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황께서 말씀하셨다.
신하나 자식된 자가 과연 마음을 다하여 임금과 어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모든 일을 한결같이 정성스럽게 하면, 임금과 어버이의 기쁜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예전에 태황태후(太皇太后; 효장문황후孝莊文皇后)께서 수레를 타고 오대산(五臺山)에 가실 적에 산길이 다니기 어려워 타신 수레가 흔들리는지라, 짐이 여덟 명에게 가마를 준비하라 명하였다. 태황태후께서는 천성이 인자하시어, 교위(校尉)가 가마에 오르기를 청하면 그들이 걷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시고서, 수레로 바꾸려고 하셨다. 짐이 두세 번 거듭 권하였으나, 태황태후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고, 짐은 부득이 가마를 수레 가까이 따라가게 하였다. 몇 리를 지났는데, 짐이 보기에 태황태후께서 타신 수레가 매우 안정되지 못하기에 가마에 오르시도록 권하였다. 그러자 태황태후께서 말씀하기를, "내가 이미 수레로 갈아탔는데, 가마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하여야 가마에 이르겠습니까?"라고 하셨다. 이에 짐은 아뢰기를, "가마는 뒤에 있습니다."라고 하고는 즉시 명령하여 가마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그러자 태황태후께서는 매우 기뻐하시며 짐의 등을 어루만지시고, 칭찬을 계속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수레를 타거나 가마를 타는 것은 사소한 일이지만, 도중에 황상께서는 정성스러운 태도로 빈틈없이 마음을 쓰셨으니, 참으로 큰 효성을 지니셨습니다!"라고 하셨다.
아마도 이는 짐이 태황태후의 뜻을 알고 매우 기쁘게 해드렸기에, 이렇게 기쁘신 뜻을 내려주신 것이다. 이 일을 통해서 신하나 자식된 자가 정성을 다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보존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임금과 어버이의 마음을 헤아리면 임금과 어버이의 기쁜 마음을 얻을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001-11a]
經之意蓋深望夫後之儒者身體力行以助宣教化
而敦厚風俗其㫖甚逺其功甚宏學者自當留心誦
習服膺弗失可也
訓曰為臣子者果能盡心體貼君親之心凡事一出於
至誠未有不得君親之歡心者昔日
太皇太后駕詣五臺因山路難行乘車不穏朕命備八人
煖轎
太皇太后天性仁慈念及校尉請轎步履維艱因欲易車
[001-11b]
朕勸請再三
聖意不允朕不得已命轎近隨車行行不數里朕見
聖躬乘車不甚安穏因請乘轎
聖祖母云予已易車矣未知轎在何處焉得即至朕
奏曰轎即在後隨令進前
聖祖母喜極拊朕之背稱贊不已曰車轎細事且道途之
問汝誠意無不懇到實為大孝蓋深愜
聖懷而降是歡愛之㫖也可見凡為臣子者誠敬存心實
[001-12a]
心體貼未有不得君親之歡心者也
訓曰朕為天下君何求而不得現今朕之衣服有多年
者竝無纖毫之玷裏衣亦不至少汚雖經月服之亦
無汗跡此朕天秉之潔淨也若在下之人能如此則
凡衣服不可以長乆服之乎
訓曰老子曰知足者富又曰知足不辱知止不殆可以
長久奈何世人衣不過被體而衣千金之裘猶以為
不足不知鶉衣袍緼者固自若也食不過充腸羅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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