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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16

1.1.3.7.41 - 이견지 갑지 제3권 - 축대백 祝大伯

축대백祝大伯 계진(桂縝)의 조부인 계안시(桂安時)는 어릴 때부터 도술을 좋아하였다. 그는 나이 24세에 처자식을 내버려 두고, 금과 비단을 들고서 명산(名山)을 두루 다니다 십 년이 지나서야 집에 돌아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연히 방사가 집문 밖을 지나가면 계안시는 반드시 방사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매일 그의 집에서 밥을 먹는 자가 수십 명이었는데, 이 때문에 그의 집안 살림은 파탄이 났고, 온 집안 사람들이 계안시를 원망하였다. 그래도 계안시의 집념은 더욱 두터워졌다. 그의 집안 하인 축대백(祝大伯)은 땔감을 구하고 물을 긷는 일을 하였는데, 아둔하여도 매사에 신중하였다. 하루는 축대백이 밖에서 돌아오는데, 행동거지가 평상시와는 달랐다. 축대백이 말하였다. "길에서 도인(道人)을 만났는데, 그가 저에게..

1.1.3.6.40 - 이견지 갑지 제3권 - 두씨 도인 竇道人

두씨 도인竇道人 계진(桂縝)은 자(字)가 언율(彥慄)이고, 신주(信州: 현재 장시성에 속함) 귀계(貴溪) 사람이다. 사는 곳에서 용호산(龍虎山)까지 거리가 삼십 리여서, 도인들이 매일 집앞을 지나가면 계씨(桂氏)는 반드시 그들에게 돈을 주었다. 계씨는 본디 산증(疝症: 생식기와 고환이 붓고 아픈 병증)을 앓고 있었는데, 매번 발작이 나면 죽고싶을만치 아팠다. 의원이 방사(方士)에게 가서 기운을 단련하는 요결을 배우라고 권하였는데, 이것이 그가 도술에 뜻을 둔 이유이다. 소흥(紹興) 경신년(庚申: 1140년) 6월 23일 저녁에 목욕을 마치고, 조그마한 길로 산책을 하였는데, 팔구십 세는 되어 보이는 늙은 도인이 다가왔다. 머리털은 허옇고 등은 굽었는데 몸집은 풍만하였다. 계진이 읍을 하며 말하기를, "부..

1.1.3.5.39 - 이견지 갑지 제3권 - 단재의 첩段宰妾

단재의 첩段宰妾 단재(段宰)가 무주(婺州: 현재 저장성에 속함) 보강현(浦江縣)의 한 사찰에서 머물고 있을 때에, 그의 아내가 문을 바라다본 적이 있는데, 한창 젊은 나이의 여인이 문가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의 성씨(姓氏)와 사정을 물었는데, 스스로 말하기를, 남편도 없고, 친척도 없다고 하였다.  단씨의 부인이 말하기를, "기왕 이렇게 되었다면 남의 첩이나 될 것이지 어찌 걸식하오? 내 말대로 하는 것이 어떠하오?"라고 하였다.  답하기를,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가 빈천하여 남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뿐입니다. 부엌일이라도 할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한 일이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마침내 불러들여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게 하였다. 그리고 부엌일 하는 자를 시켜 음식 만드는 방..

1.1.3.4.38 - 이견지 갑지 제3권 - 이상인 李尚仁

이상인李尚仁 승가(承可) 왕부(王鈇)는 소흥(紹興) 신유년(辛酉歲: 1141년)에 절동로(浙東路: 현재 저장성 일대)의 제봉다염공사(提舉茶鹽公事)에 임명되었는데, 관청이 회계(會稽: 현재 저장성 사오싱시) 자성(子城)의 동녘에 있는 옛날의 용흥사(龍興寺)였다. 승가(承可)의 셋째 아들인 왕유(王洧)가 자포(紫袍)를 입은 장부가 나타나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장부가 말하기를, "나의 유골이 복숭아나무 아래에 매장되어 있어서 혼이 하늘로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대가 나를 가엽게 생각하신다면 부디 유골을 다른 곳으로 이장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왕유가 깨어난 뒤에 그의 부친에게 아뢰었다. 건물 주위를 살펴보니 과연 커다란 복숭아나무가 한 그루가 있었다. 이에 나무 아래를 파내어 유골을 찾았으나 ..

1.1.3.3.37 - 이견지 갑지 제3권 - 진씨가 전 남편을 배신하다 陳氏負前夫

진씨가 전 남편을 배신하다陳氏負前夫 시랑(侍郎) 덕응(德應: 진탁의 자字) 진탁(陳橐)의 따님은 회계(會稽: 현재 저장성 사오싱시) 석씨(石氏)의 부인이다.  부부 사이에 아들 하나를 낳은 뒤 석씨가 병에 걸려 장차 죽는데, 죽기 전에 부인의 손을 잡고 사별하며 말하기를, "내가 그대와 서로 즐겁게 살았으니, 보통 부부에 비할 바가 아니로다. 부인은 우리 아들은 잘 보살펴 주오. 그리고 부디 꼭 재가하지 않음으로써 나에게 보답해주구려."라고 하였다.  진씨(陳氏)가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않으니 석씨가 화를 내며 말하기를, "그렇다면 새로운 남편 잘 모시고, 옛 주인일랑 생각치 마오."라고 하였다.  석씨가 끝내 사망하니, 진씨가 눈물을 흘리고 곡하면서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였고, 사모함이 지나쳐 매우 수척해..

1.1.1.19.19 - 이견지 갑지 제1권 - 한군왕이 요속을 추천하다

한군왕이 요속僚屬을 추천하다韓郡王薦士 소흥紹興 중기, 한세충韓世忠이 추밀사樞柄직에서 해임되어, 집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항상 머리에 일자건一字巾을 쓰고, 잘 달리는 건강한 노새를 타고서 호산湖山 일대를 두루 노다니는데, 겨우 동복童僕 네다섯 사람을 데리고 마음 내키는 대로 다녔다. 그 당시 자字가 회숙晦叔인 이여회李如晦라는 자가 초주楚州 막료幕官의 신분으로 서울에 와서 진급을 하려는데, 추천자 한 명이 적어서 어찌할 바 몰라 안절부절하며 걱정했다. 당시는 마침 따듯한 봄날이라, 그와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천축사天竺寺에 같이 유람하기로 약속하였는데, 이여회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사양하였다. 모두 말하기를, “야외에 나가 근심을 푸는 것도 좋을 것 같네.”라고 하며 강제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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