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성조인황제를 공경히 생각하온데, 아버님은 성품이 공평하시어, 백성을 편안케 할 때에는 도덕에 맞게 다스려 백성을 교화하고 기르셨다. 그리하여 천하를 맡으신지 오래지나 온 우주가 평화롭고 안녕하기를 60년이나 하였으니, 아버님의 성스러운 덕행과 신의한 공적은 옛날 임금을 초월하여 대체로 사관들이 주석을 쓸 때에 인용되셨으며, 여러 어진 자들이 보고 듣는 대상이 되시었다. 그리하여 아버님에 대한 기록이 이미 실록과, 보훈에 실려, 금으로 만든 궤짝과 옥으로 만든 함 속에 보배로이 보관되고 있으니, 참으로 성대하도다!
짐이 일전에 형제들과 같이 아버님을 궁정에서 모시고 있었는데, 아버님께서는 친히 짐을 향하여 웃어주셨고, 매번 식사하실 때에도 문안드리고 나면 낯빛을 기쁘게 하셨으니 짐은 아버님의 은혜와 근로하심을 갑절로 느꼈다.
그리고 아버님께서는 크고 작은 일이라도 모두 자세하고 간곡히 가르쳐주셨는데, 큰 일들로는 예를 들어 조상을 대할 때에 정성, 양궁(兩宮)을 봉양하는 순정한 효성, 공경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을 보존하는 깊은 뜻, 남에게 일을 맡겨 정사를 행하는 굉대한 계책, 신중하게 형벌을 주고 가볍게 살생하지 않는 깊고 두터운 인심, 군대를 움직이고 강하를 다스리는 가장 좋은 계략, 각종 도서와 경전 및 역사서, 예악의 문장 등 해박한 지식, 천문과 지리, 역법과 산수 등 깊이있는 정보에서부터 황실과 국가를 다스리고, 성품과 육신을 기르고, 활 쏘고 수레 모는 것과 의학과 약학, 제자백가의 논설 등을 수시로 가르쳐 주시었다. 일을 처리할 때마다 말씀을 하시어 가르쳐 주시었는데, 글자마다 몸과 마음에 절실히 맞았고, 말씀마다 모범이 되셨다.
내 아버님의 성질은 본디 태어나면서부터 총명하셨고, 이에 더하여 학문을 좋아하셨으며, 하늘이 아버님께 명철함을 주셨음에도, 이에 더하여 다재다능하셨다. 그리고 온 천지의 만사와 만물의 이치를 융회관통하신 뒤에야 당신의 마음에 있는 것을 베풀어 가르치시었다.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실 때에는 항상 도리에 맞게 하셨고, 마시고 먹고 생활하실 때에는 모두 법도를 이루셨다. 그리고 아버님께서는 자애롭고 친절하셔서 가르쳐 주시기를 자세히 하셨고 자녀들을 함육하고 훈도하심에 차례대로 잘 이끌어 주셨다.
짐이 사십 년의 세월 동안 공경히 받잡아 들었던 말씀을 묵묵히 기억하고서, 밤낮 공경히 아버님의 뜻에 따라 행동하다가 제업을 우러러 받들었으니, 이에 더욱 계속하여 아버님의 뜻에 따라 행하려고 하였다. 지난날 부자가 서로 즐겁게 지내던 것을 추억하고, 마음에서 우러나 하셨던 말씀을 생각하면, 모두 역력히 마음에 있어, 아직도 아버님의 가르침이 귀에 쟁쟁하다.
이에 삼가 성은친왕(誠隱親王) 윤지(胤祉) 등과 함께 아버님의 가르침을 기록하고 취합하여 책으로 만드니 공경히 '정훈격언(庭訓格言)'이라고 이름짓는다.
아! 아버님의 계모는 크고도 심원하여, 끝이 없는데, 지금 기록한 것은 지난날 들었던 말씀과 비교해 겨우 천에 열, 백에 하나뿐이다. 빠지고 소략한 부분이 매우 많아 사실상 매우 부끄럽다. 그러나 이 책의 쓰인 아버님의 격언들은 문사가 정련되어 간결하지만, 의미는 깊고도 넓어, 만일 문장을 더 늘이고 확충하다면 한 마디 말이 여러 의의를 품게 되고, 한 글자가 천 가지 말을 포괄하게 된다. 비록 책이 간략하나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지식을 얻고,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마음을 바로잡아, 몸을 다스리고, 집안을 다스리고, 국가를 다스리고 천하를 다스리는 도리에 관해서는 요임금, 순임금, 우임금, 탕왕, 문왕, 무왕, 주공, 공자의 이론과 아울러 하나로 관통하지 않음이 없다. 이에 비집(秘集)을 받들어 비석에 새겨 억만세에 전한다.
'서경'에 이르기를, "선왕이 이룬 법도를 보면은 오래도록 허물이 없으리라."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경'에 이르기를, "천하를 다스리는 계모를 자손에게 주어서 자손이 편안토록 도우셨도다."라고 하였다. 아! 힘쓸지어다! 후사들은 선황의 가르침을 삼가 따르고, 이를 생각하고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면 수고하지 않고도 이롭게 될 것이다. 대대손손 오래도록 이를 공경히 받들지어다!
삼가 서문을 썼다.
옹정 8년(1730년) 4월 초 1일에 씀
[000-1a]
世宗憲皇帝御製
聖祖仁皇帝庭訓格言序
欽惟
皇考聖祖仁皇帝性秉生安道㕘化育臨御悠乆宇宙
清寜六十載
聖徳神功超越萬古凡為史臣所記注黎獻所覩聞者
固已備編於
實録
[000-1b]
寶訓珍藏於金匱琅函矞矞皇皇盛矣大矣朕曩者偕
諸昆弟侍奉
宫庭親承
色笑每當視膳問安之暇
天顔怡悦倍切
恩勤提命諄詳鉅細悉舉其大者如對越
天
祖之精誠侍養
[000-2a]
兩宫之純孝主敬存誠之奥義任人敷政之宏猷慎刑
重榖之深仁行師治河之上畧圖書經史禮樂文章之
淵博天象地輿厯律歩算之精深以及治内治外養性
養身射御方藥諸家百氏之論説莫不隨時示訓遇事
立言字字切於身心語語垂為模範葢由我
皇考質本生知而加以好學聖由天縱而益以多能舉
天地間萬事萬物之理融會貫通以其得之於心者宣
為至敎視聴言動悉合經常飲食起居咸成矩度而
[000-2b]
聖慈篤摰啟迪周詳涵育薫陶循循善誘朕四十年來
祇聆默識夙夜凜遵仰荷纘承益圖繼述追思疇昔天
倫之樂緬懐叮嚀告戒之言既歴歴以在心尚洋洋其
盈耳謹與誠親王允祉等記録各條萃會成編恭名為
庭訓格言於戲
聖謨𢎞[弘]逺包涵無際以今所紀揆昔所聞僅存什一於
千百闕畧甚多實深愧悚然而是編也文辭精要意㫖
深長茍能引伸而擴充之則片語能含衆義隻字可括
[000-3a]
千言雖卷帙簡約而格致誠正修齊治平之道罔弗兼
該堯舜禹湯文武周孔之𫝊一以貫之矣爰奉袐集夀
之琬琰以昭垂於億萬世書曰監於先王成憲其永無
愆詩曰詒厥孫謀以燕翼子勗哉後嗣恪循
祖訓念兹罔斁受益靡窮世世子孫尚其永乆敬承哉
謹序
雍正八年四月初一日御筆
[000-4a]
옹정제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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