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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해 37

1.1.3.7.41 - 이견지 갑지 제3권 - 축대백 祝大伯

축대백祝大伯 계진(桂縝)의 조부인 계안시(桂安時)는 어릴 때부터 도술을 좋아하였다. 그는 나이 24세에 처자식을 내버려 두고, 금과 비단을 들고서 명산(名山)을 두루 다니다 십 년이 지나서야 집에 돌아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연히 방사가 집문 밖을 지나가면 계안시는 반드시 방사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매일 그의 집에서 밥을 먹는 자가 수십 명이었는데, 이 때문에 그의 집안 살림은 파탄이 났고, 온 집안 사람들이 계안시를 원망하였다. 그래도 계안시의 집념은 더욱 두터워졌다. 그의 집안 하인 축대백(祝大伯)은 땔감을 구하고 물을 긷는 일을 하였는데, 아둔하여도 매사에 신중하였다. 하루는 축대백이 밖에서 돌아오는데, 행동거지가 평상시와는 달랐다. 축대백이 말하였다. "길에서 도인(道人)을 만났는데, 그가 저에게..

1.1.3.6.40 - 이견지 갑지 제3권 - 두씨 도인 竇道人

두씨 도인竇道人 계진(桂縝)은 자(字)가 언율(彥慄)이고, 신주(信州: 현재 장시성에 속함) 귀계(貴溪) 사람이다. 사는 곳에서 용호산(龍虎山)까지 거리가 삼십 리여서, 도인들이 매일 집앞을 지나가면 계씨(桂氏)는 반드시 그들에게 돈을 주었다. 계씨는 본디 산증(疝症: 생식기와 고환이 붓고 아픈 병증)을 앓고 있었는데, 매번 발작이 나면 죽고싶을만치 아팠다. 의원이 방사(方士)에게 가서 기운을 단련하는 요결을 배우라고 권하였는데, 이것이 그가 도술에 뜻을 둔 이유이다. 소흥(紹興) 경신년(庚申: 1140년) 6월 23일 저녁에 목욕을 마치고, 조그마한 길로 산책을 하였는데, 팔구십 세는 되어 보이는 늙은 도인이 다가왔다. 머리털은 허옇고 등은 굽었는데 몸집은 풍만하였다. 계진이 읍을 하며 말하기를, "부..

1.1.3.5.39 - 이견지 갑지 제3권 - 단재의 첩段宰妾

단재의 첩段宰妾 단재(段宰)가 무주(婺州: 현재 저장성에 속함) 보강현(浦江縣)의 한 사찰에서 머물고 있을 때에, 그의 아내가 문을 바라다본 적이 있는데, 한창 젊은 나이의 여인이 문가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의 성씨(姓氏)와 사정을 물었는데, 스스로 말하기를, 남편도 없고, 친척도 없다고 하였다.  단씨의 부인이 말하기를, "기왕 이렇게 되었다면 남의 첩이나 될 것이지 어찌 걸식하오? 내 말대로 하는 것이 어떠하오?"라고 하였다.  답하기를,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가 빈천하여 남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뿐입니다. 부엌일이라도 할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한 일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마침내 불러들여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게 하였다. 그리고 부엌일 하는 자를 시켜 음식 만드는 방..

1.1.3.4.38 - 이견지 갑지 제3권 - 이상인 李尚仁

이상인李尚仁 승가(承可) 왕부(王鈇)는 소흥(紹興) 신유년(辛酉歲: 1141년)에 절동로(浙東路: 현재 저장성 일대)의 제봉다염공사(提舉茶鹽公事)에 임명되었는데, 관청이 회계(會稽: 현재 저장성 사오싱시) 자성(子城)의 동녘에 있는 옛날의 용흥사(龍興寺)였다. 승가(承可)의 셋째 아들인 왕유(王洧)가 자포(紫袍)를 입은 장부가 나타나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장부가 말하기를, "나의 유골이 복숭아나무 아래에 매장되어 있어서 혼이 하늘로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대가 나를 가엽게 생각하신다면 부디 유골을 다른 곳으로 이장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왕유가 깨어난 뒤에 그의 부친에게 아뢰었다. 건물 주위를 살펴보니 과연 커다란 복숭아나무가 한 그루가 있었다. 이에 나무 아래를 파내어 유골을 찾았으나 ..

1.33 - 오륜행실도 제1권 - 윤은보가 까마귀를 감동시키다 殷保感烏 은보감오

윤은보와 서즐은 본조 지례현 사람이니 한 가지로 그 고을 사람 장지도에게 글 배우더니 하루는 서로 이르되, 스승은 부모와 한 가지니 하물며 우리 스승이 자식이 없는지라 하고 좋은 음식을 얻으면 스승을 먹이고 명일을 만나면 주찬을 갖추어 아비 섬기듯 하더니 장지도가 죽으매 두 사람이 그 어버이께 여묘함을 청한데 어버이 어여삐 여겨 허하니 이에 제복으로 스승의 묘측에 있어 몸소 밥지어 제전을 받들더니 윤은보가 아비 병들매 즉시 돌아와 탕약을 받들어 옷의 띠를 그르지 아니하고 아비 병이 나으매 윤은보로 하여금 다시 여막에 돌아갔더니 월여에 윤은보가 고이한 꿈을 꾸고 빨리 돌아오니 아비 과연 꿈꾸던 날로 병이 들었는지라, 열흘이 못하여 죽으니 윤은보가 조석으로 호혹하고 상측을 떠나지 아니하고 장후에 아비 무덤에..

1.32 - 오륜행실도 제1권 - 유석진이 손가락을 끊다 石珍斷指 석진단지

유석진은 본조 고산현 아전이니 아비 유천을이 악질을 얻어 매일에 병이 발하여 기절하니 사람이 차마 보지 못하는지라, 유석진이 주야로 곁에 모셔 하늘께 부르짖으며 두루 의약을 구하니 사람이 이르되, 산사람의 뼈를 피에 섞어 먹으면 가히 나으리라 한데 유석진이 즉시 왼손 무명지를 끊어 그 말대로 하여 나오니 병이 즉시 나으니라.

1.31 - 오륜행실도 제1권 - 김자강이 무덤에 엎드리다 自强伏塚 자강복총

김자강은 본조 성주 사람이니 어려 아비 죽고 어미를 섬기되 뜻을 승순하여 그릇함이 없더니 어미 죽으매 부도(중의 법이라)를 쓰지 아니하고 한결같이 가례를 좇아 그 아비와 합장하고 삼 년을 여묘하여 거상을 마치매 또 아비를 위하여 삼 년을 다시 있으려 하거늘 처족들이 이끌고 길로 나가 인하여 그 여막을 불지르니 김자강이 냇빛을 바라보고 하늘을 부르며 땅을 두드리며 힘써 물리치고 도로 가무덤 앞에 사흘을 업드려 이지 아니하니 처족들이 그 효성을 감동하여 다시 여막을 지어 주니 김자강이 또 삼 년을 있으되 처음 같더라.

1.30 - 오륜행실도 제1권 - 최누백이 범을 잡다 婁伯捕虎 누백포호

최누백은 고려적 수원 아전 최상저의 아들이니 최상저가 사냥하다가 범에게 해한 바 되니 이때 최누백의 나이 십오 세라, 범을 잡고자 하거늘 어미 말린데 최누백이 가로되, 아비 원수를 어찌 아니 갚으리오 하고 즉시 도끼를 메고 범의 자취를 따르니 범이 이미 다 먹고 배불러 누었거늘 최누백이 바로 앞에 달려 들어 범을 꾸짖어 가로되, 네 내 아비를 해쳤으니 내 너를 먹으리라. 범이 꼬리를 치고 업드리거늘 도끼로 찍어 배를 헤치고 아비 뼈와 살을 내어 그릇에 담고 범의 고기를 항에 넣어 물가운데 묻고 아비를 홍법산 서편에 장사하고 여묘하더니 하루는 꿈을 꾸니 그 아비 와서 글을 읊어 가로되, 가시덤불을 헤치고 효자의 집에 이르니 정이 느낌이 많으매 눈물이 무궁하도다. 흙은 져서 날마다 무덤에 더하니 지음은 명월..

1.29 - 오륜행실도 제1권 - 유씨가 시어머니께 효도하다 劉氏孝姑 유씨효고

유씨는 황명 신락 사람이오 한태초의 아내니 태초가 홍무(명 태조 때 연호라) 칠 년에 화주에 귀향갈새 가속을 데리고 가더니 유씨 시어미 섬김을 심히 공근한지라, 어미 길에서 병들거늘 팔을 찔러 피내어 약에 섞어 드리니 병이 나으니라, 화주에 이르러 태초가 죽으니 유씨 나물을 심어 먹으며 시어미 봉양함을 더욱 공경하더니 또 두 해만에 시어미 풍병들어 능히 이지 못하니 이때 극열이라, 유씨 주야로 곁에 모셔 모기와 파리를 날리고 시어미 몸이 섞어 구더기 나거늘 또 입으로 구더기를 빠니 다시 나지 아니하더라. 시어미 병이 중하여 유씨의 손가락을 너흘어 영결하니 유씨 신명을 부르짖으며 다리살을 베어 죽에 타드리니 다시 살았다가 두 달만에 죽으니 유씨 집곁에 빈소하고 시부의 무덤에 돌아가 장사하려 하여 슬피 울어..

1.28 - 오륜행실도 제1권 - 왕천이 아버지 수명을 더하다 王薦益壽 왕천익수

왕천은 원나라 복녕 사람이니 아비 일찍 병이 중하매 왕천이 밤에 하늘께 빌되 원컨대 내 나일 감하여 아비 수를 더할지이다 하더니 아비 기절하였다가 다시 깨어 그 벗더러 일러가로되, 아까 신인이 누른 옷 입고 붉은 건 쓰고 황홀히 날더려 이르되, 네 아들이 효행이 있으니 상제 명하사 네 나이 열둘을 더하노라 하더라 하고 병이 드디어 나아 그 후로 열두 해만에 죽으니라. 어미 심씨 소갈병이 있어 왕천더러 이르되, 오이를 먹으면 내 갈병이 나으리라 하되, 이때 겨울이라, 마을에 구하되 어찌 못하고 행하여 심오령이라 하는 땅에 이르러 대설을 만나 왕천이 나무 아래서 눈을 피하며 어미 병을 생각하고 하늘을 우러러 우더니 홀연 바위 사이를 보니 푸른 넝쿨이 얼켰는데 오이 둘이 있거늘 따다가 어미께 드리니 어미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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