)"는 위진 시대의 순수한 문학 사조를 되살렸다는 의미로, 상대방의 문학적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표현입니다.
- 인재 등용의 중요성 강조: 국가의 흥망성쇠는 인재 등용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현명한 인재를 구하는 방법은, 반드시 한가하고 일이 없을 때에 하는 것이고, 현명한 사람이 나라에 보답하는 공은, 곧 위급하고 중요한 때에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있다(國家求賢之道,必於閑暇無事之時;賢者報國之功,乃在緩急有為之際)", "평소에 키워 두지 않으면, 갑자기 쓰고자 할 때 어떻게 쓸 수 있겠으며, 비상한 대우를 하면, 일을 당하여 사양하고자 해도 사양할 수 없다(養之無素,則一旦欲用而何由;待以非常,則臨事欲辭而不可)"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주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부족함과 감사의 마음 표현: 자신을 격려해 준 상대방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쇠약하고 병이 점점 깊어지고, 문장은 거칠어졌다(軾衰病侵尋,文思荒落)", "식견이 뛰어난 유학자가 아니기에, 인물 평론에 부합하지 못할까 두렵다(識非通儒,懼品藻之不稱)", "과분하게도 염려해 주시고, 서신으로 격려해 주시니, 영원히 소중히 간직할 것이며, 그 은혜에 보답할 만한 훌륭한 것이 없어 부끄럽다(過煩臨貺,寵以書詞。永為巾笥之珍,愧乏瓊瑤之報)"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경요지보(瓊瑤之報)"는 훌륭한 보답을 의미하는데, 자신은 그에 미치지 못함을 겸손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 글은 시험 주관 관리에게 보내는 답신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감사의 인사를 넘어, 상대방의 능력과 업적을 칭찬하고,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을 격려해 준 것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표현을 통해,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이보문계(荅李寶文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이보문(李寶文) 지부(知府, 지방 장관)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이보문이 촉(蜀, 지금의 사천성) 지방으로 부임한 것을 축하하고 그의 뛰어난 능력과 덕망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삼가 특별한 은혜를 받으시어, 멀리 촉 땅 전체를 다스리게 되셨다고 합니다. 규문(奎文, 학문과 문장)의 보배로운 가르침은, 바야흐로 조정의 중요한 자리에 들어가셨고, 넓은 영토의 통치는, 곧 근심과 염려를 나누어 가지기 위해 나가신 것입니다. 풍모와 업적이 미치는 곳마다, 백성들의 노래와 칭송이 같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지부 이보문께서는, 높은 명망이 벼슬아치들 사이에서 무거우시고, 재능은 조정에 마땅합니다. 비유하자면 금과 옥과 같아, 어둡지만 날마다 더욱 빛나고, 넓고 큰 강과 같아, 곤궁할수록 더욱 멀리 흐릅니다. 서남쪽의 풍속은, 이미 깊이 신복하고 있습니다. 백성과 만물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니, 기운이 다시 민산(岷山)과 아미산(峨嵋山)의 옛 모습으로 돌아왔고, 배와 수레가 구름처럼 모여드니, 은혜가 진나라와 초나라의 상인들에게까지 통합니다. 아직 수레에서 내리기도 전에, 이미 정사를 잘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 소식은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는 것에 지쳐, 꿈에서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그리워합니다. 부질없이 감당(甘棠, 훌륭한 정치를 베푼 주나라 소공의 고사)의 생각을 읊을 뿐, 뽕나무 밭에서 행하는 공경(維桑之敬, 부모를 봉양하는 효도)을 펼치지 못합니다. 슬프게도 영원히 바라볼 뿐, 마음을 글로 다 쓰지 못합니다.
분석 및 설명:
- 이보문의 부임을 축하하고 그의 능력을 칭송: 이보문이 촉 지방의 장관으로 부임한 것을 축하하며, 그의 뛰어난 능력과 덕망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은혜를 받으시어, 멀리 촉 땅 전체를 다스리게 되셨다(祗奉異恩,遠臨全蜀)", "규문의 보배로운 가르침은, 바야흐로 조정의 중요한 자리에 들어가셨고, 넓은 영토의 통치는, 곧 근심과 염려를 나누어 가지기 위해 나가신 것이다(奎文寶訓,方入直於禁嚴;井絡提封,旋出分於憂顧)", "높은 명망이 벼슬아치들 사이에서 무거우시고, 재능은 조정에 마땅하다(望重搢紳,材宜廊廟)", "금과 옥과 같아, 어둡지만 날마다 더욱 빛나고, 넓고 큰 강과 같아, 곤궁할수록 더욱 멀리 흐른다(譬之金石,蓋闇然而日彰,浩若江河,固窮之而益遠)"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와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규문보훈(奎文寶訓)"은 학문과 문장이 뛰어남을 의미하며, "정락제봉(井絡提封)"은 넓은 영토를 다스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금과 강에 비유한 것은 이보문의 뛰어난 자질과 덕망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 이보문의 선정을 기대: 이보문이 촉 지방에서 훌륭한 정치를 펼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남쪽의 풍속은, 이미 깊이 신복하고 있습니다(西南之俗,信服已深)", "백성과 만물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니, 기운이 다시 민산과 아미산의 옛 모습으로 돌아왔고, 배와 수레가 구름처럼 모여드니, 은혜가 진나라와 초나라의 상인들에게까지 통한다(民物子來,氣復岷峨之舊;舟車雲集,惠通秦楚之商)", "아직 수레에서 내리기도 전에, 이미 정사를 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曾未下車,已聞報政)"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고, 상업이 번성하는 것은 태평성대의 징조로 여겨졌습니다.
-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 표현: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는 것에 지쳐, 꿈에서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그리워합니다(軾倦游滋久,寤寐懷歸)", "부질없이 감당의 생각을 읊을 뿐, 뽕나무 밭에서 행하는 공경을 펼치지 못합니다(空詠甘棠之思,莫展維桑之敬)"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안타까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당지사(甘棠之思)"는 훌륭한 정치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의미하며, "유상지경(維桑之敬)"은 부모를 봉양하는 효도를 의미합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 이보문에 대한 존경과 축하의 마음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영원히 바라볼 뿐, 마음을 글로 다 쓰지 못합니다(悵焉永望,言不寫心)"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이보문의 부임을 축하하는 답신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축하에 그치지 않고, 그의 뛰어난 능력과 덕망을 칭송하고, 그가 펼칠 선정을 기대하며,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존경의 마음을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표현을 통해, 소식 특유의 문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왕흠신계(荅王欽臣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왕흠신(王欽臣)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왕흠신이 높은 관직에 특별히 임명된 것을 축하하고 그의 뛰어난 재능과 덕망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삼가 밝은 조칙(詔勅)을 받으시어, 특별히 뛰어난 선발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높은 재능과 명망으로 책부(冊府, 조정의 문서 담당 기관)에 계시고, 훌륭한 덕으로 여러 신하들을 바르게 하십니다. 임명 소식을 듣고, 세상 사람들의 여론이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태복학사(太僕學士)께서는, 문장은 젊은 나이부터 이름을 떨치셨고, 학문은 옛 사람들과 견줄 만하십니다. 비록 예장(豫章, 왕흠신의 출신지)이 깊은 숲에서 늙었을지라도, 종묘(宗廟)의 제기(祭器)로 쓰이는 호련(瑚璉)처럼 마침내 맑은 곳(조정)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모든 일을 다스리지 못하더라도, 백시(伯始, 한나라의 현명한 관리)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고, 비록 세 상자의 책이 없어졌더라도, 안세(安世, 한나라의 현명한 재상)를 얻었으니 무엇을 근심하겠습니까. 맑은 벼슬길을 이제 막 밟으셨으니, 앞으로의 큰 업적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제가 축하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데, 도리어 서신을 보내 주시어 염려해 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감격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지극하며, 다만 겸손한 마음뿐입니다.
분석 및 설명:
- 왕흠신의 특별한 임명을 축하하고 그의 능력을 칭송: 왕흠신이 높은 관직에 특별히 임명된 것을 축하하며, 그의 뛰어난 재능과 덕망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밝은 조칙을 받으시어, 특별히 뛰어난 선발을 받으셨다(祗奉明緡,特膺異選)", "높은 재능과 명망으로 책부에 계시고, 훌륭한 덕으로 여러 신하들을 바르게 하신다(以高才望冊府,以令德正僕臣)", "문장은 젊은 나이부터 이름을 떨치셨고, 학문은 옛 사람들과 견줄 만하십니다(文鳴早歲,學配前人)"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와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명민(明緡)"은 밝은 조칙, 즉 임금의 명령을 의미하며, "특응이선(特膺異選)"은 특별히 뛰어난 선발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 역사적 고사를 인용하여 왕흠신의 가치를 부각: 백시와 안세의 고사를 인용하여 왕흠신의 가치를 부각하고 있습니다. 백시는 모든 일을 능히 처리할 수 있는 현명한 관리의 대명사이고, 안세는 나라의 중요한 일을 맡아 잘 처리한 현명한 재상의 대명사입니다. 이들을 언급함으로써 왕흠신 또한 그에 못지않은 훌륭한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을 다스리지 못하더라도, 백시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고, 비록 세 상자의 책이 없어졌더라도, 안세를 얻었으니 무엇을 근심하겠습니까(萬事不理,問伯始而可知;三篋雖亡,得安世而何患)"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협(三篋)"은 많은 책을 의미하는데, 책이 없더라도 안세와 같은 현명한 인재가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 왕흠신의 밝은 앞날을 기대: 왕흠신이 이제 막 벼슬길에 올랐으므로 앞으로 큰 업적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맑은 벼슬길을 이제 막 밟으셨으니, 앞으로의 큰 업적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清塗方踐,遠業難量)"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부족함과 감사의 마음 표현: 축하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도리어 자신을 염려해 준 왕흠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습니다. "제가 축하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데, 도리어 서신을 보내 주시어 염려해 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愧修慶之未皇,辱移書之見及)", "감격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지극하며, 다만 겸손한 마음뿐입니다(感佩之至,但切下懷)"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왕흠신의 임명을 축하하는 답신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축하에 그치지 않고, 그의 뛰어난 재능과 덕망을 칭송하고, 역사적 고사를 인용하여 그의 가치를 부각하며, 앞으로의 밝은 앞날을 기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염려해 준 왕흠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팽사인계(荅彭舍人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팽사인(彭舍人)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팽사인이 높은 관직에 임명된 것을 축하하며 그의 뛰어난 학식과 능력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육압(六押)'이라는 직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팽사인이 그 자리에 적임자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밝은 임금의 명령을 받으시어, 조정의 중요한 곳(掖垣)에 나아가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임명 소식이 널리 퍼지니,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기뻐하고 따르고 있습니다. 나라에서는 모든 관리의 다스림을 바로잡아, 삼대(三代, 하·은·주)의 융성함을 따르려 합니다. 일을 맡길 때에는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살펴, 명칭에 따라 실질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감찰 기관(憲臺)과 조정의 문을 담당하는 곳(省闥)은, 문장과는 관계가 없고, 유학을 가르치는 곳(儒館)과 학교(學宮)는, 정치의 이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오직 이 육압이라는 임무는, 반드시 문장과 정치 모두에 뛰어난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경전과 학문에 통달하지 않으면, 임금의 말씀을 대신 전할 수 없고, 행정 실무에 밝지 않으면, 정사(政事)를 나누어 처리할 수 없습니다. 이는 문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이니, 어찌 단지 세상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거리로만 그치겠습니까. 과연 진정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이 훌륭한 선택을 받았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某官, 팽사인)께서는, 도는 옛 성현들을 스승으로 삼으시고, 식견은 정밀하고 심오하십니다. 학문은 유자(游子)와 하자(夏子)의 근원을 탐구하셨고, 문장은 부의(傅毅)와 반고(班固)와 비견될 정도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시고, 얻으신 바가 실로 많습니다. 과거 시험에서 장원하여, 천하의 선비들을 제패하셨고, 임금의 잘못을 직언하는, 옛 명신(名臣)의 풍모를 지니셨습니다. 조정의 명령을 전달하는 일을 맡으신 이후, 중요한 외교 문서(絲綸)를 자주 담당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옥과 같은 자질은, 어찌 단지 한 시대 종묘의 빛에 그치겠습니까. 훌륭한 재목과 같은 재능은, 진실로 훗날 나라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저 소식은 여러 신하들의 반열에 참여하여, 남은 빛을 가리고 있습니다. 삼가 세상의 칭송하는 말을 펼쳐, 편지에 담긴 염려해 주신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합니다. 그 기뻐하고 존경하는 마음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습니다.
분석 및 설명:
- 팽사인의 고위직 임명을 축하: 팽사인이 중요한 관직에 임명된 것을 축하하며, 세상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밝은 임금의 명령을 받으시어, 조정의 중요한 곳에 나아가시게 되었다(顯膺宸命,進直掖垣)", "임명 소식이 널리 퍼지니,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기뻐하고 따르고 있다(除目播騰,輿情欣屬)"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육압' 직책의 중요성 강조: '육압'이라는 직책이 문장력과 정치적 식견을 모두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자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직 이 육압이라는 임무는, 반드시 문장과 정치 모두에 뛰어난 사람을 필요로 한다(惟此六押之任,要須二者之長)", "경전과 학문에 통달하지 않으면, 임금의 말씀을 대신 전할 수 없고, 행정 실무에 밝지 않으면, 정사를 나누어 처리할 수 없다(非該通經術,則不足以代王言;非曉達吏方,則不足以分省事)"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팽사인의 뛰어난 능력과 자질 칭송: 팽사인이 뛰어난 학식과 문장력, 그리고 정치적 식견을 갖춘 인물임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도는 옛 성현들을 스승으로 삼으시고, 식견은 정밀하고 심오하시다(道師古始,識造精微)", "학문은 유자와 하자의 근원을 탐구하셨고, 문장은 부의와 반고와 비견될 정도이다(學窮游、夏之淵源,文列傅、班之伯仲)", "과거 시험에서 장원하여, 천하의 선비들을 제패하셨고, 임금의 잘못을 직언하는, 옛 명신의 풍모를 지니셨다(射策決科,嘗魁天下之士;犯顏逆指,有古名臣之風)"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자, 하자, 부의, 반고는 모두 뛰어난 학자 또는 문장가로 유명합니다.
- 팽사인의 밝은 미래를 기대: 팽사인이 앞으로 나라의 중요한 역할을 할 인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옥과 같은 자질은, 어찌 단지 한 시대 종묘의 빛에 그치겠습니까. 훌륭한 재목과 같은 재능은, 진실로 훗날 나라의 기둥이 될 것이다(璠璵美質,豈獨一時宗廟之華;杞梓異材,固為後日棟梁之用)"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자신의 겸손함과 감사의 마음 표현: 자신은 평범한 신하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하면서, 팽사인이 보낸 서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여러 신하들의 반열에 참여하여, 남은 빛을 가리고 있다(軾備員法從,竊庇餘光)", "삼가 세상의 칭송하는 말을 펼쳐, 편지에 담긴 염려해 주신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한다(聊陳輿誦之言,少荅函封之辱)", "그 기뻐하고 존경하는 마음은,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다(其為欣佩,莫究頌言)"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팽사인의 임명을 축하하는 답신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축하에 그치지 않고, '육압'이라는 직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팽사인의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부각하고, 그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이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가조봉계(謝賈朝奉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가조봉(賈朝奉)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로,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된 자신의 회향(回鄉)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어른들을 잘 보살펴 준 가조봉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의 묘소가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사람들을 위한 가조봉의 헌신적인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촉(蜀, 사천성)에서 서울(京)까지, 거의 사천 리나 떨어져 있고, 처자를 데리고 나라를 떠난 지, 거의 이십 년이나 되었습니다. 듣자 하니 부모님의 묘소(松楸)는, 이미 집의 중요한 기둥(梁柱)처럼 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나가다 말에서 내려, 부질없이 동중서(董仲舒)의 능을 바라보았고, 술 한 잔을 올렸지만, 누가 교공(橋公)의 약속을 대신해 주겠습니까. 객지 생활이 늙도록 이어지니, 앉아서 눈물만 흘립니다. 갚지 못한 큰 은혜(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어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까. 항상 나무꾼과 목동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까 걱정하며, 옹문(雍門)의 슬픔(고향을 그리워하는 슬픔)을 겪을까 두려워합니다. 은혜로운 비(雨露)가 이미 내렸지만, 부질없이 태행산(太行山)을 바라볼 뿐입니다. 어찌 통판(通判) 모 관(某官, 가조봉)께서, 정치는 어버이의 사랑과 효도(慈孝)를 우선으로 하고, 의리는 벗과의 우정(友朋)을 돈독히 하는 분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먼저 학교의 스승과 유학자들을 높이고, 다음으로 마을의 어른들을 찾아뵈었습니다. 자신이 뒤늦게 온 것을 안타까워하며, 뽑을 풀(薤)도 없다는 옛 규범(죽은 사람의 제사에 쓸 풀을 뽑는 풍습)을 듣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통하는 교분을 소중히 여겨, 특별히 살아있는 짐승(生芻)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지내 주셨습니다. 마을의 어른들은 감탄하고, 고향은 빛나게 되었습니다. 검은 옷(深衣)과 흰 관(練冠)을 쓴 채, 묘소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못하지만, 옛날의 짧은 옷(昔襦) 대신 지금의 바지(今袴)를 입고, 오히려 백성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출 수 있습니다. 우러러 존경하는 마음이 너무나 깊어,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분석 및 설명:
- 오랜 타향 생활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되어 부모의 묘소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촉에서 서울까지, 거의 사천 리나 떨어져 있고, 처자를 데리고 나라를 떠난 지, 거의 이십 년이나 되었다(自蜀徂京,幾四千里;攜孥去國,蓋二十年)", "듣자 하니 부모님의 묘소는, 이미 집의 중요한 기둥처럼 되어 있다고 한다(側聞松楸,已中梁柱)", "객지 생활이 늙도록 이어지니, 앉아서 눈물만 흘립니다(宦游歲晚,坐念涕流)", "갚지 못한 큰 은혜(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어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까(未報不貲之恩,敢懷盍歸之意)"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그리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중서와 교공의 고사를 인용한 부분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효과를 줍니다.
- 고향의 상황에 대한 걱정: 오랜 시간 고향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고향의 상황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항상 나무꾼과 목동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까 걱정하며, 옹문의 슬픔을 겪을까 두려워합니다(常恐樵牧不禁,行有雍門之悲)", "은혜로운 비가 이미 내렸지만, 부질없이 태행산을 바라볼 뿐입니다(雨露既濡,空引太行之望)"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걱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옹문의 슬픔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슬픔을, 태행산을 바라보는 것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의미합니다.
- 가조봉의 선행에 대한 감사: 가조봉이 고향의 어른들을 잘 보살펴 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통판 모 관께서, 정치는 어버이의 사랑과 효도를 우선으로 하고, 의리는 벗과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분이다(通判某官,政先慈孝,義篤友朋)", "먼저 학교의 스승과 유학자들을 높이고, 다음으로 마을의 어른들을 찾아뵈었다(首隆學校之師儒,次訪里閭之耆舊)", "마음으로 통하는 교분을 소중히 여겨, 특별히 살아있는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지내 주셨다(尚意神交,特致生芻之奠)"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살아있는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지낸 것은 가조봉의 정성과 존경심을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 고향 사람들의 기쁨과 고향의 번영: 가조봉의 노력으로 고향 사람들이 기뻐하고 고향이 번영하게 된 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어른들은 감탄하고, 고향은 빛나게 되었다(父老感歎,桑梓光華)", "옛날의 짧은 옷 대신 지금의 바지를 입고, 오히려 백성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昔襦今袴,尚能鼓舞於民謠)"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옷차림의 변화를 통해 백성들의 생활이 나아졌음을 암시하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통해 기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깊은 존경심 표현: 가조봉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우러러 존경하는 마음이 너무나 깊어,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仰佩之深,力占難盡)"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존경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가조봉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고향을 떠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고향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 그리고 은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동시에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범단명계(賀范端明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범단명(范端明)의 과거 공적을 뒤늦게나마 인정받아 높은 관직에 추증된 것을 축하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범단명의 뛰어난 인품과 숨겨진 덕행을 칭송하며, 그의 후손들에게까지 미친 은혜를 기리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삼가 밝은 조서(詔書)를 받들어, 지난날의 공훈을 다시 기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높은 궁궐(秘殿)의 위엄을 더하고, 실제로는 편안한 노후(安車之養)를 누리게 하였습니다. 남은 은택이, 그 후손들에게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 식견 있는 사람들이 서로 축하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건대 죽고 사는 일은, 성현도 다 알 수 없는 것이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말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당시에는 천둥과 번개(雷霆, 위태로운 상황)를 무릅썼는데, 어찌 오늘날 공명(功名)을 거둘 줄 생각했겠습니까. 오직 하늘만이 저를 아시기에,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위대한 일이 거듭 일어나는 것은, 사람의 지혜로는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치정(致政, 벼슬에서 물러남)하신 단명학사께서는, 지극한 정성으로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시고, 숨겨진 덕행이 사람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네 세대를 보필한 것은 필공(畢公)과 같고, 백 년을 장수하신 것은 위무공(衛武公)과 같습니다. 홀로 서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등용되면 나아가고 버려지면 물러나셨습니다. 오직 청포(青蒲)의 말씀(기록)만이, 오히려 금등(金縢)의 궤짝 속에 남아 있습니다. 밝은 해가 한 번 비추니, 뜬구름이 저절로 걷힙니다. 앉아서 남은 백성들로 하여금, 다시 성대한 일을 보게 하였습니다. 자손들은 은혜를 입고, 만석(萬石)의 높은 벼슬아치의 집 문으로 돌아오고, 임금과 재상이 말씀을 구하니, 삼로(三老)의 지팡이를 내어 주었습니다. 더욱 장수를 누리시어, 영원한 귀감(元龜)이 되실 것입니다. 저 소식은 기쁘고 칭송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어, 간절하고도 격렬합니다.
분석 및 설명:
- 범단명의 추증을 축하하고 그 의미를 강조: 범단명의 과거 공적이 뒤늦게 인정받아 높은 관직에 추증된 것을 축하하며, 그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공훈을 다시 기록하게 되었다(追錄舊勳)", "이름은 높은 궁궐의 위엄을 더하고, 실제로는 편안한 노후를 누리게 하였다(名昇秘殿之嚴,實遂安車之養)", "남은 은택이, 그 후손들에게까지 미치게 되었다(仍惟餘澤,以及後昆)"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축하와 의미 부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안거지양(安車之養)은 늙은 신하에게 하사하는 편안한 노후를 의미합니다.
- 인간사의 불확실성과 천명(天命)의 중요성 언급: 죽고 사는 일이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처럼 인간사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으며, 이번 일 역시 하늘의 뜻(天命)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죽고 사는 일은, 성현도 다 알 수 없는 것이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死生之事,聖賢有不能了;父子之際,古今以為難言)", "당시에는 천둥과 번개를 무릅썼는데, 어찌 오늘날 공명을 거둘 줄 생각했겠습니까(方其犯雷霆於一時,豈意收功名於今日)", "오직 하늘만이 저를 아시기에,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惟天知我,絕口不言)", "위대한 일이 거듭 일어나는 것은, 사람의 지혜로는 미칠 수 없는 것이다(偉事發之相重,非人謀之所及)"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범단명의 뛰어난 인품과 덕행 칭송: 범단명의 뛰어난 인품과 숨겨진 덕행을 역사적 인물에 비유하여 칭송하고 있습니다. "지극한 정성으로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시고, 숨겨진 덕행이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至誠格物,隱德在人)", "네 세대를 보필한 것은 필공과 같고, 백 년을 장수하신 것은 위무공과 같습니다(弼亮四世如畢公,壽考百年如衛武)", "홀로 서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등용되면 나아가고 버려지면 물러나셨습니다(獨立不懼,舍之則藏)"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공은 주나라의 현명한 재상이고, 위무공은 뛰어난 덕망과 장수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 과거의 기록이 밝혀지며 명예가 회복됨을 비유적으로 표현: 과거의 기록(청포의 말씀)이 밝혀지면서 범단명의 명예가 회복되는 상황을 해가 뜨고 구름이 걷히는 것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직 청포의 말씀만이, 오히려 금등의 궤짝 속에 남아 있습니다(惟有青蒲之言,尚在金縢之匱)", "밝은 해가 한 번 비추니, 뜬구름이 저절로 걷힙니다(白日一照,浮雲自開)"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등은 중요한 문서나 기록을 보관하는 궤짝을 의미합니다.
- 후손들에게 미친 은혜와 영원한 귀감이 될 것을 기원: 범단명의 추증으로 인해 후손들까지 은혜를 입게 되었으며, 그가 영원한 귀감이 될 것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자손들은 은혜를 입고, 만석의 높은 벼슬아치의 집 문으로 돌아오고, 임금과 재상이 말씀을 구하니, 삼로의 지팡이를 내어 주었습니다(子孫歸沐,下萬石之里門;君相乞言,授三老之几杖)", "더욱 장수를 누리시어, 영원한 귀감이 되실 것입니다(更延眉壽,永作元龜)"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로는 덕망이 높은 원로들을 의미합니다.
- 기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강렬하게 표현: 범단명에 대한 기쁘고 존경하는 마음을 매우 강렬하게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기쁘고 칭송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어, 간절하고도 격렬합니다(軾無任歡喜頌詠激切之至)"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범단명의 추증을 축하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형식적인 축하에 그치지 않고, 그의 뛰어난 인품과 덕행을 기리고, 그의 명예 회복을 축하하며, 후손들에게까지 미친 은혜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사의 불확실성과 천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극적인 감동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범단명계(荅范端明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범단명(范端明)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범단명이 고대 음악을 연구하고 새로운 책을 저술한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음악의 역사적 변천과 그 중요성을 언급하며, 범단명의 학문적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옛 음악을 참고하고, 새로운 책을 저술하셨다고 합니다. 돌을 다듬고 쇠를 녹여, 이루어지는 데 정해진 이치가 있습니다. 저울을 세우고 자를 내어, 그 영향이 무궁합니다. 벼슬아치들이 봉상시(奉常寺, 제례와 음악을 담당하는 관청)에 구름처럼 모이고, 높은 벼슬아치들이 편안한 자리에 앉아 하늘의 뜻을 받듭니다. 이 얼마나 훌륭하고 장엄한 광경입니까, 우리 원로 대신(元臣)으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건대 음악의 성쇠는, 사람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진한(秦漢) 이후에는, 정나라와 위나라의 음악(鄭衛律)이 유행했습니다. 비록 삼옹(三雍, 주나라의 음악)의 완성을 기뻐했지만, 곧 오호(五胡)의 난을 만났습니다. 진나라를 평정한 후에는, 겨우 아정한 음악(雅音)을 얻었지만, 천보 연간(唐 현종 때)에는, 마침내 오랑캐의 음악(胡部)이 섞였습니다. 도(道)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으니, 누가 능히 다시 일으키겠습니까. 오직 삼대의 남은 소리를 구하는 것은, 진실로 네 왕조의 옛 덕(舊德)에 속하는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치정하신 단명 어르신께서는, 노년에도 칭송을 받으시고, 곧고 밝으시며 아는 것이 많으십니다. 나아갈 때 편안함을 꾀하지 않으시고, 옛날에는 이미 몸으로써 의로움을 따르셨고, 물러나서도 오히려 나라를 걱정하시어, 이제 배우신 바를 사람들에게 베푸십니다. 어찌 단지 음악의 음률을 연구하는 데 힘을 다하셨을 뿐이겠습니까, 다시 가산을 기울여 악기를 만드셨습니다. 대개 일은 다스려지고 혼란해지는 것과 관계되니, 반드시 신명(神明)의 도움을 받으신 것입니다. 주나라 태사(太師)에게서 상송(商頌) 12편을 얻은 것은, 비록 현명한 사람의 일이지만, 건위군(犍為郡)에서 옛 경쇠 16개를 얻은 것은,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저 소식은 본래 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부질없이 서신을 보내 주신 은혜를 입었습니다. 여러 날을 자세히 살펴보니, 기쁨과 부끄러움을 함께 느낍니다. 부질없이 거듭 읊을 뿐, 만 분의 일도 밝히지 못합니다.
분석 및 설명:
- 범단명의 음악 연구 및 저술 업적 칭송: 범단명이 고대 음악을 연구하고 새로운 책을 저술한 업적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옛 음악을 참고하고, 새로운 책을 저술하셨다(參稽古樂,追述新書)", "돌을 다듬고 쇠를 녹여, 이루어지는 데 정해진 이치가 있습니다(琢石鑄金,成之有數)", "저울을 세우고 자를 내어, 그 영향이 무궁합니다(立鈞出度,施及無窮)"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탁석주금(琢石鑄金)"은 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 음악의 역사적 변천과 중요성 언급: 음악의 역사가 시대의 흥망성쇠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진한 시대부터 당나라 천보 연간까지의 음악 변천사를 간략하게 언급하며, 음악이 정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음악의 성쇠는, 사람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樂之盛衰,寄於人之存否)", "진한 이후에는, 정나라와 위나라의 음악이 유행했습니다(秦漢以下,鄭衛律行)", "비록 삼옹의 완성을 기뻐했지만, 곧 오호의 난을 만났습니다(雖喜三雍之成,旋遘五胡之亂)", "진나라를 평정한 후에는, 겨우 아정한 음악을 얻었지만, 천보 연간에는, 마침내 오랑캐의 음악이 섞였습니다(平陳之後,粗獲雅音;天寶之中,遂雜胡部)"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범단명의 인품과 학문적 업적 높이 평가: 범단명의 고결한 인품과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노년에도 칭송을 받으시고, 곧고 밝으시며 아는 것이 많으십니다(耄期稱道,直亮多聞)", "나아갈 때 편안함을 꾀하지 않으시고, 옛날에는 이미 몸으로써 의로움을 따르셨고, 물러나서도 오히려 나라를 걱정하시어, 이제 배우신 바를 사람들에게 베푸십니다(進不謀安,昔既以身而徇義;退猶憂國,今推所學以及人)", "어찌 단지 음악의 음률을 연구하는 데 힘을 다하셨을 뿐이겠습니까, 다시 가산을 기울여 악기를 만드셨습니다(豈惟盡力於考音,至復傾家而制器)"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산을 기울여 악기를 만들었다는 부분은 범단명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범단명의 업적을 역사적 고사에 비유: 주나라 태사에게서 상송을 얻은 일과 건위군에서 옛 경쇠를 얻은 일에 비유하여, 범단명의 업적이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나라 태사에게서 상송 12편을 얻은 것은, 비록 현명한 사람의 일이지만, 건위군에서 옛 경쇠 16개를 얻은 것은, 어찌 우연이겠습니까(得商頌十二篇於周太師,雖賢者之事也;獲古磬十六枚於犍為郡,豈偶然而已哉)"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표현: 자신은 음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겸손하게 표현하면서, 범단명이 보낸 서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본래 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부질없이 서신을 보내 주신 은혜를 입었습니다(軾本非知音之人,空荷移書之辱)", "여러 날을 자세히 살펴보니, 기쁨과 부끄러움을 함께 느낍니다(究觀累日,喜愧兼懷)", "부질없이 거듭 읊을 뿐, 만 분의 일도 밝히지 못합니다(徒誦詠於再三,豈發明於萬一)"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범단명의 음악 연구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개인의 업적을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되짚어보며, 범단명의 학문적 깊이와 헌신적인 노력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을 높이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항주사집정계(杭州謝執政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항주(杭州)의 집정(執政, 높은 벼슬아치)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로, 항주에 부임한 후의 소회와 함께, 자신을 천거해 준 집정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면서도, 집정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작은 그릇은 쉽게 차니, 다투지 않는 곳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고, 큰 은혜는 갚기 어려우니, 마침내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됩니다. 항주에 온 지 열흘이 되었는데, 부끄러워한 것이 네 번이나 됩니다. 호수와 산은 예전과 같지만, 물고기와 새조차 저의 쇠잔함을 이상하게 여깁니다. 송사가 조금 줄어드니, 관리와 백성들은 저의 느리고 둔함을 익히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직 과분한 은총을 받고 있지만, 차츰 편안하고 한가한 곳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 어리석은 저도, 또한 요행을 얻었습니다. 이는 대개 모 관(某官, 집정)께서, 덕으로써 세상을 돕고, 인으로써 임금을 섬기시는 분을 만나서입니다. 선한 일을 칭찬하고 능하지 못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며, 남에게 모든 것을 갖추기를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저처럼 미치도록 곧은 사람도, 처음과 끝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평탄한 길에 발걸음을 옮기고, 저물녘의 늦은 햇살(노년)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저 소식은 어찌 감히 훌륭한 덕을 흠모하고 따르지 않으며, 윗분의 마음(집정의 마음)을 근본으로 삼지 않겠습니까. 정치가 졸렬하여 세금을 독촉하는 일은, 스스로 양성(陽城, 옛날 현명한 관리)의 고사를 따르고, 간사한 자를 너그럽게 대하는 일은, 감히 제나라 재상(제환공의 재상 관중)의 말을 본받겠습니다. 바라건대 허물과 원망을 적게 하여, 조금이나마 알아주신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분석 및 설명:
- 항주 부임 후의 소회: 항주에 부임한 후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은 그릇은 쉽게 차니, 다투지 않는 곳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고, 큰 은혜는 갚기 어려우니, 마침내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됩니다(小器易盈,宜處不爭之地;大恩難報,終為有愧之人)", "항주에 온 지 열흘이 되었는데, 부끄러워한 것이 네 번이나 됩니다(到郡浹旬,汗顏數四)", "호수와 산은 예전과 같지만, 물고기와 새조차 저의 쇠잔함을 이상하게 여깁니다(湖山如舊,魚鳥亦怪其衰殘)", "송사가 조금 줄어드니, 관리와 백성들은 저의 느리고 둔함을 익히 알게 되었습니다(爭訟稍稀,吏民習知其遲鈍)"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겸손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집정의 은혜에 대한 감사: 자신을 천거해 준 집정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개 모 관께서, 덕으로써 세상을 돕고, 인으로써 임금을 섬기시는 분을 만나서입니다(此蓋伏遇某官,輔世以德,事君以仁)", "선한 일을 칭찬하고 능하지 못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며, 남에게 모든 것을 갖추기를 요구하지 않으십니다(嘉善而矜不能,與人不求其備)", "그러므로 저처럼 미치도록 곧은 사람도, 처음과 끝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故令狂直,得保始終)", "평탄한 길에 발걸음을 옮기고, 저물녘의 늦은 햇살(노년)을 거두게 되었습니다(措步武於夷途,收桑榆之暮景)"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유(桑榆)"는 해가 서산에 지는 모습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노년을 의미합니다.
- 집정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다짐: 집정의 기대에 부응하여 훌륭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 소식은 어찌 감히 훌륭한 덕을 흠모하고 따르지 않으며, 윗분의 마음(집정의 마음)을 근본으로 삼지 않겠습니까(軾敢不欽承令德,推本上心)", "정치가 졸렬하여 세금을 독촉하는 일은, 스스로 양성의 고사를 따르고, 간사한 자를 너그럽게 대하는 일은, 감히 제나라 재상의 말을 본받겠습니다(政拙催科,自占陽城之考;姦容獄市,敢師齊相之言)", "바라건대 허물과 원망을 적게 하여, 조금이나마 알아주신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庶寡悔尤,少償知遇)"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다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성은 청렴하고 백성을 사랑한 관리로, 제나라 재상은 관중을 의미하며, 그는 간사한 자를 너그럽게 대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러한 고사를 인용한 것은, 소식 또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자신을 천거해 준 집정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감사의 뜻을 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주에 부임한 후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집정의 기대에 부응하여 훌륭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항주교대계(荅杭州交代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항주(杭州)의 지부(知府) 대제(待制)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자신이 병 때문에 중앙 관직에서 물러나 항주로 오게 된 경위와, 이전 관리들의 업적을 이어받아 항주를 잘 다스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이전 관리들의 장점을 본받아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궁중의 직책(禁中)에서 물러난 것은, 본래 쇠약한 병 때문입니다. 절강 오른쪽(浙右, 항주)의 임무를 맡게 된 것은, 더욱 과분한 은총입니다. 이미 젊었을 때의 옛 유람을 다시 찾게 되었고, 또한 노련한 이전 관리들의 발자취를 잇게 되었습니다. 병을 치료하며 편안히 지내는 곳에서, 편안히 앉아 휘파람을 부는 여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 둔하고 완고한 저로서는, 실로 부끄럽고 어리석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지부 대제께서는, 넓은 재능으로 세상을 다스리시고, 훌륭한 명망으로 세상을 진정시키십니다. 정신은 바야흐로 먼지(망진, 훌륭한 사람의 뒤를 따름)를 바라보는 데 간절하고, 마음은 이미 덮개(경개, 처음 만나 사귐)를 기울이기 전에 먼저 통합니다. 남은 은혜를 빌려, 이 허명(虛名)을 이루었습니다. 등 대부(滕大夫, 춘추시대 현명한 관리)의 재능으로, 어찌 어려운 일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초나라 영윤(令尹, 초나라의 재상)의 정치로, 어쩌면 새로운 것을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뵙기를 기약할 날이 있으니, 우러러 의지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분석 및 설명:
- 항주 부임의 경위 설명: 자신이 병 때문에 중앙 관직에서 물러나 항주로 오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궁중의 직책에서 물러난 것은, 본래 쇠약한 병 때문입니다(罷直禁中,本緣衰病)", "절강 오른쪽의 임무를 맡게 된 것은, 더욱 과분한 은총입니다(分符浙右,更竊寵榮)"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항주에 대한 인상과 이전 관리들의 업적 계승 의지 표명: 항주에 대한 좋은 인상을 드러내면서, 이전 관리들의 업적을 이어받아 항주를 잘 다스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미 젊었을 때의 옛 유람을 다시 찾게 되었고, 또한 노련한 이전 관리들의 발자취를 잇게 되었습니다(既尋少壯之舊游,復繼老成之前躅)", "병을 치료하며 편안히 지내는 곳에서, 편안히 앉아 휘파람을 부는 여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養痾臥治之所,蒙成坐嘯之餘)"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지부 대제에 대한 존경과 감사: 자신을 항주 지부로 임명해 준 지부 대제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지부 대제께서는, 넓은 재능으로 세상을 다스리시고, 훌륭한 명망으로 세상을 진정시키십니다(伏惟知府待制,宏才緯俗,雅望鎮浮)", "정신은 바야흐로 먼지를 바라보는 데 간절하고, 마음은 이미 덮개를 기울이기 전에 먼저 통합니다(神馳方切於望塵,心照已先於傾蓋)", "남은 은혜를 빌려, 이 허명을 이루었습니다(借之餘潤,成此虛名)"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망진(望塵)"은 훌륭한 사람의 뒤를 따르는 것을, "경개(傾蓋)"는 처음 만나 사귀는 것을 의미하며, 지부 대제의 높은 인품과 식견을 칭송하는 표현입니다.
- 역사적 고사를 인용하여 포부 표명: 등 대부와 초나라 영윤의 고사를 인용하여,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등 대부의 재능으로, 어찌 어려운 일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초나라 영윤의 정치로, 어쩌면 새로운 것을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滕大夫之才,豈堪治劇;楚令尹之政,或許告新)"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 대부는 백성을 잘 다스린 현명한 관리로, 초나라 영윤은 초나라의 재상으로 나라를 잘 다스린 인물입니다. 이러한 고사를 인용한 것은, 소식 또한 그들처럼 백성을 위한 훌륭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지부 대제를 뵙기를 기대하는 마음 표현: 지부 대제를 뵙기를 기대하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뵙기를 기약할 날이 있으니, 우러러 의지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望見有期,瞻依愈切)"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항주 부임을 맞아 지부 대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감사의 뜻을 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주에 대한 인상과 앞으로의 포부를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이전 관리들의 장점을 본받아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막제형계(荅莫提刑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막제형(莫提刑)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자신이 강호(江湖, 은퇴하여 자연 속에서 지내는 것)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망과, 막제형의 배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노쇠함과 부족함을 겸손하게 드러내면서도, 막제형의 후의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오른쪽은 소식의 글입니다. 강호로 돌아가기를 청하는 것은, 비록 평소의 소원이지만, 번거로운 송사(獄市)를 처리하는 것은, 어찌 노쇠하고 병든 몸으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듯 덕이 크고 너그러우신 분을 의지하여, 마음의 수고로움과 더욱 졸렬함을 불쌍히 여겨 주십니다. 그러므로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말씀으로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는 대개 삼가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제형 모 관(莫提刑)께서는, 위엄으로 여러 성을 다스리시고, 덕으로 고상한 사람과 속된 사람 모두를 감싸 안으십니다. 비록 순찰하는 소속 부서에 계시지만, 예전부터의 깊은 우정을 잊지 않으십니다. 어찌 단지 충후한 풍습을 돈독히 하실 뿐이겠습니까, 더욱 쇠약하고 낡은 저에게 중함을 더해 주십니다. 그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분석 및 설명:
- 강호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망과 현실적인 어려움: 자신이 은퇴하여 자연 속에서 지내고 싶어 하는 소망과, 현실적으로는 번거로운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강호로 돌아가기를 청하는 것은, 비록 평소의 소원이지만, 번거로운 송사를 처리하는 것은, 어찌 노쇠하고 병든 몸으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得請江湖,雖適平生之願;剸煩獄市,豈堪老病之餘)"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호(江湖)"는 속세를 떠나 자연 속에서 지내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고, "옥시(獄市)"는 송사가 많은 상황을 의미합니다. 소식은 관직 생활의 어려움과 자신의 노쇠함을 토로하며 은퇴를 희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막제형의 배려에 대한 감사: 막제형의 너그러운 배려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덕이 크고 너그러우신 분을 의지하여, 마음의 수고로움과 더욱 졸렬함을 불쌍히 여겨 주십니다(賴茲德大而有容,愍其心勞而愈拙)", "그러므로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말씀으로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故於始至,借以一言)", "비록 순찰하는 소속 부서에 계시지만, 예전부터의 깊은 우정을 잊지 않으십니다(雖在按臨之屬部,不忘宿昔之交情)", "어찌 단지 충후한 풍습을 돈독히 하실 뿐이겠습니까, 더욱 쇠약하고 낡은 저에게 중함을 더해 주십니다(豈獨敦忠厚之風,抑以增衰朽之重)"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감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차이일언(借以一言)"은 막제형이 처음 만났을 때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격려해 준 것을 의미하며, 소식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막제형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소식에게 큰 위로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막제형이 바쁜 순찰 업무 중에도 옛 우정을 잊지 않고 자신을 배려해 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 막제형의 인품 칭송: 막제형의 뛰어난 인품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위엄으로 여러 성을 다스리시고, 덕으로 고상한 사람과 속된 사람 모두를 감싸 안으십니다(威肅列城,德懷雅俗)"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막제형이 관리로서의 위엄과 덕망을 모두 갖춘 인물임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덕으로 백성을 감싸 안는 어진 관리임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 강조: 막제형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其為感怍,未易名言)"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막제형의 큰 은혜에 비하면 자신이 보답할 길이 없어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겸손한 표현입니다.
요약하자면, 이 글은 막제형의 배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감사의 뜻을 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상황과 소망을 함께 이야기하며, 막제형의 인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막제형의 후의에 깊이 감동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식은 이 편지를 통해 막제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답왕명주계(荅王明州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왕명주(王明州)에게 보내는 답신으로, 왕명주가 백성을 다스리는 훌륭한 통치와 그의 고결한 인품을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간결하고 효율적인 통치 방식과, 욕심 없이 물러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그의 태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조서를 받들어 백성을 다스리시며, 좋은 날을 택하여 부임하셨다고 합니다. 가르침은 맑고 간결하여, 조금도 수고로움을 부리는 일이 없으시고, 아랫사람들은 모두 마음으로 복종하고 존경합니다. 풍문이 미치는 곳은, 이웃 고을이 먼저 본받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지부 용도(龍圖)께서는, 지혜롭고 문학적이며, 강직하여 굽히지 않으십니다. 큰 논쟁은 어눌한 듯하시니, 말을 잘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시고, 작은 지혜로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것은, 어찌 어진 사람의 용맹을 알겠습니까. 정의가 많은 잘못된 무리에게 용납되지 않으니, 몸은 마침내 물러나 편안함을 얻으셨습니다. 다투고 빼앗는 길을 돌이켜보니, 날마다 영화와 쇠락의 변화가 있습니다. 편안히 앉아 휘파람 부는 즐거움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억지로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기르는 것도, 오히려 나라를 위한 일입니다.
분석 및 설명:
- 왕명주의 훌륭한 통치 칭송: 왕명주가 백성을 다스리는 훌륭한 통치를 칭송하고 있습니다. "조서를 받들어 백성을 다스리시며, 좋은 날을 택하여 부임하셨다고 합니다(奉詔牧民,涓辰蒞事)", "가르침은 맑고 간결하여, 조금도 수고로움을 부리는 일이 없으시고, 아랫사람들은 모두 마음으로 복종하고 존경합니다(教條清簡,曾無頤指之勞;吏下肅承,皆有心服之敬)", "풍문이 미치는 곳은, 이웃 고을이 먼저 본받습니다(風聲所暨,鄰境為先)" 등의 표현에서 이러한 칭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요지로(頤指之勞)"는 턱을 움직여 명령하는 수고로움이라는 뜻으로, 간결하고 효율적인 통치 방식을 의미합니다.
- 왕명주의 고결한 인품 칭송: 왕명주의 고결한 인품을 다양한 비유를 통해 칭송하고 있습니다. "지혜롭고 문학적이며, 강직하여 굽히지 않으십니다(迪哲而文,剛中莫屈)", "큰 논쟁은 어눌한 듯하시니, 말을 잘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시고, 작은 지혜로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것은, 어찌 어진 사람의 용맹을 알겠습니까(大辯若訥,恥為利口之言;小智自私,誰識仁人之勇)"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변약눌(大辯若訥)"은 진정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오히려 어눌해 보인다는 뜻으로, 왕명주가 겉으로 드러나는 언변보다 내면의 진실과 덕을 중시하는 인물임을 나타냅니다. 또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그의 청렴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정의를 추구하다가 물러난 상황 언급: 왕명주가 정의를 추구하다가 부당한 세력에 의해 관직에서 물러나게 된 상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정의가 많은 잘못된 무리에게 용납되지 않으니, 몸은 마침내 물러나 편안함을 얻으셨습니다(道不容於羣枉,身乃獲於退安)"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왕명주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을 지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세상의 변화와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조언: 세상의 변화무쌍함과 은퇴 후 편안한 삶을 즐기는 것에 대한 조언을 건네고 있습니다. "다투고 빼앗는 길을 돌이켜보니, 날마다 영화와 쇠락의 변화가 있습니다(回觀爭奪之塗,日有榮枯之變)", "편안히 앉아 휘파람 부는 즐거움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마십시오(坐嘯之樂,勿以語人)", "억지로 음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기르는 것도, 오히려 나라를 위한 일입니다(強食自頤,猶當為國)"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좌소(坐嘯)"는 편안히 앉아 휘파람을 부는 것으로, 은퇴 후 한가로운 삶을 의미합니다. 소식은 왕명주에게 세상의 부침에 연연하지 않고, 은퇴 후의 삶을 조용히 즐기되, 건강을 잘 관리하여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글은 왕명주의 훌륭한 통치와 고결한 인품을 칭송하며, 그의 은퇴 후 삶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간결하고 효율적인 통치 방식, 사리사욕을 추구하지 않는 청렴함, 불의에 굴하지 않는 강직함 등 왕명주의 여러 장점을 부각하고 있으며, 세상의 변화에 초연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사생일시계(謝生日詩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생일 축시를 받은 것에 대한 감사 편지로, 상대방의 후의에 대한 감격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뛰어난 문장력과 인품을 칭송하며,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쑥대로 만든 화살(蓬矢)로 아들을 낳은 상서로움은, 비록 세상에서 숭상하는 바이지만, 부모를 여읜 슬픔(蓼莪之感)은, 늙어서도 잊지 못합니다.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모 관(某官)께서, 귀한 옥(瓊瑤)처럼 귀한 뜻을 베푸시고, 아름다운 문장(黼黻)을 이루어 주실 줄을. 어진 마음을 미루어 여러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묘한 말씀으로 시든 것을 다시 소생시키십니다. 섭제(攝提, 태세)가 정월(孟陬)에 바르게 위치하니, 이미 처음의 탄생을 빛냈고, 달이 남두성(南斗)에 머무르니, 다시 허명(虛名)을 빌립니다. 영원히 갚기 어려운 귀한 은혜를 생각하며, 다만 끝없는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
분석 및 설명:
- 서두의 겸손한 표현: 속세의 통속적인 축복과 부모를 잃은 슬픔을 대비시켜, 자신의 처지를 겸손하게 표현하며 편지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쑥대로 만든 화살로 아들을 낳은 상서로움은, 비록 세상에서 숭상하는 바이지만, 부모를 여읜 슬픔은, 늙어서도 잊지 못합니다(蓬矢之祥,雖世俗之所尚;蓼莪之感,迨衰老而不忘)"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봉시(蓬矢)"는 쑥대로 만든 화살로, 옛날에는 아들을 낳으면 쑥대로 만든 화살을 쏘아 액운을 쫓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요아(蓼莪)"는 시경(詩經)의 소아(小雅)에 나오는 시의 제목으로, 부모를 잃은 슬픔을 노래한 시입니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단순히 세상의 축복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감회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의 후의에 대한 감격과 칭송: 상대방이 베풀어 준 은혜, 특히 생일 축시에 대한 감격과 칭송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모 관께서, 귀한 옥처럼 귀한 뜻을 베푸시고, 아름다운 문장을 이루어 주실 줄을(豈謂某官,意重瓊瑤,文成黼黻)", "어진 마음을 미루어 여러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묘한 말씀으로 시든 것을 다시 소생시키십니다(推仁心而錫類,出妙語以噓枯)"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요(瓊瑤)"는 아름다운 옥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상대방의 귀한 뜻을 나타냅니다. "보불(黼黻)"은 아름다운 문양을 뜻하며, 상대방의 뛰어난 문장력을 칭송하는 표현입니다. "허고(噓枯)"는 시든 것을 다시 소생시킨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시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힘이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 생일의 의미를 부여하는 표현: 자신의 생일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섭제가 정월에 바르게 위치하니, 이미 처음의 탄생을 빛냈고, 달이 남두성에 머무르니, 다시 허명을 빌립니다(攝提正於孟陬,已光初度;月宿直於南斗,更借虛名)"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섭제(攝提)"는 태세(太歲)를 가리키는 말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천문 용어입니다. "맹추(孟陬)"는 음력 정월을 의미합니다. "남두(南斗)"는 별자리 이름으로, 수명을 관장하는 별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천문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생일이 하늘의 뜻과 연결된 특별한 날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갚지 못할 은혜에 대한 감사와 지속적인 관계 희망: 상대방의 큰 은혜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갚기 어려운 귀한 은혜를 생각하며, 다만 끝없는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永惟難報之珍,但結無窮之好)"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글은 생일 축시를 보내 준 상대방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겸손한 태도로 시작하여, 상대방의 후의와 뛰어난 문장력을 극찬하고, 자신의 생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식은 이 편지를 통해 상대방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蘇軾)의 동파집(東坡集)에 실린 "하림대제계(賀林待制啟)"를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분석 및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임대제(林待制)의 승진을 축하하는 편지로, 그의 뛰어난 인품과 경력, 그리고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여러 비유와 고사를 활용하여 임대제의 업적과 덕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번역:
엎드려 듣자오니, 옛 성스러운 시대의 제도를 도모하여, 높은 관직으로 승진하셨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니, 식견 있는 이들이 탄식하며 기뻐합니다. 온갖 나무가 추위에 시들어도, 큰 소나무와 거대한 잣나무에 비견되고, 많은 별이 밤늦도록 빛나도, 밝은 달과 샛별(장경)과 함께 빛납니다. 태평성대를 다듬고, 후진들을 이끄십니다. 소문이 사방에 퍼지니, 기쁨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모 관(林待制)께서는, 어린 나이부터 명성이 높으셨고, 만년의 절개는 더욱 높으십니다. 문장은 아정(爾雅, 고대의 학문)과 같으니, 아마도 서한(西漢)의 남은 풍습이고, 진실하고 꾸밈없는 마음은, 또한 동한(東京)의 순리(循吏, 백성을 잘 다스리는 관리)입니다. 무릇 네 왕조를 거친 후에 등용되셨으니, 홀로 삼관(三館, 도서관)의 노신(老臣)이 되셨습니다. 저서는 이미 이루어졌으니, 다만 아직 돌에 새기지 않았고, 공을 세우는 것이 어찌 늦겠습니까, 마땅히 만년에 거두실 것입니다. 저는 오랜 친구로서, 위로하고 기뻐하는 마음이 매우 큽니다. 짧은 편지로 축하를 드리오니, 변변치 못한 뜻을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
분석 및 설명:
- 승진에 대한 축하와 주변의 반응 묘사: 임대제의 승진을 축하하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옛 성스러운 시대의 제도를 도모하여, 높은 관직으로 승진하셨다고 합니다(圖舊聖時,昇華法從)",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니, 식견 있는 이들이 탄식하며 기뻐합니다(僉言諧允,有識歎咨)", "소문이 사방에 퍼지니, 기쁨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됩니다(傳聞四遠,歡喜一詞)"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첨언해윤(僉言諧允)"은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뜻으로, 임대제의 승진이 만인의 축복을 받는 일임을 강조합니다.
- 임대제의 뛰어난 인품과 경력 칭송: 여러 비유와 고사를 활용하여 임대제의 뛰어난 인품과 화려한 경력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온갖 나무가 추위에 시들어도, 큰 소나무와 거대한 잣나무에 비견되고, 많은 별이 밤늦도록 빛나도, 밝은 달과 샛별(장경)과 함께 빛납니다(萬木歲寒,配喬松於巨柏;衆星夜艾,凜明月與長庚)", "문장은 아정과 같으니, 아마도 서한의 남은 풍습이고, 진실하고 꾸밈없는 마음은, 또한 동한의 순리입니다(文章爾雅,蓋西漢之餘風;悃愊無華,亦東京之循吏)", "무릇 네 왕조를 거친 후에 등용되셨으니, 홀로 삼관의 노신이 되셨습니다(凡閱四朝而後用,獨為三館之老臣)" 등의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송(喬松)"과 "거백(巨柏)", "명월(明月)"과 "장경(長庚)"은 모두 뛰어난 존재를 비유하는 표현으로, 임대제의 고고한 인품을 나타냅니다. "아정(爾雅)"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 중 하나로, 학문과 지식을 상징하며, "순리(循吏)"는 백성을 잘 다스리는 어진 관리를 뜻합니다. 또한, 네 왕조를 거쳤다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관직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삼관의 노신이라는 표현은 학문적 업적이 뛰어남을 나타냅니다.
- 앞으로의 밝은 미래 축복: 임대제의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축복하고 있습니다. "저서는 이미 이루어졌으니, 다만 아직 돌에 새기지 않았고, 공을 세우는 것이 어찌 늦겠습니까, 마땅히 만년에 거두실 것입니다(著書已成,特未寫之琬琰;立功何晚,會當收之桑榆)"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완염(琬琰)"은 옥으로 만든 패로, 옛날에는 공훈을 기록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상유(桑榆)"는 해가 서산에 지는 모습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만년, 즉 노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임대제가 앞으로도 학문적으로나 관직적으로 큰 업적을 이룰 것임을 예견하고 축복하고 있습니다.
- 오랜 우정에 기반한 축하: 오랜 친구로서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랜 친구로서, 위로하고 기뻐하는 마음이 매우 큽니다(軾交舊最深,慰喜良甚)", "짧은 편지로 축하를 드리오니, 변변치 못한 뜻을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尺書為賀,鄙志莫宣)"라는 표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글은 임대제의 승진을 축하하며 그의 뛰어난 인품과 경력, 그리고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칭송하는 내용입니다. 다양한 비유와 고사를 적절히 활용하여, 임대제에 대한 존경과 축하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식은 이 편지를 통해 오랜 친구인 임대제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그의 앞날을 축복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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