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번역/열성지장통기

시호 고 (諡號 誥)(계묘년 4월 15일 을축일, 시호 내리는 예식을 마치고, 분황제(焚黃祭)를 행하다.)

集賢堂 2024. 12. 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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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을 받들어 천하를 다스리는 황제가 조칙을 내리노라. 백성을 편안히 기르고, 현명한 이를 포상하고 덕을 표창하는 것은, 오로지 공정함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다. 하물며 번신(藩臣, 제후국의 신하)으로서 현명하여, 능히 나라를 보존하고 백성을 구휼하며, 하늘을 공경하고 대국(명나라)을 섬기되, 지극히 정성스럽고 공경한 자에 있어서야, 어찌 후하게 포상하고 칭찬하는 예로써, 처음과 끝의 의리를 갖추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조선 국왕 이(태종의 이름)는 장중하고 간략하여 무리(평범한 사람)와 같지 않았고, 온화하고 후덕하며 선을 즐겼으며, 공손하고 삼가는 것이 천성에서 나왔고, 은혜와 사랑은 온 나라 사람들에게 미쳤다. 하늘의 도를 숭상하고, 조정을 존경히 섬기니, 충성스럽고 공경하는 마음이, 오래될수록 더욱 굳건해졌고, 직분과 공물의 예는, 오래될수록 더욱 정성스러워졌다. 바야흐로 정사를 그만두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려 하였거늘, 어찌 병을 얻어, 갑자기 이처럼 영원히 세상을 떠났는가? 부음이 멀리까지 전해지니, 슬프고 애통한 마음을 잊을 수 없다. 마땅히 큰 은혜와 돌봄을 베풀어, 표창하고 포상하는 뜻을 보여야 하므로, 특별히 시호를 ‘공정(恭定)’이라 내린다. 아! 옛 제도를 살펴 이름을 내리는 것은, 영원한 세상에 빛남이 있는 것이다. 현명한 이를 생각하고 선행을 표창하는 것을, 어찌 짐의 마음에서 그만둘 수 있겠는가? 영령이 만약 안다면, 이 아름다운 명령을 받들라. 공경히 생각하라! (공경히 섬기는 것을 함께 하여 ‘공(恭)’이라 하고, 순수하게 행하여 어긋남이 없는 것을 ‘정(定)’이라 한다.)

해석 및 해설:

이 문서는 명나라 황제가 태종에게 ‘공정(恭定)’이라는 시호를 내리는 교서입니다. 앞서의 사제문과 함께, 명나라가 태종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 시호 하사의 당위성 강조: 서두에서 황제는 백성을 다스리는 근본 원칙과 함께, 특히 번신으로서 현명하고 충성스러운 신하에게는 반드시 후한 포상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호 하사의 정당성을 역설합니다.
  • 태종의 생전 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장중하고 간략하여 무리와 같지 않았고, 온화하고 후덕하며 선을 즐겼으며, 공손하고 삼가는 것이 천성에서 나왔고, 은혜와 사랑은 온 나라 사람들에게 미쳤다” 등의 표현을 통해 태종의 인품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나라에 대한 충성심과 공물에 대한 정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태종의 죽음에 대한 깊은 애도: 앞서의 사제문과 마찬가지로, 태종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황제의 안타까움과 슬픔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 시호 ‘공정’의 의미 명시: “공경히 섬기는 것을 함께 하여 ‘공’이라 하고, 순수하게 행하여 어긋남이 없는 것을 ‘정’이라 한다”라는 구절을 통해 시호 ‘공정’의 의미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호가 단순히 죽은 사람의 이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전의 공덕과 행적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영원한 기림 강조: 시호를 내리는 것은 영원히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태종의 업적이 후세에 길이 전해질 것임을 시사합니다.

이 교서는 명나라 황제가 태종에게 내린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종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입니다. 특히 시호의 의미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시호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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