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생각하옵건대 우리 태조께서는 지극한 덕과 풍성한 공으로 큰 업을 창건하시고, 날마다 정치에 힘쓰셨습니다. 이에 병환으로 오래 머무르시게 되자, 선위(禪位)하시어 후사를 위한 계책을 남기시고, 오랫동안 편안히 지내셨습니다. 영락(永樂) 무자년(戊子年, 1408년) 봄 정월에 또 병환이 드시니, 우리 전하(태종)께서 지극한 정성과 공경으로 하늘에 기도하시어 목숨을 연장받으셨습니다. 다섯 달이 지나 다시 병이 깊어지시어 정침(正寢)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예에 따라 양주(楊州)의 검암산(儉巖山)에 장사 지내시니, 서울에서 20여 리 떨어져 있습니다. 산의 뿌리는 장백산(長白山)에서 뻗어 내려, 2천여 리를 굽이굽이 이어져 철령(鐵嶺)에 이르러 꺾이고, 서쪽으로 수백 리를 가서 멈추어 우뚝 솟은 곳을 백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