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 소식과 산곡 황정견이 그림에 시를 쓰다東坡山谷題畵 연저(燕邸) 래주(萊州: 현재 산둥성 라이저우시)의 양천공(洋川公) 집안에서 고금(古今)의 그림을 10책(冊)으로 장황(裝潢: 작품의 보존을 위해 족자나 서책으로 만드는 것)하고 있었는데, 동파(東坡) 소식(蘇軾)이 공의 집을 지나다가 이를 위해 제첨(題簽: 책 따위의 표제)을 써주고, 아울러 책 뒤에 다음과 같이 썼다. "높다란 집과 깨끗한 벽 사이에 지내니 뜻을 펴거나 접는 일로 수고하지 아니하고, 밝은 창가와 깨끗한 의자에서 지내니 앉거나 눕는 일에 편안하다네."[高堂素壁 無舒卷之勞 明窗淨几 有坐臥之安] 그리고 왕애(王靄)의 그림인 '여래출산상(如來出山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머리털은 이리저리 흩어져 있고, 귀는 곧게 섰구나. 어느 곳에..