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지 夷堅志/갑지 제1권

1.1.1.7.7 - 이견지 갑지 제1권 - 유상사의 처

集賢堂 2016. 1. 25. 06:00
반응형

유상사의 처劉廂使妻

금나라 중흥부興中府에 유상사劉廂使라는 한인漢人이 있었다. 부인과 함께한지 40여 년이 되었는데, 집안에는 부부 두 사람과 노비 여러 명이 살았다. 하루는 노비들을 모두 풀어주고 양인이 되게 하였고, 집안 재산을 털어 고로원孤老院: 가난하고 고독한 노인들을 위한 기관을 짓는데 보탬이 되게 하였다. 그러나 자금이 모자라게 되자, 그의 부인이 자신의 왼쪽 눈이라도 베풀기 위해 철주걱으로 눈알을 도려내려고 하였다. 얼굴에서 두세 마디 정도 꺼내놓고 칼로 신경을 자르려고 하는데 무언가 눈알을 당기는 듯 하더니 도로 눈에 들어갔다. 계속해서 이같이 세 번 시도하였다. 흐르는 피는 온몸을 덮었다. 여러 사람들이 애써 그만두라 권하여 그만두었다. 다음날 다시 주걱을 드는데, 눈알이 어디갔는지 없어서 도려내지 못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부인의 정신마저 이상해지자, 여러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부인을 가련하게 여겼다. 이에 재물을 다투어 베풀어 고로원을 짓게 되었다. 당시가 금나라 황통 원년1140년이니, 바로 소흥 10년 경신년이다.




원문

金國興中府有劉廂使者,漢兒也。與妻年俱四十餘,男女二人,奴婢數輩。一日,盡散其奴婢從良,竭家貲建孤老院。緣事未就,其妻施左目,以鐵杓剜出,去面二三寸許,方舉刀斷其筋脈。若有物翕然收睛入,其目儼然。如是者三,流血被體,眾人力勸而止。明日,舉杓間,目已失所在,不克剜。又明日,復如故。精神異常,眾皆駭而憐之,爭施金帛,院宇遂成。時金國皇統元年,即紹興十年庚申也。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