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지 夷堅志/갑지 제2권

1.1.2.12.31 - 이견지 갑지 제2권 - 귀신이 치료 방법을 알려주다

集賢堂 2016. 2. 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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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치료 방법을 알려주다神告方

  건창(建昌: 현재 장시성 난창) 사람 황습(黃襲)이 해준 이야기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우리 고을에 한 장사꾼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그가 심양(潯陽: 현재 장시성 주장)에 배를 정박해 두었는데, 달빛 아래 두 사람이 대화하는 듯하였답니다. 


  한 사람이 말하기를, “어제 저녁, 금산사(金山寺: 현재 장쑤성 전장시에 소재한 사찰)에 바쳐진 공물이 매우 성대하다고 하기에 내가 가서 보니, 음식들은 전부 핏기가 돌고 비린내가 나서 가까이 갈 수 없었네. 내가 화가 나서 요리도 제대로 못하는 요리사의 손을 끓는 솥에 집어 넣어서 지금은 그놈 손이 썩어 문드러졌어.”라고 하니,


  다른 한 사람이 말하였다. “그놈 참 잘못했네. 그래도 자네가 그렇게 벌준 것도 너무 지나친 것 같아.”


  “나도 지금은 좀 후회가 되는데, 어떻게 되돌릴 수가 없다네.”


  “별로 어렵지 않아. 나한테 치료할 수 있는 약방이 있네. 단지 찧어놓은 생대황(生大黃)에다가 쌀식초를 버무려 상처에 바르면, 아프지도 않게 되고, 상처도 남지 않네. 이 방법은 매우 좋아서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된다네.”


  장사꾼이 마침 금산사에 가려고 하였는데, 이 말을 듣고, 저승 사람들이 이승 사람을 통해서 이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후에 장사꾼이 사찰에 가서 이 일에 대해 물어보니, 바로 그날 밤에 수륙재(水陸齋)를 베풀었는데, 요리사가 칼을 휘두르다 실수로 자기 손가락을 잘라 피를 음식에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신없던 와중에 요리사의 손이 다른 사람에게 끌려서 끓는 솥에 들어가는 듯 싶더니, 뼛속까지 익을 정도로 손을 다쳐 요리사가 비명을 죽을듯이 내질렀다고 합니다.


  이에 장사꾼이 귀신의 말대로 요리사를 치료하니, 이틀 뒤에 나았다고 합니다.




원문

建昌士人黃襲字昭度,云:有鄉人為賈,泊舟潯陽,月下彷彿見二人對語。曰:“昨夕金山修供甚盛,吾往赴之,飲食皆血腥不可近。吾怒庖者不謹,漬其手鼎中,今已潰爛矣。”其一曰:“彼固有罪,子責之亦太過。”曰:“吾比悔之,顧無所及。”其一曰:“何難之有!吾有藥可治,但搗生大黃,調以米醋,傅瘡上,非唯愈痛,亦且滅瘢。茲方甚良,第無由使聞之耳。”賈人適欲之金山,聞其語,意冥冥之中,假手以告。後詣寺詢之,乃是夜設水陸者,庖人揮刀誤傷指,血落食中,恍惚之際,手若為人所掣,入鑊內,痛楚徹骨,號呼欲死。賈人依神言療之,兩日而愈。



중국 진강통혜은호鎮江通惠銀號에서 1912년 10월에 금산사를 도안으로 발행한 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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