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번역/열성지장통기

시책문(세종 원년 기해년. ○ 실록을 살펴보면, 성종 을미년에 무림군(茂林君) 선생(善生) 등이 상소하여 “예종(睿宗) 기축년에 공정(恭靖)이라는 묘호를 희종(熙宗)이라고 고쳐 부르고, 장차 세조(世祖)와 함께 종묘에 모시려 하였는데, 이미 명령이 내려졌다.”라고 하였으나, 그 일이 《예종실록》에 보이지 않으니 의심스럽다.)

集賢堂 2024. 12. 18. 15:59
반응형

영락(永樂) 17년 기해년(己亥年, 1419년) 12월 신미삭(辛未朔) 24일 갑오일(甲午日)에 사왕(嗣王) 신(臣, 세종의 이름)이 삼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말씀을 올립니다. 신이 듣자 하니 뜻을 이어 일을 계승하는 것은 창업(創業)의 계책을 잘 따르는 것이고, 은혜를 베풀고 이름을 바꾸는 것은 삼가 추숭(追崇)의 예(禮)를 따르는 것이라 합니다. 지극한 소원을 이기지 못하여 이에 아름다운 칭호를 올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돌아가신 상왕(上王, 정종)께서는 온순하고 겸손하며 공손하시고, 너그럽고 어지시며 지혜로우셨습니다. 무위를 떨쳐 적을 제압하시고, 문덕(文德)을 펴서 백성을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큰 업적을 빛내어 아름다운 명을 받으셨습니다. 온화한 기운을 아래에 베푸시어 항상 효경(孝敬)의 정성을 두셨고, 조심하고 삼가는 마음으로 더욱 가득 채우려는 경계를 부지런히 하셨습니다. 구족(九族)을 돈독하게 화목하게 하시고, 한 세상을 풍요롭고 평화롭게 이르게 하셨습니다. 곤궁한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항복해 온 사람들에게 은덕을 더하셨습니다. 이에 정사를 들으시는 데 수고로움을 느끼시어 편안히 쉬시며 정신을 기르려 생각하시고, 하늘과 함께 의논하여 왕위를 물려주시고 덕을 양보하셨습니다. 바야흐로 하늘이 내려주신 오래도록 사시기를 기대하였는데, 영원히 나라를 누리시기를 바랐는데, 병환이 날로 심해져 위독하시더니,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소자(小子, 세종 자신)가 큰 업적을 이어받았으나,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이에 드러내어 기리는 의식을 거행하여 삼가 옥책(玉冊)을 받들어 존시(尊諡)를 올려 온인공용순효대왕(溫仁恭勇順孝大王)이라 합니다. (황조(皇朝, 명나라)에서 내린 시호(諡號)인 공정(恭靖) 이후, 예조(禮曹)에서 ‘공(恭)’ 자를 함께 쓰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고 아뢰어 ‘공용(恭勇)’ 두 글자를 삭제하였다.) 바라옵건대 넓으신 마음으로 굽어살피시어 신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허락해 주소서. 해와 달처럼 밝게 빛나시어 불멸의 칭호를 드리우시고, 하늘과 땅처럼 영구히 복된 경사를 끝없이 내려 주소서. 삼가 말씀드립니다.

(찬진한 신하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추가 설명:

  • 시책문(諡冊文): 임금이나 왕후가 죽은 뒤에 시호(諡號)를 올리는 글.
  • 추숭(追崇): 죽은 뒤에 존호나 시호를 올려 기리는 일.
  • 구족(九族): 고대 중국의 가족 제도로, 고조부, 증조부, 조부, 부, 자신, 아들, 손자, 증손자, 현손자를 의미함. 여기서는 넓은 의미의 친척을 뜻함.
  • 옥책(玉冊): 옥으로 만든 책. 왕이나 왕비의 시호, 존호 등을 기록할 때 사용함.
  • 존시(尊諡): 시호를 높여 부르는 말.
  • 황조(皇朝): 여기서는 명나라를 가리킴. 조선은 명나라의 제후국이었으므로 명나라를 높여 불렀다.
  • 예조(禮曹): 조선 시대의 행정 기관 중 하나로, 예의, 의식, 외교 등을 담당하였다.
  • 충감(沖鑑): 넓고 깊은 마음.
  • 정충(精衷): 정성스러운 마음.

이 시책문은 세종이 정종의 죽음을 애도하며 시호를 올리는 내용으로, 정종의 덕행과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 특히 정종의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 백성을 다스린 공, 그리고 태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사실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나라에서 내린 시호와 관련하여 예조의 건의에 따라 일부 글자를 삭제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이를 통해 당시 조선이 명나라와의 외교 관계를 고려하며 시호를 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원한 복을 기원하는 문구로 글을 맺고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