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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은 친애(親愛)를 돈독히 함으로써 사양(辭讓)의 빛을 드러내고, 예는 존숭(尊崇)에 합당하게 함으로써 더욱 훌륭한 이름을 드높이는 도리를 돈독히 합니다. 이에 떳떳한 법전(法典)을 따라 이에 아름다운 칭호를 올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성품은 온화하고 문(文)에 바탕을 두셨으며, 마음은 효성과 우애로 가득하십니다. 태상왕(太上王, 태조)을 이어 정사에 나아가 능히 그 도리를 편안히 하셨고, 어린 임금(태종)을 보호하시어 인(仁)을 다하시어 이에 왕위를 물려주셨습니다. 물려받아 돌아온 실마리를 돌아보시며, 오로지 보답하는 마음을 품고 계십니다. 신은 지극한 소원을 이기지 못하여 삼가 존호(尊號)를 올려 인문공예상왕(仁文恭睿上王)이라 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도를 즐기시며 한가롭게 지내시고, 정신을 모아 몸을 편안히 기르시어, 엎드려 신의 진심 어린 소원을 헤아려 주시어, 영원히 많은 복의 기쁨을 받으소서.
(찬진한 신하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추가 설명:
- 책보(冊寶): 책명(冊命)과 보인(寶印)을 아울러 이르는 말. 책명은 왕이나 왕비 등을 책봉할 때 주는 문서이고, 보인은 임금의 도장이다. 여기서는 상왕에게 존호를 올리는 문서를 의미한다.
- 존호(尊號): 왕이나 왕비 등의 덕을 기리기 위해 올리는 칭호.
- 태상왕(太上王): 이전 임금, 특히 선위를 받은 임금을 높여 부르는 칭호.
- 유(猷): 도리, 계획, 사업 등을 의미.
- 소자(小子): 어린 임금, 여기서는 태종을 가리킨다.
- 전귀(傳歸): 왕위를 물려주고 돌아오는 것.
- 보사(報謝): 은혜에 보답하는 것.
- 우유(優游): 한가롭게 지내는 것.
- 응신(凝神): 정신을 모으는 것.
- 이양(怡養): 몸과 마음을 편안히 기르는 것.
- 유종(由衷):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
- 다지(多祉): 많은 복.
- 기(祺): 복, 길조.
이 책문은 태종이 정종에게 상왕이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지은 글로, 정종의 덕과 인품, 태조를 이어 나라를 다스린 공, 그리고 태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사실을 기리고 있습니다. 특히 정종이 태종을 보호하고 인을 다했다는 표현에서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정종이 앞으로 편안하게 지내며 복을 누리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서를 통해 태종이 정종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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