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지 夷堅志/갑지 제2권

1.1.2.7.26 - 이견지 갑지 제2권 - 옥진에서 만난 세 명의 도사

集賢堂 2016. 1. 3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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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진에서 만난 세 명의 도사玉津三道士

  대관(大觀: 1107~1110년) 연간에 숙주(宿州: 현재 안후이성 쑤저우시)의 사인(士人)으로 성이 전씨(錢氏)인 두 형제가 서울의 태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야흐로 봄날에 시험을 앞두고 있었기에 잠시 휴식을 위해서 옥진원(玉津園)에 놀러 나갔다. 도중 그들은 세명의 도사를 만나 예를 갖추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세명의 도사는 이마가 높고 눈썹이 길며 말씨가 맑고 아름다워 듣기 좋았다. 


  조금 지나 작별을 고하고 떠나는데, 말하기를, "우리에게 이름난 술이 조금 있으니 두 공께서 드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이미 날이 저물었으니 내일 정오에 다시 여기로 오면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나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만날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전씨 형제가 알겠다고 하자, 유독 한 소도사(小道士)가 웃으며 말하기를, "공께서 만약 약속을 어기시면 땅을 파야 나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라고 하였다.


  전씨의 두 사람은 이것이 농이라고 여기고는 웃으면서 헤어졌다. 다음날 전씨 형제는 다른 일때문에 제시간에 올 수가 없어서 그들을 기다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술안주와 과일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전씨 형제는 오랫동안 망연자실했다. 


  동생이 말하기를, "이 세명의 도사는 신선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험삼아 쟁기를 빌려 땅을 파기 시작했다. 겨우 한 자(尺: 약 30cm)남짓 파내자 석함이 드러났다. 그것을 열어 보니 세 명의 도사상이 있었다. 모자를 단정히 썼는데, 어제 본 자들과 같았다. 상자 밖에는 수은을 백금으로 만드는 방법을 적은 책이 있었다.


  동생이 말하기를, "형님은 그 책을 갖으시고, 나는 도사상을 가지고 돌아가 향불을 받들겠습니다."라고 하였다. 


  형은 이를 기꺼이 허락했다. 시험을 마치니 동생은 합격을 하고, 형은 집에 돌아가 책에 적힌 수은을 백금으로 바꾸는 방법을 시도했는데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몇해가 지나, 형은 수만 이랑의 논밭을 소유한 부자가 됐다. 어느 날 처마 밑에 앉아 있는데 밖에서 도사 세 명이 찾아왔다고 알려왔다. 


  전씨가 그들을 만나자 그 중 한명의 도사가 말하기를, "예전에 옥진(玉津)에서 모이기로 한 약속을 그대는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대는 우리 신선의 비방을 터득했지만 빈민을 구제하는데 쓰지는 않고, 오히려 탐욕하고서 만족하지도 않고 복록이 분수에 지나쳐 하늘이 그대의 수명을 줄일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고친다면 그래도 삼년은 더 살겠지만, 아니하면 오늘 저녁에 죽을 것입니다. 우리는 천기를 누설하여 범인이 된 사람들이니, 조간만 와서 그대 집안의 주인이 되리다."라고 하였다. 


  세 명의 도사가 떠난 뒤 전씨는 마침내 크게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책을 불사르고는 부뚜막을 헐어버렸다. 그리고 전당포를 닫고 다시 열지 않았다. 다음날 소도사가 다시 왔다. 그런데 자리에 나아가기 전에 시첩(侍妾)이 자식을 낳았다는 말을 듣고 급히 들어가 보니 남자 아이를 낳았다. 전씨가 다시 손님을 모시기 위해 나왔으나 소도사는 보이지 않았다. 하인들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했다. 전씨는 과연 삼년 안 지나서 죽었다.




원문

大觀中,宿州士人錢君兄弟游上庠。方春月,待試,因休暇出遊玉津園,遇道士三輩來揖談,眉宇修聳,語論清婉可聽,頃之,辭去曰:“某有少名醞,欲飲二公,日雲莫矣。明​​日正午,復會於茲,尚可款,稍緩恐相失。”錢許諾。獨小道士笑曰:“公若愆期,可掘地覓我。”皆以為戲,大笑而別。翌日,錢以他故滯留,至晚方抵所會處,則餚核狼藉,不復見人,悵然久之。弟曰:“得非仙乎?”試假畚鍤鑿地,才尺許,得石函,啟之,乃三道士象,冠巾儼然,如昨所見者。外有方書,言鍛煉水銀為白金事。弟曰:“兄取其書,弟願得道象,歸奉香火。”兄欣然許之。既試,弟中選。兄復歸宿,驗其方,無一不酬。不數年,買田數万畝,遂為富人居。一日坐廡下,外報三道士來謁。既見,一人起致詞曰:“昔年玉津之會,君憶之否?君得吾仙方,不以賑恤貧乏,而貪冒無厭,祿過其分,天命折君算。今日即自改,尚延三歲,如其不然,旦暮死矣。吾以洩天機謫為人,當來主之矣。”既去,錢君始大悔,即焚方毀灶,闔鼎爐不復啟。明日,小道士復至,未及坐,聞侍妾免乳,亟入視之,生一男。出陪客,無所見,問諸僕隸,皆莫知。錢不三年而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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