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언해 37

1.27 - 오륜행실도 제1권 - 오이가 재화를 면하다 吳二免禍 오이면화

오이는 송나라 임천 백성이라. 어미를 지효로 섬기더니 하루 저녁은 신령이 꿈에 뵈어 가로되, 네 내일 오시면 뇌정에 맞아 죽으리라. 오이 늙은 어미 있으니 구호하소서 하고 비는데 신령이 가로되, 하늘께 명을 받자왔으니 면치 못하리라. 오이 그 어미 놀랄까 두려워 하여 새벽 음식을 갖추어 드리고 사뢰되, 장차 다른 데 나가니 청컨대 잠깐 누이 집에 가소서. 어미 허치 아니하더니 이윽고 검은 구름이 일어나며 해가 나즌하여서 천지 어둡고 우레 소리 진동하니 오이 더욱 어미 놀랄까 염려하여 바삐 문을 닫고 스스로 들밭에 나가 기다리더니 이윽고 구름이 확연히 열리는지라, 오이 다행이 화를 면하고 급히 돌아와 어미를 어루만지고 오히려 신령의 말이 맞지 아님을 의심하여 감히 고하지 못하지 못하더니 이날 밤에 또 꿈을..

1.26 - 오륜행실도 제1권 - 맹희 황금을 얻다 서적 이 독실히 효를 행하다 徐積篤行 서적독행

서적은 송나라 초주 사람이니 삼 세에 아비 죽으니 아침마다 찾으며 심히 서러워하고 어미 하여금 효경을 읽히면 문득 눈물을 그치지 아니하고 어미를 지효로 섬겨 관과 띠를 갖추어 조석으로 문안하며 과거보러 서울 올새 차마 어미를 떠나지 못하여 한 가지로 실어 갔더니 급제하매 장원 허안국이 동년(동방 과거한 사람이라)을 거느리고 들어와 뵈고 백금을 주어 헌수하라한데 사례하여 받지 아니하니라. 아비 이름이 돌석자라 하여 종신토록 돌그릇을 아니쓰고 길에서 돌을 만나면 피하고 밟지 아니하며 어미 죽으매 비통하여 피를 토하고 삼 년을 여묘하여 눈오는 밤이면 묘측에 업드려 울기를 그치지 아니하니 한림학사 여진이 그 무덤을 지나다가 듣고 눈물을 흘리며 가로되 귀신이 알음이 있을진데 또한 눈물을 드리우리라 하더라. 단 이..

1.1.3.3.37 - 이견지 갑지 제3권 - 진씨가 전 남편을 배신하다 陳氏負前夫

진씨가 전 남편을 배신하다陳氏負前夫 시랑(侍郎) 덕응(德應: 진탁의 자字) 진탁(陳橐)의 따님은 회계(會稽: 현재 저장성 사오싱시) 석씨(石氏)의 부인이다.  부부 사이에 아들 하나를 낳은 뒤 석씨가 병에 걸려 장차 죽는데, 죽기 전에 부인의 손을 잡고 사별하며 말하기를, "내가 그대와 서로 즐겁게 살았으니, 보통 부부에 비할 바가 아니로다. 부인은 우리 아들은 잘 보살펴 주오. 그리고 부디 꼭 재가하지 않음으로써 나에게 보답해주구려."라고 하였다.  진씨(陳氏)가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않으니 석씨가 화를 내며 말하기를, "그렇다면 새로운 남편 잘 모시고, 옛 주인일랑 생각치 마오."라고 하였다.  석씨가 끝내 사망하니, 진씨가 눈물을 흘리고 곡하면서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였고, 사모함이 지나쳐 매우 수척해..

1.25 - 오륜행실도 제1권 - 맹희 황금을 얻다 孟熙得金 맹희득금

맹희는 촉 사람이니 과실을 팔아 어버이를 봉양하되 낯빛을 받으며 뜻을 순히 하여 신고辛苦[고생]함을 꺼리지 아니하니 그 아비 매양 이르되, 내 비록 가난하나 한 증삼(공자 제자니 지극한 효자라)을 길렀노라 하더니 아비 죽으매 입에 수장水漿[마실 것. 음료]을 끊고 슬피 부르짖어 거의 죽게 되고 거적을 땅에 펴고 그 위에 거처하여 삼 년을 염장鹽醬[소금과 간장]을 먹지 아니하니 원근 사람이 탄복하더니 쥐를 보고 땅을 파다가 황금 수천 냥을 얻어 인하여 거부巨富되니라.

1.24 - 오륜행실도 제1권 - 노조 어미를 따르다 盧操順母 노조순모

노조는 수나라 하동 사람이니 구 세에 효경과 논어를 알고 계모 장씨를 지효로 섬기더니 장씨 세 아들을 낳아 편벽히 사랑하고 노조로 하여금 밥을 지이니 노조가 조금도 게을리 아니하고 그 아들이 글 읽으러 갈새, 노조로 하여금 나귀를 몰리우니 노조가 채를 잡고 고삐를 이끌어 노복 같이 하고 세 아이 술을 즐겨 노니다가 사람과 다투니 그 사람이 집에 따라와 어미를 욕하거늘, 노조가 울며 절하여 말리니 악소년이 가로되, 세 놈이 어찌 이런 어진 형을 두었는고 하고 서로 더불어 노조에게 절하고 가더라. 계모 죽으매 노조가 세 아울 가르치고 길러 사랑함이 상시에 지난지라. 어미 거상을 입고 애훼하여 뼈 드러나니 저녁마다 여우와 삵이 좌우에 나열하였다가 샐만 하면 가더라. 후에 원을 하여 정사 관인하고 관사에 궤연을..

1.23 - 오륜행실도 제1권 - 서효숙이 아비 얼굴을 그리게 하다 孝肅圖像 효숙도상

서효숙은 수나라 급군 사람이라. 어려서 아비 죽으니 아비 얼굴을 알지 못하여 자라매 그 어미 더러 아비 얼굴을 물어 화원에게 그려내어 사당에 두어 조석으로 뵈옵고 삭망으로 제하며 어미 섬긴지 수십 년에 집사람이 그 성내는 빛을 보지 못하더니 어미 늙고 병들매 서효숙이 친히 마른 데와 젖은 데를 바꾸어 누이며 수년을 근심하여 여위기 심하니 보는 사람이 다 슬퍼하고 어미 죽으매 나물과 물만 먹고 깊은 겨울에 홑 최복을 입고 훼척하여 뼈 들어나고 조부모와 부모의 무덤을 다 흙을 져다가 이루고 무덤 곁에 여막하여 사십여 년을 머리 풀고 발 벗어 종신까지 이르니라.

1.1.1.19.19 - 이견지 갑지 제1권 - 한군왕이 요속을 추천하다

한군왕이 요속僚屬을 추천하다韓郡王薦士 소흥紹興 중기, 한세충韓世忠이 추밀사樞柄직에서 해임되어, 집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항상 머리에 일자건一字巾을 쓰고, 잘 달리는 건강한 노새를 타고서 호산湖山 일대를 두루 노다니는데, 겨우 동복童僕 네다섯 사람을 데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다녔다. 그 당시 자字가 회숙晦叔인 이여회李如晦라는 자가 초주楚州 막료幕官의 신분으로 서울에 와서 진급을 하려는데, 추천자 한 명이 적어서 어찌할 바 몰라 안절부절하며 걱정했다. 당시는 마침 따듯한 봄날이라,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천축사天竺寺에 같이 유람하기로 약속하였는데, 이여회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사양하였다. 모두 말하기를, “야외에 나가 근심을 푸는 것도 좋을 것 같네.”라고 하며 강제로 그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