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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책문 (諡冊文)

集賢堂 2024. 12. 2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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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원경왕후 민씨 사후에 그녀의 시호(諡號)를 정하고 올리는 의식에 사용된 시책문입니다. 시호는 죽은 왕이나 왕비, 신하 등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붙이는 이름입니다. 두 개의 시책문이 실려 있는데, 첫 번째는 실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두 번째는 지어졌으나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첫 번째 시책문 (세종 2년 경자년):

영락 18년 경자년 9월 병인 초하루부터 열나흘째 되는 기묘일에, 슬픈 아들 국왕 신(세종의 이름)이 삼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아뢰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바른 자리에 거하여 존귀함을 이루고, 안의 다스림을 이루었으니, 이름을 바꾸어 시호를 정하는 것은, 마땅히 후세에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삼가 옛 법을 따라, 아름다운 칭호를 올리려 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돌아가신 어머니 후덕왕대비께서는 타고난 성품이 깊고 아름다우시며, 행실이 겸손하고 공손하셨습니다. 근심과 수고로움에 마음을 두시어, 일찍이 집안을 잘 다스리는 덕을 드러내셨고, 삼가고 신중한 마음을 간직하시어, 나라를 안정시키는 공을 은밀히 도우셨습니다. 큰 보위를 이어받아 나라를 다스리게 되자, 드디어 중궁(왕비)의 자리에 올라 지극한 존귀함을 누리셨습니다. 곤원(坤元)의 순리에 부합하는 두터운 덕으로, 어머님의 모범을 보이셨고, 건도(乾道)의 굳건함을 받들어, 왕의 교화를 널리 펼치도록 도우셨습니다. 안의 가르침은 깊은 궁궐에 이미 융성하였고, 인자한 은혜는 사방에 널리 미쳤습니다. 미약한 몸으로, 외람되이 큰 업적을 이어받았음을 생각하옵니다. 백년 동안 기쁨을 받들기를 기약하였는데, 어찌 하루아침에 슬픔을 남기셨습니까? 이미 봉양의 지극한 정을 어기게 되었으니, 어찌 추숭(追崇, 사후에 존경하는 칭호를 올리는 것)의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지 않겠습니까? 삼가 옥책을 받들어 존시(尊諡)를 올리니 ‘원경왕후(元敬王后)’라 하옵니다. 우러러 밝게 살펴주시옵고, 굽어 살피시어 이 마음을 헤아려주시옵소서. 큰 아름다운 칭호를 받으시어, 달과 별처럼 빛나시기를 바라옵고, 영원히 큰 복을 누리시어, 천지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옵니다. 삼가 아뢰옵니다.

두 번째 시책문 (지어졌으나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

높은 존귀함에 부합하는 덕을 기르시니, 아름다운 명성이 일찍부터 드러나셨습니다. 이름을 바꾸어 시호를 정하니, 슬픈 마음이 매우 깊습니다. 삼가 옛 법을 따라, 빛나는 책에 기록하려 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엄숙하고 단정하며 고요하고 정숙하시고, 깊고 아름다우며 온화하고 공손하셨습니다. 경계하고 삼가함을 어김이 없이, 능히 가운데 함의 길함을 합하였고, 부드럽고 아름다운 법칙으로, 아랫사람에게 미치는 인을 널리 베푸셨습니다. 먼 장수를 누리시어, 더욱 큰 복을 받으시리라 생각하였는데, 어찌 신의 섭리가 세상을 싫어하시어, 갑자기 신선이 되어 구름을 타셨습니까? 봉양을 마치지 못하였으니, 슬픈 음성과 용모가 영원히 감추어졌음을 슬퍼합니다. 뒤쫓아 사모하려 해도 미치지 못하니, 가슴을 치며 슬픔을 더합니다. 이에 아름다움을 돌려드리는 정을 펼치고자, 감히 더욱 훌륭한 의식을 거행합니다. 삼가 책을 받들어 존시를 올리니 (이하 내용 누락). 우러러 밝게 살펴주시어, 부디 아름다운 칭호를 허락해주시옵소서.

신 윤회(관직명은 고찰하지 못함) 짓다.

해석 및 해설:

두 시책문은 모두 원경왕후의 덕을 기리고 그녀에게 시호를 올리는 의식을 거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시책문은 내용이 미완성이고, 말미에 윤회라는 신하가 지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초고 단계에서 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시호 추증의 의의: 두 시책문 모두 시호를 정하는 것이 후세에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호가 단순히 죽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공덕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었음을 보여줍니다.
  • 원경왕후의 덕행 칭송: 두 시책문 모두 원경왕후의 내면적인 덕과 외적인 행실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특히 첫 번째 시책문에서는 그녀가 태종을 도와 나라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 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슬픔과 추모의 감정 표현: 두 시책문 모두 원경왕후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추모의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번째 시책문에서는 “봉양미종(奉養未終, 봉양을 마치지 못함)” “개음용지영비(慨音容之永閟, 슬픈 음성과 용모가 영원히 감추어졌음을 슬퍼함)” 등의 표현을 통해 슬픔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 고전의 인용: 첫 번째 시책문에서는 곤원(坤元)과 건도(乾道)를 언급하며, 원경왕후의 덕을 천지의 이치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녀의 덕이 매우 높고 숭고함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 두 시책문의 차이점: 두 번째 시책문은 첫 번째 시책문보다 더 감성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원경왕후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첫 번째 시책문에는 시호가 명시되어 있지만, 두 번째 시책문에는 시호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두 번째 시책문이 미완성 또는 초고 단계의 글임을 시사합니다.

이 두 시책문은 원경왕후의 삶과 덕을 기리는 동시에, 조선 시대의 시호 제도와 왕실 의례, 그리고 유교적인 가치관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입니다. 특히 두 개의 시책문을 비교해봄으로써, 당시 사람들이 죽은 왕비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녀를 추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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