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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시호 옥책문 (追上諡號玉冊文)(숙종 9년 계해년.)

集賢堂 2024. 12. 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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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해년 6월 임신 초하루부터 열이틀째 되는 계미일에, 효증손(孝曾孫)인 사왕(嗣王) 신(숙종의 이름)이 삼가 다시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아뢰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높고 큰 업적은 만대에 영원히 드리워져, 추모하는 마음이 더욱 새로워지고, 빛나는 칭호는 백 년 동안 더욱 높여져, 빠진 전례를 이에 거행하옵니다. 이에 보첩(寶牒, 옥책)을 펼쳐, 떳떳한 법도를 밝히고자 하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태종 공정 성덕 신공 문무 광효 대왕께서는 예지와 지혜가 뛰어나시고, 영웅적인 무용은 세상에 비할 데 없으셨습니다. 당나라의 운수가 처음 열릴 때, 하늘의 뜻은 이미 진왕(당 태종)에게 향하였고, 한나라의 도가 장차 흥하려 할 때, 인심은 진실로 대저(한 광무제)에게 속하였습니다. 큰 계책을 결단하시어 나라의 혼란을 평정하시고, 신령한 공훈을 떨치시어 위엄과 덕을 더욱 빛내셨습니다. 나라를 여시고 가문을 이으시니, 두 성인(태조와 태종)께서는 부탁하시는 기쁨이 있으셨고, 경전을 세우고 기강을 펼치시니, 온 세상이 편안한 휴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19년 동안 다스리신 큰 계획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다스림을 그리워하게 합니다. 넓고 큰 은택은, 오히려 남은 백성들에게까지 미치고, 제비가 날개를 펼치는 듯한 계책은, 영원히 우리 후손들에게 풍족함을 주십니다. 지금에 이르러 왕위가 면면히 이어진 것은, 실로 큰 명운의 깊음에 힘입은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하옵건대, ‘절일(節壹)’이라는 칭호는, 오히려 높고 많은 의미에 부족함이 있습니다. 정성과 글로써 숭상하고 받드는 뜻을 다 표현하지 못할까 두려우니, 어찌 옛것을 답습만 하는 것이 옳겠습니까? 아름다운 덕을 널리 드러내고자 생각하니, 더욱 표창하고 드러내야 합니다. 존귀한 이름을 추존하여 올리는 것은, 중화의 조정(명나라)의 전례를 참고한 것이고, 성대한 의식을 함께 행하는 것은, 황조(皇祖)의 아름다운 휴(休)와 가지런히 하려는 것입니다. 어찌 다만 종묘사직에 빛이 되겠습니까? 또한 신하와 백성들에게도 유감이 없을 것입니다. 삼가 신 의정부 영의정 김수항을 보내어 옥책을 받들고 존시(尊諡)를 더하여 올리니, ‘예철성렬(睿哲成烈)’이라 하옵니다. 바라옵건대 정성스러운 마음을 살펴주시어, 밝은 가르침을 내려주시옵소서. 영원히 썩지 않을 빛을 더욱 밝게 하시어, 해와 별처럼 빛을 더하시고, 끝없이 이어지는 복을 흘려보내시어, 자손들이 경사를 이어가게 하시옵소서. 아! 슬프옵니다! 삼가 아뢰옵니다.

홍문관 제학 신정이 짓다.

해석 및 해설:

이 글은 숙종이 태종에게 ‘예철성렬(睿哲成烈)’이라는 존시(尊諡, 사후에 올리는 칭호)를 추가로 올리면서 작성한 옥책문입니다. 옥책은 왕이나 왕비의 시호, 존호 등을 기록한 책으로, 매우 중요한 의례 문서입니다. 이 글은 태종의 공덕을 기리고, 그의 업적을 더욱 높이며,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추존의 배경: 숙종은 태종의 기존 시호인 ‘공정(恭定)’에 ‘예철성렬(睿哲成烈)’을 더하여 그의 공덕을 더욱 기리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태종의 업적이 후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더욱 숭앙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 태종의 업적 찬양: 글 전반에 걸쳐 태종의 뛰어난 지혜와 용맹, 국가의 혼란을 평정한 공, 태조를 도와 건국에 기여한 공, 백성을 안정시킨 공 등을 상세하게 묘사하며 그의 업적을 극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 태종과 한 광무제의 고사를 인용하여 태종의 업적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 중화의 전례 참고: 명나라의 전례를 참고하여 존시를 추상(追上, 사후에 추가로 올림)하는 의례를 거행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당시 조선이 명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 왕실의 번영 기원: 태종의 영령이 후손들에게 복을 내려주고, 왕실의 제사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조상 숭배 사상과 왕실의 영속성을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의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 시호의 의미: ‘예철성렬(睿哲成烈)’은 “뛰어난 지혜와 밝은 지혜로 큰 업적을 이루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예(睿)’는 지혜, 밝음을 뜻하고, ‘철(哲)’은 슬기, 지혜를 뜻하며, ‘성(成)’은 이루다, 완성하다를 뜻하고, ‘렬(烈)’은 굳세다, 맹렬하다, 업적을 뜻합니다.

이 옥책문은 태종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왕실의 권위를 높이고 번영을 기원하는 중요한 의례 문서입니다. 또한, 당시 조선의 정치, 문화, 사상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특히 명나라의 전례를 참고했다는 점, 시호에 담긴 의미 등을 통해 당시 동아시아 문화권의 특징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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