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지 夷堅志/갑지 제2권

1.1.2.10.29 - 이견지 갑지 제2권 - 의원 사여권

集賢堂 2016. 2. 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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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사여권謝與權醫

  양유충(楊惟忠)에게 병이 났을 때에 얼굴빛이 불같이 붉었는데, 여러 의원이 치료하지 못하였다. 그의 사위 진유(陳槱)가 걱정이 되어 호소연에게 방도를 물었다. 기주(蘄州: 현재 후베이성 치춘) 사람 사여권(謝與權)이라는 자가, 대대로 유의(儒醫: 유학자로서 의학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술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였다고 하여 호소연이 그를 데려다 진찰을 하게 하였다. 


  사여권이 들어가서 진맥을 하지 않고 말하기를, “증세는 이미 보았습니다.”라고 하였다.


  양공의 부인 등씨(滕氏)가 그와 다른 의생에게 어떤 약이 좋을지 의논하게 하였다.


  주씨(朱氏), 장씨(張氏) 두 의생이 말하였다.


  “이미 정양단(正陽丹)과 백택원(白澤圓)을 처방했고, 여기에 종유(鐘乳)와 부자(附子)를 더할 것이오.”


  사여권이 말하였다.

  “이 병은 더위때문에 나타난 병입니다. 마땅히 대황(大黃)과 황벽(黃檗)등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사여권이 처방전을 썼는데, 다른 이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한편 당시 나이 육십여 세의 양공은 새로들인 첩을 심히 총애했는데, 정부인은 양공이 첩때문에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였으므로 그녀도 사여권의 말을 듣지 않았다. 


  사여권이 물러나 호소연에게 말하기를, “공께서는 가셔서 저들 말대로 하십시오.” 


  호소연이 문에 이르자, 여러 사람들이 사여권을 헐뜯었다.

  “이 방법은 ‘천금방(千金方: 중국 당(唐)나라 때 손사막孫思邈: 581~682이 지은 의학서)’에 적힌 더위로 인한 병을 고치는 방법으로, 일곱 가지 약을 써야 하는데, 그는 다만 다섯 가지만 썼으니, 고작 그걸로 귀한 사람의 병을 고치려고 하는가.”


  호소연이 이것을 사여권에게 알리니, 사여권이 말하였다.

  “다섯 가지 약도 본래 더위로 인한 병을 고치는 약이니, 약효가 너무 강할까 우려가 되어서 두 가지를 뺀 것입니다. 지금 양공께서는 병세가 위중하셔서 마땅히 다섯 가지 약의 약효가 필요한데, 듣기는 커녕 아예 막는군요. 만약 앞서 저들이 말한 두 약을 드시게 되면 다음날 낮에 물이 부족해 목이 마르실 것이니 미시(未時: 오후 1~3시)에 필시 돌아가실 겁니다. 그러면 내가 와서 그대들을 도와 양공께 조문을 하리다. ”


  호소연이 진유에게 이를 말했는데, 진유는 이를 감히 말하지 않았다. 다음날 양공이 죽으니, 모두가 사여권의 말대로였다. 

  

 이상 네 가지 일은 모두 호소연이 말하였다.




원문

楊惟忠病時,面發赤如火,群醫不能療。子婿陳槱憂之,以問胡翛然。有蘄人謝與權,世為儒醫,翛然引之視疾。既入,不診脈,曰:“證候已可見。”楊公夫人滕氏,令與眾議藥餌,朱、張二醫曰:“已下正陽丹、白澤圓,加鐘乳、附子矣。”謝曰:“此伏暑證也,宜用大黃、黃檗等物。”因疏一方,議不合。時楊公年六十餘,新納妾嬖甚,夫人意其以是得疾,不用謝言。謝退,謂翛然曰:“公往聽諸人所議。”才及門,眾極口詆謝曰:“此乃《千金》中一治暑方,用藥七品,渠只記其五,乃欲療貴人疾邪!”翛然以告謝,謝曰:“五藥本以治暑,慮其太過,故加二物製之。今楊公病深矣,當專聽五物之為,不容複製。若果服前兩藥,明日午當躁渴,未時必死,吾來助諸公哭吊也。”翛然語陳槱,槱不敢洩。明日楊卒,皆如謝言。 (四事皆胡翛然說。)


본인이 생각하기에 사여권은 '인진탕(大茵蔯湯)'을 짓기 위해 필요한 약 중에서 다섯 가지만 가지고 약을 지으려고 했을 것입니다. 원래 필요한 약이 총 열한 가지인데, 본문에서는 일곱 가지라고 했으니 발황(發黃)을 치료하는 약인 것은 마찬가지인데, 대인진탕은 치료하는 증세가 추가되면서 약도 추가된 것입니다.  

처음에 처방된 약들은 양기를 북돋는 약들이 주인데, 습한 기운을 없앱니다. 그래서 그 약을 복용하면 갈증이 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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