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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 우키치로(中谷宇吉郎) - 수표(小切手)

集賢堂 2024. 12. 2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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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小切手)

나카야 우키치로

 

돈이라고 하면 어쩐지 자본주의의 도구 중 하나처럼 들린다. 하지만 ‘제니’에는 전혀 그런 냄새가 없다.

‘제니’라고 들으면 바로 연상되는 것은 5센 백동화이다. 어릴 적, 1년에 한 번 있는 마을 축제 날에 이 백동화를 받는 풍습이 있었다. 그 하얗고 차가운 백동화를 손바닥 안에 꼭 쥐고 번화가까지 간다. 도착할 즈음에는 손바닥 안이 온통 땀으로 축축해져 백동화는 미지근해진다. 50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런 일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어린 마음에 정말로 기뻤던 것이 틀림없다.

제니의 정의는 이렇게 생각해 보면 손안에 쥘 수 있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돈은 제니와는 다른 의미로 쥘 수 없는 것, 즉 허(虛)한 것이 될 것 같다.

정말로 묘한 정의 같지만 또 그것으로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돈은 자본주의의 도구 중 하나라는 가정하에서 하는 이야기이다. 자본주의뿐 아니라 무엇이든 ‘주의’라는 이름이 붙는 이상 그것은 허한 것이어도 전혀 상관없고 오히려 그 편이 진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의 본고장인 미국에는 제니라는 것이 없을 것이 된다. 사실 그와 같아서 미국인에게는 아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니라는 관념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이 이야기는 미국 자본 조직의 톱니바퀴 안에 들어가 있는 미국인에 대한 것이다. 그 톱니바퀴에서 벗어난 사람들, 즉 흑인 대다수, 외국 이민자 등은 예외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꽤 고급 주택가로 주민은 대부분 부자이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봐야 우리 같은 외국인이나 그 근처 이웃의 소수의 사람들 정도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 의미로 그런 부자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었다. 주로 막내딸의 반 친구 가정이다. 이 막내 덕분에 아내는 꽤 부자들의 생활 양식을 보게 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런 부자 부인들이 평소에 거의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통 5달러 정도밖에 현금으로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것 같다.

고급 자동차 두 대를 가지고 있고 욕실이 다섯 개 여섯 개 있는 집에 사는 것이 이 정도 부자의 평균이다. 그런 집의 부인들이 평소에 5달러 정도밖에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식료품점에서도 양복점에서도 전기 가스 등 기타 지불에서도 전부 수표로 해결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 없는 것이다. 수표에 관한 관념이 일본과는 완전히 달라서 일상 생활용품이 되어 있다. 따라서 남편과는 별도로 부인이 자신의 수표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남편이 버는 돈은 물론 은행에 그대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아내가 쓰는 돈도 수표이고, 은행 장부상에서 전부 결산된다. 한 가족이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의 전부가 소비하는 금액과 남편이 버는 금액이 은행 장부 위에서 오르내릴 뿐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제니와는 전혀 관계없이 살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즉, 돈이라는 허한 것 위에 서서 사업도 성립되고, 또 가족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큰 회사에서는 이렇게 사업이 성립되고 있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차이는 일반 가정생활에까지 이 돈이라는 허한 것의 힘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에 있다. 미국의 강점도 약점도 여기에 있으므로, 이 조직에 조금이라도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우면 정말 큰일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가 확립되어 있는 이상, 돈 따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제멋대로 생활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일본의 경우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즉답하기 어렵지만, 제니, 즉 10엔 동전을 땀이 날 정도로 쥐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한편 수십억 엔이라는 돈, 즉 허한 것이 온 나라를 활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도쿄를 조금만 벗어나면 1954년형 캐딜락이 천 년 전의 우차와 종종 길에서 마주치는 것이니, 돈과 돈이 뒤섞여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해설:

  • '돈(金)'과 '제니(銭)'의 대비: 작가는 '돈'을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추상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제니'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연결된 구체적인 물건, 즉 손에 쥘 수 있는 동전으로 대비합니다. 이를 통해 돈의 이중적인 성격을 보여줍니다.
  • 미국 사회의 돈 사용 방식: 미국에서는 수표가 일상적인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어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는 돈이 실제로 손에 쥐는 물건이 아닌, 은행 장부상의 숫자로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임을 강조합니다.
  • 미국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 수표 중심의 경제 시스템은 편리하지만, 경제에 불안 요소가 발생할 경우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즉, '허한 것' 위에 세워진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 일본 사회의 혼재된 모습: 일본에서는 '제니'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거액의 '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자본주의 경제가 혼재된 일본 사회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1954년형 캐딜락과 천 년 전의 우차의 비유는 이러한 혼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 자본주의와 '주의'의 허구성: 작가는 자본주의뿐 아니라 모든 '주의'는 '허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이념이나 시스템 자체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돈이라는 주제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과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돈'과 '제니'의 대비를 통해 돈의 추상성과 구체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입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 사회의 비교를 통해 각 사회의 경제 시스템과 문화적 특징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요 변경 사항 및 설명:

  • 문맥의 명확화: 원문에서 ‘かね(카네)’와 ‘錢(제니)’를 구분하여 사용한 의도를 살려 번역하되, 현대 한국어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표현을 다듬었습니다. ‘かね’는 ‘돈’으로, ‘錢’은 ‘제니’ 또는 ‘(옛날) 돈’으로 번역하여 뉘앙스 차이를 나타내려고 했습니다. 특히, ‘かね’가 ‘허한 것’으로 표현되는 부분은 현대적인 경제 시스템에서 돈의 추상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문맥을 명확히 했습니다.
  • 어색한 표현의 수정: 직역투의 어색한 표현을 다듬어 자연스러운 한국어 문장으로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帳尻の上で全部片が附いて行く”은 “장부상에서 전부 결산된다”로, “躍っているだけである”는 “오르내릴 뿐이다”로, “濶歩している”은 “활보하는”으로 바꾸었습니다.
  • 현대적인 감각: “こんな結構な話はない”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로 바꾸어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표현했습니다.
  • 비유의 설명: “一九五四年型のキャディラックが、千年前の牛車と、ちょいちょい路上で對面する”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현대의 자동차와 과거의 우차가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일본 사회의 경제적 격차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1954년형 캐딜락이 천 년 전의 우차와 종종 길에서 마주치는 것이니”로 번역하여 의미를 전달하면서도 한국어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카야 우키치로의 "돈(金)"에서 논의되는 '돈(金)'과 '제니(銭)'의 구분이 가상화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의 논의를 가상화폐라는 현대적인 맥락에 적용하여 생각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나카야의 논의를 가상화폐에 적용해 보면:

  • '돈(金)'으로서의 가상화폐: 나카야가 '돈'을 추상적이고 실체가 없는 것으로 정의한 것처럼, 가상화폐 역시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분산원장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며, 그 가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상화폐는 나카야가 말한 '허(虛)한 것'으로서의 '돈'의 성격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제니(銭)'의 부재: 나카야가 어린 시절의 추억과 연결 지어 설명한 '제니'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동전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이러한 물리적인 형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니'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지갑 앱이나 거래소 계좌의 숫자를 통해 그 가치를 인지하지만, '제니'처럼 손으로 쥐고 그 촉감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상화폐는 '제니'가 가지고 있던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가상화폐의 특징과 나카야의 논의를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점:

  • 탈중앙화와 신뢰: 나카야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수표가 널리 사용되면서 돈이 은행 장부상의 숫자로 추상화되는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가상화폐는 이러한 중앙 집중적인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나 탈중앙화를 지향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고, 중앙기관의 개입 없이 개인 간의 직접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상화폐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가치의 변동성과 투기: 가상화폐의 가치는 매우 변동적이며,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나카야가 '돈'의 불안정성을 지적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실체가 없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특성상, 시장의 심리나 외부 요인에 의해 급격하게 가치가 변동할 수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미래의 돈의 형태에 대한 질문: 나카야의 논의는 돈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가상화폐의 등장은 이러한 질문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돈은 어떤 형태를 띠게 될 것이며,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나카야의 "돈"에서 논의된 '돈'과 '제니'의 구분을 가상화폐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그의 논의를 통해 가상화폐의 본질과 특징,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특히, 돈의 추상성, 시스템의 불안정성, 그리고 돈의 미래에 대한 질문은 가상화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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