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보와 서즐은 본조 지례현 사람이니 한 가지로 그 고을 사람 장지도에게 글 배우더니 하루는 서로 이르되, 스승은 부모와 한 가지니 하물며 우리 스승이 자식이 없는지라 하고 좋은 음식을 얻으면 스승을 먹이고 명일을 만나면 주찬을 갖추어 아비 섬기듯 하더니 장지도가 죽으매 두 사람이 그 어버이께 여묘함을 청한데 어버이 어여삐 여겨 허하니 이에 제복으로 스승의 묘측에 있어 몸소 밥지어 제전을 받들더니 윤은보가 아비 병들매 즉시 돌아와 탕약을 받들어 옷의 띠를 그르지 아니하고 아비 병이 나으매 윤은보로 하여금 다시 여막에 돌아갔더니 월여에 윤은보가 고이한 꿈을 꾸고 빨리 돌아오니 아비 과연 꿈꾸던 날로 병이 들었는지라, 열흘이 못하여 죽으니 윤은보가 조석으로 호혹하고 상측을 떠나지 아니하고 장후에 아비 무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