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지 夷堅志/갑제 제5권

1.1.5.2.53 - 이견지 갑지 제5권 - 義鶻

集賢堂 2018. 5. 2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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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흥(紹興) 16년(1146년) 임희재(林熙載)가 온주(溫州)에서 복주(福州) 후관현(侯官县: 현재 푸젠성 푸저우)의 주부(主簿)에 임명되었는데, 가는 길에 평양(平陽: 현재 저장성 원저우)의 지각사(智覺寺)를 지나쳤다. 대웅전을 보니 용마루 한 쪽에 치문(鴟吻)이 없었다. 그곳 승려에게 물으니 승려가 말하였다. "예전에 황새 한 쌍이 거기에 둥지를 지었는데, 최근에 번개가 내려치더니, 큼직한 뱀허물이 있어 괴이하여 함부로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승려가 다시 말하였다. "우리 사찰에는 본래 황새가 많이 삽니다. 대웅전 앞 큰 소나무 위에도 세 마리 황새가 둥지 하나를 함께 지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큰 뱀이 나무에 올라 새끼들을 잡아먹는데, 황새들이 막지 못하고 모두 날아가더군요. 조금 지나서야, 같은 종족을 데리고 하늘에서 배회하며 슬피 울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 황새들이 다시 모였는데, 이어서 매 한 마리가 하늘 끝에서 날아 오더니, 곧바로 둥지로 날아가더군요. 뱀은 아직 둥지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매가 발톱으로 뱀을 공격하는데, 싸우는 소리가 참으로 컸지요. 그리고 잠시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가서 공격하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결국 뱀은 갈기갈기 찢겨져 서너 덩이가 되었는데, 매는 그것을 먹지도 않고 가더군요." 이에 임희재가 두보의 '의골행(義鶻行)'을 외워서 승려에게 들려주었는데, 비로소 두보의 시가 역사를 서술한다는 말이 믿을 만한 근거가 있구나 하였다. 이상 두 사건은 임희재가 말해 준 이야기이다.

또 태주(台州) 황암현(黃岩縣: 현재 저장성 타이저우) 정광관(定光觀)의 악전(岳殿) 앞에 탑이 있는데, 거기에 황새가 둥지를 짓고 살았다. 어느날 길이는 짧은데 큼직한 뱀 한 마리가 나타나 둥지에 있던 새끼를 잡아먹었다. 이에 어미새가 처량히 울다가 별안간 바닷가로 날아갔다. 얼마 안 지나 매 두 마리를 데리고 왔는데, 매가 탑 위로 날아가더니, 뱀을 물고 가버렸다고 한다. 진관(陳爟)이 해준 이야기이다.

義鶻

紹興十六年,林熙載自溫州赴福州侯官主簿,道過平陽智覺寺,見殿一角無鴟吻,問諸僧。僧曰:“昔日雙鸛巢其上,近為雷所震,有蛇蛻甚大,怪之,未敢葺。”僧因言:“寺素多鸛,殿之前大鬆上,三鸛共一巢,數年前,巨蛇登木食其雛,鸛不能禦,皆捨去。俄頃,引同類盤旋空中,悲鳴徘徊,至暮始散。明日復集。次一健鶻自天末徑至,直入其巢,蛇猶未去,鶻以爪擊之,其聲革革然。少選飛起,已復下,如是數反。蛇裂為三四,鶻亦不食而去。”林誦老杜《義鶻行》示之,始驗詩史之言,信而有證。 (二事熙載說。)

又台州黃岩縣定光觀岳殿前有塔,鸛巢於上。一蛇甚大而短,食其子,其母鳴號辛酸,瞥入海際。少時,引二鶻至,徑趨塔表,銜蛇去。 (陳爟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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