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숙은 수나라 급군 사람이라. 어려서 아비 죽으니 아비 얼굴을 알지 못하여 자라매 그 어미 더러 아비 얼굴을 물어 화원에게 그려내어 사당에 두어 조석으로 뵈옵고 삭망으로 제하며 어미 섬긴지 수십 년에 집사람이 그 성내는 빛을 보지 못하더니 어미 늙고 병들매 서효숙이 친히 마른 데와 젖은 데를 바꾸어 누이며 수년을 근심하여 여위기 심하니 보는 사람이 다 슬퍼하고 어미 죽으매 나물과 물만 먹고 깊은 겨울에 홑 최복을 입고 훼척하여 뼈 들어나고 조부모와 부모의 무덤을 다 흙을 져다가 이루고 무덤 곁에 여막하여 사십여 년을 머리 풀고 발 벗어 종신까지 이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